'독서 iN '에 해당되는 글 1372건

  1. 알퐁스 도데 - 스갱씨의 염소
  2. 이인성 - 낯선 시간 속으로
  3. 송기숙 - 암태도
  4. 채만식 - 레디메이드 인생
  5. 김주영 - 천둥소리
  6. 김동인 - 감자
  7. 김동인 - 광염 소나타

알퐁스 도데 - 스갱씨의 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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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보다는 이상을, 편안함보다는 불확실하지만 멋진 미래를 꿈꾸는 염소의 비극적인 현실을 그린 수필...
솔직히 이런 이야기는 거의 들어보기 힘듭니다... 보통같으면 담장을 뛰어넘어 멋진 세상을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리지만 이 이야기는 반대입니다...
화자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우화를 든것인데... 문학가를 꿈꾸면서 어렵게 사는 친구에서 주위에서 기자로 취직을 하라고 하는데 친구는 궁핍하더라도 이 생활이 좋다면서 그 생활을 고집하니 화자가 그를 일깨워주기 위해서 편지를 쓴 내용입니다..
어떻게 보면 나를 정말 위해주는 친구가 나에게 보내주는 메세지라고 하면 똑 같을것입니다...
근데... 마지막 한마디가 계속 거슬립니다...
늑대를 맞이해서 죽기를 각오한 염소는 밤새 늑대에게 발악을 하다가 아침에 모든것을 포기하고 죽습니다..
그리고 화자가 한마디를 하더군요... 반복해서요... 아침까지 발악을 하다가 죽는다고...
과연 알퐁스 도테가 말하고 싶은것이 어떤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세상으로 나가라는건지... 포기하고 안주하는 삶을 살라는건지... 아니면... 끝까지 버티라는것인지...
내 마음대로 해석하는것은 내 마음이겠지만... 정말 궁금합니다...




<도서 정보>제   목 : 스갱씨의 염소
저   자 : 알퐁스 도데
출판사 :
출판일 :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8/22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어찌하오리까? 제 길을 믿고 가도 되겠지요...
가렵니다...


<미디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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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궁금함에 대한 하나의 답변...

‘과연 그랭고와르를 작품속의 염소와 빗댄 것이 적절한가’이다. 염소는 넓은 산과 들에대한 자유를 갈구하고 자유를 얻고난 후에는 저녁이 된 후 닥칠 위험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은채 마음것 그것을 누리게 된다. 그에비해 그랭고와르의 시인으로서의 10년이라는 생활은 ‘구멍뚫린 윗저고리, 해어진 바지, 굶주림에 찌든 여읜얼굴’이란 대목으로 나타나듯 매우 고달프고 힘겨운 생활이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작가는 염소의 맹목적인 자유에대한 결과로 생긴 죽음에 대해 글의 제일 마지막 부분에 ‘아침이 되어 그놈의 늑대가 염소를 먹어 치워 버렸어’라는 대목으로 두 번씩이나 말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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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성 - 낯선 시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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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판 이상의 날개라고 불리우는 이인성씨의 낯선 시간 속으로 라는 소설... 말 그래로.. 정말 어렵습니다...
거기에다가 영화 메멘토식으로 시간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보니 정신이 없네요... 도대체 누가 누구인지...-_-;;
또 내용에 그때... 그사람... 그... 그일... 이런 식으로 지칭을 하다보니... 더더욱... 난감...
그래도 그 와중에 주인공 나의 처절하다고 할까.. 애절하다고 할까... 나의 사색에 빠져 들어가 봅니다...


<도서 정보>제   목 : 낯선 시간 속으로
저   자 : 이인성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 1983년 6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8/26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나... 나는 누구일까... 정말 나일까? 내가 바라는 모습의 정말 나?


<미디어 리뷰>
이인성
1953년에 태어나 서울대 인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으며,1980년 계간 『문학과지성』봄호를 통해 작가 활동을 시작하였다. 중편 4부작으로 이루어진 이 첫 소설집『낯선 시간 속으로』이후, 그는 연작소설집『한없이 낮은 숨결』장편『미쳐버리고 싶은,미쳐지지 않는』소설집『강 어귀에 섬 하나』를 펴냈다.


오늘의 젊은이는 어떻게 절망하고 고뇌하며 자신의 삶에 모험하는가,전통적인 소설 작법에 도전하는 실험적 문체를 통해,현실의 그림자로서 깊은 바닥으로 배회하는 젊은 소설가,그의 피로 응어리진 자아 성장의 기록.


이인성 '낯선 시간 속으로'의 '나'에게
'너'는 '너'가 아니라 분열이었나?
 ◇이인성
1974년 겨울, 하고 소설은 시작했고, 내가 소설 속의 너를 처음 만난 것은 1992년이었다. 내가 너를 만나기 전이나, 그리고 만난 후나 나는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비 오는 날 동옥을 찾아가는 원구를 손창섭에게서 만났고, 모래의 여자에게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남자를 아베 고보에게서 만났고, 뉴욕에 있는 집을 사흘에 걸쳐 찾아가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만났다. 또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술집을 도망쳐 나온 백화에게서 삼포 가는 길을 배웠고, 아버지를 찾아다니던 꼬마 술꾼에게서 처세술개론을 배웠으며, 이제하의 친구 유자에게선 미술을 배웠다.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것을 배웠다. 아직도 만나지 못한 사람이 수없이 많이 있겠지만 만나고 나서도 아직 인사를 나누지 못한 사람이 있다. 여러 번 만났지만 나는 아직도 그 사람의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

베케트는 나에게 자신의 첫사랑을 소개해 주면서 그녀의 이름이 륄리라고 했다가 루루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아무렇게나 불렀는데, 그녀의 성은 종이 쪼가리에다 적어 놓지도 않아서 까먹었다고 했다. 탁월한 작가인 베케트가 첫사랑의 이름을 잊어먹다니. 어떻게 그런 일이. 나는 그 정도는 괜찮다고 했다. 베케트는 계속해서 자신의 첫사랑을 소개하면서 그녀를 노파로도 볼 수 있고, 또 어린 소녀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베케트에게 물었다. 나에게 첫사랑을 소개해 주고 싶지 않은 것인지, 하고. 그러나 그것이 나의 못난 질문임을 알았다. 버지니아 울프는 “사람들이 셜록 홈스에 나오는 왓슨 박사를 두고 사실적으로 그렸다고 말하지만, 나에게 왓슨 박사는 밀짚을 가득 채운 익살꾼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낯선 시간 속으로’의 ‘나’는 베케트가 소개해 준 첫사랑보다 더하다. 나는 지금까지 ‘너’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낯선 시간 속으로’에서 ‘나’는 차가운 겨울바람이 뺨을 쓸고 갈 무렵 “내 귀가 ‘손들엇!’ 하고 소리쳤다”고 말한다. 자신의 귀가 듣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쳤다니? 이것이 어찌 된 영문인가? 다시 읽어 보아도 마찬가지다. ‘너’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나? 낯선 시간 안에서의 ‘너’는 ‘너’가 아니라 분열이라도 되었단 말인가? 아, 알겠다. 그러니까 ‘나’라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겐 ‘그’일 수 있고, 또 당신들에게는 ‘너’일 수도 있는 것이구나.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시간과 공간에 하나의 ‘나’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동시에 ‘너’와 ‘그’가 될 수 있는 것이구나. 그래서 ‘너’는 ‘너희들을 통해서만 그 자리에 존재하는 나, 나이면서 동시에 내가 아닌 나. 아니다, 그는 전혀 내가 아니다. 그런데 너희들은 그 수상한 제3자를 나로 믿어버릴 것이다. 나는 내가 만나보지 못한 그 내가 아닌 나에 대해 조바심을 느낀다…. 아니, ‘나는 지금 여기에 진정 나로서 있는 것일까’ 라고 말하는 것이구나.

나는 그동안 많은 사람을 만났다고 자부를 했다. 그러나 내가 1992년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에서 처음 만난 낯선 시간의 ‘너’를 잊을 수는 없다. ‘너’는 내게 아직 아무런 단서도 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가 힘들 때마다 만나는 사람이 바로 ‘너’다. 왜냐하면 ‘너’는 나에게 그 어떠한 해답도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가 1974년에 헤매던 미구시의 바다는 2004년의 바다와 똑같다. ‘너’가 자살을 하려고 방황을 하다가 삶의 힘을 느껴 서울로 되돌아오는 것처럼 나는 ‘너’를 통해 힘을 느낀다.

내게 있어 ‘너’는 ‘나’이며, 동시에 ‘우리’거나 ‘그들’이다.

만약에 ‘너’가 ‘너’이기만을 고집했다면 우리는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유지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너’가 ‘너’이기만을 고집했다면 나 또한 ‘나’만을 고집했을 테니까. 그러나 ‘너’는 ‘너’임을 포기하고 대신에 내게 상상이라는 꿀을 주었다. 그래서 나는 ‘너’가 좋다. ‘너’는 나를 억압하지 않고, ‘너’임을 포기하여 결국은 무수히 잘게 부서져 수많은 존재자들로 우뚝 섰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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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숙 - 암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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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기 보다는 목표 앞바다가 있는 암태도에서 일어난 실제 노작농들의 투쟁을 서술한 역사소설...
일본지주와 한국지주들이 소작농에게 땅을 빌려주고 무려 8활을 소작비로 떼어가던 시기에 들고 일어서지만,
지주와 정부의 반대와 공격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싸워서 4활로 소작비를 내리면서 투쟁을 이기고 맙니다...
정말 이런것은 꼭 필요한 노동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주들끼리 짜고 너무나 많은 소작비를 가져하는 행태에 도전하는 민초들의 외침...
요즘에 하는 일도 없이 허구한 날 투쟁만 일삼는 귀족노조... 그리고 그것을 부채질하는 노총...
어떻게 보면 요새는 노동자들이 지주의 머리위에서서 살아가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정말 유토피아가 뭔지도 모르겠고... 그런 세상이 올것 같지도 않지만...
피땀 흘려서 열심히 노력한만큼 자기것으로 공평하게 가져가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도서 정보>제   목 : 암태도
저   자 : 송기숙
출판사 : 창비
출판일 :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8/26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미디어 리뷰>
저자 : 송기숙
1935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다. 전남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현재는 같은 대학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작품으로는 『자랏골의 비가』『재수없는 금의환향』『암태도』『우투리』『녹두장군』 등이 있다.

일제하 농민들의 삶과 투쟁을 그린 민족문학의 성과. 반봉건·반일 민중운동인 암태도 소작쟁의를 소설화한 이 작품은 매몰되었던 일상생활에서 깨어나 자기의 삶을 찾아 몸부림치는 인간들의 모습을 감동적인 필치로 보여주고 있다.


    <암태도>는 1979년 <창작과 비평>에 3회에 걸쳐 연재된 송기숙의 대표적인 장편 소설이다. 이 작품은 <자랏골의 비가(悲歌)>와는 달리 불가피한 곳 몇 군데에서만 사투리와 민요 등을 사용하고 모두 표준말을 썼다. 그리고 토착어가 많이 사용된 것도 특징이다.

    <암태도>는 반봉건적 반일적(反日的) 순수 민중 운동이었던 암태도의 소작 쟁의 실화를 소재로 했다. 1920년대나 1930년대 우리 농민들의 실상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며, 매몰되었던 삶의 일상성에서 깨어나 자신의 삶을 찾아 대항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 또한 반일적(反日的)인 성격이 많이 들어간 것 역시 이 소설이 갖는 의의라 할 수 있다.

    과거 독립 투사였던 서태석 등을 중심으로 한 소작인들은 지주 문재철에 대항하여 소작료를 내리기 위해 위원회를 조직하고 소작 쟁의를 벌인다. 그리하여 문재철의 논만 제외하고 가을걷이를 한다. 그것은 소작료 내기를 거부하려는 집단 행위였다. 그러나 계속 머리를 숙이는 벼를 본 소작인들은 가을 장마에 나락이 다 져 버릴까 걱정하다가 서태석과 박복영에게 건의하여 결국 소작 위원회를 소집하여 문재철 논의 가을걷이를 하기로 결정한다. 이번 걷이에 신석리 사람들도 도와주었다.

    이렇게 지주와 소작인들, 즉 문씨 가문과 타성(他姓)바지들의 싸움이 표면화되고 첨예화되는 와중에서도 박종식의 아들 만재는 문재철의 친척인 연엽과 사랑을 한다.

    한편, 소작인들의 승리를 위해 마을 사람들은 스스로 노름을 자제하자고 하여, 단고리 청년들의 부정을 단속한다. 그러나 문재철의 농간에 속아 찌그리는 이사를 가게 된다. 그 후, 마름인 도리우찌와 김 서기의 계속되는 공갈과 꼬드김에 강제로 소작료를 빼앗기고 소작도 떼이게 된다. 심지어는 스스로 벼를 갖다 주고 빼앗겼다고 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또, 문재철의 마름들은 강제로 머슴을 동원하여 마을 사람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밤을 이용하는 등 눈을 피해 벼를 빼앗아 갔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자경단을 조직한 소작인들은 도리우찌 패가 마을에 들어서면 계속 감시하고 뒤를 밟는다. 그러다가 맨손의 서동오가 폭행을 당하고 이에 도리우찌를 경찰에 고소하지만 경찰은 이내 풀어 준다.

    그리하여 마을 사람들의 입에서 지주 공덕비를 회수하자는 말이 나오고, 좀더 새롭고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면민 대회를 연다. 그런데 회의 도중에 문재철 패거리들이 서태석, 박종유, 서동오를 폭행하게 되자, 이를 계기로 신문 지상에 그 동안의 사건 전모를 밝힌다. 그러나 경찰은 지주(地主)만 감싸고 돌았다. 그래서 문씨 집안의 여자를 아내로 둔 만수는 아내를 친정으로 보내고 만다.

    어느 날, 수병들이 몰려와 총을 쏘고 위협을 하며 개를 무참히 죽였다. 이에 분노한 서태석과 소작인들은 지주 공덕비를 부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보복으로 수곡리 문씨 가문의 사람들이 몰려와 마을 사람을 때리고 닥치는대로 세간을 부수는 등의 횡포를 자행한다. 소작인들 역시 그 보복으로 수곡리 문씨 마을에 피해를 입힌다.

    이에 경찰에서 소작인측은 13명을 구속하고 지주측은 3명만 구속하자, 마침내 400여 소작인들은 목포 경찰서로 가서 농성을 한다. 그러나 오히려 26명이 더 구속되고 이들은 광주로 이감된다.

    그러던 어느 날, 도지사와 만난 만수와 박복영은 소작 쟁의 타결의 실마리를 풀고 결국 소작인들의 승리로 끝이 난다. 그리하여 만재와 연엽의 사랑 또한 이루어지게 되고, 문재철과도 화해하고, 마지막까지 출감되지 않았던 서태석 역시 석방된다.



    <책속으로>

    1. 앞에 나선 사람
    2. 깊은 뿌리들
    3. 동요(動搖)
    4. 위협
    5. 배신
    6. 대결
    7. 난투
    8. 공덕비를 부숴라
    9. 모두 목포로
    10. 다시 목포로
    11. 결전
    12. 만석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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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 - 레디메이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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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y Made 인생.. 이미 만들어져 있는 인생...
주인공 P는 엘리트교육을 받았지만 취업이 안되서 하루하루도 벌어먹기 힘든 사람이다..
꼴에 술, 담배는 꼬박꼬박하고, 하나 남은 자식은 형에게 맡기지만 어려운 형은 자식을 P에게 다시 보내지만, 교육을 받아봤자 자기처럼 된다는 생각에 9살짜리 아들을 출판사에 보내버리고 세상을 원망하면서 끝납니다...
자신에게 뭔가 잘못이 있다는 생각보다는 세상에 대한 원망... 내가 교육을 안받았다면 노동이라도 할텐데라는 생각... 듣는 내내 패배주의적이고 비관적인 삶의 태도와 아무것도 안하면서 공상만 즐기고 그의 모습에서 짜증과 함께 저의 모습이 보이더군요...-_-;;

중간에 창녀와의 동침장면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찾는 모습에서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하루밤 자고 몇 환이라도 주고 가라는 창녀와 간강을 당해서 정조를 잃었다고 자살하는 여인네 둘 사이에 어느것이 잘된것이고 잘못된것일까요?

암튼 오래된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생각 저 생각에 재밌고, 저를 반성하게 만들어준 책이였습니다.


<도서 정보>제   목 : 레디메이드 인생
저   자 : 채만식
출판일 : 1934년
구매일 :
일   독 : 2005/8/26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정신 똑 바로 차리고, 책임감을 가지고 살자꾸나!


<미디어 리뷰>
저자 : 채만식
1902년 전라북도 옥구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 서당에서 한문을 익혔고 1914년 임피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1918년 경성에 있는 중앙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다. 재학 중에 은선흥과 결혼했으며, 1922년 중앙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 대학 부속 고등학원 문과에 입학했다. 1923년 귀국했다가 다시 돌아가지 않아 퇴학 처분되었다. 1924년 경기도 강화의 사립학교 교원으로 취직하고, 『조선문단』에 「세 길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1925년 동아일보 기자로 입사했다가 이듬해에 그만두고 고향에서 무정부주의와 사회주의 이론에 심취하며 문학 수업에 전념했다. 1929년 말 『개벽』 사에 입사하여 편집일에 종사하였고 1932년에는 이갑기와 ‘동반자 작가 논쟁’을 벌였다. 「레디메이드 인생」(1934)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문예 활동을 펼치다 카프 2차 사건이 발생하자 잠시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 1936년 개성으로 옮겨가 본격적인 전업 작가 생활에 들어간 뒤 『탁류』(1937), 『태평천하』(1937) 등을 써내면서 당대 문단의 중진 작가로 인정받았다. 일제 말기에 귀경과 낙향을 반복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집필 활동에 전념하여 주옥같은 해방기의 명편들을 남겼다. 1950년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등 교육을 받고도 마땅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채 살아가던 주인공 P는 이력서를 들고 모(某)신문사 K사장을 찾아간다. 그러나 일자리를 거절당하고, 오히려 농촌 운동이나 하라는 충고를 받는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형편에 농촌 운동과 문맹 퇴치란 허구에 불과하다고 반발하면서 밖으로 나온다.
  광화문 거리를 걸으면서 그는, 차라리 무식했다면 농민이나 노동자라도 되어 실직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런 불행을 의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자신이 인텔리인 것을 원망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과 같은 지식인 실업자를 양산(量産)해 낸 사회를 원망하기도 한다.
  그러던 차에 고향의 형에게서 편지가 온다. 아홉 살짜리 아들 '창선'이를 올려 보낼 테니 아비 구시를 하고 기르라는 것이다. 그는 M과 함께 H를 졸라 자신의 법률 책을 잡혀 술집으로 간다. 그곳에서 술취한 계집들이 화대(花貸)로 이십 전이라도 좋다고 조르는 데서 P는 또 한번 분노를 느낀다. 밖으로 나온 P는 정조를 빼앗기고 자살하는 돈 많은 여자의 모습과 이십 전에 정조를 팔려는 무산 계급 여인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K사장의 화려한 생활과 위선적인 행동에 분개한다. 그러나 자신의 따분한 모습이 처량할 뿐이다.
  '창선'이가 온다는 날, P는 어느 인쇄소의 문선 과장을 찾아가서 아들놈을 무료 견습공으로 써 달라고 부탁하고 자취 도구를 장만한다. 아들에게만은 자신과 같은 인텔리 실직자를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그리고 P는 자신과 아들 모두가 팔려 가기를 기다리는 레디 메이드(ready-made, 기성품)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또다른 줄거리>
  이 작품의 주인공 P는 농촌의 가난한 집안 출신이다. 그는 한때 향학열에 들뜬 사람들 의 열기에 힘입어 어렵사리 신식 공부를 했다. 개화 이후 한국 사회는 이상한 교육열이 팽배 해 있었다. 너도 나도 상급학교에 진학을 했고 그 졸업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하여 이른바 지식 청년의 과잉 생산 사태가 빚어졌다. 그것을 이 작품에서는 레디 메이드 인생이라고 본 것이다. P도 그와 같은 과잉 생산된 지식인 청년 가운데 한사람이다.
  그는 일찍 장가를 들어 시골에는 열 네 살된 아들까지 두고 있다. 그는 자신이 주장해서 아내와 이혼을 했다. 그리고 아들 창선이를 극빈자에 속하는 형의 집에 맡겨 놓고 있다. 그 아들은 학비가 없어서 보통 학 교조차도 다니지 못하고 있다는 펀지를 받는다. 그는 자기 나름대로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다닌다. 그는 조금 안면이 있는 어떤 신문사의 K사장을 찾아간다. 그 러나 거기서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간단하게 거절을 당한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없는 일자리를 구할 게 아니라 농촌으로 돌아가 뜻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엉뚱한 설교를 듣는다.
  참담한 기분이 되어 자신이 기거하는 사글세 방으로 돌아온 P에게는 그러나 두 가지 현실이 기다리고있다. 하나는 주인의 집세 독촉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시골 형이 부친 편지다. 그 편지에는 아들 창선이가 학교에 다니지 못할 뿐 아니라 끼니도 이을 길이 없어 그 애처로움을 견디지 못한다고 적혀 있다. 그리고는 어떻게 차비가 마련되면 애비인 P에게 올려 보내겠다고 쓰여 있는 것이다. 잔뜩 심사가 착잡해 있는 P의 거처로 M과 H가 찾아온다. M은 법률을 전공해서 육법전서를 줄줄 외는 친구다. 그리고 H는 경제학을 전공한 지식청년이다. 그러나 이들은 한결같이 빈털털이인 식민지의 지식 청년이다. 셋은 M의 법률 서적을 잡혀서 돈 6원을 손에 쥔 다. 그것으로 그들은 실컷 싸구려 술집을 순레하면서 술을 마신다. 이런 생활을 하는 P에게 시 골에서 한 장의 편지가 날아든다. 아들 창선이를 인편에 올려 보낸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돈 15원을 마련한다. 그리고는 풍로니 남비니 양재기 숟가락 등을 사서 아들과 자취할 채비를 차린다. 그리고는 어느 인쇄소의 문선과장을 찾아간다. 거기 심부름꾼으로 아들을 써 달라고 부탁한다. 그 취직시킬 아이가 누구냐고 묻자 P는 바로 자기 아들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그럼, 왜 공부를 시키지 않고 이런 데 맡기느냐는 문선 과장의 반문에 그는 말하는 것이다. 

[감상 및 해설]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중에 나타난 현실과 사회적 배경을 알아야 한다.
  이야기는 주인공 P가 K사장에게 취직을 부탁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일자리를 구걸하는 P의 처지와 K사장의 무관심, 즉 늘 취직 운동에 실패한 P의 절박함과 K사장의 무반응이 대조를 이루면서 사회 현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이들 사이의 대화나 P의 심중을 통해서 나타난 당대의 사회 현실은 실업자가 증가해서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적 궁핍상이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주인공 P는 그 원인을 역사적 조건에서 찾으려고 한다. 개화의 적당한 시기를 놓쳐 버린 대원군의 정책이나 교육만이 개인과 국가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외치던 개화기 이후의 자유주의 물결 같은 것이 결국은 경제적 현실을 망각하게 만든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당대의 인텔리들은 말하자면, 수요(需要)는 일정한데 무작정 공급되는 물량과 같은, 시세 없는 존재들이란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찾는 사람이 없는 물건, 이것이 P라는 인텔 리가 처해 있는 현실이며, 바로 이런 사람들이 레디 메이드(reaey-made) 인생인 것이다.
  이 작품은 풍자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비꼬는 듯한 어조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P가 어
린 아들을 취직시키는 대목은 사회 현실에 대한 소극적 저항인 동시에 자신에 대한 비감 어린 풍자이
다. 어려서부터 기술을 배우는 것이 그래도 사람 구실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생각에서 아들을 인쇄소에
무료 견습공으로 맡겨 버리는 행위는 레디 메이드 인생, 실속 없는 인텔리의 슬픈 결단이 아닐 수 없다.

◎ 레디 메이드 인생 : 기성(ready-made) 인간, 실업 상태의 인간
◎ 이 소설의 서사적 줄거리
① 신문사 사장을 찾아가 취직 자리를 얻는 데 실패하는 이야기
② 친구들과 어울려 술집을 전전하다 귀가하기까지의 이야기
③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인쇄소에 취직시켜 버리는 이야기
◎ 이 소설의 풍자성
    1930년대 한국 사회가 지니고 있던 구조적 병폐를 부각함. ⇒ 일제의 우중화(愚衆化) 정책의 비판



책속으로
 

P는 거짓말을 하였다. 그는 지금 K사장을 만나 거절당한 이야기를 하기가 어쩐지 창피하기도 할 뿐 아니라 또 전부터 C더러 K사장에게 자기의 취직운동을 부탁해 왔던 터인데 직접 이렇게 찾아와서 만났다고 하기가 혐의쩍기도 하여 시치미를 뚝 뗀 것이다.

'아주 단념하오.'

C는 자기에게 부탁한 취직운동을 단념하란 말이다. 그러면 벌써 C가 K사장에게 이야기를 하였고 그 결과 일이 틀어진 것을 P는 모르고 와서 헛노릇을 한바탕 한 것이다. P는 먼저 C를 만나 보지 아니하고 K사장을 만난 것을 후회하였다. C는 잠깐 멈췄던 말을 계속한다.

'어제 아침에 사장더러 P군의 사정이 퍽 난처하니 어떻게 생각해 봐 주면 좋겠다고 여러 말을 했다가 코떼었소. 신문사가 구제기관이 아닌데 남의 사정 난처한 것을 어떻게 하라느냐고 그럽디다…… 하기야 그게 옳은 말이지만.'

신문사가 구제기관이 아니라고 한다는 그 말이 P의 머리에는 침 끝으로 찌르는 것같이 정신이 들게 울리었다.

'흥! 망할 자식들!'

P는 혼자말로 이렇게 두덜거리며 C와 작별도 아니 하고 밖으로 나와 버렸다.--- p.35
'그렇지만 지금 조선 농촌에서는 문맹퇴치니 생활개선이니 합네 하고 손끝이 하얀 대학이나 전문학교 졸업생들이 모여오는 것을 그다지 반겨하기는커녕 머릿살을 앓을 것입니다. 농민이 우매하다든지 문화가 뒤떨어졌다든지 또 생활이 비참한 것의 근본 원인이, 기역 니은을 모른다든가 생활개선을 할 줄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조선의 지식 청년들이 모두 그런 인도주의자가 되어집니까?'

'되면 되지 안될 건 무어야?'
'그건 인도주의란 그것이 한개 공상이니까 그렇겠지요.'
'허허 ……그러면 P군은 ××주의잔가?'

'되다가 찌부러진 찌스러깁니다. 철저한 ××주의자라면 이렇게 선생님한테 와서 취직 운동도 아니합니다.'

'못써. 그렇게 과격한 사상으로 기울어서야 쓰나……정 농촌으로 돌아가기가 싫거든 서울서라도 몇사람 마음 맞는 사람이 모여서 무슨 일을― 조국에 신문이 모자라니 신문을 하나 경영하든지
또 조그맣게 하자면 잡지 같은 것도 좋고 또 영리사업도 좋고…… 그러면 취직운동하는 것보담 훨씬 낫잖은가?'

'좋을 줄이야 압니다만 누가 돈을 내놉니까?'---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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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 천둥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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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의 시국과 좌익우익의 갈등속의 이야기를 길녀라는 여자의 고초를 통해서 보여주고... 그 와중에 많은 남자를 많나고 격게되지만 자신이 진정하는 사람을 잘못 알고 있다가 그 사람을 알아가게 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
극중 남자들은 대부분 대쪽이여서 자신이 지향하는 바가 확실하고 고집스럽기까지 하지만... 길녀는 완전히 그때그때 달라요입니다..
그런 우유부단함에 많은 남자들에게 정도 주게 되고... 그 어려운 시기에 살아 남기는 하지만 많은 어려움을 격게 됩니다.
물론 살아 남는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 어려운 시기에 저렇게까지 살아야 하나라는 답답함이 남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정말 위해주고, 사랑하는 사람은 뒷전인지... 모르는지... 엉뚱한 사람과 살고.. 도와주고... 그러다가 나중에서야 늦었을때... 느끼게 되는 길녀의 모습을 보면서.. 답답하기도 하지만... 가슴이 아픕니다... 왜 일까...-_-;;


<도서 정보>제   목 : 천둥소리
저   자 : 김주영
출판사 : 문이당
출판일 : 1986년
구매일 :
일   독 : 2005/8/26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내가 진정.. 나를 진정 위해주는,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미디어 리뷰>
작가 김주영의 대표적 장편소설의 하나인『천둥소리』(1986)를 재출간한 작품으로, 이름없는 백성들이야말로 역사의 진정한 주체라는 작가의 입장이 드러난 작품이다. 해방이후부터 한국전쟁까지 우리 민족이 보여준 희생과 인내가 산협에서 청상으로 살아가는 촌부의 삶을 통해서 보여진다.


20대부터 30대까지 16년 동안 엽연초 조합의 4급 주사 경리 직원으로 이름없이 살던 한 남자가 어느 날 직장을 그만두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얼마 뒤 그는 소설가로 제 이름을 알리는데, 그가 바로 김주영이다.

"봉봇방 구석"으로 밀려난 민중 생활의 세부를 풍부한 토속어 문체로 되살려 낸 『객주』는 뛰어난 이야기꾼의 기량이 유감없이 빌휘된 김주영의 대표작일 뿐 아니라 우리 소설상의 큰 성과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면서 시골 장터를 돌아다니며 화석으로 굳어가는 조선 시대의 언어와 풍속을 발굴하고, 당대의 풍속사를 유장한 서사 형식으로 완벽하게 재현한다. 평론가 황종연은 『객주』를 두고 "신분과 지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 상인들의 모험은 피카레스크 소설의 코드, 숱하게 많은 모략과 술수의 이야기들은 의협 로맨스의 코드, 저잣거리를 비롯한 사회적 장소에 대한 치밀한 묘사는 풍속 소설의 코드와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객주』는 조선 말기의 특정 집단을 내세워 당대 풍속사를 꼼꼼하게 그려낸 작품일 뿐더러, 더 나아가 제국주의 열강의 경제적 침탈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이루어진 봉권 권력 집단의 와해와 사회 질서의 재편 과정을 실감나게 재현한 작품이다. 『객주』에의 곳곳에는 당대 상업의 현황, 다시 말하면 특권 상업 체제인 시전, 그것과 대립하는 사상 도가와 난전, 전국 각처의 외장, 객주와 여각, 금난전권, 매점 매석, 밀무역, 개항 이후 왜상의 진출 상황 등 조선 말기의 물화의 생산과 유통의 양상이 사실적이며 박물적으로 그려진다.

김주영은 절륜의 술실력으로 유명하다.노래판이 벌어지면 `개화창가에서 신구잡가,신체유행가'를 거침없이 부르고 재담 농담에도 능하다. 또한 김주영은 여행에도 일가견이 있는데, 소설에서 번 돈을 모두 여행에 쏫아부었다고 틀린말이 아니다. 작가는 여행할 때 결코 메모를 하지 않는다. 그 공간과 그 나라 터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저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낄 뿐이다.


<정호의 정리>



<책속으로>
멀리서 호각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뛰고 있는 소리도 들려왔다. 한동안 긴장되어 있었으나 호각 소리는 금방 멎었다. 이번엔 주인장이란 사내가 잿간에서 숫돌 가는 소리가 썩썩 들려왔다. 아이가 채근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저런 소리들이 다시 들리기 시작하고 있을까.

어제저녁 길녀는 멀리서 동구를 향해 들려오던 가녀린 자동차의 시동 소리를 빗속으로 들었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자동차 소리는 끊어지고 말았다. 아니 자동차 소리뿐만 아니라 분명 자동차를 끌어내느라고 한바탕 북새통을 놓았고, 이 집으로 수색하는 사람들이 찾아왔을 법도 한데 그 사람들의 목소리조차 기억에 없었다.

그런데 이제 이 집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뇌리에 확연하게 와 잡힐 만큼 조그만 소리들이 귀에 잡혀 오고 있었다. 너무나 긴장되어 있어서 그런 소리들을 듣지 못했을까. 그녀는 아이를 눕히고 일어났다. 그리고 뒤꼍으로 난 바라지문을 열고 한 발을 내디뎠다. 바라지 문지방 아래 낯선 작업화 한 켤레가 진흙에 범벅이 된 채로 뒹굴고 있었다. 그것을 툭툭 털다가 그녀는 소스라쳐 놀랐다.

점개가 맨발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 때문이 아니었다. 그 신발은 어디서 보았던 신발이었다. 그것은 점개가 신고 편하게 다니기엔 작았다. 신발을 내려다보고 있는 신길녀의 눈자위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눈물이 고여 오는 시선을 들어 길녀는 저만큼 잿빛 안개 속에 갇혀 희미하게 드러나 보이는 소금 창고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pp.131-132
널 하나가 들어갈 만한 혈처를 잡는 일에도 문중의 척간들은 편을 나누어 당장 의절이라도 할 사람들처럼 삿대질이었다. 그러다가 육물 냄새가 나는 음식상이 들어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사화(私和)하고 막역한 사이가 되어 죄어 앉았다. 시신이 하룻밤인들 상청에서 안식을 누리지 못하고 마당 가로 초빈이 된 것처럼 신시의 죽음은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서 서서히 뒷전으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궂거나 마르거나 간에 죽음이란 사건이 가지는 비상한 관심사를 그들은 애써 챙기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슬픔이나 아픔이란 것에 대해서도 애서 회피하면서 말려들지 않으려 않았다. 오직 장례 절차만 시시콜콜 간섭하고 시비곡직을 따지는 사이에 신씨의 죽음은 쓰다 버린 불당그래처럼 저만치 내동댕이쳐지고, 남아 있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심지에 도사리고 있는 이해 상관이었다. 그러나 이해 상관이란 것도 골자를 헤집고 보면 자기가 내뱉은 한마디 말씀의 줏대를 구차하게 유지하려는 것밖에 아무것도 없었다.--- p.284-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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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 -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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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녀의 인생역경기라고 해야겠지요...
어려서 확실한 정조관념을 가지고 살아왔지만... 세상풍파를 격으면서 거추장한 정조개념을 버린다면 훨씬 편하게 돈을 많이 벌수 있다는 생각을... 아니... 현실을 알게 되고... 그렇게 살다가 질투심에 비참하게 죽어가는...
과연 정조가 뭐고... 사랑이 뭐고... 돈이 뭔지...
아무튼 사람이 타락한다는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타락해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은 한 순간 이라는 생각과...
삶을 살면서 기준은 자기 자신이 정해야 겠지만... 노력을 하거나,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지금 이순간에는 편할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바닥에 떨어질 확률이 그 만큼 높을꺼라는 생각을 해보며...
우선 나 자신부터 반성해 봅니다...



<도서 정보>제   목 : 감자
저   자 : 김동인

구매일 :
일   독 : 2005/8/27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삶의 의미를 제대로 찾기를...


<미디어 리뷰>
저자 : 김동인
1900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1912년 평양숭덕소학교를 졸업하고, 다음해 숭실중학교에 들어갔으나 곧 중퇴했다. 1914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학원 중학부에 입학했다가 메이지 학원에 편입했으며 그 무렵부터 문학에 열중했다. 1917년 부친의 별세로 잠시 귀국했다가 이듬해 4월 김혜인과 결혼하고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가와바타 미술학교에 입학하여 미학을 공부했다. 1919년 2월 주요한·전영택 등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순문예 동인지 『창조』를 창간하고, 「약한 자의 슬픔」(1919), 「배따라기」(1921) 등을 발표하였다. 1921년 경영난으로 『창조』 제9호를 끝으로 폐간한 후 1926년 평양으로 돌아가 수리 사업을 시작했지만 실패했으며 1928년에는 아우 동평과 함께 영화 사업을 시작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1930년 김경애와 재혼하고, 생활고로 인해 신문·잡지에 많은 소설과 사담을 발표했다. 1935년 12월에는 『야담』을 창간하고 야담 작가로 나서기도 했으며 1938년에는 일본 천황에 대한 불경죄로 반년간 복역하기도 했다. 해방 전후로 계속 빈곤과 불면증, 정신 착란 증세로 고통받다가 1951년 1월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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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 - 광염 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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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자의 비극적인 인생에서 광기어린 음악이 나오지만... 그 음악은 범죄에서 나오게 됩니다... 그러나 그 범죄도 점점 그 도가 지나쳐서 처음에는 방화로 시작해서, 시체유기, 결국에는 살인까지...
뭐.. 약간은 예술가를 미화하는듯하기도 하지만... 얼마전에 봤던 구글의 10계명중에 한 구절이 생각이 납니다...
"나쁜짓을 하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다!"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수는 없지만 에밀레종처럼 한 아이의 희생으로 신비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이제와서 그 어린아이가 불쌍하다 인권유린이다라고 할 지도 않지만... 세상에 그런 많은 희생으로 멋진 예술품이 나오고 좀더 나은 세상이 온다는것이 글쎄요...
솔직한 표현으로 나하고는 상관없다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 이기적인 마음속에 그 희생이 나나 나의 가족은 아니였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도서 정보>제   목 : 광염 소나타
저   자 : 김동인
구매일 :
일   독 : 2005/8/30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광기를 불태우자.. 그러나... 조심하자...
착하게, 제대로 살아도 멋지게 살 수 있다...


<미디어 리뷰>
김동인 문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자연주의이다. 김동인 문학에서 자연주의적 경향을 띠는 작품으로는 『감자』,『명문』,『시골 황 서방』,『태형』등을 들 수가 있는데, 이 작품들이 보여주는 자연주의적 경향으로는 물질주의적,결정론적 인간관과 반도덕성 등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그의 유년기에 형성된 쾌락주의적 인생 태도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배따라기』는 그의 쾌락주의적 인생 태도가 극명하게 드러나 있는 작품으로, 여기에서 작가는 우연한 사건으로 비극의 주인공이 된 한 사나이의 스토리를 통하여 비극적이고 숙명적 인생관을 보여준다. 나아가 그는 인간의 본능적 욕망의 충족에 의한 쾌락이 최선이며, 그것의 최대의 성취가 인생의 목표라는 원시적,쾌락주의적 ,반도덕적 인생관을 표명하고 있다.그의 자연주의적 작품들에는 인간의 존재와 운명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유전과 시대와 환경을 강조하는 졸라의 환경 결정론이 짙게 투영되어 있다.---


<책속으로>
그날 밤에 된 것이 <성난 파도>였습니다.

그 뒤에 이 도회에서 일어난 알지 못할 몇 가지의 불은 모두 제가 질러 놓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불이 있던 날 밤마다 저는 한 가지의 음악을 얻었습니다. 며칠을 연하여 가슴이 몹시 무겁다가, 그것이 마침내 식체와 같이 거북하고 답답하게 되는 때는 저는 뜻없이 거리를 나갑니다. 그리고 그러한 날은 한 가지의 방화 사건이 생겨나며, 그 밤에는 한 곡의 음악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번수가 차차 많아갈 동안 저의 그 불에 대한 흥분은 반비례로 줄어졌습니다. 온갖 것을 용서하지 않는 불꽃의 잔혹함도 그다지 제 마음을 긴장시키지 못하였습니다.

"차차 힘이 적어져 가네."
선생님께서 제 음악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 그러한 때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게서 더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저는 한동안 음악을 온전히 잊어버린 듯이 내버려 두었습니다.--- p.125


어떤 여름날 저녁이었었다. 도회를 떠난 교외 어떤 강변에 두 노인이 앉아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기회론을 주장하는 사람은 유명한 음악비평가 K씨였었다. 듣는 사람은 사회 교화자의 모씨였었다. '글쎄 있을까요?' '있어요. 좌우간 있다 가정하고 그러한 경우에는 그 책임은 어디 있습니까?' '동양 속담말에 외밭서는 신끈도 다시 매지 말랬으니 그 신사가 책임을 질까요?' '그래 버리면 그뿐이지만 그 신사는 점잖은 사람으로서 그런 절대적 기묘한 찬스만 아니더라면 그런 마음은커녕 염도 내지도 않을 사람이라 생각하면 어찌 됩니까?'

'……' '말하자면 죄는 '기회'에 있는데 '기회'라는 무형물은 벌은 할 수가 없으니깐 그 신사를 가해자로 인정할 수밖에는 지금은 없지요.' '그렇습니다.' '또 한 가지―---사람의 천재라 하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어떤 '기회'가 없으면 영구히 안 나타나고 마는 일이 있는데, 그 '기회'란 것이 어떤 사람에게서 그 사람의 '천재'와 '범죄 본능'을 한꺼번에 끄을어내었다면 우리는 그 '기회'를 저주하여야겠습니까 축복하여야겠습니까?'---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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