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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세상문고·우리시대-001 한국의 정체성
  2. 고3 CEO : 마흔여덟 살 고3 복학생이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
  3. 스펜서 존슨 -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4.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5. 메콩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 : 유재현의 역사문화기행
  6. ON & OFF
  7. 내 어머니의 등은 누가 닦아 드렸을까 : 시골집배원의 섬마을 이야기

책세상문고·우리시대-001 한국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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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덮고 나니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어떻게 변화할것인가? 등등에 대해서 많은 질문들을 가지게 되었다.
몇년전에 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하던중에 만났던 책인데, 반정도 읽고 못읽다가 요즘 날씨가 추워서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읽었다. 뭐라고 할까.. 나 자신이 조금 업그레이드가 됬다고 할까..
한국의 정체성 제목부터 철학적이고, 내용은 더욱 더 철학적이다. 현재 TV를 말하다의 진행자이고, 철학을 읽어주는 남자의 저자인 탁석산씨의 초기 저서.
결론적으로 한국의 정체성은 있다. 없다. 라고 결론을 정확히 내리기보다는 한국의 정체성은 현재성, 대중성, 주체성을 가지고 파악해야 된다는 의미로 글을 마쳤다.
위의 3가지의 기준을 가지고서 한국의 정체성에 대해서 살펴보았던 책.
재미있는 예도 많았고, 그 동안 내가 무심코 그렇지 않았을까하던 생각들이 산산히 부서지게 만들어 주었다.
이외에 분활의 오류, 합체의 오류 등등.. 살면서 유의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서도 잘 집어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인것이 세계적인것이다."라는 한때의 구호가 얼마나 공허한 메아리였는지 알게되었고,
나도 인생을 살면서 뚜렸하고, 정화한 목표없이 성공하자!, 잘살자!, 행복하자! 등이 얼마나 무의미한것인지 다시 한번 곰곰하게 생각해게 해주었던 책이다.

책부피는 150쪽정도이지만 독서시간은 500쪽되는 책보다 시간이 더 소요되고, 집중력이 요구되는 쉽지는 않은 책이다.


<도서 정보>
제   목 : 책세상문고·우리시대-001 한국의 정체성
저   자 : 탁석산
출판사 : 책세상
출판일 : 2001년 12월
구매처 : ???
구매일 :
일   독 :
재   독 : 2005/2/1
정   리 :


<미디어 리뷰>



<정호의 정리>
이 이야기는 초강대국이 된 대한민국의 국민 만득이가 아직 개발도상국인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경우를 상상한 것이다.

만득이가 아프리카의 한 소국을 방문한다고 가정하자(아프리카의 소국을 예로 들어서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만득이는 자랑스러운 대한의 남아로서 세계 최강국인 조국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한 소국에 도착하고 보니 공항의 건물이 모두 한옥 양식이다. 만득이는 약간 의아스럽다. 이 나라는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민족이라는데, 왜 자신들의 고유한 건축 양식을 포기했을까? 그는 의구심을 가진 채 호텔로 가기 위해서 택시를 탄다. 택시 기사는 한국어를 구사하려 애쓴다. 만득이는 한편으로는 한국어가 세계 공용어이므로 기사가 한국어를 하려고 애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사가 한국어를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는 것에 다시금 의구심이 생긴다. 여기는 기사의 나라가 아닌가?
기사는 어색함을 덜기 위해 라디오를 켠다. 라디오에서는 설운도의 ‘다 함께 차차차’가 신나게 흘러나온다. 기사는 짧은 한국어로 설운도가 이 나라에서 최고의 인기 가수라고 말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 직전에는 이 나라를 방문하여 유력한 후보를 만나기까지 했다고 한다. 만득이는 차창 밖으로 돌리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있다. 디자인도 한국의 것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또한 거리 곳곳에는 간판을 단 고급 식당이 눈에 띈다. 만득이는 여기가 과연 아프리카의 한 구석인가 하고 의아해한다.
택시가 모퉁이를 돌자 대학생들로 보이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들은 ‘한국 놈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휩쓸 태세이다. 그들은 주체적 국가와 주권 사수를 맹렬히 외친다. 하지만 그들 역시 대부분 한복을 입고 있다. 택시 기사의 말에 의하면 그들은 막걸리와 한국산 소주를 가장 좋아하며, 한국 가수인 조용필을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또한 한국 사람이라면 단지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나라에서 취직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만득이가 보기에 이 나라는 의식주 모두가 거의 한국화 되었고, 음악․미술․영화 등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만득이는 과연 이 나라의 정체성은 어디에 있는가, 과연 있기나 한 걸까 하는 의심을 갖는다.


현재성과 대중성 외에 고유성과 창의성 판단의 기준이 하나 더 있다면 그것은 주체성이다. 그럼 주체성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표면적 현상이 아닌 현상을 대하는 태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보자. 똑같이 이탈리아에서 이탈리아 가곡을 전공한 두 사람이 있다. 귀국하여 무대를 가졌는데 레퍼토리가 똑같고 창법도 같다. 그럼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도 없는가? 표면적으로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식이나 태도는 다를 수 있다.--- p.111


한국적인 것이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는가? 이 책이 '한국적인 것은 이것이다'라고 손에 쥐어줄 수는 없다. 그런 것을 발견하려면 한국의 각 분야의 공통된 속성을 조사하여, 과연 공통 속성이 있는지를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매우 방대한 작업이 될 것이다. 많은 시일을 요하기도 하겠지만 각 분야에서 공통 속성을 찾으려면 무억을 한국적인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무엇이 한국적인 것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한국적인 것의 내용 탐구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p.83


정체성은 개성이며 개성은 고유성과 창의성의 합이라고 본다면, 고유성과 창의성의 판단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곧 정체성 판단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나는 한국의 정체성 탐구를 위해서 우선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는 현상에서 출발하고 현재의 현상을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정체성 판단의 기준의 하나는 현재성이다.--- p. 103


이와는 대조적으로 그리고 불행히도 우리는 항상 특수성과 보편성의 긴장 해소를 생각해야 한다. 다시말해서 한국적 특수성과 세계적 보편성 간의 조화를 이룰 방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 주문은 이제 한국적이면서 미국적인 것을 찾으라는 주문으로 재해석 되어야 한다. 다시말해서, 한국적인 것을 찾아내어 미국적인 것으로 만들든지 아니면 미국적인 것을 한국적인 것을 통해 표현하든지 해야 한다.--- p.75


이 책이 한국의 각 분야가 지니는 한국적인 특성을 밝히고 그 특성들 중에서 공통적인 어떤 것을 찾아내어 그것을 한국적인 것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할 수는 없다.이 책은 그런 작업의 토대와 근거, 그리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따라서 우리는 이 장에서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성격을 규명했다. 이 문제는 형이상학의 전통적인 문제인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계속하는데 우리가 다루고자 하는 한국의 정체성은 개인으로서의 한국인의 정체성과는 구별된다.--- pp.47-48


요즈은 우리 문화정책의 기본 전략이 되다시피 한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를 분석해보자.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란 구호는 두가지로 해석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한국적인 것이라면 세계적이다'로 해석 할 수 있을 것이다....(중략)...둘째, 논리적으로 느슨한 이 구호는 논리적 관계가 아닌 우리의 염월을 표하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p.68


어렸을 때 나는 언제나 바다를 파란색으로 칠했다. 왜냐하면 기억 속의 바다는 파란색이었고, 또 바다는 파랗다고 교육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훗날 동해 낙산사에서 바다를 볼 때 마다 나는 바다가 여러 가지 색을 띤다는 것을 알았다. 하늘이 시커먼 구름으로 뒤덮일 때의 바다는 푸른빛이었다. 바다는 시시각각 하늘의 색에 따라 변했다. 나는 더 이상 바다 색이 파랗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바다의 색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이 시각 이 바다의 색이 무엇이냐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다면 답은 이 색 혹은 바로 이 바다 색이 될 것이다.

나는 세계가 개별자의 집합일 뿐 보편자의 예들의 집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의 근본적 존재자는 개별자이다. 존재자의 기본 단위는 개별자이다. 개별자들의 세계를 임의로 혹은 편의에 따라 분류하기 위해서 우리는 추상 개념을 도입한다. 즉 추상 개념을 사용해 세계를 분류, 정리한다. 정리된 세계는 우리에게 질서감과 동시에 안도감을 준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런 선물을 주는 추상 개념에 개별자와 동일한 지위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 보편 개념은 추상 개념으로서 우리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일 뿐이다. 바다의 색은 시시각각 변하며 어떠 특정한 색을 갖지 않는다. 우리는 편의상 바다는 대체로 파란색이라고 말할 뿐이다. 사실은 이 바다와 저 바다의 색이 다르며, 이 시각 저 시각 또한 다르다. 우리는 단지 편의상 추상 개념을 사용한다.--- p.57


세계적이라고 생각되는 속성을 우리의 것에서 찾아내어 특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적인 것의 세계화가 아니라 세계적인 보편성을 알아내어 역으로 그것을 한국적인 것에서 찾는 것이다. … (중략) …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한국적인 것에 숨어있는 세계적인 것을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은 방안일 것이다.--- p. 70


만약 일본과 미국의 순서가 바뀌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미국이 한국을 식민 지배하고 그후 일본이 점령군으로 입성했다면 우리는 미국을 증오하고 일본에 감사했을까? 나는 미국과 일본을 그 순서에 관계없이 한국에 대해 동일한 정책을 취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과 일본에 대해 동일한 태도를 보여야한다. 즉 동일한 잣대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중잣대를 갖고있다.--- p.89


나는 한국철학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의미에서가 아닌, 또한 한국에서의 철학이란 의미에서가 아니라 한국의 특수성을 형식과 내용 모두에서 드러내는 철학이 있다고 믿는다. 한국철학의 정체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현재성, 대중성, 주체성이다. 이 세 가지 기준을 만족시키는 철학이 있다면, 시원에 관계없이 한국철학이다.--- p.120 <맺는말> 중에서


나는 한국 철학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의미에서가 아닌, 또한 한국에서의 철학이란 의미에서가 아니라 한국의 특수성을 형식과 내용 모두에서 드러내는 철학이 있다고 믿는다. 한국철학의 정체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현재성, 대중성, 주체성이다. 이 세 가지 기준을 만족시키는 철학이 있다면, 시원에 관계 없이 한국철학이다.--- p.맺는말 중에서


2차 대전이란 용어는 물론 제 2차 세계대전을 뜻한다. 하지만 왜 이것을 '세계' 대전으로 불러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사실 이 전쟁은 전세계에 걸쳐 일어난 것이 아니다. 유럽과 아시아 일부, 아프리타 일부에서 전쟁이 벌어졌을 뿐이다. 본질적으로 이것은 유럽의 전쟁이다. 그런데도 이를 '세계' 전쟁이라고 부르는것은 유럽 중심적 사고의 산물이다.--- p.125


~ 나는 세계가 개별자의 집합일 뿐 보편자의 예들의 집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의 근본적 존재자는 개별자이다. 존재자의 기본단위는 개별자이다.

~ 표절과 베끼기는 그 자체로 범죄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고찰의 기회를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

~ 한국철학의 정체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현재성, 대중성, 주체성이다. 이 세가지 기준을 만족시키는 철학이 있다면, 시원에 관계없이 한국철학이다.--- p.57, 94, 120


~ 나는 세계가 개별자의 집합일 뿐 보편자의 예들의 집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의 근본적 존재자는 개별자이다. 존재자의 기본단위는 개별자이다.

~ 표절과 베끼기는 그 자체로 범죄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고찰의 기회를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

~ 한국철학의 정체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현재성, 대중성, 주체성이다. 이 세가지 기준을 만족시키는 철학이 있다면, 시원에 관계없이 한국철학이다.--- p.57, 94, 120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 경제의 논리, 자본의 논리

우리는 세계화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다. 김영삼 정부가 만들어낸 표어 “SEGYEHWA"는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세계화(globalization)’와 그 의미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어쨌거나 세계가 분리된 구역들이 아닌, 하나의 테두리 안에서 존재하는 무한 경쟁 시대가 도달했다는 기본적인 인식은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순히 ‘세계적인 수준이 되자’는 유치한 표어 정도의 이해에 머물지 않기 위해, 우리는 경제적 측면에서의 세계화의 논리를 거론한 뒤, 그것이 정치․경제․사회 및 문화에서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볼 것이다.
경제적인 차원에서 세계화란 우선 ‘신자유주의적 질서의 전 세계적 확산’을 의미한다. 경제 질서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힘인 자본은 국경―관세 차별 및 기타 제도의 불일치로 인한 불편―을 넘어 자유롭게 넘나들기를 원한다. 전 세계적인 자유주의 경제 질서의 정착을 통해 전 세계가 말 그대로 하나의 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에 들어와서 이러한 ‘세계화’가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었던 데는 두 가지 정도의 요인을 지적할 수 있다. 하나는 놀랄 만큼 발달된 전자 통신 네트워크의 구축이다. 실제의 돈이 거래될 필요 없이 구축된 네트워크를 통해 디지털 신호만을 주고받으면서 실제로 몇 조 달러에 해당하는 자본이 몇 초안에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사회주의 경제의 몰락과 복지국가의 퇴보이다. 서유럽에서 복지 사회 국가 모델을 선호하던 많은 나라들이 1970년대 이후 계속적인 성장률 하락과 경제 침체에 시달리자, 자유 경쟁의 시장 원리에 보다 충실한 미국적 자유주의 경제 모델이 더욱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국가 단위의 경제 보호 정책을 철폐하고 보다 더 시장 원리에 충실한 신자유주의의 기치가 높이 솟구쳤으며, (모든 세계에서 받아들여져야 할)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배후에는 물론 경제 선진국의 이해관계가 숨어있다. 보다 더 자유주의적인 경제는 국가의 개입을 축소하고 시장 경제의 논리 하에 무역을 개방하고 국내 시장을 재편한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기업들은 도산하거나 구조조정을 통해 합병과 인수가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과정에서 전 세계적인 기반을 갖고 있는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후진국의 국내 시장을 잠식해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IMF나 WTO는 각 국민국가에게 자유주의적 경제 개편의 압력을 넣는 대표적인 국제기구이다. 우리나라가 IMF의 구제금융 아래서 구조조정을 권고(?)받았던 것처럼, 고립되지 않기 위해 세계적인 신자유주의적 경제 질서에 편입해야 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세계적인 경쟁에 뛰어들고 국내 시장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개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크다. 구조조정 자체의 부작용과 함께 그 결과로 진행되는 노동 시장의 유연화 정책―실질적으로 임금 수준을 낮춤으로써 생산비를 절감하려는 기업의 논리―과 국내 시장의 잠식으로 인한 산업의 침체로 말미암아 국민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되고 더욱 선진국 경제에 종속되기 쉬워지는 것이다. (해외 단기 금융―핫머니라고 불리는―이 한꺼번에 빠져나감으로써 호황 중에 갑자기 불황을 맞았던 말레이시아 경제가 단적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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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CEO : 마흔여덟 살 고3 복학생이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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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책을 읽으면서 불만사항부터 이야기하자면,
우선 전체적인 편집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지 책 내용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고, 아무리 출판업계에 종사했다고 하지만 불과 1년동안 고교생활을 한것을 가지고 저자 자신은 그들의 세계에 대해서 자세히 세밀하게 알고 있다는 식으로 글체에 자부심이 느껴지며, 전체적으로 책 내용이 너무 산만하다. 제목처럼 CEO가 고3에 다시 입학해서 격은 이야기라기 보다는 본인이 살아온 이야기, 고3을 격으면서 정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등... 출판사 사장님이 자기 회사에서 책을 내면서 너무 욕심이 많지 않았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제외하고 부분적인 내용에서는 유익하고 좋은 구절들이 많이 나온다.
고3에 퇴학을 당한후에 48세의 나이에 미련해 보일지 모르지만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정확하게 마침표를 찍기위해서 고등학교 3학년에 편입을 한 모습을 보면서, 그 동안 내 삶에서 마침표를 찍지 않고 ... 하고 지나온 일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저런 용기가 어디에서 나올까라는 생각과 함께...
48세에 입학한후에도 과외, 밤샘 공부등을 하면서 1학기 기말고사에서 전교 1등을 차지하고, 30년 차이가 나는 고3들과 잘 어울리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교는 안되겠지만 군대를 다녀온후에 대학에 입학을 해서 4-5년 어린 동기들과 공부를 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아무튼 성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읽어보면 뭐라고 콕 집어서 이거때문에 성공한거야 라고 말할수는 없지만, 그들의 이야기에서 성공분모를 조금이나마 희밋하게 느끼게 된다.
성실, 끈기, 좋은 사람들... 등등...
기본은 항상 같은것인가?



<도서 정보>
제   목 : 고3 CEO : 마흔여덟 살 고3 복학생이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
저   자 : 김태웅
출판사 : 동양문고
출판일 : 2004년 11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2/9
재   독 :
정   리 :


<미디어 리뷰>
나이 마흔 여덟에 고등학교 3학년, 1학기말고사 전교1등. 나이 쉰을 눈앞에 둔 중견 출판사 사장이 10대 고3으로 인생의 좌표를 바꾸어섰다. 그리고 그는 참소망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보통사람의 신화가 되고싶다고 한다. 회사에서는 사장님으로, 학교에서는 '큰형님'으로 통하는 그는 집에서는 여느 고등학생과 마찬가지로 '싸이질'을 한다. 500종이 넘는 출판물을 가진 출판사 사장이 마흔 여덟에 교복을 입게 된 사연과 치열한 고3학생들 사이에서 당당히 전교1등을 일궈낸 뒷이야기를 들어보자.

한 사람만의 삶을 살기에도 버거운 작금의 현실에서 그는 두 몫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낮에는 치열하게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삼육고등학교 3학년 학생으로서, 밤에는 탄탄한 중소기업인 어학전문 출판사 동양문고 CEO로서 남보다 두 배 길이만큼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성실하게 삶을 살아 왔지만 때로는 원치 않는 삶을 살아온 적도 많았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신화가 없고 영웅이 없는 이 메마른 시대에, 자신의 신념과 소망을 실현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을 기울이는 그의 모습은 보통 사람의 신화요 영웅담일 수도 있다.

그는 오늘도 자신의 삶을 이끌어줬다고 만나는 사람마다 권유하는 책 『내 인생 여기서 리셋하자』를 옆에 끼고 학교로 회사로 잰 걸음을 옮기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정호의 정리>
"오랜 고민 끝에 복학을 하기로 결심했다. 인생에선 말줄임표도 필요하지만, 꼭 찍어야 할 마침표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얘들아, 난 50이 다 되어서 대학 가려고 하잖아! 너희들은 나보다 30년 빠른 건데 뭐가 그리 조급해? 열심히 너희들의 시간표대로 뛰어 보렴!"

"꿈을 날짜와 함께 적어 놓으면 그것은 목표가 되고, 목표를 작게 나누면 그것은 계획이 된다.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 꿈은 현실이 되는 것이지."

"공부엔 FIFA 랭킹 하위팀인 코리아를 월드컵 4강에 단번에 올려놓은 히딩크식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하루 하루 한 계단 한 계단 지치지 않고 오르는 겸손한 황소걸음이 최고이다.

…… 오로지 공부만 할 수 있었던 학창 시절이 이렇게 그리울 줄이야.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다시 온다면 정말 열심히 공부할 것 같다. 시간을 소중하게 귀하게 다루는 자가 성공한다는 옛 성현들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 순간이다."--- 본문 중에서


우리는 늘 변화를 꿈꾼다. 그러나 '현상 유지에 대한 욕구'라는 반작용에 발이 묶여 쉽게 변화하려 들지 않는다. 두렵기 떄문이다.
변화에도 수동태와 능동태가 있는 듯하다.
가만히 있어도 나이는 먹는다. 가만히 있어도 세월이 흐르고 주민등록증이 나오고 성인이 된다. 그럭저럭 일자리를 잡고 결혼을 하고 살다보면 그런대로 한 세상 살 만하다. 자신에게 작용하는 변화의 힘에 그저 그렇게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자신이 주체가 되는 '변화의 능동태'는 주변의 환경이나 요인, 관습, 제도가 만들어놓은 외부의 강박에 얽매이지 않고 철저하게 자기 내면의 힘, 잠재 가능성을 가지고 승부하는 노력의 과정이다. 능동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자기가 주체가 되어 꿈틀대는 것이고 살아 있다는 것의 자기 확인이며 전진하고 있다는 증거다.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려고 하지 말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라.

☞ 2005-02-09에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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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존슨 -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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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간만에 오디오북으로 다시 읽어봤다. 예전에는 그다지 크게 감동을 느낀다거나 변화에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는 못했는데, 오늘 다시 듣다가 보니, 텅그러니 비어진 치즈창고에서 누가 내 치즈를 옮겼냐고... 아니... 치즈가 없어진줄도 모르고 멍하니 치즈창고에 앉아있는 내 모습이 생각났다...
알면서.. 알면서도 쉽지 못하것들이 많다...
나방에 촛불에 뛰어드는 것처럼...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야 한다는것을 느끼면서도 월급에, 가정에 매여서 그냥 다니고...
사랑에 빠지면 안된다는것을 알면서도 빠지고...
나락의 끝까지 빠져들면서도 미련에.. 욕심에 그것에 집착하는 사람들...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봐야겠다...
내 치즈는 누가 옮겨갔는지...

예전에 내가 한권을 샀었고, 대우에서 나오면서 선물로도 한권을 받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책이 안보이네...-_-;;



<도서 정보>
제   목 :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저   자 : 스펜서 존슨 저
출판사 : 진명출판사
출판일 : 2000년 03월
구매처 : audiobook
구매일 :
일   독 :
재   독 :
정   리 :


<미디어 리뷰>




<정호의 정리>
허는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새 치즈에 대한 기대를 통해 자신을 독려했다. 참고 견딘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은 지금, 필요한 것은 행동뿐이었다.--- p.52


허는 변화에 대한 감지 속도가 늦을수록 타격이 크다는 사실을, 또 과거에 집착하고 미련을 두는 것은 또 다른 변화에 알아차릴 수 없는 과오를 남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방해물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으며 자신이 먼저 변하지 않으면 다른 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p.79


'행복에 대한 권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있지만, 그것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적어도 변화하려는 노력의 여지가 없는 한 ...'
--- p.81


햄이 자신의 낡은 울타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안일한 생활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스스로 극복해야 할 것이다. 누구든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힘으로 개척해야만 한다. 그 자신의 인생은 아무도 대신 살아줄 수가 없다. 조언을 할 수는 있지만, 받아들이는 것은 그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p.81


'하지만 변하지 않아야 할 것도 있다고 생각해. 예를 들면 가치관 같은 거지. 자신의 생각은 배제하고 새 치즈만 찾아다닌다면 자신의 자아는 어떻게 될 것 같아? 물론 치즈와 함께 발빠르게 움직인담녀, 생활은 지금보다 훨씬 풍족해지겠지. 그러나 자신의 가치관은 상황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하게 될거야.'

프랭크가 말했다.

'프랭크, 꽤 흥미로운 반론인데. 잘못된 신념이 몰고 온 재앙에 대해서 생각해 봤어? 히틀러가 그랬쟎아. 가치관도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거라구. 마이클, 치즈 이야기는 재미있게 들었어. 그런데 그 이야기의 교훈이 회사실정에 맞는다고 생각해?'---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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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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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은 동갑인 여자가 혼자서 땅끝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걸어서 가는 길 동안 쓴 여행기
솔직히 여행기라기 보다는 여행가이드라는 편이 좋을것 같다.
한비야의 바람의 딸의 우리땅에 서다라는 책과 같은 출발지와 도착지의 여행지인데,
아무래도 한비야씨의 글을 읽고 나서 걷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다른사람들이 써놓은 독서서평을 읽고 기대가 아주 컸었는데, 기대에는 크게 못미쳤다.
한비야의 여행기는 느낌, 감정 등이 생생히 묻어나는데, 이 책은 주로 좋은곳을 소개하는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것 같고, 책의 반정도에서 끝이나고 나머지는 여행가이드와 걷기 좋은 장소 소개를 위주로 한다.
책을 다본후에 기억에 남는부분보다는 중간중간에 소개한곳에 가보고 싶은곳이 여러곳이 생겼고,
40이 되기전에 나도 땅끝마을부터 통일전망대까지 꼭 걸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



<도서 정보>
제   목 :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저   자 : 김남희 글,사진
출판사 : 미래M&B
출판일 : 2004년 08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2/19
재   독 :
정   리 :


<미디어 리뷰>
세계 여행가 김남희의 우리 땅 국토종주, 흙길 열 곳 걷기

여자 혼자여행을 떠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혼자서 먹고 잠잘 곳을 찾아야 한다는 것만도 두렵고 서글픈데, 어디서 왔냐, 어디로 가냐고 물어댈 낯선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도 한몸에 받아야 하고, 남성에 비해 불리한 체력 조건으로 여행지에서 닥칠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을 혼자 감당해내야 한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란, 웬만큼 강단 있는 여성이 아니고서야 쉽게 엄두낼 일이 못 된다. 그러니 혼자서 국토를 걸어 종주하고, 세계를 한바퀴 도는 건 보통 사람들과는 거리가 먼 비범한 사람들이나 하는 일일 터이다.

비슷하게 세계 오지를 누비며 우리 국토종단에 성공한 한비야가 세상에 부딪히는 전투적인 도전의식을 가진 여행가로서 보통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심어준다면, 김남희는 보통 사람들의 나약한 정서를 드러낸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 신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외로움, 두려움과 싸우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지렁이 한 마리, 매미 한 마리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사색에 빠져 천천히 두리번거리며 걷는다. 길에서 만나는 소소한 사물들에 애정을 보이며 교감하려 노력한다. 한곳에 오래 머물며 사람들과 사귀고 그들이 사는 모습을 들여다보는 걸 즐긴다.

한비야식 여행이 나와는 멀게 느껴지는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라면, 급박한 속도전에 지쳐 있는 도시의 삶을 떠나 나를 찾으러 떠나는 김남희식 여행은 보통 사람들에게 더 큰 공감과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여성 여행가. 1971년생.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영국 버밍험대학 관광정책학 석사 졸업.

오마이뉴스에 2000년 ‘몽골 여행’ 연재를 시작으로 국토종단 도보여행기, 중국, 미얀마, 라오스, 티베트, 네팔 여행기 등을 연재했으며 현재 ‘까탈이의 세계여행’을 연재하고 있다.
월간중앙에 2003년 1월부터 12월까지 ‘동남아 여행기’를 연재했다.
네팔에 체류하는 동안은 KBS ‘도전지구탐험대’의 현지 코디네이터를 맡았다.
취미는 암벽등반.

스스로 ‘까탈이’라 일컫는 저자는 강원도 삼척에서 나고 자라 아홉 살에 서울로 입성했다. 여덟 살 때, 포항에서 대구까지 혼자 기차를 타고 갔던 첫 여행의 황홀함은 아직도 생생하다. 남다를 바 없는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을 졸업하던 해, 펼쳐진 인생이 막막해 유럽으로 두 달간 여행을 떠났다. 그 길로 여행 중독자의 대열에 합류, 영국에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터키대사관에 근무하던 시절에는 해마다 한 달씩 주어지는 여름휴가를 이용해 한 나라씩 돌기도 했다.

지금까지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를 비롯해 중국,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태국, 네팔 등 30여 개국을 여행한 후 한국에 돌아온 그는, 앞으로 4-5년간 인도, 파키스탄, 이란, 중동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돌면서 ‘7년간의 세계일주’ 목표를 완성할 계획이다. 세계일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외국인을 위한 문화 체험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우리 땅 우리 흙을 무대로 하는 ‘청소년 여행학교’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정호의 정리>
지친 몸과 마음으로 걷는 길. 아스팔트 위로 기어나온 여치를 피하려다 밟아 죽였다. 풀섶에 가만히 있지, 그 안에서 그냥 다른 여치들처럼 그게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살아갈 것이지, 기어이 밖으로 나가다 밟혀 죽은 여치가 꼭 나 같아서 도로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길 위에서 울며 보낸 오후가 저문다.
--- P.130

이렇게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쯤이면 걷는 동안 내내 마음을 어지럽히던 수많은 생각의 갈피들도 어느덧 자취를 감추고 머릿속이 말갛게 비워진다. 아무런 상념도 없이 무심하고 담백한 눈으로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이 순간을 나는 사랑한다. 이 찰나의 비워짐을 잊지 않는 한, 걷는 행복을 포기하지는 못할 것 같다. 출처 : p.197

지난 며칠간 왜 걷는가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내가 왜 이 뜨거운 아스팔트길 위에서 하루 여덟 시간씩 30 킬로미터를 꼬박꼬박 걸으며 북상하고 있는가를. "사람은 걸을 수 있는 만큼 존재한다"고 이브 파칼레가 그의 책 '걷는 행복'에서 말했다.
나는 걷고 싶었다. 내가 걸을 수 있는 만큼 걸어봄으로써 내 존재의 깊이를 확인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길의 끝까지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시작했던 것이다. 그것은 어느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그저 나 자신을 보기 위해셔였으며,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 위해서였는데, 어느 새 나는 나를 보는 다른 이들의 눈을 의식하고 있었으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있었다....(중략)
솔직히 말해 그 사이 시골 밥상에도 물려서 스파게티와 베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이 그리워졌고, 더운 물에 씻고 싶다는 욕망에 늘 시달렸으며, 정신 사나운 시골 살림살이를 보며 정돈되고 안락한 내 방이 있다는 것에 안도하기도 했다. 어쩌면 내가 지금 이 길을 걸을 수 있는 것도 나에게 돌아갈 일상의 삶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pp.74~75


6월 30일 토요일, 또 비.
왜 걷는 지도 모르는 채, 아무 생각도 없이, 땅만 보며 걸었다. ----------- p.129


7월 1일 일요일, 흐리다.
지친 몸과 마음으로 걷는 길. 아스팔트 위로 기어나온 여치를 피하려다 밟아 죽였다. 풀섶에 가만히 있지, 그 안에서 그냥 다른 여치들처럼 그게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살아갈 것이지, 기어이 밖으로 나가다가 밟혀 죽은 여치가 꼭 나 같아서 도로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길 위에서 울며 보낸 오후가 저문다.
------------------ p. 130


서른 둘의 찬란한 여름, 그 여름을 통과하며 나는 여기까지 걸어와 가로막힌 벽 사이의 작은 틈을 발견했다. 그 작은 틈으로 호흡하며, 벽 바깥의 세계를 상상하며, 맑은 공기를 받아들인다. 그 틈으로 내 몸을 조심스레 디밀어본다. 아직은 틈이 내 몸에 비해 너무 작다. 몸을 구겨 넣어야 할 것도 같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손이나 팔을 다치기도 하겠지만 더 이상 겁내지 않으리라.
나는 곧 세상 밖으로 나갈 것이며, 그 곳에서 내가 볼 최초의 것이 사람의 얼굴이기를 꿈꾸어본다.
------------------- pp.167~168

말로하는 웰빙이아니고 원초적인 웰빙이기 때문에 올가을 북한산 아니 모든 고향산천 산이란 산에서 맨발로 걸어보면 오장육부 정신까지 건강해지는 행운을 느끼실 겁니다. 출처 : 본문 중에서



당신이 아름다움 속에서 걷게 되기를

1...길, 나의 위대한 학교
- 땅끝 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29일간의 찬란한 국토종주기

다시 길 위에 서며
워매 징한 것, 여그서 거그가 어디라고 걸어간댜?
행여 내것을 빼앗길까 꼭꼭 문닫아 걸고 살아온 세월
사슴아, 왜 날 그렇게 쳐다보니?
사람들한테 니 자랑 할란다
하루 더 있다 가면 안 되오?
우리 아들 친궁께 밥 사 먹으라고 주는 겨
왜 이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걷나?
이거 혹시 유령마을 아니야?
겨우 이 정도에 기죽을 내가 아니다
지렁이의 눈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매일 싸워야 한다는 게 서글프지
농사 짓는 게 억수로 재밌는 기라
선배님, 벗으세요, 양말까지 모두
팥빙수도 리필이 되다니, 놀라운 걸
길 위에서 울며 보낸 오후가 저문다
완전히 시골아줌마 다 됐네
두 선녀들이 목욕한대요
숙제 안 해온 벌이 라면 먹기?
미리 연락했으면 현수막 걸었을 텐데
길은 나의 위대한 학교였다

올 여름 ‘국토종단’을 계획하셨다구요?


2...가을 흙내음의 즐거움
- 숨어 있는 우리 흙길 열 곳을 찾아서

진짜 그거 하나 보러 왔는교?
―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우리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가는 길
삶도 예술이고, 이야기 수준도 예술이네
― 정선 자개골, 아라리 한 자락에 종일토록 굽이도는 길
가다가 강가에서 요놈 한 잔씩 묵으면서 가
― 섬진강 따라 걷는 길, 새들이 날아오르는 호젓한 강변
인적 없는 산속에 내 비명소리만
― 정선 송천 계곡 백 리 길, 곳곳에 이어지는 아늑한 숲길
아, 가문의 망신이로고
― 대관령 옛길, 연인의 손을 잡고 걷고 싶은 길
한때는 꽃을 사모했으나 이제는 잎들이 더 가슴에 사무친다
― 인제 곰배령, 꽃 진 자리에 만개한 단풍 터널
‘뗏사공’들이 떼돈 벌던 옥빛 물결
― 영월 동강,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걷는 상쾌한 산행
우리는 아침가리로 간다!
― 인제 아침가리, 원시의 계곡처럼 청량한 숲길
이게 웬 떡이야? 걷다 보니 떡이 생기네
― 홍천 명개리에서 오대산 상원사까지, 단풍잎 도배지가 깔린 흙길
새들, 향기 배인 물 마시고 가라고
― 송광사 굴목이재, 잡목숲 스치는 바람 따라 걷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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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 : 유재현의 역사문화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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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차이나 반도의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지의 여행기인데, 이쪽부근은 솔직히 거의 잘 모른다. 끽해야 월남전, 킬링필드 정도.. 위치도 정확히 몰랐었다.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인도차이나반도의 나라들..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이 책을 보는동안 저자는 이 모든것의 대부분을 제국주의, 특히 미국의 탓으로 돌린다. 어떤 동기가 중요한것이 아니고, 지금의 황폐화되어있는 인도차이나반도의 결과는 제국주의의 탓이라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상당히 내용이 잘 안들어 왔다. 심지어는 이라크전쟁까지 들고 나와서 미국을 탓하는 부분들 때문에 슬픈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미개발지역이고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는 그곳들은 묻쳐버린듯 싶다.
혹시나하고 저자의 약력을 보았더니 역시나 학생운동을 하다가 제적이되고, 민청련등에서 활동을 했다고 한다.
내가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고, 파병을 찬성하는 입장이여서 그런가?
아무튼 엄청나게 낙후되어있고, 타락되어있는 이들의 실상을 보면서 답답하다는 생각도 들고, 전쟁반대, 제국주의 반대를 은근히 주장하는 저자를 보면서 산다는것이 무엇이 정답이고, 바른길은 무엇인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때는 남에게 반발심이 일지 않도록 제대로 해야된다는 생각 등등이 들었던 책이다.
중간중간에 히로뽕으로 토핑한 피자, 매춘, 6개국을 흐르는 메콩강 등등 신선한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했는데, 솔직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안드네...-_-;;


<도서 정보>
제   목 : 메콩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 : 유재현의 역사문화기행
저   자 : 유재현 저
출판사 : 창비
출판일 : 2003년 12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3/1
재   독 :
정   리 :


<미디어 리뷰>
이 책은 5년전부터 인도차이나 3국(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를 10여차례이상 방문하 저자가 올 상반기 35일간 다시 한번 여행한 기록을 모든 인도네시아에 대한 색다른 역사문학기행서이다. 단순한 여행가이드북이나 해설서가 아닌 인도차이나에 대한 본격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인도차이나의 역사와 문화에까지 깊이 있게 탐사한 흔적이 보인다.

비극적이고 참혹한 인도차이나의 역사가 소개되면서 매혹적인 자연과 문명을 지닌 인도차이나의 모습도 함께 소개된다. 특히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를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가이드처럼 유적지를 소개하는 대신 유적 곳곳에 스며 잇는 역사와 현실을 소설가적 상상력과 재치로 소개하고 있어서 흥미롭다.

180여컷의 생생환 화보와 지도, 현지발음에 충실한 편집을 바탕으로 인도차이나의 풍물을 단순히 재현하는 차원을 넘어 인도차이나에 대한 종합적인 안내를 시도하고 있다. .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아주대학교 전자공학과에서 공부하다 학생운동으로 제적되었다. 그후 민청련, 전노운협, 전노협준비위 등에서 활동했으며 1992년 "창작과비평" 봄호에 단편소설 '구르는 돌'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기부터 인도차이나의 역사와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기행을 시작했으며, 한때는 캄보디아에 머물며 인도차이나 곳곳을 탐사하기도 했다. 우리 작가 중 드물게 '아시아'에 천착하고 한반도와 아시아의 연대를 모색하는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이 기행서에서 일종의 금기가 되어버린 베트남의 역사적 공과를 새롭게 가늠하고, 미국의 야만적 행태를 고발하는 등 인도차이나에 대한 우리의 시각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다.


베트남 기행 : 전쟁과 평화의 살아있는 박물관
호찌민 혹은 사이공, 쁘레노꼬
미토의 차이나타운이 차이나골목이 된 이유
작은 캄푸치아크롬, 짜빈
메콩삼각주의 중심지 껀토
어찌해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호찌민이라면
메콩상각주, 강과 운하와 사람들
쌀풍선과 쌀국수
팜응우라오의 사랑스러운 키취
꾸찌터널과 악몽
전쟁과 평화
박물관 옆 미술관
다랏, 작은 보석이 어울리는 곳
냐짱 가는 길의 잊혀진 왕국
그때 그 나트랑, 냐짱
후에, 씨멘트로 덧발라진 고풍스러움
내 앞에 있는 두 개의 비무장지대에서
혁명과 호수와 36의 도시
인도차이나와 하롱만

캄보디아 : 앙코르와트의 영광과 킬링필드의 오욕
픽업트럭은 달린다, 차령차페이와 함께
천년고도에 등장한 평양
달빛 아래 천녀의 고도
프놈바깽의 풍선
앙코르의 새해 맞이
하루이거나 또는 한달이거나
오, 나의 귀여운 압사라
250m 상공에서의 앙코르와 풍선
앙코르와트
"나는 신이다"
여인의 성, 아즈나바라하의 보석
태국을 물리친 도시와 전쟁
시엠립에서의 마지막 밤
위대한 호수 똔레삽, 크메르의 아버지
똔레삽을 가로질러 프놈펜으로
프놈펜이라고 불렸던 낙원
4월의 프놈펜
킬링필드의 상징 뚤슬렝박물관
하트 오브 다크니스
새해 첫날 프놈펜 풍경
루트 넘버 4
헬로우 시하눅빌
마지막 폭격과 최초의 전투
와이어리스 캄보디아
깜뽓, 손톱만큼도 변하지 않은
보꼬산의 프렌치 메모리
메콩삼각주에 신고하고 프놈펜으로 돌아오다
스베이리엥으로 바벳으로

라오스 기행 : 고요한 코끼리와 우산의 나라
100만마리의 코끼리와 우산
역사박물관에서 보는 라오스
수직으로 날아가는 승리문
또 하나의 천국
에어아메리카, CIA 그리고 헤로인
루앙파방으로 가는 길, 20명이 죽었어요?
코끼리와 우산의 고도 루앙파방

<정호의 정리>
보기도 전에 명성에 짓눌려 옷매무새부터 매만지고 오체투지의 자세로 다닐 이유가 범인에게는 있을 까닭이 없다. 오히려 그처럼 강박관념에 짓눌려 다닌다는 것이 앙코르에 대한 모독일지도 머른다.

☞ 2005-03-01에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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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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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감원에 경영악화에 말이 많은 소니지만,
이 책이 나올 당시에 소니의 CEO로서 명성을 날리던때의 책이고,
물론 책속에서도 그런 자랑이 은근히 나오긴 한다.
자서전이라기 보다, 직원들에게 보냈던 메일, 본인의 생각들을 정리한 글인데,
꽤 감각이 있는 사람이구나, 역시 소니맨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 성공하는 기업들의 7가지법칙에서 언급된 소니의 비전을 다시 한번 떠올르게 한다.

라고 예전에 썼었는데... 오늘 신문에서 본 기사...

일본 소니 경영문책 물갈이… 창립후 첫 외국인 CEO

소니가 외국인 CEO를 영입하기로 했다. 창립 6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경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인사로, 소니의 경영 전략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소니는 7일 오전 임시임원회의에서 이데이 노부유키(出井伸之·67) 회장 겸 CEO, 안도 구니타케(安藤國威·63) 사장을 퇴임시키고, 미국 CBS방송국 출신의 하워드 스트링거(63) 부회장과 주바치 료지(中鉢良治·57) 부사장을 각각 CEO와 사장에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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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책을 읽으면서 그래 너 잘났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나가는 소니의 위상을 보여줬던 노부유키...
이제 그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려나...
오르른 길도 쉽지는 않겠지만, 내려오는 길은 더욱 어려운듯...


<도서 정보>
제   목 : ON & OFF
저   자 : 이데이 노부유키 저/정유선 역
출판사 : 청림출판
출판일 : 200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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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


<정호의 정리>
아무대책도 없이 조바심만 내고 있을 것이 아니라 위기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조금씩 더 속도를 내어 변혁을 꾀하는 수밖에 없다. 개인이나 기업 모두 마찬가지다.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반복하지 않는 기업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뒤처지고 말 것이다.

10년 전부터 이미 “소니를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를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이 결국 지금까지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미래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 욕심이 생겼다. 사실 끊임없이 보다 나은 것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이야말로 발전과 향상의 원동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소니는 여러분 모드에게 위험과 좌절이 도사리고 있더라도 한번쯤은 도전해볼 만한 기회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일을 할 때는 정열과 끈기, 그리고 일관성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꿈을 가지고 기회를 얻기 위해 힘껏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새로운 부서에 발령받은 첫날이라 해도 10년간 그 부서에서 일 해온 사람처럼 행동하라. 약한 모습을 보이면 부하직원들이 방황하게 된다.

개혁을 위한 여덟 가지 단계
1. 위기의식의 확립
2. 강력한 팀워크를 갖춘 팀의 구성
3. 비전의 창조
4. 비전의 전달
5. 비전을 실행하도록 전 사원 격려
6. 단기적 성과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
7. 미래를 내다본 개혁의 추진
8. 새로운 접근 방법의 제도화

골프레슨을 시작하면서 나에게 “우선 자신의 골프 실력이나 유형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을 말해보세요.”라고 해서 나를 긴장시켰다. 자신에게 어떤 결점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혹은 골프를 치면서 어떤 경우에 가장 기분이 좋은지 등등을 말해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단점과 장점을 포함한 객관적인 자신의 실력과 현재의 상태를 인식한 후 각각의 플레이의 특징을 살려서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간다면 결국엔 결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거나, 부서의 방침이 잘못되었다는 등의 불만을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거기에 대해 무언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시험해보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신중하게 잘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최소 단위는 바로 여러분들이며 나 자신이다. 이러한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볼 때 비연속적인 개혁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저항세력은 사실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않을 수 없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독특한 발상으로 매일매일의 인생을 새롭게 설계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들에게 미래는 없다.


☞ 2005-03-08에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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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의 등은 누가 닦아 드렸을까 : 시골집배원의 섬마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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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우체부의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린 책.
가족, 어릴적 추억, 기르던 동물, 살던 동네의 자연, 시골, 농촌문제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책 제목과 내용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_-;;
네 형제중에 세째인 작가가 어릴적에 집에서 목욕을 하면서 딸이 없던 자신의 집에서 혼자 목욕을 하시던 어머니는 누가 등을 닦아 드렸을까라는 잠깐의 구절이 나올뿐...-_-;; 내가 기대했던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대목같은 부분은 거의 없다.
하지만 저자의 어릴적 추억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어릴적 추억과 비슷한 모습에 입가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국민학교때의 학교생활, 학용품부터 체변검사, 신발, 어릴적 의식주 등등...
기억속에서 잊쳐져 가던 소중한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것이 너무 좋았었다.
이외에 어릴때 우리집에서도 개를 많이 키웠었는데 저자는 시골에서 이 동물 저 동물을 키웠었던 이야기도 좋았었다.
마지막부분에 우체부이야기를 할때는 조선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빨간자전거가 생각이 나기도 했고...
다만 막판에 하소연 식으로 농촌문제를 해결에 달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저자 입장에서 애처로웠겠지만, 적절한 대안없이 막연한 호소가 좀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요새 노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시골에서 사기를 쳐먹고 다니는 개만도 못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각박해질수 밖에 없는 농촌 인심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다지 큰 감동을 느낄수는 없는 책이지만, 70년대 초반 이전에 국민학교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라면 어릴적의 소중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따뜻한 기분을 느낄수 있을것이다.











<도서 정보>
제   목 : 내 어머니의 등은 누가 닦아 드렸을까 : 시골집배원의 섬마을 이야기
저   자 : 함성주
출판사 : 월간말
출판일 : 2004년 09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3/8
재   독 :
정   리 :


<미디어 리뷰>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전남 신안의 작은 섬 재원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현재 영광군 홍농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남들과 다른 세밀한 기억력의 소유자다. 그가 따듯한 묘사를 통해 우리에게 잊혀진 고향의 풍경을 되살려내고, 현재의 고향이 어떠한지를 사실적으로 그려 놓았다. 어른들에게는 유년의 기억을, 농촌경험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의미의 생태적인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도 있다.

저자의 자기소개
저는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에서 태어났습니다. … 수업을 거의 받지 않는 체육특기자치고 국어시험 하나는 잘 봤습니다만, 모범생보다는 문제아에 더 가까웠다는 점은 열일곱 살 때 가출하여 기름바지 입은 프레스공이었던 것이 대신 말해줍니다. 그후 수은이 사람에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도 모른 채 형광등 만드는 공장에서 1년 넘게 일했고, 술시중 드는 웨이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에 들어가 학비 때문에 주말이나 방학마다 막노동을 했지요. 졸업하고 나서 지금도 이름 쟁쟁한 ㄹ사에 합격하여 화이트칼라도 아니고 블루칼라도 아닌 어중간한 스카이칼라로 밥벌이하다가, 바쁘고 빠듯한 도시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섰습니다. 건설회사 경리로 일해보기도 하고, 자유로운 직업을 찾다가 영업사원도 했습니다.

그러다 이 직업, 시골의 집배원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일이 즐겁습니다. 저처럼 보잘것없는 사람이, 아무 가진 것 없이 누군가에게 사소한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일, 그리고 정신이 자유로운 일, 하루하루가 이렇게 즐거운데 월급까지 받아야 하는 게 미안하기까지 한 이 일, 하늘이 주신 천직입니다.  



<정호의 정리>
사라져버린 것들 : 깡통 복숭아, 손톱깎이, 병마개, 목함성냥 등에 얽힌 추억
화들짝 놀라 이미 깡통 속에 들어가 2차 범행을 저지르던 손가락을 급하게 빼내는 순간, 섬뜩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깡통에 손을 베인 것이지요. 하지만 아버지께 다친 모습을 보이게 되면, 무슨 짓을 하다 다쳤는지를 들키게 될 것이 ‘종자 고구마 갉아먹은 놈이 쥐’라는 것보다 더 빤한 일인지라, 피 뚝뚝 떨어지는 손가락을 감싸쥐고 뒷문으로 냅다 달아났습니다. 그날 저녁 밥상머리에서 할머니의 은은한 미소는 다친 제 손가락에 내려앉아 떠날 줄 몰랐습니다.
--- p.64-65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 프린트 숙제, 연필, 책받침, 위생 검사, 국민체조, 청소 등의 이야기
숙제로 나눠줄 문제지 작성이 끝나면 얼멍얼멍한 모기장 같은 천이 있는 네모난 틀에 그 기름종이를 붙이셨지요. 그러고 나서 옆에 놓인 고무판에 까맣고 끈끈한 잉크를 따르신 후, 네모난 틀 아래에 ‘갱노지’라고 부르던 누런 종이를 깔고, 널따란 롤러로 문지르시면 한 장 한 장 거짓말처럼 똑같은 숙제가 찍히고는 했습니다. 그 네모난 틀은 곧추서 있는 막대기에 고무줄로 묶여 있어서, 선생님이 롤러로 한번 문지르시고 나면 위로 올라가고, 곁에 서 있던 저는 그 틈에 인쇄된 프린트를 한 장씩 빼내는 게 일이었지요.
--- p.145


산양, 사향노루, 감돌고기, 두루미, 크낙새, 매, 저어새, 장수하늘소, 수염풍뎅이....
이름도 다정한 저 귀한 생명들, 우리가 산이나 들에서, 혹은 강가에서 운 좋게 만나더라도 '당연히' 구별하지 못하는 저 생명들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나'에 의해서 말입니다. 다른 것들의 죽음보다 나의 편리함이 가장 중요한 이기적인 '나'로 인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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