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뉴스를 보니 미래부가 인터넷 검색서비스 발전을 위한 권고안을 마련했는데, 주요 내용이 네이버, 다음 등이 검색결과, 순위를 결정하는 주요 원칙 공개와 자사, 제휴, 유사 서비스 처리 원칙 등을 사용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공개하고, 관련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창구를 운영하며, 인터넷 검색서비스 정책자문기구를 만들어 검색서비스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는 등이라고 하더군요.
얼핏보기에는 검색서비스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듯합니다.
솔직히 네이버는 부인을 하고 있지만, naver blog와 daum, tistory 등의 블로그 글들과의 차별이나 최근에 저품질 블로거로 검색에 거의 노출이 되지 않는 블로그 등 말 그대로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는 내가 쓴 글이 왜 이렇게 검색순위에 높게 나오는지, 왜 검색이 잘 되지 않는지.. 내가 무슨 이유로 저품질 블로거가 될수 있는지 알수 있게 됬으니 좋은것일까요?
세계최대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구글의 경우 검색엔진의 대략적인 알고리즘을 예상하는 정도이고, 구글에서도 개략적인 내용이나 SEO(검색엔진최적화)에 대해서는 조금은 알려주지만 원칙등에 대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위 동영상처럼 구글측에서는 정확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결국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나 SEO, 마케팅 전문가들이 구글의 알고리즘을 추측해서 활용을 하는것이지, 이걸 공개하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구글 검색 순위에서 밀려났다가 집단 소송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은 전혀 공개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왜 검색엔진의 원칙(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는것이고, 공개하지 않는것이 좋을까요?
만약 네이버와 다음에서 검색엔진의 결과가 나오는 원칙이나, 저품질블로그가 되는 이유등의 원칙을 정확하게 공개했다고 합시다.
말 그래도 투명성과 공정성이 올라가서 내가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쓴 글이 왜 검색순위에 밀리고, 저품질이 되었는지 알수 있게 되며, 또한 검색순위를 올리고, 저품질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것입니다.
위 처럼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것이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나타날것입니다.
별로 가치도 없는 글들이 검색엔진의 가이드라인 원칙에 충실하게 적용해서 검색결과 최상위에 오른고, 스팸글들을 남발하는 블로거나 스패머의 글들이 검색엔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올것입니다.
일반인들은 그러한 원칙에 크게 상관하지 않고 글을 쓰게되는 경향이 더 많을것이기 때문에, 검색 원칙을 악용한 이들에게 아마 검색엔진이 점거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포털의 메일 서비스에 스팸메일에 적용되는 기준을 공개한다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그러면 다음, 네이버 검색엔진을 사용하던 사용자들은 검색결과가 왜 이따위야라는 생각에 국내 포탈을 떠나서 구글로 가게되지 않을까싶은데, 콘텐츠를 생산하는 업체나 스패머를 편익을 위해서 이용자, 광고주, 포털측만 피해를 보게 되는게 아닐까요?
거기다가 한국 포털업체에는 권고를 하고, 구글측에는 한마디도 못하는 상황에서 결국 검색엔진의 원칙을 공개하라는것은 포털의 몰락을 불러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이후에 또 미래부가 권고안을 폐지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떠난 고객의 마음을 다시금 돌리기가 쉽지 않을텐데, 정말 원점으로 돌아가서 생각해야할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래부에서는 주요 원칙만을 공개하라고 했지만, 주요 원칙이면 기업 영업 비밀의 핵심부분을 공개라는 이야기이고, 거기다가 민원처리를 할수 있는 창구까지 만들라고 하니 이건 정부가 앞장서서 국내 포털과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주려고 작심한건가요? 아니면 정말 모르고 그러는 걸까요?
투명함과 공정성은 분명 필요한 문제이지만, 정말 네이버의 검색엔진 결과가 불공정하고, 전혀 투명하지 않아서 엉뚱한 결과에 쓸데없는 글들이 검색엔진 최상위에 나온다면 사용자들은 알아서 다음이나 네이트, 구글 등 다른곳으로 옮겨갈것입니다.
시장에게 맞겨두라는것은 이런것을 말하는것인데, 네이버의 독점이라는 이유로 국내 포털시장을 망치려고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네이버, 다음이 아주 잘하고 있다는것도 아니고, 너무나도 많은 광고, 자시의 서비스만을 편애하는 등의 문제점도 분명 있기는 합니다.
이번 규제안에 대해서 네이버나 다음측이 어떠한 결과를 내놓을지 모르지만, 자칫잘못하다가는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이 실현되고, 이후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게 되지 않을까 싶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검색엔진... 투명성과 공정성도 좋지만, 이번 권고안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이용자가 될 수 있다는것을 명심해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