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교수, 방송인 등 다양한분야에게 두각을 나타내고, 성공을 거두었다고 느껴지는 그가, 아내의 권유로 모든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소설만을 위해서 교수직과 방송출연을 그만두고, 자신이 잃어버린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소설로 돌아가려고 하며, 때마침 한 다큐제작팀과 이탈리아로 떠가게 되고, 이후에 부인과 둘이서 이태리를 다양한 곳을 여행하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것들을 담은 책입니다.
뭐 제목이 주는 메세지는 책의 도입부와 말미를 통해서 잘 느껴지지만, 나머지부분은 약간 동떨어진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만, 이태리 여행에 통해서 기존에는 느낄수 없었던 색다른 삶을 보면서 불평과 불만을 가지기도 하고,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면서 그러한 삶속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고, 무엇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며에 대한 저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볼수 있습니다.
뭐 삶에 대한 정답을 보여주는 책은 아니지만, 여행과 사색속에서 조금이나마 자신을 돌아보고, 느끼며, 반성하며, 모든것을 비우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저자와 부인의 모습이 잘 느껴집니다.
여행정보도 꽤 담겨져 있는 여행기인듯하면서도 여행기가 아닌 그의 사색이 느껴지는 산문으로 느껴지며, 나도 이탈리아나 시칠리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나의 머리속에 가득한 잡다한것들을 비우고, 어디로든 떠나가서 다른 이들의 삶을 지켜보고 새로운 길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책입니다.
비슷한 느낌의 책으로는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이라는 책이 떠오르는데, 좀 더 근원적인 물음을 가지고 떠나는 여행기이자 사색적인 산문의 책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정말 모든것을 비우고, 물통하나 들고, 산속이나 시골길을 걸으면서 과연 내 삶에서 내가 잃어버리고 사는것은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미디어 리뷰>
소설가 김영하의 내밀한 고백과 성찰이 담긴 산문
비우고 버리는 동안, 내가 잃어버린 것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쓰기만 하면 일단 팔리는 책들. 국립 예술대학교의 교수.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한국 문학의 대표적 아이콘이라는 명성. 김영하는 분명 '대단히' 성공한 작가이다. 그런 그가 모든 것을 그만 두고 시칠리아로 떠났다. 많은 것을 이루었기에, 많은 것에 얽매인 일상에서 벗어나 시칠리아에서 유유자적 공간을 누비며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을 돌아본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도 그 내면을 들여다 볼 기회가 이 책을 통해 주어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달의 세월을 견딜 줄 아는 사람이었고, 삶의 의외성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던 그는 누구에게나 쉽게 주어지지는 않을 자리에 올라섰지만, 그 대가로 영혼 한 귀퉁이가 툭 떨어져나가 버렸다고 한다. 바로 그 영혼의 회생을 위해 그는 유랑의 삶, 유목민의 삶을 택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런 그의 글에서는 정착하지 않음에서 오는 불안과 얽매이지 않음에서 오는 자유로움이 묘하게 교차하고 있다. 진정 내가 서 있어야 하는 곳이 어디인지, 가지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삶의 공허함이 찾아오는 것은 부족할 때가 많이 가졌을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닌지를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