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iN '에 해당되는 글 1372건

  1. 그 남자네 집
  2. 끈 - 우리는 끝내 서로를 놓지 않았다
  3.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4. 갈매기의 꿈
  5. 아빠는 꽃보다 아름답다
  6. 밥벌이의 지겨움
  7. 나는 자꾸만 살고 싶다

그 남자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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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좀 답답하다는 생각으로 읽었는데... 다 읽은 순간 많은 만감이 교차합니다...
먼친척간인 두 남녀의 풋내기 같은 만남...
그리고 여자의 일방적인 통보로 알려온 결혼으로 인한 이별...
망가진 생활끝에 주위의 부탁으로 다시 만나게 되는 두번째 만남...
남자의 실명으로 인한 두번째 이별...
어머니로 부터 들은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하고 방황하는 남자의 이야기에 가슴이 아파서 다시 만나게 된 세번째 만남...
그리고 그 남자에게 이제 더이상 이렇게 살지 말라는 욕설과 함께 세번째 이별...
먼 시간이 흐른후...
서로간의 세월이 한참 흐른후... 네번째 만남... 그리고... 눈물...

여자주인공의 입장에서 써간 이야기이지만... 난.. 나는 그 남자의 입장에서 소설에 빠져 버렸다...
두번째 이별과 세번째의 만남사이에서 방황하는 나의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처럼 듣고 있는 나를 보았다...

약간은 허무한듯하면서 담담하고, 징하게 끝난 소설 뒤로...

Tei의 사랑은.. 하나다... 를 들었다...

이 노래가 이 소설을 읽은 작사가의해서 씌여졌다는 확신을 가지며...

마음을 틀어막아도 눈물이 샌다
그눈물만큼씩 그 사람 내 가슴에 찬다
어제까지 슬픔에 말이 없던 눈물이
이제는 끝났다는말 다시 내 흘러도
저 하늘 밖에 모른다 사랑했던날
그사람 목소리같아서 발소리같아서
맨발로 달려나가다 놀라서 뒤돌아보다
날속이는 나 때문에 또 아파도

시간아 먼저 떠나라 조금 난 늦을것 같다
이곳에 더 멈춰서 난 기다릴테다
목숨이 하나듯 사는동안 내겐 그 사람은 사랑은 하나다

미동조차도 않는다 추억은 항상
내 머리로 다 잊어도 가슴은 못잊어
자석에 같은 극처럼 다가올 추억까지도
더 서둘러 또 밀치고 말테니까

시간아 먼저 떠나라 조금 난 늦을것 같다
이곳에 더 멈춰서 난 기다릴테다
목숨이 하나듯 사는동안 내겐 그 사람은
이런내가 나도 지겨워 진저리 나서 가끔은
그사람을 애꿏게 원망도했다
허나 슬프게 미안하게도 조금씩 난 사랑을 나눠 쓰는법을 모르니

사랑아 그냥 있어라 그래야 숨쉴것 같다
꽃이피지 않아도 향기가 없어도
괜찮다 괜찮다 아픈 채 살라고 행복하다 이대로
너무 늦은 인사겠지만 고맙다 내게로 와줘서


<도서 정보>
제   목
: 그 남자네 집
저   자 : 박완서
출판사 : 현대문학
출판일 : 2004년 10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7/11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추억은 추억일뿐이지만... 앞으로 그 추억을 뛰어 넘는 행복한 날이 올것이다... 아니 오게 만들것이다...
잊으려고 하지 말자... 그렇다고 아파하지도 말자... 추억은 추억일뿐이니까...
앞으로.. 앞으로...


<미디어 리뷰>
개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완서 씨에게 한국전쟁은 평생 잊을 수 없을 없는 기억으로 남는다. 의용군으로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거의 폐인이 되어 돌아온 `똑똑했던` 오빠가 `이제는 배부른 돼지로 살겠다`던 다짐을 뒤로 하고 여덟 달 만에 죽음을 맞이하고, 그후 그의 가족은 남의 물건에까지 손을 대게 되는 등 심각한 가난을 겪는다. 결국 대학을 중퇴하고 미군 PX에서 일하다가 훗날의 남편을 만나게 된다.
한국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다룬 데뷔작 <나목>과 <목마른 계절>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아저씨의 훈장> <겨울 나들이>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등을 비롯하여 70년대 당시의 사회적 풍경을 그린 <도둑맞은 가난> <도시의 흉년> <휘청거리는 오후> 등까지 저자는 사회적 아픔에 주목하여 글을 썼다. <살아있는 날의 시작>으로부터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작가는 <서 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등 점점 독특한 시각으로 여성문제를 조명하기 시작한다. 또 장편 <미망><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등에서는 개인사와 가족사를 치밀하게 조명하여 사회를 재조명하기도 한다.


한국 현대소설사의 연륜을 그대로 담고 있는 거목, 소설가 박완서의 열다섯번째 장편소설이다. 전후 50년대 서울의 피폐한 풍경이 눈에 보이듯 그려지고 있는 이 작품은, 현재 나이 든 주인공이 당시의 첫사랑 ‘그 남자’가 살았던 돈암동 안감내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머니의 외가 쪽 친척인 그 남자네가 내가 사는 동네의 홍예문이 달린 기와집으로 이사오고, 그 남자와 만남이 시작된 것은 그로부터 몇 해 후, 대학생 신분으로 미군부대로 일을 다니던 내가 어느 날 겨울 저녁 퇴근하는 전차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 집안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폐허의 서울 거리 구석구석을 누비며 ‘내 생애의 구슬’처럼 빛나는 행복한 겨울을 보낸다.

그러나 그는 ‘한 푼도 못 버는 백수’였고 나는 ‘다섯 식구의 밥줄’이었다. 그와는 반대로 미군부대에서 만난 전민호는 ‘웬만한 허물을 덮고도 남을 만큼 대단한’ 은행원, 나는 결국 민호와 결혼을 결정하고 그 남자와는 이별을 선언한다. 그러나 결혼은 환상이었고, 그 환상은 곧 깨졌다. 당장 생활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결코 남편은 부자가 아니었다. 남편이 가져다주는 월급으로 어렵게 한 달을 꾸리다보면 늘 가계부는 늘 적자였고, 시어머니와의 갈등은 사사건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시어머니는 나와 종교관까지 달라 집안의 온갖 대소사를 박수무당과 의논하여 결정하였고, 심지어 아이가 들어서는 것까지 무당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결혼생활은 신혼의 재미가 뭔지도 모르는 채 급격히 권태로워졌고, 그 즈음 시장통에서 ‘그 남자’의 누나를 우연히 만나 그의 소식을 듣게 되고, 급기야 첫사랑과의 재회에 이르게 된다. 밀회의 횟수가 늘어갈수록 위기의 순간은 다가왔고, 어느 날 그는 하룻밤의 밀월여행을 제안했고, 나는 ‘짜릿한 기쁨’을 느끼며 그날을 기다린다. 그날은 그러나 또다른 이별이 된다. 그날 그는 기차역에 나타나나지 않았고, 나는 ‘어딘가로 붕 떠올랐다가’ 다시 이 세상에 팽개쳐진 기분에 빠진다. 그 남자가 뇌수술을 했고, 눈이 멀게 됐다는 사실을 들은 나는 얼마간의 세월이 흐른 후 그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그와 재회한다. 눈 앞에 나타난 그는 ‘시력을 잃고 나는 귀여움을 잃은’ 채였다. 나는 그에게 위로의 말보다 육친애적 분노를 느끼며 장님임을 인정하고 새롭게 살아가라고 욕설을 섞어 울부짖듯 충고하는 것으로 첫사랑을 지운다. 그리고 그 남자를 끝으로 다시 만난 건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였다. 그는 그때 중학교 여선생과 결혼하여 아이를 하나 낳고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있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회상하며 점점 더 굵은 눈물을 흘리는 그 남자를 나는 무너지듯 포옹하며 담담하고 완전한 결별을 이루게 된다.

이 작품 역시 박완서만의 독특한 페이소스와 기지 넘치는 문장이 전체를 이루고 있어 읽는 재미는 물론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중심 줄거리에서 벗어나는 등장인물들 각각도 개성이 두드러져 이 작품의 축을 받쳐준다. 첫사랑이라는 본성에 가까운 감정과 대비를 이루며 전후 피폐한 일상과 그 생활전선을 직접 몸으로 겪어야 했던 여성들의 실상이 가슴 찡하게 그려져 있다. 그것은 이 각박한 현실을 그럼에도 살아내야 한다는 삶의 억척스러운 의욕이며, 삶의 원시적 동력이다. 이 점이 흘러넘치고 있는 이 작품은 때문에 갖 뛰어오르는 등
푸른 생선처럼 신선하다.



<정호의 정리>한길에서 그 집을 들여다보면 대문이 보이지 않고 고궁에서나 볼 수 있는 홍예문이 보였다. 홍예문은 사랑마당으로 통하는 문이었고 안채로 통하는 대문은 홍예문이 달린 담장과 기역자로 꺾인 곳에 달려 있었다. 난 왠지 문지방이 돌로 된 위압적인 솟을대문보다는 단아하고 고풍스러운 홍예문에 더 압도당하고 있었다. 추녀를 나란히 한 고만고만한 조선 기와집하고는 격이 달라 보였다. 마침 짐을 나르던 청년이 우리 곁에서 머뭇대며 아는 척을 하고 싶어 하는 눈치를 보이자 노마님이 우리 막내라고 인사를 시켰다. 서글서글한 미남이었다.
--- p.17

그해 겨울 퇴근하는 전차 안에서 그 남자를 만났다. 남자가 먼저 반색을 했다. 그는 다짜고짜 나를 누나라고 불렀다. 누나라는 말은 묘했다. 마음을 놓이게도 섭섭하게도 했다. 늦은 시간의 전차 안은 텅 비어 있었지만 그 안에서는 서로 반가워서 어쩔 줄 모르는 것 이상의 감정표현을 하지 못했다. 종점에서 내려서 불빛이 희미한 빵가게로 들어갔다. 가슴이 울렁거리고 발밑의 언 땅이 고무공처럼 나의 온몸에 탄력을 주었다.
--- p.29

포장마찻집에서는 딴 손님이 없을 때에만 그런 객쩍은 짓을 했기 때문에 주인남자도 잠자코 귀를 기울였다. 다 듣고는 분수에 넘치는 사치를 한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나에겐 그 소리가 박수보다 더 적절한 찬사로 들렸다. 우리에게 시가 사치라면 우리가 누린 물질의 사치는 시가 아니었을까. 그 암울하고 극빈하던 흉흉한 전시를 견디게 한 것은 내핍도 원한도 이념도 아니고 사치였다. 시였다.
--- p.42

그 살벌했던 날, 포성이 지척에서 들리는 최전방 도시, 시민으로부터 버림받은 도시, 버림받은 사람만이 지키던 헐벗은 도시를 그 남자는 풍선에 띄우듯이 가볍고 어질어질하게 들어올렸다. 황홀한 현기증이었다. 이 도시 골목골목에 고인 어둠, 포장마차의 연탄가스, 도처에 지천으로 널린 지지궁상들이 그 갈피에 그렇게 아름다운 비밀을 숨기고 있는 줄은 미처 몰랐었다. 그 남자의 입김만 닿으면 꼭꼭 숨어 있던 비밀이 꽃처럼 피어났다.
--- p.66

나는 애처로워서 어쩔 줄 모르겠는 마음으로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의 스산한 표정이 이해되었다. 자다 말고 절망적으로 머리를 쥐어뜯었다면 저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그를 치유할 수 있는 신비한 힘이 내 안에서 흘러넘쳐 촉수가 되어 그에게로 뻗혔으면 하는 황당한 열망으로 나는 불화로처럼 달아올랐다.
--- p.171

50년대 초, 내가 결혼해서 시집살이를 한 동네는 좁고 꼬불탕한 골목 안에 작은 조선 기와집들이 처마를 맞대고 붙어 있는 오래된 동네였다. 특별히 가난할 것도 넉넉할 것도 없는 평범한 주택가였지만 전쟁이 막 끝난 때니만큼 사는 모습들은 제각기 치열하고도 남루했다. (…) 그 남루하고 척박한 시대에도 문학이 있다는 게 그렇게 내 가슴을 울렁거리게 했다. 문학 때문에 가슴이 울렁거리고 나면 피가 맑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했다. 그때 문학은 내 마음의 연꽃이었다. 진흙탕에서 피어난 아름다움이었고, 범속하고 따분한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 힘이었다.
--- '책머리에' 중에서

청첩장을 내보였다. 내용을 확인하더니 조금 돌아앉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중얼거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격렬하게 흐느꼈다. 나는 그의 어깨가 요동치는 걸 보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를 보듬어 내 품안에 무너져내리게 하고 싶었다. 그때 그가 바란 건 어머니의 품속 같은 위안이었는지도 모르는데 나는 그렇게 해줄 자신이 없었다. 내가 감추고 있는 건 지옥불 같은 열정이었다.

아기는 백날 잔치를 한 후에도 계속해서 예뻐졋?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눈을 맞추고 있으면 이렇게 예쁜 아기는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은 만족감보다 더 큰 기쁨을 느꼈다. 그건 우리 아기는 장차 절대로 나쁜 사람은 될 수 없다는 확실한 예감이었다. 출세를 할 거라느니, 돈을 많이 벌 거라느니 하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이 아이는 선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 모든 좋은 것, 아름다운 것과 교감하고 느끼고 구가할 것이다. 나는 내가 창조한 사랑하는 자식에게 온 세상을 준것이다. 나는 자신있게 그걸 믿었다.

우리의 포옹은 내가 꿈꾸던 포옹하고도 욕망하던 포옹하고도 달랐다. 우리의 포옹은 물처럼 담담하고 완벽했다. 우리의 결별은 그것으로 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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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 - 우리는 끝내 서로를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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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정상급 알피니스트인 박정헌씨와 후배 최강식씨가 촐라체를 등반하다가 조난을 당했다가 정말 말도 안될정도의 노력으로 귀환되서 돌아오는 과정의 실제 이야기.. 책을 보는 내내 한순간도 다른곳에 정신을 돌릴 틈이 없을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속에 책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정말 사는게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진지하게 곰곰하게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됩니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에 내가 저자라면 저 상황에서 후배를 버리지 않고 같이 갈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예전에 정현이형집에서 DVD를 보는데 위 책과 비슷한 상황에서 아버지와 아들, 딸이 아슬아슬하게 자일에 매달려서 죽기만을 기다렸는데 아버지가 자식들을 위해서 자일을 끊고 죽는 장면이 기억이 나기도 합니다... 영화제목은 기억이 안나네요....
암튼 하고 싶은말이 참 많았는데... 막상 적으려고 하니 별로 할 말을 없네요...
등산이라는 이야기를 떠나서 살아야 한다는것에 대한 이야기를 쓴 듣한 감동적인 휴먼스토리였습니다...
어제인가 박정헌씨가 아닌 어떤 다른 등산인이 동상으로 열손가락을 다 짜르고 다시 등반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도 새삼스럽게 들려오네요...
이 찌는듯한 여름... 이 어려운 세상...
저자는 손가락 8개를 자르게 되고, 후배는 손가락은 물론 하반신까지 위험한 상태에서...
몇천m의 높은 산을 굴러서... 기어서... 똥물을 마시면서도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우리 모두 절대 죽지말고.. 포기하지 말고.. 좌절하지 말고... 꼭 살아 남읍시다.. 꼭...



<도서 정보>제   목 : 끈 - 우리는 끝내 서로를 놓지 않았다
저   자 : 박정헌
출판사 : 열림원
출판일 : 2005년 5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7/25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절대 포기하지 말자... 어떻게든 살자... 그리고 다시 일어나자!


<미디어 리뷰>
2005년 1월 16일 히말라야 촐라체에서 조난을 당했으나 생사를 넘나드는 9일간의 사투 끝에 살아 돌아온 산사나이 박정헌의 생환기. 촐라체의 정상을 밟고 하산하던 중 후배 최강식이 크레바스에 추락하여 최강식은 두 다리가, 박정헌은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는다. 천길 낭떠러지 앞에 선 목숨들은 아직 내려가야 할 길이 멀기만 한데, 몸은 부러지고 깨져 만신창이가 되고, 후배를 버리고 싶은 순간의 갈등은 마음에도 깊은 상처를 내고 만다. 몸과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지만 한순간도 생을 포기하지 않은 그들은 무사귀환을 허락하지 않는 산에 맞서 필사의 탈출을 벌였다. 그들이 보여준 눈물과 고통으로 점철된 이 9일간의 기록은 이 시대 어떤 영화보다도 드라마틱하며 어떤 소설보다 감동적이다.

저자 : 박정헌
1971년 삼천포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2학년 때 우연히 들른 등산장비점 주인의 권유로 등반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거벽전문등반가’로 불리는 그는 20년이 넘는 짧지 않은 등반 이력의 소유자다. 1988년 ‘설악산 토왕빙폭 최연소 등정’ 기록을 세웠고 1989년 히말라야 초오유 남동벽 등정에 나섰으나 정상을 밟지 못했다. 1994년 안나푸르나에 도전하여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남벽 등정에 성공했다. 1995년에는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달라붙어 정상을 밟는 기쁨을 누렸다. 1996년 몽블랑 프레니 필라를 동양인 최초로 넘어선 후 다시 초오유로 가 도전 두 번 만에 그 정상을 밟았다. 1997년 낭가파르바트 원정에 나서 정상을 밟고 1999년과 2000년 K2에 두 번 도전하여 결국 정상에 올라섰다. 2002년 한국도로공사팀으로 시샤팡마 원정에 참가해 새 루트를 개척하여 그 이름을 ‘코리아 하이웨이’라 명명하는 영광을 누렸다. 2003년에는 장애인들과 함께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에 도전하여 정상을 밟기도 했다. 2004년에는 가셔브룸 Ⅱ 등정에 성공한 후 패러글라이딩으로 히말라야 창공을 나르기도 했다. 그의 등반 인생에서 주된 관심사는 얼마나 높은 곳을 올랐느냐는 등정주의가 아니라 어떻게 얼마나 어렵게 올랐느냐는 등로주의였다. 그래서 그는 항상 새 길을 열고자 노력했다. 2005년 최강식과 알파인 스타일로 촐라체 원정에 나섰으나 최강식이 크레바스에 빠지는 사고로 조난을 당하고 손가락 여덟 개와 발가락 두 개를 잘라야 했다.


우리는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

1. 박정헌의 목숨을 건 동료애는 최근에 보기 드문 휴머니즘의 극치이다
국내외 산악계에서 ‘센 놈’으로 통하는 박정헌이 촐라체 5,300미터 지점에서 조난을 당했을 때 그는 갈비뼈가 부러졌고 여기저기 찢긴 상처에서 피가 흘렀다. 후배 최강식은 두 다리가 부러졌고 한쪽 발목뼈는 자리를 이탈하여 덜렁거렸다. 그때 그도 인간이기에 “자일을 끊어버리자……”는 갈등이 마음속에서 요동쳤다. 그러나 혼자 살자고 후배를 버릴 순 없었다. 앞으로 내려가야 할 길이 천 길이나 남았어도 끝내 후배와 함께 가야 했다. 모든 이들이 그들의 죽음을 추측했을 때 그는 후배를 부축하고, 안고, 업고서 빙벽을 타고 암벽을 넘어 결국 살아 돌아왔다. 혼자 버티기도 힘들었던 그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보여준 자일파티에 대한 동료애는 최근에 보기 드문 휴머니즘의 극치일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알 수 없는 벽이 쳐지고 그 속에 고립되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가 보여준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삶을 환기시켜주는 청량한 바람이자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소중한 가르침이기도 하다.

2. 박정헌이 세상을 향해 열어젖힌 그 길은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가를 보여주었다
히말라야 고봉, 길 없는 곳에 길을 열었던 박정헌은 이번 조난에서 극적으로 탈출함으로써 세상을 향해 새로운 길을 열어젖혔다. 그가 온몸을 부대끼며 낸 그 길은 끝내 고통과 절망에 무릎 꿇지 않은 한 인간의 장대한 기록이다. ‘그’라고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 속에서 목숨을 놓고 싶었던 순간, 모든 것을 버리고 싶었던 순간이 없었겠는가?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의지와 굳건한 동료애로 거대하고 가혹한 자연에 맞서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었다. 살아간다는 게 남루하기만 한 우리네 일상에서 그가 열어놓은 이 길은 인간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존엄성을 알게 한다. 그리고 그는 우리도 그 길을 따라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는다.

3. 박정헌을 통해 산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를 알게 된다
잘린 그의 손을 대신해 그의 이야기를 구술하고 천 매가 넘는 원고를 만들 때 그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손과 발에 붕대를 친친 감고도 환한 미소로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읊어 나갔다. 그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을 때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산(山) 같은 남자, 박정헌 앞에서 우리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그를 통해 산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를 알게 되었으며 그들의 생환 앞에서 삶의 경건함을 만날 수 있었다. 생명이 경시되는 오늘날, 함부로 자신의 삶을 폐기처분하는 이들에게 그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야 할 미담이다. 그를 통해 우리는 각자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며 어떤 절망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알 게 될 것이다.


목숨을 건 죽음으로부터의 탈출, 그 9일간의 기록. 그리고……

1박 2일 알파인 스타일로 계획된 촐라체 정상 등정
2005년 1월 13일 박정헌은 후배 최강식과 함께 해발 6,440미터 촐라체 정상을 향해 등반을 시작했다. 아직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동계 시즌에 촐라체 북벽을, 그것도 알파인 스타일(셰르파 없이 1~3명이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정상까지 바로 올라가는 것)로 새로운 길을 내며 오르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1박 2일로 계획된 이 등반은 빙벽에 매달려 하루를 비박(Bivouac, 한지에서 텐트 없이 밤을 보내는 것)하고 내처 정상으로 오르는 짧은 일정이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그들은 예기치도 않은 난관을 뚫고 사흘 만인 1월 16일 오전 11시에 정상을 밟을 수 있었다. 다소 늦었지만 그들은 정상을 밟았고 촐라체 북벽에 새로운 기록을 새겼다.

촐라체는 에베레스트 서남서 17킬로미터, ‘남체 바자르(Namche Bazaar)’ 북동쪽 14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한 히말라야 산군 가운데 하나다. 에베레스트 서쪽을 길게 휘돌아 흐르는 쿰부(Khumbu) 빙하의 마지막 집결지, 촐라(Chola) 호수 서쪽에 우뚝 솟아 있다. 1982년 봄, 영미 합동대가 남서릉으로 초등했고, 1984년 미국대가 북동스퍼를 타고 알파인 스타일로 정상에 올라 2등을 기록했다. 한국대는 1994년 가을 대구학생산악연맹이 파견한 박무택, 원영진 대원이 남릉으로 처음 등정했다. 북벽 등반에 성공한 팀은 1995년 프랑스대가 유일하다.

하산 도중 최강식, 크레바스에 빠져 25미터 아래로 추락
정상의 바람은 몸을 날릴 것처럼 거셌고 예사롭지 않은 구름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박정헌은 하산을 서둘렀다. 늦어진 일정으로 하산 길은 새로운 길을 뚫기보다는 노멀 루트를 선택했다. 문제없이 내려오던 중 해발 5,300미터 지점에서 뒤따르던 최강식이 입구가 눈에 가려져 있던 크레바스(Crevasse, 빙하나 설계에 균열이 생겨 갈라진 틈새) 속으로 추락한다. 순간 박정헌은 피켈을 얼음에 박으며 제동을 걸었으나 피켈은 날아가고 몸은 여기저기 휩쓸리며 아래로 끌려갔다. 정신이 아득해지던 그 순간 기적적으로 추락이 멈추었다. 그러나 이미 최강식은 크레바스 속 25미터 아래로 떨어진 상태였다.

자일을 끊을 것인가, 삶과 죽음이 교차되는 그 순간 일어난 지극히 인간적인 고뇌
최강식의 추락으로 박정헌은 끼고 있던 안경이 부서지고 갈비뼈 두 개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안경이 없는 그의 시력은 0.3, 최강식 역시 추락 과정에서 빙벽 여기저기에 부딪혀 두 발목이 부려졌다. 이때부터 그들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우선 최강식이 크레바스에서 빠져나와야 했다. 발목이 부러진 몸으로 최강식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크레바스 18미터 지점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입구를 막고 있는 오버행(Overhang, 암벽의 일부가 처마처럼 앞으로 돌출된 부분)을 넘어설 수가 없었다. 박정헌 역시 갈비뼈가 부러진 몸으로 자일 끝에 매달려 있는 최강식의 몸무게를 견디는 것은 죽음 같은 고통이었다. 그 순간 지극히 인간적인 고뇌가 일었다.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 바로 최강식과 연결되어 있던 자일을 자르는 것이었다. 죽어도 함께 죽고 살아도 함께 사는 것이 자일파티의 운명인데 그는 갈등했고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는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우리는 살아 돌아갈 수 있을까
3시간여의 사투 끝에 결국 최강식은 죽음의 문턱을 넘어 크레바스에서 빠져나왔다. 그러나 그들은 중상자의 몸이었고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등반 이후 네 번째 비박을 맞았다.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은 아침이 밝았지만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었다. 민가가 있는 곳까지 가려면 아직도 1,000미터가 넘는 암벽과 빙벽 지대를 지나야 했다. 물과 음식을 구경한 지 벌써 며칠이 지나 있었다. 자일로 서로의 몸을 연결하고 빙벽과 사투를 벌이던 그들에게 또 한 차례의 시련이 다가왔다. 박정헌이 발을 헛디뎌 50미터가량 아래로 미끄러진 것이다. 눈가가 찢어져 피가 흘렀고 어깨에도 부상을 입었다. 게다가 설맹까지 겹쳐 박정헌은 눈이 보이지 않았다. 칼날 같은 그곳 빙벽 지대에서 그들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그때 그들이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어보였다. 그들은 배낭을 버렸다. 빙벽을 내려가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외하고 모든 것을 버렸다. 그리고 최강식은 박정헌의 두 눈이 되고 박정헌은 최강식의 두 다리가 되어 빙벽 지대를 벗어났다. 그러나 여전히 민가는 찾을 수 없었고 다섯 번째의 비박을 맞이해야 했다. 배낭이 없었으므로 비박장비도 없었다. 그냥 맨몸으로 영하 20도의 추위와 싸우며 밤을 지새울 수밖에 없었다.

산이 그들을 버리려는 순간 생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그들을 살렸다
1월 18일, 암벽 지대는 벗어났다. 그러나 최강식의 다리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눈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어떤 극단의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박정헌은 최강식을 두고 먼저 하산하기 시작했다. 빨리 민가를 찾아 구조를 요청하는 것이 둘 다 사는 길이었다. 3시간여 만에 박정헌은 야크 움막을 발견했다. 그러나 야크 움막은 비어 있었고, 그는 구조를 요청하지도 못한 채 움막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혼자 남겨진 최강식은 눈이 쌓이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박정헌이 구조를 요청한다 해도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 구조조차 어려워질 것이다. 최강식은 기기 시작했다. 5시간을 네 발로 기고 몸을 굴려서 드디어 박정헌이 쓰러져 있는 야크 움막에 도착했다. 모진 고통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그들은 드디어 안전지대에 도착할 수 있었으며 꺼져가던 생명의 불씨를 다시 태울 수 있었다.

하늘로 날려 보낸 여덟 손가락
박정헌과 최강식은 조난당한 지 5일 만에 구조되었다. 성한 곳 하나 없는 몸으로 한국에 도착했을 때 그들에게는 또 다른 날벼락이 기다리고 있었다. 빙벽과 사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손가락이 동상에 걸리고 조난으로 제때 치료를 하지 못해 손가락들은 건포도처럼 검게 말라비틀어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박정헌은 손가락 여덟 개와 발가락 두 개를 잘라야 했고 최강식 역시 아홉 손가락과 발가락 대부분을 잘라야 했다.
히말라야 고봉의 정상이 아닌 마음의 정상
손가락 여덟 개를 자른 ‘거벽전문등반가’ 박정헌은 더 이상 암벽에 매달릴 수 없게 되었다. 중학생 시절부터 산밖에 몰랐고 산에 오르는 것이 전부였던 그는 인생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치료를 하는 동안 그는 눈에 보이는 히말라야 고봉들의 정상이 아닌 마음의 정상을 찾아 질문을 던지곤 했다. ‘나는 왜 산에 올랐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산이 내게 남긴 것은 무엇인가 등. 어느 질문에도 명확한 답이 있을 리 없다. 다만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산과 인연을 맺어야 한다는 것과 그에게는 아직 엄지손가락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그는 남아 있는 엄지손가락으로 에베레스트의, 안나푸르나의 정상에 올랐던 것처럼 그 자신의 마음속 정상에 오르려 하고 있다.


<책속으로>
1부 나의 두 다리와 너의 두 눈
여기는 촐라체 정상
죽음을 향한 여정
우리 사이, 마주잡은 끈 하나
나의 두 다리와 너의 두 눈
살아 돌아갈 수 있을까

2부 아직 엄지손가락이 남았다
신은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
하늘로 날려 보낸 여덟 손가락
길이 있으면 가지 않는다
내 인생의 자일파티
아직 엄지손가락이 남았다

에필로그 - 다시 촐라체로
산악인 박정헌


"우리의 이야기는 죽음의 지대에서 살아 돌아온 극적인 생환에 관한 휴먼 다큐멘터리도, 자연에 도전했던 인간의 끝없는 모험도 아니다. 다만 한 인간이 먼 길을 돌아 찾아 낸 진정한 사랑과 소박한 행복에 관한 아주 낮은 이야기다 - <서문 중에서 네팔 카트만두에서 부족한 손으로 박정헌>

"그러나 우리들의 동행은 끝나지 않았다…. 함께 등반을 간다는 건 이미 서로의 생명을 함께 나누기로 결심하는 것과 같다. 천길 낭떠러지 빙벽에서 자일로 서로의 몸을 연결하여 자일파티가 될 때 두 사람의 생명은 하나가 된다. 호흡도 하나가 되고 동작도 하나가 된다. 따라서 우리는 함께 죽음을 경험하고 함께 사투를 벌여 살아난 동지이자 형제이다. 사선을 함께 넘어 온 강식과 나의 동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에겐 앞으로 인생이라는 함께 헤쳐가야 할 험난한 여로가 남아 있기에….<본문 중에서>"


"높은 산을 정복하겠다는 욕심은 인간의 자만이다. 산은 인간이 자신을 한없이 낮출 때만 비로소 정상을 허락한다. 내 목표는 지구상의 고봉을 정복 하는 게 아니었다. 나의 꿈은 지구상의 모든 봉우리에서 신의 위대함을 만나는 것이었다. - <본문 중에서>

"…그가 길 없는 수직의 벽을 비벼 몸으로 길을 열때,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처럼 인간의 축축한 액즙이 바위에 묻어 있다가 이내 사라진다. 길은 거기에 몸을 갈아 바칠 때만 길이다. 끈은 그 길 없는 세상을 건너가는 인간의 길이다.

히말라야 촐라체 북벽에서 후배 최강식은 크레바스에 떨어졌다. 최강식의 몸무게 78킬로그램은 박정헌의 몸무게 70킬로그램과 근으로 연결되어 허공에 걸렸다. 몸무게가 거꾸로 였다면 얼마나 좋았으랴! 끈이 몸과 몸을 연결해서 부서진 몸이 매달린 몸을 당겨 올리고 마음은 몸의 고통을 감당한다. 마음의 길은 몸의 길과 합쳐져서 끈의 길로 이어지고, 죽지 않은 두 몸뚱이는 암벽과 허공에서 버둥거린다. 그 끈이 왜 아름다운지를 나는 안다. 그때 박정헌의 마음속에서 '자일을 끊어버리자….'는 번민이 요동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끈은 인간의 끈으로써 아름답다

그들은 살아서 돌아 왔고 박정헌은 동상으로 썩은 손가락 여덟개를 잘라냈다. 이제 박정헌은 장비를 쥘 수 없고 수직 벽을 오를 수 없지만,그의 길은 끈에서 마음으로, 마음에서 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 <자전거 레이셔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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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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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MBC 영웅시대도 잠깐 보았는데, 이 오디오북을 듣다가 집에 예전에 대통령출마시절 증정받은 이 책이 생각나서 찾아봤더니 버리지 않고 아직 집에 있더군요... 생존해있을 당시 작성한 자서전과 사후에 만든 오디오북이라 후반부의 내용만 다를뿐... 중반까지는 거의 동일합니다.
자서전식의 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과장된면이 있지도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쓸데없는 생각이였습니다...
정말 대단하신 분입니다... 요즘 박정희를 깍아내리고, 더불어 같이 격하되고 있는 느낌이 들지만... 정경유착이나 권력에 빌붙어서 살아갈 사람이 아닙니다. 혹자는 경부고속도로 등 정부의 특혜로 껕다고 하지만... 그전부터 독자적으로 외국에 진출해서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하고, 대한민국 예산의 반정도가 되는 공사를 따와서 외화획득에 엄청난 공헌을 하는 등... 박정희정권이 정주영씨의 도움을 받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막판에 대통령선거에 뛰어 들었을때... 그때나... 얼마전까지 아무생각이 없었지만.. 정주영씨나 정문술씨가 우리나라의 대통령... 아니... 경제부총리 정도만 되어도 우리나라가 지금 보다도 더 발전되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당시에 대통령이 된 김영삼.. 그리고 김대중... 민주화라고 졸라 외치고 다니더니.. 요즘은 도청사건으로 파문이 일고 있고... 어떻게 보면 군부시절보다 경제적으로 많이 후퇴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뭐...배부른 돼지와 배고픈 소크라테스의 이야기가 나올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그건 좀 극단적인 비유일것 같고... 우선 사람은 잘 먹고, 잘 살고는 기본적인 욕구를 채우고 본후에 할 얘기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쓸데없는데로 얘기가 샜는데... 암튼 정주영씨의 엄청난 도전정신.. 뚝심.. 성실.. 근면.. 절약... 하나하나 본받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겠습니다...


<도서 정보>제   목 :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저   자 : 정주영
출판사 : 현대문화신문사
출판일 : 1992년 5월
구매처 : 오디오북/선물받음
구매일 :
일   독 : 2005/8/10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정호야..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거나, 시도하지 않고 피한다면... 그것은 실패란다...


<미디어 리뷰>
정주영
1915년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 아산리 출생. 송전 보통학교를 졸업하였고, 1934년 쌀소매업 '복흥상회'를 설립하였다. 1947년 현대토건사를 시작으로 현대건설, 현대조선중공업, 현대미포조선소, 현대전자산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여 '현대그룹'을 설립하였다. 1988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1985년 월계관장(룩셈부르크), 1983년 경성훈장(중화민국), 1981년 국민훈장 동백장 등 많은 상과 훈장을 수상하였다.

우리나라 경제를 얘기하는 데 빠질 수 없는 굴지의 기업 회장이지만, 자기 자신을 부유한 노동자일뿐이며, 노동으로 재화를 생산해 내는 사람일 뿐이라는 정주영 회장의 회고록이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적인 기업 '현대그룹'을 일구기까지 그가 겪었던 삶과 이상을 솔직하게 풀어내는 이 책은 우리 나라의 경제사 뿐만 아니라 정주영 회장의 신념과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책속으로>
그런데 이변이 생겼다. 입찰서를 뜯은 내무장관이 흥화공작소는 입찰 의사가 없는 것 같고, 기부 공사는 받을 수 없다고 공식 발언을 했던 것이다. 따라서 응찰 가격 두 번째였던 현대건설로 자동 낙찰이었다. 나는 이 공사에서 40퍼센트의 이익을 거두었고, 고령교 복구 공사의 악몽에서 벗어나 이른바 건설 '5인조'니 '5대조'에 들어갈 만큼 성장했다. '57년을 전후한 우리나라 건설업계는 대동공업을 선두로 조흥토건, 극동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삼부토건 등 6대 업체가 1천여 대소 건설업체의 앞 줄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p.91
결과적으로 이제 현대건설은 세계 제일의 인적, 물적 동원력을 가진 회사로 자타가 공인하는데, 그 배경에는 현대중공업이라는 막강한 해외건설 지원 기지의 역할이 매우 컸다.

그런가 하면 반대로 우리 건설은 해외에 진출하여 화력 · 수력의 모든 발전소, 각종 석유화학 플랜트, 가스 분리시설, 석유 시추 플랫폼 등 모든 플랜트 공사들을 수주, 세계 최첨단 선진 기술의 시방하(示方下)에 수행하면서 체득한 재산들을 그대로 현대중공업의 기술 축적으로 옮겨 우리나라 중공업 기술 향상에 엄청난 기여를 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대의 해외건설은 다른 회사의 해외건설과는 맥이 다르다.

해외건설은 국제수지 개선의 주요한 원천이다. 이점은 국가나 국민들도 이해해야 한다. 우리 현대건설의 해외 시장 진출은 우리 중공업에 자생 능력을 부여해 준 어머니였다.

사실 중공업은 선진 공업국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중동을 비롯한 산유국에의 해외건설로 뛰어들면서 이른바 중화학공업도 발전을 모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pp.165~166


1.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친구와 노자 47전을 넣고
철도 공사판 막노동 두 달
엉뚱한 덫에 걸린 두번째 가출
뱃사공의 따귀에 베짱을 키우고
소 판 돈 70원과 부기학원
'청개구리 교훈' 안고 다시 서울로
신용 하나로 넘겨받은 쌀가게
`50년 1월 현대건설의 출발
6.25전란 속을 동생과 함께
아이젠하워 방한과 "원더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전화위복… 그러나 아, 장비!
인생의 승패는 행동과 시간
죽음 무릅쓴 해외 건설시장 도전
겁 없이 쑤신 '호랑이 코'
경부고속도로와 난공사 당제터널
미래를 위한 울산조선소 착공
사진 한 장 든 '봉이 정선달'
저 무쇠덩이가 과연 뜰 것인가
'오일 달러'를 잡아라… 중동으로

2. 피를 끓게 한 20세기 최대 공사
주베일 산업항… 그 비장한 낙찰극
담대한 모험, 기자재 대양수송작전
나는 그들을 좋아한다
매미는 겨울을 모른다
약이 된 포드사와의 결별
기업 공개와 아산재단
다섯 번 연임한 전경련 회장
격동의 `70년대 후반
'국보위'와 기업 통폐합
올림픽 유치 책임을 떠맡고
바덴바덴에서의 "쎄울 꼬레아!"
"자리가 낮아 안 한다는 겁니까?"
지도를 바꿔놓은 대역사
이래 저래 빗나간 '일해재단'
국회 '5공 비리 청문회'
소련 첫 방문기간의 비망록
40년만에 밟은 평양과 고향땅
인상 좋은 고르비와의 만남
설레임의 신천지 '출장일기'

3. 한국인이 환영받는 이유
꿈꾸는 이들의 '견본'이 되리
기업 경영자는 청지기일 뿐
제발, 정변은 이제 그만
건설업은 경제 성장의 견인차
세계 제일의 자동차를 만들겠다
내일을 심는 시베리아 개발
민간 주도형 경제로 가는 길
경제와 정부의 역할
'현대'가 한 일, 해야 할 일
근검과 검약이 곧 자본
다같이 깨끗해야 밝은 사회된다
진정한 부자는 누구인가
행복한 삶의 네 가지 조건
고정관념의 벽을 허물라
긍정적인 사고에는 실패가 없다
'평범한 아내', '신통한 남편'
힘들었을 자식들을 위한 변명
아직도 할 일이 태산과 같다





정주영 명예회장 어록
◇ 전문경영인 체제 강조
시대의 흐름과 우리 경제의 앞날을 생각할 때 과거에는 그룹 체제가 각사간의 협조하는 장점이 있었으나 이제 세계적인 흐름과 여건을 볼 때 각 기업들이 독자적인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는 것만이 국제 경쟁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2000.5.1, 3부자 퇴진 발표에서

◇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해
금강산 관광사업을 실현시켜 우리 국민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과 함께 남북이 처한 경제난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것은 우리 현대만이 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업적이다.
- 1999.1.2, 사장단 신년하례에서

◇ 소떼몰이 방북
어릴 적 가난이 싫어 소 판 돈을 갖고 무작정 상경한 적이 있다. 그후 나는 묵묵히 일 잘하고 참을성 있는 소를 성실과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삼고 인생을 걸어 왔다. 이제 그 한 마리가 천 마리의 소가 되어 그 빚을 갚으러 꿈에 그리던 고향산천을 찾아간다. 이번 방북이 단지 한 개인의 고향방문을 넘어 남북간의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초석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 1998.6, 통일소와 함께 판문점을 통한 방북 기자회견에서

◇ 인적자원의 무한 가능성
나무를 심는 것은 한 나라의 십년지계(十年之計)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했다. 즉 물질적인 자원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만, 인적자원은 앞으로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안고 있다.
- 1995.2.10, 현대고등학교 10년사 발간사에서

◇ 효
효(孝)란 가정에서는 화목이 되지만, 사회로 확산되면 공경(恭敬)과 봉사정신(奉仕精神)이 되고, 국가로 확산되면 忠이 되는 것이다.
- 1993.11.11 아산효행대상 시상식에서

◇ 깨끗한 정치
오늘 우리 사회의 총체적 위기의 근원은 썩은 정치 때문이다. 이 썩은 정치의 온갖 폐단을 깨끗이 청소하는 데서 위기탈출의 국민적 집단의지를 창출할 수 있다.
- 1992.3.7, 한국논단 조찬 모임에서

◇ 통일경제
앞으로 동북아시아는 5국 체제가 되어야 한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그리고 통일한국 이렇게 다섯 나라가 어깨를 나란히 해야 지역정치도 안정되고 특히 동북아의 경제가 세계를 이끌어 가는 기관차가 될 수 있다. 남한이나 북한 어느 쪽도 통일을 못한 채 허점을 보이면 밖의 네 나라가 경쟁적으로 달려들게 되어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을 것이다.
- 1992.3.5, 인간개발연구원 특강에서

◇ 통일관
나는 재작년부터 5년 안에 국민이 자유 왕래할 수 있는 통일이 된다고 주장해 왔다. 이것은 예측만이 아니다. 예측을 넘어선 강렬한 신념이고 의지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통일이 되어야 산다.
- 1992.3.5, 인간개발연구원 특강에서

◇ 내일을 향한 참된 교육
우리의 자녀들은 마땅히 우리의 따뜻한 손길에서 자라나야 한다. 부모와 자녀, 그리고 교사가 삼위일체의 조화를 이루어 온전한 민주교육이 이 땅 위에 뿌리내려져야 한다. 자유가 무엇이며, 민주가 무엇인가를 옳게 가르치고, 또 보여주며 내일의 선진조국을 걸머지고 나갈 청소년 교육에 합심 노력해 나가야 한다.
- 1992.2, 「새이웃」 2월호에서

◇ 부지런한 사람에게 좋은 운(運) 오는 법
사람은 누구나 나쁜 운과 좋은 운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운이란 시간을 말하는 것인데 하루 24시간, 1년 사계절 중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좋은 운(運)인 것입니다. 이것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는 나쁜 운이 들어올 틈이 없는 것입니다. 운이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개 게으르기 마련입니다. 저는 저의 노력이 좋은 운을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하며 부지런한 사람에게는 그러한 좋은 운이 더 많이 생기는 법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 1991.7.12, 광주MBC 시민교양강좌에서

◇ 관리자의 자세
첫째, 소신껏 일해라. 둘째, 모든 공사 수행에 시간을 아껴라. 셋째, 생각 없이 출근 때 됐으니까 출근하고, 퇴근 때 됐으니까 퇴근하는 습관이 있다면 버려라. 넷째, 하청업체 및 거래선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 다섯째, 솔선수범해 근검ㆍ절약을 실천하라.
- 1991.5.24, 국내 건설현장 및 본사 관리자 대상 특강

◇ 부모의 역할
첫째, 부모가 가난하건 부유하건 물질이 자녀교육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큰 조건으로 자리잡지 않는다는 점을 아십시오. 둘째, 부모는 자녀 앞에서 말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십시오. 셋째, 자식들에게 자립심을 키워 주십시오. 넷째, 자식들에게 긍정적 신념과 창조적 개척정신을 심어 주십시오. 다섯째, 자식 앞에서 자식을 키우는 功을 내세우지 마십시오. 여섯째, 공부하라는 말보다는 정서에 호소하는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십시오.
- 1991.5.1, 한국지역사회교육후원회 ‘청소년 교육을 위한 공개강좌’

◇ 신뢰의 중요성
가끔씩 사람들이 나를 찾아와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데 돈이 부족해서 못한다는 얘기를 하곤 합니다.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할 때엔 결코 돈이 장애가 되진 않는다. 당신이 해내려는 신념이 있고 또 그 일에 대해서 신뢰하고 있다면 만사형통할 수 있다. 옳은 일은 하고 있고, 또 하려고 하는데 왜 돈이 문제가 되겠는가, 자신의 일에 신뢰를 갖는다면 타인 또한 그 일을 신뢰할 수 있는 법이다.
- 1991.3.27일, 임직원 특강에서

◇ 신용과 진실의 중요성
흔히 사람들은 자본이 없어서 사업을 시작하지 못한다고 말하는데 저의 체험에 의하면 자본보다는 신용이 훨씬 중요합니다. 나의 사업계획이, 나의 과거가 주위로부터 신뢰받을 수만 있다면 그 규모의 대소는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 1991.3, 서강대 최고경영자과정 특강에서

◇ 정치안정과 경제발전은 수레의 두 바퀴
한 나라에서 정치의 안정과 경제의 발전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은 것이지만 특히 세계사적 대변혁기를 맞아 우리 동북아는 정치의 안정을 통한 경제협력의 증대와 경제협력을 밑바탕으로 한 새로운 동북아 평화구조의 정착이라는 세기적 과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블라디보스톡에서 만주, 북한과 남한, 그리고 일본 열도를 잇는 번영의 고리가 완성되면 21세기 인류의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크게 열릴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 1990.10, 일경산업(日經産業)신문

◇ 건강한 육체에 진실을 담는 자세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입니다. 건강할 때 관리를 잘해서 생이 끝날 때까지 건강한 몸으로 사는 것만이 일생을 잘 관리한 것이라 할 것이다. 지식이나 돈의 관리보다는 건강에 대한 관리를 가장 잘해야 합니다.
- 1990.8,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

◇ 경제가 남북 통로 열어
북한이 문을 닫고 철옹성같이 버티면 남북통일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나는 남북의 문은 3년 안에 열려 경제가 제일 먼저 남북의 통로를 만들고, 거기에 사회, 문화 등이 뒤따라가고, 맨 나중에 정치적 통일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 1990.7, 울산지역 계열사 간부특강

◇ 불굴의 도전과 모험정신에 대하여
불굴의 도전, 모험정신 이것으로 누구나 다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이면에는 치밀한 검토와 확고한 신념(信念)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은 현대를 모험을 하는 기업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현대는 모험을 하는 일은 없다. 왜냐하면 현대 계열기업은 어느것 하나 실패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밖에서 볼 때 현대가 속단하고 창험(昌險)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는 치밀한 계획, 확고한 신념 위에 불굴의 정신을 가지고 밀고 나가기 때문에 실패를 모르는 것이다.
- 1990.5, 현대사보 특별인터뷰

◇ 도보출근
아침 일찍 청운동에서 회사까지 걸어서 출근하는 일을 3년째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작년 말에 8일 간 단식을 했더니 신경통이 없어지고 기억력이 되살아나는 등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40~50대 이상의 사람들에게 한번쯤 단식을 시도해 보도록 권유하고 싶습니다.
- 1987년, 매경ㆍ서경 신년대담 중에서

◇ 직장관
직장은 자기발전의 터전입니다. 직장은 월급 때문에 다니는 곳이 아니고 자신의 발전 때문에 다녀야 합니다. 자신의 발전을 통해 회사를 키우고, 나아가 나라를 키워야 합니다. 직장은 생활의 터전이며 사회활동의 터전인 동시에 자기발전의 터전이라는 사실을 항상 명심합시다.
- 1986.8, 신입사원 수련대회에서

◇ 담담(淡淡)한 마음
담담(淡淡)한 마음을 가집시다 담담(淡淡)한 마음은 당신을 바르고 굳세고 총명하게 만들 것입니다
- 1986.7, 현대사우지에서

◇ 기업가 정신
경영인은 건전한 기업가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기업은 이익이 우선이긴 하지만 국가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항상 염두에 두는 정신자세가 필요합니다. 즉 최고경영자가 자신이 하는 일이 국가에 도움을 주고 국가발전 성취에 이바지하는 것인가를 올바로 생각한다면 설혹 하는 일에 있어 일시적인 패배가 있을지라도 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 1985.1.11, 사장단 세미나에서

◇ 건강의 중요성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을 갖고 건강유지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십시오. 체질에 맞게 운동을 하되 매일 일정량의 운동을 일정한 시간에 반복해야 된다는 점이 건강유지의 비결입니다. 나는 목욕 후 늘 찬물로 샤워를 하는 생활을 계속해 왔는데 처음엔 어려운 일 같았으나 막상 해보니 건강이 좋아졌습니다. 여러분들도 체질에 맞는다면 찬물샤워를 생활화해 보십시오.
- 1985.1.11, 사장단 세미나에서

◇ 인관관리의 중요성
기업이 성공하는 요체는 인간관리입니다. 인사가 성공하면 기업은 당연히 성공합니다. 신입사원은 누구나 활기찬 회사, 활기찬 부서에서 일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선배직원들이 침체해 있으면 신입사원은 발전도 못할 뿐더러 회사까지도 싫어하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도 인사의 활성화는 꼭 필요합니다. 굳이 연조를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능력만 있으면 빨리 승진시키는 게 인사의 활성화입니다.
- 1985.9, 사장단회의에서

◇ 주식 못 사는 사람에게 혜택을
우리나라에는 주식을 사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 주식을 살 능력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현대건설 주식의 50%를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에 내놓았다.
- 1984.4.26, 부산대학교 특강에서

◇ 현대의 강점
현대가 여러 면에서 착실하지만 그 중에서도 현대에 우수하고, 성실한 인재들이 모여 있다는 것이 현대의 강한 점입니다. 오늘날 경제사회에서 여러 가지 자본의 힘, 시설의 힘, 여러 가지 힘이 있지만 우리 현대는 성실한 사람들의 모임의 집단입니다. 현대의 강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결국 경제는 돈이 아니고 사람으로, 모든 진취적인 생명력과 민족의 정기를 불어넣으면서 우리가 나가기 때문에 여하한 국내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것을 다 극복할 수 있는 정신력을 우리는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 1982.1, 신년하례사중에서

◇ 실천력
아무리 훌륭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천하를 지배할 수 있는 학식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활용되지 않고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사장된 지식이요 사장된 능력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현시켜서 그 실천효과가 자기기업, 그리고 관련된 회사에 좋은 영향을 주도록 실천하는 능력을 가진 자만이 사업을 운영할 수 있고 기업을 육성할 수 있습니다.
- 1982.9, 사장단회의에서

◇ 생각하는 간부가 되자
뭐든 닥쳐오기 이전에 미래를 내다보며 계획을 세우고, 대인관계나 업무관계에서도 일에 대한 구상을 해서 능동적으로 밀고 나가지 않으면 간부라 할 수 없고, 웃사람이라 할 수 없다.
- 1981.5.7, 간부 특강에서

◇ 인적자원은 최고의 자본
한국기업과 한국경제는 근면하고 우수한 국민들의 노력에 의해 성장했다고 해도 하나도 과장된 말이 아니다. 나는 사회가 발전해 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귀한 것이 사람이고 자본이나 자원, 기술은 그 다음이라고 확신한다.
- 1984년, 지역사회학교 후원회 연설에서

◇ 가장 큰 회사보다 가장 깨끗한 회사를
관리든 기업인이든 부정한 수입을 목적으로 하면 필연적으로 일은 비능률에 빠져들고 제품의 단가는 높아져서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나는 현대를 가장 큰 회사보다는 가장 깨끗한 회사로 만들 목표를 갖고 있다. 우리가 가장 깨끗한 회사를 만들면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신력을 가지고 가장 효율 있는 회사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 1983년, 현대그룹 간부 특강에서

◇ 나는 부유한 노동자
나를 세계 수준의 대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한국인이라고 남들은 평가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나는 나 자신을 자본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는 아직도 부유한 노동자일 뿐이며 노동을 해서 재화를 생산해 내는 사람일뿐이다.
- 1982년,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명예경영학 학위 취득 기념 만찬회에서

◇ 젊은이들에 대한 충고
우리는 한 사람의 기업으로서도 그렇고,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도 나라의 무한한 발전을 위한다면 먼 장래를 내다보면서 진취적인 기상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특히 산업사회에 첫발을 디디는 젊은이들은 가슴속에서 정열이 샘솟듯하고, 두뇌가 가장 유연하게 돌아가고, 어떤 기후나 어떤 악조건도 다 소화하고 극복할 수 있는 굳건한 체력을 가지고 있는 그 젊은 시절에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지역마다의 기후나 풍토, 인간을 빨리 파악해 두어야 한다.
- 1983.10, 현대그룹 사내 특강에서

◇ 경제에 기적은 없다
외국 학자들은 한국의 경제성장을 「한강의 기적」이라고 표현하지만 나는 경제에는 기적이 있을 수 없다고 확신한다. 한국의 경제성장은 온 국민의 진취적인 기상, 개척정신, 열정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기적의 열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 1983.10, 현대그룹 사내 특강에서

◇ 근검은 부(富)의 근원
사람이 부지런히 일하면서 저축을 하면 자연히 신용이 생기고, 자신도 모르게 성취감이 쌓여서 사람이 크게 되고 나중에는 기적 같은 큰 일도 다 이루어 낼 수 있다.
- 1984년, 현대그룹 간부 특강에서

◇ 담담한 마음을 가집시다
담담한 마음을 가집시다. 담담한 마음은 당신을 굳세고 바르게 총명하게 만들 것이다. 담담한 마음은 좁은 이기에서 출발하지 않는 마음이며 관용이다. 담담한 마음은 도리를 알고 가치를 아는 마음이다. 그것은 융통자재의 평상심을 언제나 잃지 않는 것이며 모든 것을 배우려는 학구적인 노력이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려는 빈 마음이며 조용한 가운데 치열하게 자기한계에 도전하는 항상심이다.
- 정주영의 현대정신 중에서

◇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나는 생명이 있는 한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 있고 건강한 한, 나한테 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다. 낙관하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중에서

◇ ‘적당히’의 함정
사람은 보통 적당히 게으르고 싶고, 적당히 재미있고 싶고, 적당히 편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런 ‘적당히’의 그물 사이로 귀중한 시간을 헛되이 빠져나가게 하는 것처럼 우매한 짓은 없다.
-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중에서

◇ 기업에선 행동이 우선
기업이란 현실이요, 행동함으로써 이루는 것이다.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 머리로 생각만 해서 기업이 클 수는 없다. 우선 행동해야 한다.
-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중에서

◇ 민간주도 경제 확립
정부는 유효경쟁체제가 유지될 수 있도록 기업환경을 조성하여 통화신용정책과 환율조정 등의 일반 정책으로써 경제활동을 유도하고, 산업분야는 민간기업인의 자유경쟁원리에 일임하는 방향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 1978.9.8, 고려대 최고경영자교실 특강에서

◇ 기업의 생명은 경쟁
기업이란 자유경쟁체제에서 경쟁을 함으로써 생명력을 가지고 성장할 수가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독점적인 위치에서 보호를 받고 성장한 기업은 국제경쟁사회에서는 아무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 1981년, 현대 간부사원 부인 특강에서

◇ 최고경영자는 실행능력이 우선
최고경영자란 여러 능력을 가져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어떤 과제가 있을 때 그것을 집중적으로 실행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같이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효율적으로 인식을 시키고, 그 인식시킨 내용이 효율적으로 행동에 옮겨지도록 하는 실행력이 있는 사람만이 최고의 경영자요, 훌륭한 간부라고 생각한다.
- 1983.1.28, 현대그룹 간부 특강에서

◇ 세계 경쟁을 통해 부(富) 창출
부(富)가 편중되어서는 안 되지만 기업은 무한히 커져야 한다. 한국의 경제는 국내만 가지고는 생활을 펴나갈 수가 없다. 세계의 기업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서 부(富)를 긁어모아야 한다. 그런데 세계 시장에 나아가 경쟁할 적에는 힘이 있어야 한다.
- 1983.11.11, 동아일보 간부 세미나에서

◇ 기업인의 사명감
기업은 한 국가에서 가장 소중한 것 중의 하나이다. 확실히 경제는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생활에 있어서 모든 발전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기업이 발전해야 나라의 모든 분야가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기업인은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기업 발전에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한다.
- 1983.11.11, 동아일보 간부 세미나에서

◇ 담담한 마음가짐
「담담(淡淡)한 마음」은 선비들이 말하는 청빈락도(淸貧樂道)와는 다르지요. 이 마음은 나 자신의 생활체험에서 얻은 겁니다. 담담(淡淡)한 마음이란 무슨 일을 할 때 착잡하지 않고 말이나 생각이 정직한 상태를 말합니다. 모든 것을 복잡하게 생각하면 인간은 약해져요. 맑은 마음을 가질 때 좋은 생각이 나오지요. 「담담(淡淡)한 마음」을 가질 때 태도도 당당하고 굳세지고 의연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담담(淡淡)한 마음을 가지라고 자주 말합니다.
- 1980.1, 사우지 인터뷰에서

◇ 생각하는 삶
아무 생각 없이 60년을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은 보통 사람의 10배, 100배의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시공을 같이 하더라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양(高揚)된 삶을 사는 사람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열 배, 백 배를 산다는 말입니다. 노는 자리에 가서 노는지 마는지, 일하는 시간에 일하는지 마는지, 자는 시간에 자는지 마는지 하는 사람을 질타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 1980.12, 사보 인터뷰에서

◇ 첨단기술 자체 개발
정보산업사회란 첨단기술을 이용하는 사회라는 뜻이다. 그러나 첨단기술에 대한 선진국의 국가주의적이고 독점적인 성격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같은 정보산업사회라 하더라도 선진국 정보산업의 식민지가 되는 정보사회와, 주체적인 정보산업사회와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앞으로 90년대 그리고 2천년까지 우리가 직면할 가장 본질적인 도전은 바로 이 첨단기술의 자체 개발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 1984.11.16, 관훈클럽 연설

◇ '규모의 경제'의 중요성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기업은 국제적 차원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기업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집중투자가 가능하도록 해야겠고, 또 기업의 자주적 판단에 따라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 1985.4.15, 중앙공무원교육원 특강에서

◇ 가장 큰 자산은 신용
신용은 곧 자본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커가거나 대기업이 세계적인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열쇠는 바로 이 신용에 있다. 공신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 1983.7.29,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 특강에서

◇ 희망의 생활철학
나는 젊었을 적부터 새벽 일찍 일어난다. 왜 일찍 일어나느냐 하면 그날 할 일이 즐거워서 기대와 흥분으로 마음이 설레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의 기분은 소학교 때 소풍가는 날 아침, 가슴이 설레는 것과 꼭 같다. 또 밤에는 항상 숙면할 준비를 갖추고 잠자리에 든다. 날이 밝을 때 일을 즐겁고 힘차게 해치워야 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행복감을 느끼면서 살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을 아름답고 밝게, 희망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 1983.7.29,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 특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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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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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입수한 갈매기의 꿈 오디오북... 어렸을때의 감흥을 다시 느낄수 있을까라는 심정에 다시 들어 보게 되었습니다.
북한산에 오르는 길에 듣는 갈매기의 꿈... 오래간만에 오르는 산행이라 힘이 드는데.. 조나단이 좌절을 하고 포기하려는 장면을 들으면서 아냐.. 가야되... 라는 생각에 저를 다시금 걷도록 만들어 주네요...
인간들이 알아야 할 이야기를 갈매기로 우화해서 만들어낸 멋진 이야기입니다.
왜 살아요? 왜 그렇게 성공하려고 애쓰지요? 그냥 평범하게 사는게 좋잖아요?
이런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평범한 사람들을 조나단처럼 한단계 높은 차원의 세계로 이끌어 줄수 있는 책입니다.


<도서 정보>제   목 : 갈매기의 꿈
저   자 : 리처드 바크
출판사 :
출판일 :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재   독 : 2005/8/21
정   리 :

<이것만은 꼭>
나의 꿈은 무엇인가?
무엇때문에 그 꿈을 꾸는가?

절대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니 꿈을 찾아서 이루어라!


<미디어 리뷰>
갈매기인 조나단 리빙스턴의 '날고 싶다'는 꿈을 통해 삶에 도전하며, 완전한 자유를 얻는 과정을 그렸다. 사람 역시 먹고 마시려고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태어난 것임을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갈매기 조나단은 먹기 위해 물고기 머리만 좇는 다른 갈매기들과는 다른 세계를 추구한다. 조나단에게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이 아니라 날으는 것이다. 갈매기 조나단의 꿈은 곧 인간의 꿈이다. 살기 위한 이유를 갖게 된 조나단의 비상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고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인간의 모습을 본다.


<책속으로>

한계가 없다고 했지, 조나단? 그는 생각했다. 그래, 그렇다면 내가 희박한 공기로부터 <당신의> 해변에 나타나서 당신에게 비행에 관한 한두 가지의 일을 보여 줄 시간도 멀지 않았다.

그는 아주 단순한 것을 말했다.-즉 날으는 것은 갈매기의 권리라는 것, 자유는 그의 존재의 바로 본질이라는 것, 자유를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파기하라는 것, 그것을 어떤 형식으로든지 의식 혹은 미신 혹은 한계가 되게 하라는 것 등이었다.--- pp.93, 105
플래처를 보시오! 로웰을! 찰스 플랜드를! 주다리를! 그들도 역시 특이하게 재주있고 탁월한가요? 결코 당신들보다 훌륭하지 않고 나보다 낫지 않아요. 단 하나 다른 점, 다른 오직 한가지 점은 그들은 그들 자신이 진정 무엇이냐 하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으며,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p.97
조나단은 권태와 공포와 분노가 한 갈매기의 삶을 그토록 짧게 만드는 이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그의 생각에서 이와 같은 요소가 사라졌기 때문에 그는 참으로 오래고 훌륭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p.39---pp.7~10)

'네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알 때 그건 언제나 되는 거란다. ' (p.71---pp.6~7)

그들에게 모든 삶의 보이지 않는 완전한 원리를 더욱더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배움과 연습을 중단하지 말라는 훈계를 했다. '조나단' 그가 말했다. 그리고 이것은 그가 한 마지막 말이었다. '끊임없이 사랑을 행하거라.'--- p.72---pp11~15
오늘 세월은 희망으로 빛나고 흥겨움에 넘쳐 있었따. 그가 착륙했을 때 갈매기들은 '회의'를 위해 모여 있었는데, 한동안 그렇게 모여 있었던 게 확실했다. 사실 그들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조나단 리빙스턴! <가운데> 나와 서시오!' '연장자'의 말이 지극히 형식적인 목소리에 실려 들려왔다. '가운데' 서는 것은 오직 중대한 수치나 중대한 영예만을 의미했다. '영예'롭게 가운데 서는 것은 갈매기들의 중요한 지도자들이 지명되는 방식이었다.

물론, 오늘 아침 '조반 갈매기떼' 였겠지, 라고 그는 생각했다 - 그들은 그 '획기적인 약진' 을 보았다! 하지만 나는 영예 같은 건 바라지 않는다. 난 지도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어. 난 다만 내가 발견한 것을 공유하고 싶을 뿐이야. 우리 모두 앞에 펼쳐진 수평선을 보여 주고 싶단 말야. 그는 앞으로 걸어 나갔다.--- p.30
오는 세월은 희망으로 빛나고 흥겨움에 넘쳐 있었다. 그가 착륙했을 때 갈매기들은 '회의'를 위해 모여 있었는데, 한동안 그렇게 모여 있었던 게 확실했다. 사실 그들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조나단 리빙스턴! <가운데> 나와 서시오!' '연장자'의 말이 지극히 형식적인 목소리에 실려 들려왔다. '가운데' 서는 것은 오직 중대한 수치나 중대한 영예만을 의미했다. '영예'롭게 가운데 서는 것은 갈매기들의 중요한 지도자들이 지명되는 방식이었다. 물론, 오늘 아침 '조반 갈매기떼'였겠지, 라고 그는 생각했다 - 그들은 그 '획기적인 약진' 을 보았다! 하지만 나는 영예 같은 건 바라지 않는다. 난 지도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어. 난 다만 내가 발견한 것을 공유하고 싶을 뿐이야. 우리 모두 앞에 펼쳐진 수평선을 보여주고 싶단 말야.--- p.30
'바보처럼 굴지 마세요! 우리가 매일 익히려고 애쓰는 것이 무엇이죠? 만약에 우리의 우정이 공가과 시간 따위에 의존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마침내 공간과 시간을 정복할 때 우리의 형제관계는 소멸해 버리겠지요! 하지만 공간을 정복했으니 우리가 남겨 둔 모든 곳은 '이곳'이에요. 시간을 정복햇으니, 우리가 남겨 둔 모든 것은 '지금' 이지요. 그러니 '이곳'과 '지금'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한두 번 서로 만나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 않으세요?'--- p. 75
대부분의 갈매기들은 비상의 가장 단순한 사실-즉 먹이를 찾아 해안으로부터 떠났다 다시 돌아오는 방법 이상의 것을 배우려고 마음쓰지 않는다. 대부분의 갈매기들에게는 문제가 되는 것은 날으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갈매기에게는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이 아니라 날으는 것이었다. 어떤 것보다도 한층 더 조나단 리빙스턴은 날으는 것을 사랑했다.--- p.14
다음날 밤 그 갈매기 떼로부터 커크 메이나드가 그의 왼쪽 날개를 끌며 모래사장을 건너와 조나단의 발 밑에 고꾸라졌다. '도와주세요' 그는 아주 조용히 말했는데 마치 유언을 하는 투로 말했다. '저는 세상의 어떤 것보다도 더 잘 날고 싶어요...' '그럼 잘해 보자구.' 조나단은 말했다. '나하고 같이 땅에서 떠올라 시작하면 돼.' '당신은 모르십니다. 내 날개 말이에요, 나는 내 날개를 움직일 수 없어요.'

'메이나드, 너는 지금 여기서 너 자신이 되는, 너의 진정한 자신이 되는 자유를 가지고 있고, 그리고 어떤 것도 너의 길을 방해하지 못해. 그것이 대 갈매기의 법칙이야. <존재하는> 법칙이지.' '당신은 제가 날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겁니까?' '나는 네가 자유롭다고 말하는 거야.' 그렇게 간단히 그리고 그렇게 신속히 커크 메이나드는 그의 날개를 쉽게 폈고, 그리고 어두운 밤의 공중으로 떠올랐다. 5백 피이트 꼭대기에서 그가 목청껏 크게 소리치는 바람에 그 갈매기 떼는 잠에서 깼다. '나는 날을 수 있다! 들어봐! 나는 날을 수 있다!'--- p.96-97
그러나 그런 다음엔 치앙(갈매기 조나단에게 자유함과 존재함에 대해 일깨워 줬던 그 갈매기)이 사라지는 날이 왔다. 그는 그들 모두와 조용히 이야기 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모든 삶의 보이지않는 완전한 원리를 더욱 더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배움과 연습을 중단하지 말라는 훈계를 했다.

그런 다음 그가 말하고 있을 때, 그의 깃털이 점점 더 빛을 더하더니, 마침내 너무 눈부셔서 어떤 갈매기도 그를 쳐다볼 수 없게 되었다.

'조나단,'그가 말했다. 그리고 이것은 그가 한 마지막 말이었다.

'끊임없이 사랑을 행하거라.'

그들이 다시 볼 수 있었을 때 치앙은 사라지고 없었다.--- p.72
' 왜 너는 다른 갈매기들처럼 행동하지 못하니? 네가 도대체 펠리컨이나 신천옹처럼 낮게 날아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지 모르겠구나. 그리고 왜 제대로 먹지는 않니? 넌 지금 너무 말라서 뼈와 깃털 뿐이쟎니?'

'뼈와 깃털 뿐이어도 상관 없어요, 어머니. 저는 다만 공중에서무엇을 할수 있고, 무엇을 할수 없는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저는 그것을 꼭 알고 싶어요'--- pp.15-16







[Canon] Canon PowerShot A95 (1/200)s F5.0

[Canon] Canon PowerShot A95 (1/250)s F5.0



갈매기가 바다위를 나는 것을 보면 가슴이 탁 트입니다

아마 저 갈매기 중엔 지난 봄 강화 외포리에서 석모도행 배를 탔을 때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던 갈매기가 섞여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살이 쪄 포동한 몸매지만 날렵한 몸동작으로 새우깡을 채가는 모습을
핸폰으로 찍었지만 붙여봅니다






갈매기는 꿈을 가지고 난다고 합니다
어느 미니홈피에 들어갔더니 갈매기의 꿈이 있어 퍼왔습니다



사진밑에서 이렇게 쓰여있었습니다.

그렇다.....나에게도 꿈은 있다...꿈.


사진 한장에서 찾는 꿈
갈매기의 꿈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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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꽃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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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회사일에 바쁘고, 무뚜뚝하고 말도 거의 없던 아빠가 어느날 갑자기 루게릭병에 걸린후에 가족간의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아름다운 이야기...
루게릭병은 근육이 굳아가는 병으로 야구선수 루게릭, 호킹스박사, 김영갑씨 등의 환자가 있는데... 정말 대책이 없는 병이랍니다...
그 와중에 포기하지 않고, 서로간에 짜증내고 힘들어하기 보다는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간의 대화와 애정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가 떠오릅니다...
어릴시절... 정확한 이유도 제대로 모르고 동생과 함께 상도동의 외할머니집에 보내져서 몇년간을 부모님과 떨어져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그때 두분이서 어렵게 돈을 벌기위해서 그랬던것 같었는데... 나중에는 영동의 작은 이모집에도 얼마간 살았던 기억도 나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누나와 남동생이 격었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릴적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제는 발가락밖에는 못 움직이는 아빠와 살면서 비관이나 걱정보다는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살아가고, 희망을 가지고 사는 그들의 모습에서 부끄러운 저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내일.. 다음.. 언젠가.. 라고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는 부모님과의 대화.. 효도..
더늦기전에... 후회하기전에... 잘 해드려야 할텐데라는 절박한 심정이 듭니다...


이 책을 읽고 오늘 저녁에 집에 혼자 계신 아버지가 생각나서 전화를 드리고 일찍 집에 들어가서 아버지와 단 둘이서 술한잔을 했습니다... 왜 평소에는 이렇게 못했는지... 아버지도 좋아하시고.. 저도 좋았던 저녁이였습니다...

<도서 정보>
제   목
: 아빠는 꽃보다 아름답다
저   자 : 조은미
출판사 : 명진출판
출판일 : 2005년 5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9/1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이 세상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족의 중요성... 있을때 잘하자...


<미디어 리뷰>
부자 아빠만 존중받고, 가난한 아빠는 천시받는 우리 시대에 아빠의 자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일깨워주는 열일곱 소녀의 감동 어린 메시지!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주인공 원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빠가 루게릭병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았다. IMF 시절이었고, 아빠가 대기발령을 받은 뒤였다. 루게릭병은 아빠의 손가락을 멈추게 하더니 스멀스멀 온몸으로 내려왔다. 이제 아빠는 발가락을 제외하고는 온몸이 굳은 상태이다. 말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원미는 "아빠!"하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주인공 : 신원미
“좋은 핸드폰을 갖고 싶기도 하고, 디지털 카메라가 탐나기도 해요. 하지만 그게 아빠랑 바꿀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이 책의 주인공 신원미 양은 남녀차별성 발언을 하는 선생님에게 당당하게 반론을 펴기도 하고, 친구들의 고민 상담도 진지하게 해주는 명랑소녀다. 현재 경북 영양여고 2학년에 재학 중으로, 1997년 아빠가 루게릭병에 걸린 이후로, 아빠 곁에만 서면 언제 어디서나 씩씩한 ‘캔디’가 된다. 이러한 원미 양의 ‘아빠 사랑’은 선생님과 친구들, 이웃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원미네를 닮고 싶다고 근처로 이사 오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사람들의 추천으로 2004년에는 가천재단에서 주최하는 제 6회 심청효행상 대상을 수상했다. 공부도 잘 하는 우등생에 과학경시대회, 영어연극대회 수상까지 그야말로 잘 나가는 ‘슈퍼 심청이’다.



<책속으로>
프롤로그 아이한테 사랑받고 싶은 세상의 모든 아빠들에게

1장 아빠, 울 아빠
그래, 나 효녀다. 어쩔래!
아빠, 아프지 마
열일곱 송이 장미꽃
부모 복 없는 것까지 대물림할 수는 없다
아빠를 사랑한다는 것은

2장 아빠는 부재 중
아빠, 서운해? 내가 딸이라서?
그래도 아빠는 내 편
동생을 더 사랑해야 하는 이유
슬픈 자장면
백점 직장인! 흥, 빵점 아빠!
아빠의 대기발령
길어야 5년입니다
긴 터널 속으로

3장 사랑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아빠가 많이 아프다
나는 나쁜 딸
죽는 게 뭐야?
아빠의 단식
내가 잘못했다, 엄마…
웃으면서 울다
아빠가 아픈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
밥을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리운 아빠 냄새

4장 아빠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사랑한다면 엄마처럼
뜨는 해보다 지는 해가 아름다운 건
세상에 모든 아픈 사람들이 다 낫기를
누구나 저마다 짐이 있으니
사일런트 파더 silent father
졸업식에 기어코 아빠를 초대하다
아빠는 바보
안녕! 줄기세포
꽃보다 아름다운

에필로그 우리 딸, 내 인생 최고의 재산



'나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
나는 친구들에게 또박또박 말해주고 싶었다.
"우리 아빠가 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처럼 아빠랑 친하게 지내지 못했을 거야. 아마 루게릭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우리 아빠도 다른 아빠들처럼 내가 일어나기도 전에 회사에 나가서 저녁 늦게 집에 들어오셨겠지. 주말에는 늘 잠만 주무시고 말이야. 그래서 아빠랑 나는 눈 마주칠 시간도 없었을 거야.
하지만 우리 아빠는 루게릭병에 걸리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 지난 7년 동안 아빠랑 나는 무척이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 내 미래 희망에서부터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왜 데모를 하는 건지. 세상에는 왜 불쌍한 사람이 있는지까지..나는 이 세상에서 궁금한 걸 모두 물어봤고, 아빠는 모두 말해줬어.
그래서 우리는 마음으로 통하게 됏어. 우리 아빠가 지금 말은 못하지만, 나는 아빠 눈빛만 봐도 입 모양만 봐도 뭐가 필요한 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다 알아. 우리 아빤 아프지만 내가 필요할 땐 꼭 내 옆에 계시니까 어쩌면 우리는 지금이 더 행복한 지도 몰라!"---p.31
그런데 오늘 보니 아빠가 엄마를 사랑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결혼기념일까지 기억하고 말이다. 침대에 누워있자면 날짜 가는 것도 가끔씩 잊어버릴 텐데. 나만 해도 방학이 되면 오늘이 화요일인지 수요일인지 하나도 모르겠던데.
가만...그런데 아빠랑 엄마가 결혼한지 얼마나 됐더라? 아빠랑 엄마가 결혼하고 1년 뒤에 바로 내가 태어났으니까. 17년인가?
"아빠, 열일곱 송이 사오면 되나?"
"그래, 열일곱 송이 사온나."
맞다. 17주년. 나는 얼른 나가서 장미꽃 17송이를 사왔다. 그리고 조그만 케이크도 샀다. 집에 들어와 케이크와 꽃을 아빠 침대 위헤 놔뒀다. 다음으로 아빠 면도를 멋지게 해드리고, 머리도 빗겨드렸다.
아, 우리 아빠 멋있다. 뺨이 붉으스레한 것이 아빠는 마치 열여덟번째 장미꽃 같았다.---p.44~45

아빠 냄새가 그리웠다..삼촌 로션의 뚜껑을 열고 가만히 냄새를 맡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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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지겨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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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냥 소설가인줄 알았는데, 소설은 그냥 취미생활이며 기자가 직업이며 글을 잘쓰며, 놀기도 잘 놀고, 많은 사색으로 다져진 사람이라는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자전거 여행기"를 읽으면서 대단한 사람이라는것은 알았지만 정말 대단한 사람인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색을 하고, 혼자 질문하고 답하고 살아왔을까...
어찌보면 제가 추구하는 바와 가장 비슷한 사람이기도 합니다...혼자 여행을 좋아하고, 사색하고, 글을 쓰고, 질문하고, 답하고...
이 책은 그동안 여기저기에 썼던 그의 글들과 그와 인터뷰를 한 내용을 담은 책인데,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것들, 생각은 했지만 그다지 심오하게 생각은 못했던 여러가지 분야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평소에 제가 느끼고 생각하는것을 Feel통이라는 곳에 적지만.. 김훈씨에 비하면 단순한 잡념, 사념밖에는 되지 않는듯한 부끄러움이 들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부단히 많이 생각하고, 질문하고, 답하고, 써보고, 실천하면서 살아야 겠습니다.



<도서 정보>제   목 : 밥벌이의 지겨움
저   자 : 김훈
출판사 : 생각의나무
출판일 : 2004년 4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9/7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제대로 놀 줄 알자! 그리고 사색하고,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라!


<미디어 리뷰>
휘문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산악부에 들어가서 등산을 많이 다녔다. 인왕산 치마바위에서 바위타기를 처음 배웠다 한다. 대학은 처음에는 고려대 정외과에 진학했다.(1966년). 2학년 때 우연히 바이런과 셸리를 읽은 것이 너무 좋아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정외과에 뜻이 없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영시를 읽으며 영문과로 전과할 준비를 했다. 그래서 동기생들이 4학년 올라갈 때 그는 영문과 2학년 생이 되었다.

영문과로 옮기고 나서 한 학년을 다니고 군대에 갔다. 제대하니까 여동생도 고대 영문과에 입학했다.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집안이 어려운 상태라 한 집안에 대학생 두 명이 있을 수는 없었다. 돈을 닥닥 긁어 보니까 한 사람 등록금이 겨우 나오길래 작가는 "내가 보니 넌 대학을 안 다니면 인간이 못 될 것 같으니, 이 돈을 가지고 대학에 다녀라"라고 말하며 그 돈을 여동생에게 주고, 자신은 대학을 중퇴했다.

작가는 소방관을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재난을 보면 다 도망가는데, 소방관은 달려든다는 것이 이유이다. 소방관 이야기는 단편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1995)을 통해 했다.

김훈 씨는 모 월간지의 인터뷰에서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피력하기도 했다.

"나는 문학이 인간을 구원하고, 문학이 인간의 영혼을 인도한다고 하는, 이런 개소리를 하는 놈은 다 죽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이 무슨 지순하고 지고한 가치가 있어 가지고 인간의 의식주 생활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현실을 관리하고 지도한다는 소리를 믿을 수가 없어요. 나는 문학이란 걸 하찮은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 세상에 문제가 참 많잖아요. 우선 나라를 지켜야죠, 국방! 또 밥을 먹어야 하고, 도시와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애들 가르쳐야 하고, 집 없는 놈한테 집을 지어줘야 하고…. 또 이런 저런 공동체의 문제가 있잖아요. 이런 여러 문제 중에서 맨 하위에 있는 문제가 문학이라고 난 생각하는 겁니다. 문학뿐 아니라 인간의 모든 언어행위가 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펜을 쥔 사람은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생각해 가지고 꼭대기에 있는 줄 착각하고 있는데, 이게 다 미친 사람들이지요. 이건 참 위태롭고 어리석은 생각이거든요. 사실 칼을 잡은 사람은 칼이 펜보다 강하다고 얘기를 안 하잖아요. 왜냐하면 사실이 칼이 더 강하니까 말할 필요가 없는 거지요. 그런데 펜 쥔 사람이 현실의 꼭대기에서 야단치고 호령할려고 하는데 이건 안 되죠. 문학은 뭐 초월적 존재로 인간을 구원한다, 이런 어리석은 언동을 하면 안 되죠. 문학이 현실 속에서의 자리가 어딘지를 알고, 문학하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자기 자리에 가 있어야 하는 거죠"

그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나를 표현해 내기 위해서"이며 또 "우연하게도 내 생애의 훈련이 글 써먹게 돼 있으니까" 쓰는 것이라 한다.

그의 희망은 희망이 여러 가지 있는데 첫 번째가 음풍농월하는 것이라 한다. 또 음풍농월 하면서도 당대의 현실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훈이 언어로 붙잡고자 하는 세상과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선상에서 밧줄을 잡아당기는 선원들이기도 하고, 자전거의 페달을 밟고 있는 자기 자신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민망하게도 혹은 선정주의의 혐의를 지울 수 없게도 미인의 기준이기도 하다. 그는 현미경처럼 자신과 바깥 사물들을 관찰하고 이를 언어로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하며, 무엇보다도 어떤 행위를 하고 그 행위를 하면서 변화하는 자신의 몸과 느낌을 메타적으로 보고 언어로 표현해낸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남진우는 그를 일러 '문장가라는 예스러운 명칭이 어색하지 않은 우리 세대의 몇 안되는 글쟁이 중의 하나'라고 평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김훈이 2002년 ‘김훈 世說’이라는 부제를 달고 출간한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이후 여러 매체에 발표한 칼럼과 에세이를 새로이 갈무리하여 묶어내는 새 책이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날카로우면서도 특유의 적실하고 화려한 수사가 번득이는 김훈의 문체는 ‘김훈류’라는 초유의 문장체를 만들어내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50여 편의 에세이들은 역시나 김훈 특유의 문장과 첨예한 정신의 매력을 한껏 맛볼 수 있는 명문들이다. 오랜 언론인 생활에서 얻은 직관과 명석한 판단력, 그리고 흔들림 없는 지성의 사유는 김훈 시론의 본령을 차지한다. 그의 산문은 단호하면서도 은유적이고, 시적이면서도 논리적이며, 비약적이면서도 검박하다. 김훈은 언제나 자기 자신의 불안과 위기를 통해, 시대가 처한 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하곤 했다. 특히 그의 육체의 느낌에서 생성되는 감각적 수사는 그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치밀한 분석으로 이어지며, 세계를 통찰하는 음성으로 공표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세상의 더러움에 치가 떨렸고, 세상의 더러움을 말할 때는 세상의 아름다움이 아까워서 가슴 아팠다”라고 초로에 접어든 명민한 시론가는 인간과 세상을 애정 어린 시각으로 응시한다. 이 책은 그 시각의 기록들이다. 특히 이 책은 그 어느 책보다 우리가 아는 김훈의 속내를 들추어내어, 김훈이라는 풍경의 내면에 접근할 수 있는 방편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이 처음 소개되는 것은 아니다. 『칼의 노래』로 동인문학상 수상, 이후 한겨레신문사의 사회부 기자 생활 등 그의 행보와 그 와중에 쓰여진 김훈의 글들을 관심 있게 봐왔던 독자들은 이 책에 실린 글들이 낯익을 것이다. 이미 써왔던 칼럼이나 조각글들을 묶어서 책을 만드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지만 그래서 이 책 또한 그런 익숙한 풍경 속의 하나 정도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의 글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고 낯설다.

글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세상을 살아가고 바라보며 생각하는 방법이 낯설기 때문일 것인데, 그것은 ‘아날로그’라는 말로 집약될 수 있을 듯하다. 그는 글을 쓸 때 종이와 연필, 지우개를 가지고 쓴다. “연필로 글을 쓰면 팔목과 어깨가 아프고, 빼고 지우고 다시 끼워 맞추는 일이 힘들”지만 연필로 쓰면, 자신의 몸이 글을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은 그에게 소중하다. 그는 이 느낌이 없이는 한 줄도 쓰지 못한다. 이 느낌은 고통스럽고 행복하다. “나의 몸의 느낌을 스스로 조율하면서 나는 말을 선택하고 음악을 부여하고 지우고 빼고 다시 쓰고 찢어버린다.”

디지털은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곧바로 가고, 기호와 수치로 그 결과를 나타내지만 아날로그는 여기서부터 저기까지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슬픔과 기쁨, 고난과 희망을 챙겨서 간다. “아날로그가 끌고 나가는, 여기서부터 저기까지의 고난과 희망을” 어떤 추상명사나 이념이나 누구의 말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몸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세상과 만나 그것을 표현하는 그의 글쓰기는 “겨우” 이루어지고, 그래서 힘겹다. 하지만 망치를 들고 못을 박을 때, 수직으로 제대로 못대가리를 내리찍으면 못이 똑바로 박히는 이치처럼 그의 글은 믿음직스럽다. 그 믿음 안에서만 더듬더듬 말을 하려는 그는 공부를 잘하지 못한 일을, 책을 많이 읽지 못한 일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지만, 삽으로 땅을 파서 김장독을 묻을 때, 삽날이 땅 속에 깊이 박히지 못하는 일을 수치스럽게 여긴다.

“아날로그가 끌고 나가는, 여기서부터 저기까지의 고난과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하기 때문에 세상의 이런저런 일을 얘기할 때 역시 그는 힘들어한다. 이 복잡한 세상.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세상을 글로 그대로 옮겨다 놓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아름다운 것들을 다른 아름다운 것들과 비교해야만 한 아름다움의 형식과 질감을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말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는 그로서는 더욱 이 세상에 대해 말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무엇에 대하여 진술하는 인간의 언어가, 먼저 그 대상의 본질을 과학화함으로써 대상이 한 존재로서 온전해지기를 바라는 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 때문에 그의 글은 자꾸 자꾸 보아도 새롭고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 있다.

책의 제목이 ‘밥 벌이의 지겨움’이다. 밥벌이는 힘들다. 나무들은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 자신의 생명 속에서 밥을 지어내지만, 사람의 밥은 그렇지 않다. 사람의 밥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 속에서 굴러다니기 때문에 핸드폰이 없으면 안 되고,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술이 덜 깬 아침에 속이 뒤집혀져도, 다시 거리로 나가기 위해서는 밥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이것을 벌기 위하여 넘길 수가 없도록 몸을 부려야 한다는, 대체 왜 이것을 이토록 필사적으로 벌어야 하는가. 하지만 대책이 없다. 아무 도리기 없다. 그렇게 세상이 생겨 먹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겨 먹은 세상은 그 자체가 옳지도 않고 그르지도 않다. 그 어쩔 수 없음을 헤아리는 아날로그의 철학. 그래서 그의 글은 어쩌면 이 세상과 가장 비슷할지 모르겠다.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세상의 더러움에 치가 떨렸고, 세상의 다러움을 말할 때는 세상의 아름다움이 아까워서 가슴 아팠다. 저물어서 강가에 나가니, 내 마을의 늙은 강은 증오조차도 마침내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마도 내 비틀거림은 대수로운 것이 아니었을 게다. 그리하여 나는 말할 수 있는 것들, 말하여질 수 있는 것들의 한계 안에서만 겨우 말하려 한다. 그 작은 자리에서 모르던 글자를 한 개씩 써보면서 나는 말더듬이를 닮으려 한다. 그리고 그 한계는 점점 좁아진다. 다행한 일로 여기고 있다.”



<책속으로>
1부 아날로그적 삶의 기쁨
아날로그적 삶의 기쁨/목수들의 일터에서 놀다/나의 떨림으로 너를 느낀다/밥벌이의 지겨움/늙기란 힘든 사업이다/남자도 오래 살고 싶다/이런 여자가 아름답다/가슴의 미학/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며/셋이 함께 날아가는 세상/달리는 자동차를 보면/길의 원리 행함의 원리/꽃은 여전히 아름다운데/인간의 다리와 바퀴 사이의 사유

2부 늙은 기자의 노래
‘돈’은 기호인가 실물인가/고통의 근원을 사유하며/아이들은 청순하기만 한데/히딩크의 열풍이 주는 교훈/나의 동쪽은 당신의 서쪽/서민/치욕/까치둥지/이념/노출/늙은 기자의 노래

3부 큰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
쇠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보며/사대(四大)의 보이지 않는 춤/좋은 소금은 폭양 속에서 고요히 온다/큰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꽃은 꽃 한송이로서 아름답고 자족하다/지난 11월에는…/밧줄의 아름다움/물드는 산, 꿈꾸는 나무/저절로 되어진 것들의 힘/인간은 수몰되지 않는다/가을 바람소리/정처 없이 내리는 눈발 속에서

4부 거리에 관한 짧은 기록
‘블랙홀’ 신용카드/슬픈 아우성/서울에 광장을/명동성당과 조계사/불도저 앞 나무심기/황사의 경고/‘밥’에 대한 단상/가로수의 힘겨운 봄맞이/라파엘의 집/‘아줌마’와 미인대회/어린이 노동과 월드컵/몸의 승부, 생명의 힘/오프사이드 뒤의 적막/함성 때마다 문지기는 외로워/남녀 구분 없앤 신명의 힘

5부 한 편의 문학평론과 하나의 인터뷰
기형도 詩의 한 읽기/사무라이, 예술가 그리고 김훈-남재일과의 인터뷰



5부 ‘한 편의 문학평론과 하나의 인터뷰’는 앞서의 글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글을 묶은 것이다. 「기형도 詩'의 한 읽기」는 동인지《시운동》 89년 4월호 ‘기형도 추모 특집’에 수록된 글로 기형도 유고시집『입속의 검은 잎』에 수록된 김현의 해설과 더불어 기형도에 관한 가장 사적인 추모사이자, 그의 시에 대한 앞가림으로 기록된 평문이다. 다음과 같이 말하는 김훈의 ‘애절양’은 김현의 진혼가에 인용되어, 죽은 시인에 대한 기림의 언어로 두고두고 읽혀지고 있다. 이 곡절한 수사와 그에 담긴 空의 생사관은 김현과 김훈, 기형도를 잇는 어떤 정신의 계보이자, 이제 늙음을 사유하기 시작하는 김훈에게서 늙을 수 없는 정념을 발견하게 만드는 세계관의 흔적이다.‘썩어서 空’이 되려는 자에게 늙음은 ‘무슨 큰 대수랴.’

형도야, 네가 나보다 먼저 가서 내 선배가 되었구나. 하기야 먼저 가고 나중 가는 것이 무슨 큰 대수랴. 기왕지사 그렇게 되었으니 뒤돌아보지 말고 가거라. 너의 관을 붙들고 "이놈아 거긴 왜 들어가 있니. 빨리 나오라니깐" 하고 울부짖던 너의 모친의 울음도, 그리고 너의 빈소에서 집단 최면식의 싸움판을 벌인 너의 동료 시쟁이들의 슬픔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거라. 그리고 다시는 生死를 거듭하지 말아라. 인간으로도 축생으로도 다시는 삶을 받지 말아라. 썩어서 空이 되거라. 네가 간 그곳은 어떠냐…… 누런 해가 돋고 흰 달이 뜨더냐.-「기형도 詩의 한 읽기」에서


모든 밥에는 낚싯바늘이 들어 있다. 밥을 삼킬 때 우리는 낚싯바늘을 함께 삼킨다. 그래서 아가미가 꿰어져서 밥쪽으로 끌려간다. 저쪽 물가에 낚싯대를 들고 앉아서 나를 건져올리는 자는 대체 누구인가. 그 자가 바로 나다. 이러니 빼도 박도 못하고 오도가도 못한다. 밥 쪽으로 끌려가야만 또 다시 밥을 벌 수가 있다. 예수님이 인간의 밥벌이에 대해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을 나는 새를 보라. 씨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거늘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먹이시느니라"라고 하셨다지만, 나는 이 말을 믿지 못한다. 하느님이 새는 맨입에 먹여주실지 몰라도 인간을 맨입에 먹여주시지는 않는다.


http://www.whimoonob.net/board/board.cgi?db=talk&mode=read&num=276&page=130&ftype=6&fval=&backdept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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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꾸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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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대리점 사업을 하다가 IMF때에 완전히 쫄딱 망해서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안효숙씨의 이야기...
남편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냥 대충대충 살자고 하면서 술먹고 행패를 부리고, 애들을 키우기는 막막하고... 안효숙씨는 거리에 나가서 자판을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외칩니다... 나는 자꾸만 살고 싶다.. 라고...
정말 눈물나는 이야기입니다. 애들은 다른곳에 보내고, 남편은 돈벌어 온다고 하고는 떠나버리고, 혼자서 자판을 시작하면서 매일 팔다남은 빵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혼자 살면서 말을 잊을까봐 혼자서 이런저런 말을 중얼거리는 그녀의 모습에서 정말 눈물이 나옵니다...
과연 나라면... 어쩔까.. 어떻게 할까...
저렇게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는 주인공을 보면서 저도 다시 한번 힘을 내야겠습니다...

이런 이야기외에 가족의 소중함, 전원생활의 즐거움... 시골인심에 대한 느낌 등도 좋습니다...



<도서 정보>제   목 : 나는 자꾸만 살고 싶다 : 오일장 떠돌이 장수 안효숙의 희망통신
저   자 : 안효숙
출판사 : 마고북스
출판일 : 2003년 2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9/6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포기하지 말자! 절대로! 어떻게든 살아남자!


<미디어 리뷰>
저자 안효숙
1961년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났다.
소박하고 우애 깊은 집안의 막내로 순하디순한 눈망울 껌벅이며 자랐다.
결혼, 그리고 남편의 알콜 의존과 폭력으로 삶의 신산을 깊게 맛보았고, 5년 전엔 알차게 꾸려왔던 가게의 부도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절박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어떻게든 아이들과 함께 살아갈 길을 찾기 위해 식당 구정물통에 손을 담그고 거리에서 빵을 구워 팔며 세상과 맨살을 부볐다. 그리고 이제, 오일장을 찾아 떠도는 동동 구리무 장수가 되어 앞으로만 달려가는 세상이 떨구어 놓은 알곡을 하나하나 줍고 있다.
그는 고된 노동을 마치고 돌아온 밤, 숨소리 고르게 잠든 아이들 머리맡에서 살아 있음을, 세상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놓지 않았음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스스로 확인했다.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가상의 세계였지만 ‘그여자이야기’ 혹은 ‘손풍금’이라는 아이디를 통해 저 낮은 곳으로부터 타전되어 오는 뜨거운 삶의 통신은 이내 같은 더듬이를 가진 온라인족의 눈을 끌고 마음을 끌었다.
그가 그들의 마음에 조그만 등불을 켰고, 다시 그들이 그의 외롭고 고단한 삶에 따뜻한 불을 밝혀 주었다.
겹겹이 쌓이는 고난 속에서도 순하디순한 눈망울만큼은, 어려운 이웃을 향한 보드라운 마음만큼은, 아름다운 것을 향한 지극하게 예민한 촉수만큼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그가 나지막하게 풀어내 놓는 삶의 이야기에는 우리 모두의 고단한 세상살이를 어루만져주는 희망이 움트고 있다.

거리로 내몰린 가족
5년 전 우리 사회를 휩쓸었던 IMF 관리체제를 우리는 지금 까맣게 잊은 듯하다. 하지만 그 환란을 통해 우리 사회가 겪었던 가족해체의 아픔은 쉬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로 남았다.
아버지는 노숙자로 떠돌고, 어머니는 가출, 아이들은 고아 아닌 고아가 되어 시설로 보내지는 참상이 여기저기서 목격되었다.
이 책의 저자도 같은 상황에 내몰렸다. 부도 이전부터 그녀의 삶을 얼룩지게 했던 남편의 알콜 의존과 폭력이 없었더라도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채 내일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예쁜 딸아이는 가정환경조사서를 받아들고 당혹해 하는 엄마에게 “있는 그대로, 걱정하지 말고” 그냥 쓰라고 말해줄 만큼 의젓하게 자랐다. 보일러 기름이 떨어진 겨울날, 김밥 말기 놀이를 하자며 장롱 속 이불을 있는 대로 꺼내 아이들을 돌돌 말아넣고 계란 후라이 덮는다며 담요를 덮어준 뒤 탈무드를 읽어주어 잠을 재우고는 정작 자신은 뼛속까지 시려오는 추위를 견디며 잠 못 이루던 어머니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실이었으리라.
그리하여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가족을 거리로 내모는 사회적 상황, 가정 내 폭력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여성과 아이들의 문제를 목도하면서, 한편으로 한 개인의 치열한 노력이 크나큰 절망을 어떻게 이겨내며 아이들의 소중한 삶을 어떻게 지켜내는지 확인한다.

절벽 같은 세상을 향한 소통의 욕구
“한 발자국만 밀려도 절벽 아래로 떨어질 상황이었을 때도 한번도 희망을 놓은 적이 없는” 그녀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인터넷이었다. 거리에서 떨며 화장품을 팔고 돌아온 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살아있음을, 세상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놓지 않았음을 스스로 확인했다.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 결코 녹록치 않은 일임을 뼛속 깊이 실감하는 중년의 갑남을녀들이 서로의 삶을 나누는 피플475닷컴,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을 함께 다독이는 아줌마닷컴 등에서 그녀의 글은 언제나 두드러지게 높은 클릭 수를 기록했다. 고난 속에서도 올곧게 자라주는 아이들, 떠밀려 흘러들어온 시골 동네의 착한 이웃들, 장터의 고단한 삶의 풍경을 따뜻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전해오는 그녀의 이야기는 읽는 이들의 마음에 조그만 등불을 켰고, 다시 그들이 그녀의 외롭고 고단한 삶에 따뜻한 불을 밝혀 주었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마음이 우리를 구원한다
그녀가 장거리의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그녀가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자반 한 손 사기가 어려워 생선장수에게 봉변을 당하는 할아버지를 민망하지 않게 감싸안는 마음 씀씀이가 아름답고, 파리 날리는 옆 좌판의 사정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조용한 배려가 따뜻하다.
스스로도 넉넉하지 못한 사람이 실천하는 이웃 사랑은 그만큼 값진 것.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운 마음이 우리를 구원하리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못하게 하는 힘이 이 책에 있다.
추천평
IMF의 거대한 해일에 난파한 조각배가 되어 풍랑과 비바람에 찢길 대로 찢겨 몸부림치면서 겨우 목숨 하나 건져 오지의 장터로 떠밀려 온 삶이 거기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이렇게 모든 것을 다 잃고 처절하게 견디며 살아오고 있는 줄은 몰랐다.
...... 보일러 기름이 떨어진 겨울날 아이들과 함께 김밥놀이를 하자고 장롱 속에 있는 이불을 꺼내 돌돌 말아 넣고 계란 후라이 덮는다고 담요를 덮어준 뒤 아이들에게 탈무드를 읽어주며 잠을 재우고는 정작 자기는 뼛속까지 시려오는 추위를 견디며 잠을 이루지 못하던 이야기를 읽으며 일본작가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을 떠올렸다. 아니 딸아이가 쓴 ‘엄마에게 드리는 글’ 에 들어 있는 “이 다음에 크면 엄마에게 비단신 신겨 드릴 거예요.” 하는 시는 ‘우동 한 그릇’에 나오는 동생 쥰이의 글보다 나를 더 울렸다.
일본 국회 예산심의위원회에서 대정부 질문을 나섰던 공명당의 오쿠보란 의원이 질문 대신 난데없이 ‘우동 한 그릇’을 읽었고 여당의원이건 야당의원이건 여기저기서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얼마나 처절하게 IMF라는 거대한 해일을 견디고 이겨냈는지 우리는 이 책 한 권으로 보여 주고도 남을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어떤 사람도 눈물 없이는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안효숙씨네 가족이 그런 처절한 가난을 겼었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는 게 아니다. 저자는 그 가난과 절망 앞에서 이렇게 말한다.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희망을 놓은 적은 없다.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면 절벽 아래로 떨어질 상황이었을 때도 나는 한번도 희망을 놓은 적은 없다. 살아가다 보면 더 없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고집스럽게 믿었다.
돌아보면 사방이 꽉꽉 막힌 벽이었을 때도 잠시 숨을 멈추고 기다렸다. 벽이 열릴 때까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외치면서. 나는 자꾸만 자꾸만 살고 싶다.”
그러나 그런 희망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안효숙 씨를 훌륭하다고 말할 수만은 없다. 그녀가 정작 아름답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는 건 장터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와 마음가짐이다.
노점상, 행상, 보따리 장사꾼들 하나 하나의 모습 속에서 인생을 배우고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우친다. 그리고 이들 모두에게 늘 감사해 하고 자기 물건을 파는 일보다 그들의 고무줄, 그들의 생선, 그들의 번데기와 미꾸라지를 더 팔아주려고 신경을 쓴다. 못나고 가진 게 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들에게서 사람의 향기를 발견하고 우리들에게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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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추천의 글>
착하고 끈질기고 아름다운 사람, 안효숙 / 도종환

<글머리에>
다시희망을 길어 올리며

<찌그러진 주전자가 살가왔던 시간>
옥탑방 / 봄의 뜨락에서 / 바닐라 수제비 / 울엄마 / 얼룩 송아지 / 울오빠 / 큰언니 / 연탄난로 위 양은 주전자 / 차라리 네가 엄마 해라 / 김밥말이

<그래도 세상은 온통 봄날>
나는 자꾸만, 자꾸만 살고 싶다 / 옥천장 사람들 / 아줌마도 천 원, 아저씨도 천 원 / 빈처 / 테미고개 / 고운 사람 / 그 여자와 그 남자 / 빈집 / 여름 미꾸라지, 겨울 번데기 / 마이콜 아저씨 / 구리무는 무슨 / 비의 랩소디 / 메밀묵 / 황금장 여관 / 들깨보다 더 고소한 / 내가 어찌 기억하냐구?

<낮게 사는 사람들>
파란 대문집 채송화 집사님 / 차암 좋은 우리 이장님 / 호랑이 할머니 / 은수아빠가 바람이 났다네요 / 봄날은 간다 / 노란 손수건 / 눈 풍년 / 누렁이 / 콩밭 매는 아낙네야 / 소리 내어 울다 / 바보상회 보리밥 / 재 너머 칠복다방




한동안 비어 있던 내 좌판 앞에 허리 굽은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선다. 할머니는 그냥 가자고 할아버지의 손을 잡아끈다.
“아녀. 내가 하나 사줄껴. 당신 이거 사고 싶어 했잖여.”하시는 할아버지께 할머니는“아이쿠. 아녀유. 돈두 없구먼유. 다 늙은사람이 구루무는 무슨 구루무. 내 괜히 해본 소리였구먼유.이 나이 되도록 안 발라도 잘 살고 있는걸유.”대답하시고는 내 옆 생선 파는 아저씨한테 다가선다.
“이 고등어는 얼마유? 짭짤한 거로 한 손만 주세유.”
하지만 할머니는 속주머니에 넣어둔 돈을 꺼내다 말고 “아이고. 아이들이 주고 간 천금 같은 오만 원이 이젠 이만 원밖에 안 남았네. 추석 때 주고 간 돈인데, 객지 나가 몸 상하며 벌어다 준 돈인데. 이렇게 쓰면 안 되는데.”하시며 벌써 토막 내어 담아놓은 고등어를 도로 내려놓고 일어선다.
생선장사 얼굴이 확 변하더니“추석 지난 지가 벌써 두 달이 넘어가는데 돈 오만 원 주고 간 것을 여지껏 들고 있어요? 참 어지간한 노인네네. 그럼 돈 삼만 원으로 두 달을 지냈다는 거여? 그자식도 누군지 대단하네. 요새 오만 원이 돈여? 이 토막난 고등어는 누구한테 팔란 말이요.”하고 소리치고 할머니는 머뭇거리는 할아버지 손을 놓고 굽은 허리로 혼자 앞서간다.
“나한테는 돈이 없어서. 미안하우. 미안하우.”
죄 지은 듯 더듬거리며 발길을 돌리는 할아버지 등 뒤로 생선장수 아저씨는 “에이, 재수없어.” 투덜대며 소금을 뿌리더니만 그래도 화가 안 풀리는지 봉지에 담은 고등어를 들고 쫓아가며 “영감님.” 하고 소리친다. 앞서가던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향해 거기 서 있지 말고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게 급하다.
덩달아 마음이 급해진 나는“아저씨. 제가 가지고 갈께요. 장사 끝나고 사갈려고 했는데 저 주세요. 할머니가 돈이 없으신 모양이네요. 그럴 수도 있잖아요.”하고 생선장수 아저씨를 달랬다.
할아버지는 못내 마음에 걸리는 듯 뒤를 돌아보시다가 나하고 눈이 마주쳤다. 난 가볍게 고개를 숙여 ‘걱정하지마세요.’하는 마음인사를 전했다. 오만 원을 갖고 두 달을 주무르고도 고등어 한 손 사기가 그토록 어려워 봉변을 당한 할머니의 마음을 되짚어보니 가슴이 아려왔다.

해가 넘어가고 장사 접을 준비를 하는데 오전에 할머니 손에 이끌려 갔던 그 할아버지가 내 앞에 서서 머뭇거리신다.
“어, 할아버지 다시 오셨네요. 무슨 일이세요?”여쭈니“애기 엄마. 집이 어디인가? 도회지 사시는가?”하신다.
“네. 왜 그러시는데요?”
“아까 그 고등어 애기엄마가 샀지요?”
“네. 제가 필요해서 산 거예요.”
“이거 내가 농사 지은 참깬데 참깨 사다 먹으면 이 참깨하고 고등어하고 바꾸면 어떨까. 염치없지만.”손에 들고온 비닐봉투를 펼쳐보이며 머뭇머뭇 말을 꺼내시는 그 표정에서 얼마나 많이 망설이며 한 걸음인지 그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세요. 그렇게 하세요. 그렇잖아도 깨 사야 했었는데. 잘 되었네요.”하자 할아버지 얼굴에서 민망함과 곤혹감이 사라지고 금세 환해진다.
“그런데 이 참깨 다 가져요?”
“그려. 그거 다.”하시고는 할아버지 눈길이 화장품에 가서 머문다.
“이거 할머니 갖다 드리세요. 세수하고 바르시면 돼요. 그리고 이건 할아버지 바르시구요.”하고 화장품 두 개를 건네니 아이고. 내건 관두고 우리 할망구 거나 주면 돼요. 그런데 그래도 되나? 내가 너무 염치없구먼.”하신다.
“아니에요. 이정도면 참깨 만 원어치도 넘어 보이는걸요. 할아버지도 가지고 가세요. 그래야 계산이 맞아요. 괜찮아요.”
“정 그러면 염치없지만 내 것도 우리 할망구 거로 바꿔주면 안 될까.”하며 웃으시는 모습이 눈물나도록 정이 넘친다.
할아버지 말씀대로 할머니 것으로 두 개 챙겨드리고 고등어도 넘겨드렸다.“조심해서 가세요. 할아버지.”하니 아까처럼 자꾸 뒤를 돌아보시며 그려. 그려유. 복받을껴. 복받을껴. 내 잘 쓸게요. 우리 할망구가 좋아하겠는걸.”하신다.
별반 팔지는 못했지만 오늘 만큼은 착한 일 했다 싶어 스스로에게 동그라미 백점을 주고 나니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pp. 130∼132
굴다리 밑에 쥐약 파는 아저씨가 내 스카프를 주워들고 계신다. 그 옆으로는 빨래집게와 실타래 등속을 파는 아줌마, 눈만 빼꼼 내놓고 목도리 둘둘 감은 채 꽁꽁 얼다시피 한 감 몇 개 놓고 앉아 계시는 할머니가 보인다.
한 바퀴 둘러본 내 눈길이 닿은 곳은 연탄불 화덕 위에 얌전히 올라 있는 흰 가래떡. 천 원에 여섯 개다.
가래떡 굽는 냄새가 고소하게 퍼진다. 한입 베어 무니 아...맛있다. 굴다리를 나와 옆자리에 있는 아주머니들 하나씩 잡숴보시라고 가래떡을 돌렸다.
그런데, 아주머니들 모두 어린아이마냥 콧물을 흘린다. 추워서 절로 흐르는 콧물을 닦아내는 손등들은 죄 터져 있고 손마디 끝은 쩍쩍 갈라져 있다.
한 해 동안 피땀 흘려 농사짓고 겨울장에 먹거리 들고 나온 아주머니들 손은 눈뜨고 볼 수가 없다. 흙일에 다 갈라진 손끝이 얼어서 피가 맺혀 있다. 열 분 중 일고여덟 분은 모두 이런 손을 지니고 있다. 떡가래 물고 서 있는 내가 철없이 느껴져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다. 알토란 같은 자식 끼고 살아내기 위해서 얼마나 애를 썼던 손들인지... 이런 날 서로 쳐다보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한 주먹 치밀어 올라 손 낫게 해주는 내 화장품을 하나씩 돌렸다. 어차피, 앞으로 남기고 뒤로 밑지는 쑥맥 소릴 듣는 내가 아니던가.
화장품 받아든 아주머니들 고마워하시며 시금치, 무, 파, 밤... 팔려고 가지고 나온 것 조금씩들 들려주신다. 사양해도 소용없다. 안 받으면 혼난다. 내가 돌린 화장품 값어치를 금세 넘어버린다. 나는 본의 아니게 영악한 사람이 되고 만다.
......
얼마 전부터 한가한 시간이면 인터넷에 올리곤 했던 내 장터 이야기를 읽고 서울서 누가 찾아왔다. 순간, 장터에 서있는 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멀리서 찾아온 손님을 피해 급히 짐을 쌌다. 당황했던 탓도 있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나는 기운을 잃었다.
낮은 자리에 선 사람들의 성실함을 닮겠다고 했던 내가... 비겁하고 속 좁은 짓이었다.
먼 곳에서 온 손님은 내 옆자리 과일노점 순영이 엄마한테 길에서도 따뜻하게 몸을 덥힐 수 있는 손난로를 맡기고 갔다. 그 손난로를 받아들고 얼굴도 모르는 그 분을 떠올리며 나는 자꾸만 자꾸만 살고 싶어졌다.
그날 이후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늘 나와 함께 한 손난로를 장거리 사람들은 신기해하고 부러워했다.
“그건 어디서 사는 거유. 아이고, 따숩네. 어쩌자고 이렇게 작은 것이 따숩댜. 우리는 돈 있어도 이런 거 어디서 사는 건지 몰라서도 못사네. 증말로 돈은 있는디.”
장 보러 나온 사람들도 한번씩 쳐다보는 손난로. “그거 참 신통하네.”들 했다.
춥지만 추운 줄을 모른다. 바람 불던 그 황량한 신탄장거리의 추위를 막아주던 작은 손난로, 불어나는 매상, 친근해지는 장거리 사람들, 보이지 않지만 전해져 오는 따뜻한 마음들...
세상은 온통 봄날이다.
살아가면서 단 한번도 희망을 놓은 적은 없다.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면 절벽 아래로 떨어질 상황이었을 때도 나는 한번도 희망을 놓은 적은 없다. 살아가다 보면 더없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고집스럽게 믿었다.
돌아보면 사방이 꽉꽉 막힌 벽이었을 때도 잠시 숨을 멈추고 기다렸다. 벽이 열릴 때까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외치면서.
나는 자꾸만 자꾸만 살고 싶다.--- pp. 74∼78
그 해엔 겨울이 유난히 빨리 온다고 했다. 일찍부터 처마 끝이 얼어붙는데 차가운 구들장이, 일찍 진 꽃들이 사뭇 원망스러웠다. 해를 잡고 늘어지고 싶은 마음 위로 두런거리는 아이들의 속삭임이 낙엽처럼 쌓이고 있었다. 추위도 가난만큼 고독하다는 것을 그해 겨울 알았다.
몇 해 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눈이 많이 와서 읍내서 동네 들어오는 시내버스가 이틀 동안 재를 넘지 못해 끊겼고 아이들은 시냇가에 아기노루가 내려왔었다고 소리 높여 떠들고 다녔다. 대문 없는 마당에 아이들이 눈사람을 두 개나 만들어놓고 미끄럼을 탄다며 비료 푸대를 하나씩 들고 언덕 위로 올라갔다. 누렁이가 신나게 꼬리를 흔들며 아이들을 뒤따르는 것을 본체만체 나는 보일러실을 불안하게 들락거렸다.
일찌감치 저녁밥을 해먹고 방에 들어앉았다. 옛집이라 등은 따뜻한데 웃풍이 세서 누워 있으면 코가 시렸다. 세상이 온통 흰눈으로 덮여 그 새하얀 빛이 달빛마저 하얗게 흡수해버린 밤.
보일러 스위치에서 띠띠 하는 소리가 나더니 비상깜박이가 들어왔다. 기름이 떨어졌다는 신호였다. 하필 이 추운 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그때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너희들 김밥놀이 하고 싶다고 했지? 일어나 김밥놀이 하자. 엄마가 김밥말이 해줄게. 자, 일어나. 어서.”
엎드려서 만화책을 보며 낄낄거리던 두 녀석은 내 말에 뛸 듯이 좋아한다. “정말? 야, 신난다. 정말이지 엄마?”
나는 그럼, 그럼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장롱 속에 있는 이불을 모두 내려놓았다.
“지금부터 김밥 만다아.”
먼저 큰 녀석을 이불 속에 넣고 돌돌 말았다. 그리고는 작은 녀석도 둘둘 말았다. 이불 틈새로 얼굴만 쏙 내민 두 녀석이 서로를 보고는 재미있다고 까르륵댄다.
아이들이 밥이고 이불이 김이다. 이게 바로 짱구 만화에 나오는 김밥놀이다.
“움직이지 마! 김밥 풀어진다. 가만 있어. 마지막으로 계란 후라이 덮는다.” 하고 담요를 덮어주었다.
“엄마, 더워. 숨막혀.” 하는 아이들.
“이제 엄마가 책 읽어줄게. 가만히 들어봐.”
그날 밤 나는 아이들에게 유태인의 ‘탈무드’를 읽어주었다. 잠자코 듣고 있던 아이들이 어느새 고른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쌔근거리는 숨소리 사이로 밤은 깊어갔다. 점점이 온기가 걷혀가며 추워지고 있었다. 아이들 옆자리에 비집고 누웠는데 코끝도 시리고 마음도 시렸다. 젠장, 누가 나도 김밥처럼 말아주었으며...
추위와 둘이 날이 새도록 누워 있는데 뼛속까지 시려왔다. 문 창호지에 비친 하얀 세상 때문에 시린 게 아니었다. 여인의 옷벗는 소리처럼 사그락거리며 내리던 눈 때문만도 아니었다.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은 것은 한겨울 추위에 기름이 떨어져버린 서러움보다는 그 서러움을 함께 나눌 사람이 곁에 없다는 아픔 때문이었다. 그 아픔이 추운 마음을 매섭게 파고들었다.--- pp. 67∼69
딸아이가 중학생이 되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가정환경조사서를 가져왔다. 직업, 주거환경, 월수입... 볼펜을 손에 쥐고 한참 헤매며 앉아 있던 나와 딸아이의 눈이 마주쳤다.
“엄마, 그냥 써. 있는 그대로. 걱정하지 말구요.”
“그래도 되겠니?”
듣고 보니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써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간단한 걸.
이 어린 딸이 가끔 내 친구가 되기도 한다. 아니 나보다 더 생각이 깊을 때가 많아 놀랄 때가 있다.
......
언젠가 아이들이 볼까 싶어 사용하지 않는 방으로 두꺼운 겨울이불 꺼내 들고 들어가서 세 겹을 뒤집어쓰고 펑펑 우는데 딸아이가 이불 사이를 들추고 들어와 조심스럽게 말했다.
“엄마. 내가 무슨 말 하나 해줄게. 엄마, 잠깐만 그만 울고... 엄마, 이거 알아? 사람은 슬퍼서 우는 게 아니고 울어서 슬픈 거래. 사람은 기뻐서 웃는 게 아니고 웃어서 기쁜 거래. 그러니까 엄마도 웃어. 그럼 기뻐지니까.”
이렇게 착한 딸아이 마음 아프게 한 나는 철없는 엄마다.
언젠가는 셋째 언니가 딸아이에게 “네 엄마 좀 부탁해. 네가 하도 의젓하고 이뻐서 언니 같다. 차라리 네가 엄마 해라.” 했다.--- pp. 63∼64
하루 종일 손수레에서 빵을 굽고 집으로 들어가면 불이 꺼져 있다. 아무도 기다려 주는 사람이 없다. 열쇠를 찾아 방문을 열면 어둠이 방안에 깊게 고여 있었다.
방안에 들어서면서 무너지듯 주저앉는다. 아이들을 데려오려면 힘을 내야 하는데, 기껏 죽지 않으려고 밥을 먹었다. 밥이 안 넘어가면 죽지 않으려고 죽을 끓여 먹었다.
부지런히 먹긴 먹었는데 점점 살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처녀때 몸무게보다 가벼워졌다. 덜컥 겁이 났다. 입던 옷이 헐렁거리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현기증이 나서 주저앉아 버렸던 그 시간. 나를 위해서는 반찬 한 가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저 붙어 있으니 목숨이었던 게다.
살면서 돈을 아까워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 시절 죽을 끓이든 밥을 끓이든 나를 위해서는 쌀 한 줌 사는 돈이 아까웠다.
하루 일을 마치면 팔리지 않은 빵 반죽이 남았다. 하루 종일 발효하여 더 크게 부풀어오른 빵 반죽. 쓰레기 봉투는 240원. 남은 반죽 버릴 쓰레기 봉투값도 아까웠던 때다.
팔리지 않아 남은 밀가루 반죽을 설거지 세제 대신 쓰기 위해 얼마간 떼어놓고 나머지로 수제비를 끓였다. 이스트와 바닐라향과 설탕가루가 든 반죽으로 끓인 수제비. 달착지근한 게 중국집을 찾아들면 느껴지는 향료냄새가 끓어올라 고개를 외로 꼬기도 했다. 그래도 그 수제비를 먹었다. 쓰레기봉투 값도 줄이고 쌀값도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해 빵 굽는 손수레가 팔릴 때까지 날이면 날마다 혼자 수제비를 끓여먹었다.--- pp. 31∼



성공한 사람들의 실패담

나폴레옹은 수필가로 실패했으며,
셰익스피어는 양모사업가로 실패했으며,
링컨은 상점경영인으로 실패했으며,
그랜트는 제혁업자로 실패했다.
하지만 그들 중에 어느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른 분야로 옮겨가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 노력했으며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다.

- 프랭크 미할릭의《느낌이 있는 이야기》중에서 -

* 실패가 사람을 강하게 만듭니다.
'작은 실패'가 사람을 성공으로 이끌고,
'큰 실패'가 사람을 위대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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