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왠 하늘의 날벼락인지...
야구를 보다가 0:7 으로 지고 있어서 그냥 TV를 껐는데, 9회말에 8:7 인가로 역전승을 했던 보스턴의 게임이 생각난다는...
이거 다시보기도 뭐하고 뻘쭘한데... 암튼 앞으로는 나달이 시대가 오려나...
7일(한국시간) 세계 1위 로저 페더러(27.스위스)를 물리치고 생애 첫 윔블던 트로피를 품에 안은 라파엘 나달(22.스페인)에게 이제 '테니스 황제'라는 칭호도 어색하지 않았다.
이날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페더러를 4시간48분 대혈투 끝에 3-2(6-4 6-4 6 < 5 > -7 6 < 8 > -7 9-7)로 제압하며 페더러의 대회 6연패 꿈을 산산조각낸 나달은 1980년 비욘 보리(스웨덴) 이후 28년만에 한 해에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석권했다.
또 축구광으로 알려진 나달로서는 스페인 축구대표팀이 2008 유럽선수권대회에서 44년만에 메이저대회 무관의 한을 푼 것에 발맞춰 42년만에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스페인으로 가져가게 됐다.
1966년 마놀로 산타나 이후 스페인에서 온 선수가 윔블던을 제패한 적이 없었다.
사실 나달에게는 그간 '클레이코트 전문'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는 최근 4년 연속 우승을 했지만 다른 메이저대회에서는 우승 경험이 없다.
또 투어 이상급 대회에서 28번 정상에 올랐는데 이 가운데 클레이코트 대회가 무려 22번이나 되기 때문이다.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3년 연속 페더러를 꺾었지만 반대로 한 달만에 열리는 윔블던에서는 지난 해까지 2년 연속 페더러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프랑스오픈에서는 점점 페더러와 경기 내용의 격차를 벌리더니 올해 결승에서는 3-0(6-1 6-3 6-0)으로 완승을 거두며 페더러에 치욕을 안겼고 드디어 윔블던에서는 전세를 역전시켜 지난 해까지 아픔을 되갚았다.
잔디코트 우승이 지난 해까지 없었지만 올해 이미 윔블던 전에 열린 아트와 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잔디코트 우승 트로피도 손에 넣었고 이번 윔블던 우승으로 두 번째 잔디코트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제 클레이코트에서는 적수가 없는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고 잔디에서도 언제든지 페더러마저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갖춰 '클레이 전문'이라는 꼬리표는 확실히 떼버렸다.
오히려 '테니스 황제'라는 호칭도 어울릴 정도가 됐다. 프랑스오픈 결승전 참패에 이어 윔블던 6년 연속 우승 도전에도 실패한 페더러가 아직 올해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이 없는 반면 세 차례 메이저 대회 중 두 개를 휩쓴 나달의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페더러와 상대 전적에서도 12승6패로 압도하게 됐고 올해는 네 번 만나 모두 이겼을 정도로 이제는 실력의 우위가 나달 쪽에 무게가 실릴 정도가 됐다.
이제 세계랭킹에서만 1위 자리를 뺏는다면 그 누구도 '테니스 황제-나달'의 칭호를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