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 - 레디메이드 인생

 
반응형



Ready Made 인생.. 이미 만들어져 있는 인생...
주인공 P는 엘리트교육을 받았지만 취업이 안되서 하루하루도 벌어먹기 힘든 사람이다..
꼴에 술, 담배는 꼬박꼬박하고, 하나 남은 자식은 형에게 맡기지만 어려운 형은 자식을 P에게 다시 보내지만, 교육을 받아봤자 자기처럼 된다는 생각에 9살짜리 아들을 출판사에 보내버리고 세상을 원망하면서 끝납니다...
자신에게 뭔가 잘못이 있다는 생각보다는 세상에 대한 원망... 내가 교육을 안받았다면 노동이라도 할텐데라는 생각... 듣는 내내 패배주의적이고 비관적인 삶의 태도와 아무것도 안하면서 공상만 즐기고 그의 모습에서 짜증과 함께 저의 모습이 보이더군요...-_-;;

중간에 창녀와의 동침장면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찾는 모습에서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하루밤 자고 몇 환이라도 주고 가라는 창녀와 간강을 당해서 정조를 잃었다고 자살하는 여인네 둘 사이에 어느것이 잘된것이고 잘못된것일까요?

암튼 오래된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생각 저 생각에 재밌고, 저를 반성하게 만들어준 책이였습니다.


<도서 정보>제   목 : 레디메이드 인생
저   자 : 채만식
출판일 : 1934년
구매일 :
일   독 : 2005/8/26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정신 똑 바로 차리고, 책임감을 가지고 살자꾸나!


<미디어 리뷰>
저자 : 채만식
1902년 전라북도 옥구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 서당에서 한문을 익혔고 1914년 임피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1918년 경성에 있는 중앙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다. 재학 중에 은선흥과 결혼했으며, 1922년 중앙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 대학 부속 고등학원 문과에 입학했다. 1923년 귀국했다가 다시 돌아가지 않아 퇴학 처분되었다. 1924년 경기도 강화의 사립학교 교원으로 취직하고, 『조선문단』에 「세 길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1925년 동아일보 기자로 입사했다가 이듬해에 그만두고 고향에서 무정부주의와 사회주의 이론에 심취하며 문학 수업에 전념했다. 1929년 말 『개벽』 사에 입사하여 편집일에 종사하였고 1932년에는 이갑기와 ‘동반자 작가 논쟁’을 벌였다. 「레디메이드 인생」(1934)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문예 활동을 펼치다 카프 2차 사건이 발생하자 잠시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 1936년 개성으로 옮겨가 본격적인 전업 작가 생활에 들어간 뒤 『탁류』(1937), 『태평천하』(1937) 등을 써내면서 당대 문단의 중진 작가로 인정받았다. 일제 말기에 귀경과 낙향을 반복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집필 활동에 전념하여 주옥같은 해방기의 명편들을 남겼다. 1950년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등 교육을 받고도 마땅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채 살아가던 주인공 P는 이력서를 들고 모(某)신문사 K사장을 찾아간다. 그러나 일자리를 거절당하고, 오히려 농촌 운동이나 하라는 충고를 받는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형편에 농촌 운동과 문맹 퇴치란 허구에 불과하다고 반발하면서 밖으로 나온다.
  광화문 거리를 걸으면서 그는, 차라리 무식했다면 농민이나 노동자라도 되어 실직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런 불행을 의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자신이 인텔리인 것을 원망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과 같은 지식인 실업자를 양산(量産)해 낸 사회를 원망하기도 한다.
  그러던 차에 고향의 형에게서 편지가 온다. 아홉 살짜리 아들 '창선'이를 올려 보낼 테니 아비 구시를 하고 기르라는 것이다. 그는 M과 함께 H를 졸라 자신의 법률 책을 잡혀 술집으로 간다. 그곳에서 술취한 계집들이 화대(花貸)로 이십 전이라도 좋다고 조르는 데서 P는 또 한번 분노를 느낀다. 밖으로 나온 P는 정조를 빼앗기고 자살하는 돈 많은 여자의 모습과 이십 전에 정조를 팔려는 무산 계급 여인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K사장의 화려한 생활과 위선적인 행동에 분개한다. 그러나 자신의 따분한 모습이 처량할 뿐이다.
  '창선'이가 온다는 날, P는 어느 인쇄소의 문선 과장을 찾아가서 아들놈을 무료 견습공으로 써 달라고 부탁하고 자취 도구를 장만한다. 아들에게만은 자신과 같은 인텔리 실직자를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그리고 P는 자신과 아들 모두가 팔려 가기를 기다리는 레디 메이드(ready-made, 기성품)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또다른 줄거리>
  이 작품의 주인공 P는 농촌의 가난한 집안 출신이다. 그는 한때 향학열에 들뜬 사람들 의 열기에 힘입어 어렵사리 신식 공부를 했다. 개화 이후 한국 사회는 이상한 교육열이 팽배 해 있었다. 너도 나도 상급학교에 진학을 했고 그 졸업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하여 이른바 지식 청년의 과잉 생산 사태가 빚어졌다. 그것을 이 작품에서는 레디 메이드 인생이라고 본 것이다. P도 그와 같은 과잉 생산된 지식인 청년 가운데 한사람이다.
  그는 일찍 장가를 들어 시골에는 열 네 살된 아들까지 두고 있다. 그는 자신이 주장해서 아내와 이혼을 했다. 그리고 아들 창선이를 극빈자에 속하는 형의 집에 맡겨 놓고 있다. 그 아들은 학비가 없어서 보통 학 교조차도 다니지 못하고 있다는 펀지를 받는다. 그는 자기 나름대로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다닌다. 그는 조금 안면이 있는 어떤 신문사의 K사장을 찾아간다. 그 러나 거기서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간단하게 거절을 당한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없는 일자리를 구할 게 아니라 농촌으로 돌아가 뜻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엉뚱한 설교를 듣는다.
  참담한 기분이 되어 자신이 기거하는 사글세 방으로 돌아온 P에게는 그러나 두 가지 현실이 기다리고있다. 하나는 주인의 집세 독촉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시골 형이 부친 편지다. 그 편지에는 아들 창선이가 학교에 다니지 못할 뿐 아니라 끼니도 이을 길이 없어 그 애처로움을 견디지 못한다고 적혀 있다. 그리고는 어떻게 차비가 마련되면 애비인 P에게 올려 보내겠다고 쓰여 있는 것이다. 잔뜩 심사가 착잡해 있는 P의 거처로 M과 H가 찾아온다. M은 법률을 전공해서 육법전서를 줄줄 외는 친구다. 그리고 H는 경제학을 전공한 지식청년이다. 그러나 이들은 한결같이 빈털털이인 식민지의 지식 청년이다. 셋은 M의 법률 서적을 잡혀서 돈 6원을 손에 쥔 다. 그것으로 그들은 실컷 싸구려 술집을 순레하면서 술을 마신다. 이런 생활을 하는 P에게 시 골에서 한 장의 편지가 날아든다. 아들 창선이를 인편에 올려 보낸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돈 15원을 마련한다. 그리고는 풍로니 남비니 양재기 숟가락 등을 사서 아들과 자취할 채비를 차린다. 그리고는 어느 인쇄소의 문선과장을 찾아간다. 거기 심부름꾼으로 아들을 써 달라고 부탁한다. 그 취직시킬 아이가 누구냐고 묻자 P는 바로 자기 아들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그럼, 왜 공부를 시키지 않고 이런 데 맡기느냐는 문선 과장의 반문에 그는 말하는 것이다. 

[감상 및 해설]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중에 나타난 현실과 사회적 배경을 알아야 한다.
  이야기는 주인공 P가 K사장에게 취직을 부탁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일자리를 구걸하는 P의 처지와 K사장의 무관심, 즉 늘 취직 운동에 실패한 P의 절박함과 K사장의 무반응이 대조를 이루면서 사회 현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이들 사이의 대화나 P의 심중을 통해서 나타난 당대의 사회 현실은 실업자가 증가해서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적 궁핍상이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주인공 P는 그 원인을 역사적 조건에서 찾으려고 한다. 개화의 적당한 시기를 놓쳐 버린 대원군의 정책이나 교육만이 개인과 국가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외치던 개화기 이후의 자유주의 물결 같은 것이 결국은 경제적 현실을 망각하게 만든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당대의 인텔리들은 말하자면, 수요(需要)는 일정한데 무작정 공급되는 물량과 같은, 시세 없는 존재들이란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찾는 사람이 없는 물건, 이것이 P라는 인텔 리가 처해 있는 현실이며, 바로 이런 사람들이 레디 메이드(reaey-made) 인생인 것이다.
  이 작품은 풍자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비꼬는 듯한 어조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P가 어
린 아들을 취직시키는 대목은 사회 현실에 대한 소극적 저항인 동시에 자신에 대한 비감 어린 풍자이
다. 어려서부터 기술을 배우는 것이 그래도 사람 구실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생각에서 아들을 인쇄소에
무료 견습공으로 맡겨 버리는 행위는 레디 메이드 인생, 실속 없는 인텔리의 슬픈 결단이 아닐 수 없다.

◎ 레디 메이드 인생 : 기성(ready-made) 인간, 실업 상태의 인간
◎ 이 소설의 서사적 줄거리
① 신문사 사장을 찾아가 취직 자리를 얻는 데 실패하는 이야기
② 친구들과 어울려 술집을 전전하다 귀가하기까지의 이야기
③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인쇄소에 취직시켜 버리는 이야기
◎ 이 소설의 풍자성
    1930년대 한국 사회가 지니고 있던 구조적 병폐를 부각함. ⇒ 일제의 우중화(愚衆化) 정책의 비판



책속으로
 

P는 거짓말을 하였다. 그는 지금 K사장을 만나 거절당한 이야기를 하기가 어쩐지 창피하기도 할 뿐 아니라 또 전부터 C더러 K사장에게 자기의 취직운동을 부탁해 왔던 터인데 직접 이렇게 찾아와서 만났다고 하기가 혐의쩍기도 하여 시치미를 뚝 뗀 것이다.

'아주 단념하오.'

C는 자기에게 부탁한 취직운동을 단념하란 말이다. 그러면 벌써 C가 K사장에게 이야기를 하였고 그 결과 일이 틀어진 것을 P는 모르고 와서 헛노릇을 한바탕 한 것이다. P는 먼저 C를 만나 보지 아니하고 K사장을 만난 것을 후회하였다. C는 잠깐 멈췄던 말을 계속한다.

'어제 아침에 사장더러 P군의 사정이 퍽 난처하니 어떻게 생각해 봐 주면 좋겠다고 여러 말을 했다가 코떼었소. 신문사가 구제기관이 아닌데 남의 사정 난처한 것을 어떻게 하라느냐고 그럽디다…… 하기야 그게 옳은 말이지만.'

신문사가 구제기관이 아니라고 한다는 그 말이 P의 머리에는 침 끝으로 찌르는 것같이 정신이 들게 울리었다.

'흥! 망할 자식들!'

P는 혼자말로 이렇게 두덜거리며 C와 작별도 아니 하고 밖으로 나와 버렸다.--- p.35
'그렇지만 지금 조선 농촌에서는 문맹퇴치니 생활개선이니 합네 하고 손끝이 하얀 대학이나 전문학교 졸업생들이 모여오는 것을 그다지 반겨하기는커녕 머릿살을 앓을 것입니다. 농민이 우매하다든지 문화가 뒤떨어졌다든지 또 생활이 비참한 것의 근본 원인이, 기역 니은을 모른다든가 생활개선을 할 줄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조선의 지식 청년들이 모두 그런 인도주의자가 되어집니까?'

'되면 되지 안될 건 무어야?'
'그건 인도주의란 그것이 한개 공상이니까 그렇겠지요.'
'허허 ……그러면 P군은 ××주의잔가?'

'되다가 찌부러진 찌스러깁니다. 철저한 ××주의자라면 이렇게 선생님한테 와서 취직 운동도 아니합니다.'

'못써. 그렇게 과격한 사상으로 기울어서야 쓰나……정 농촌으로 돌아가기가 싫거든 서울서라도 몇사람 마음 맞는 사람이 모여서 무슨 일을― 조국에 신문이 모자라니 신문을 하나 경영하든지
또 조그맣게 하자면 잡지 같은 것도 좋고 또 영리사업도 좋고…… 그러면 취직운동하는 것보담 훨씬 낫잖은가?'

'좋을 줄이야 압니다만 누가 돈을 내놉니까?'--- p.23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