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스페셜 - ID : 희망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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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에 걸린 한소년의 이야기... 연세대 농구부에 다니던 무명선수였던 그가 미국에 유학까지 가서 농구의 꿈을 키우지만... 어느날 루게릭판정을 받고 이제는 누워만 있는다... 이제는 상태가 악화되어서 몸도 못 움직인다. 눈동자, 손가락 하나정도...
24시간 침대에 누워서 같은 풍경만 보면서 살아가는 승일씨... 하지만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고...
루게릭병에 걸린 환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알리고, 그들과 같이 그 아픔을 나눈다...
우리나라에는 이병에 걸린 사람이 1500명정도라고 하는데... 생각해보니 얼마전에 돌아가신 화가 김영갑씨... 그리고 마포에사는 어떤 여사님... 그리고 아빠 사랑해에 나오는 강원도의 한 아저씨... 승일군... 꽤 많은 분들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엄청난 진료비에 상황은 점점악화되어가는 그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그가 장하다못해 눈물겨울뿐이다.
내가 그라면 과연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수 있을까...


ID : 희망승일
◎ 방송일시 : 2006년 10월 21일 (토) 밤 8시, KBS 1TV
◎ 연출 : 문소산
◎ 작가 : 최우진

오늘부터난여기에매일같이써나갈것이다
만약내가쓰지못하는날이생기더라도
그것은포기의뜻이아닌잠시몸이불편해진것이라생각하면된다
누가날대신하여계속써주면된다
하루에한문구
오늘이그첫날

난 산다

◎ 기획의도

연세대, 기아자동차에서의 선수생활을 거쳐 국내 프로농구 사상 최연소 코치로
발탁되었던 박승일. 그는 지난 2002년,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일명 루게릭병을
선고 받는다. 루게릭병은 척수신경이나 간뇌의 운동세포가 서서히 파괴되어,
이 세포의 지배를 받는 근육이 위축되고 움직일 수 없게 되는 병.
박승일 선수는 숨을 쉴 수 있게 하는 근육마저 마비되어 심장이 멎는 죽음의 순간을
겪었고, 이제는 얼굴 근육이 굳어져 웃는 것조차 힘들다. 그가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곳은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과 두 눈동자 뿐. 

하지만 그는 살아있다.
움직일 수 없게 되고 인공호흡기를 달며 목소리마저 잃은 후, 고립된 섬처럼 투병생활을
하던 그는 2004년 12월 안구마우스와 만나면서 다시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한다.
두 눈동자를 움직이며 승일이 세상과 소통하는 속도는 1분에 다섯 글자. 비록 소리 없고
빠르지도 않지만, 그가 세상에 전하는 언어는 그 어떤 언어보다 강하며 자유롭다. 

사람이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서른여섯 살, 전 프로농구 선수였고 지금은 루게릭 투병 4년차인 박승일 선수의 삶을
통해, 우리가 가진 행복의 조건들, 소통의 의미,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을 던져본다.
 

◎ 주요내용

1. 나씩 내던지며 가는 고통의 삶

이제남은것은하나씩하나씩포기해가는것뿐이었다
하지만그끝이명확히보이는데하나씩내던지며가는길은
차라리한꺼번에버리는것보다더한고통이었다 

하루24시간, 1년 365일, 변함없이 그의 눈앞에 자리하고 있는 지긋지긋한 방 배경.
그가 매일 아침 하는 일은 조심스레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일이다. 아무리 살펴도
어제와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언제나 등에서 떨어질 날 없는 숨쉬지 않는 침대매트에
누워 뼈 마디마디 뒤틀리는 고통에 잠이 깨곤 한다.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일명 루게릭병은 10년의 무명시절을 견디며 최연소
농구코치로서의 꿈을 이뤄낸 그의 미래를 송두리째 앗아갔다. 왼쪽 상반신에서 시작된
징후. 이제 혼자서는 숨을 쉴 수도 밥을 먹을 수도 없다. 그의 몸은 고무찰흙과 같아
가족과 간병인이 만지는 대로 놓여질 뿐이다. 그가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은 위급한 상황을
알릴 수 있게 딸랑이를 달고 있는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과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인
두 눈 뿐. 딸랑이의 소리는 점점 약해져가고 눈을 깜빡이는 것은 점점 힘들어져 간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통. 가위에 눌린 것과 같은 상태에서 온 몸의 감각은 무섭도록
살아있어 그를 괴롭힌다.

2. 안구마우스, 또다른 그의 소리

박승일 선수의 일상적인 대화는 글자판으로 이루어진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 적혀있는
글자판을 들고, 글자를 짚어서 맞거나 틀리면 승일이 눈을 깜빡여 단어를 조합해 나가는
방식이다. 한 단어를 전하는 데에도 몇 분이나 걸리는 그들의 의사소통.
어머니는 애가타고 승일은 지친다.
2004년 12월, 그는 안구마우스라는 기계를 접하게 된다. 작은 카메라와 모니터에 부착된
적외선 센서로 이루어져 있는 안구마우스는 카메라에 눈동자를 맞추면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 마우스의 커서를 움직일 수 있고, 눈을 깜빡이거나 바라보는 동작으로
클릭이나 드래그도 가능하다.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해도 눈동자만으로 조작할 수 있는
안구마우스는 잃었던 목소리를 대신해주는 소중한 존재. 1분에 다섯 글자를 만들기도
힙겹고 띄어쓰기도, 오자를 고치는 것도 버겁지만, 그는 안구마우스를 통해 세상과
다시 친해질 수 있었다. 승일은 안구마우스를 통해 인터넷 까페를 운영하고,
때로는 인터넷 쇼핑으로 가족들에게 깜짝 선물을 하기도 한다.

3. 의 마지막 직업

환자를살려낸다는병원에서도우리를거부한다
이익에비해환자에게손이너무많이가기때문이다
루게릭을홍보하는것은내가이세상에태어나갖는마지막직업이다
사회는나를포기해도나는포기하지않을것이다 

“병에 걸린 사람들은 궁핍한 생활을 해야 합니까? 병에 걸린 사람들은 그날부터 매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야 합니까?” 승일이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다. 루게릭병 말기에
이른 환우가 필요로 하는 한 달 비용은 500여만원. 정부의 보조는 한 달 간병비 20만원과 인공호흡기 대여료 지원이 전부다. 환우들에게는 부족한 정부 보조와 사회적 무관심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 24시간 간병해야 하는 특성상 환우의 가족들은 개인으로서의 삶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간병인을 쓰게 되면 한 달 간병비가 150여만원.
병이 진행될수록 생활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결국 빈곤층의 환경에 처하게 된다.
박승일 선수의 꿈은 루게릭병에 걸린 환우들이 제대로 간병 받고 쉴 수 있는 요양소를
짓는 것이다. 진단 받은 순간부터 침대에 누워지내는 지금까지 그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까페 ‘박승일과 함께하는 ALS'를 통해
그는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발언한다.
자신의 몸뿐만이 아니라 가족들의 생활마저 망가져가는 것을 오롯이 볼 수 밖에 없는
환우들로부터 환우가족들을 해방시켜 줄 수 있는 공간, 환우들에게는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 요양소를 짓기 위한 루게릭병 홍보.
이것이 바로 자신의 마지막 직업이라고 그는 말한다.

4. 족, 그리고...

내가갖고있는고통은우리가족이받는고통보다작다
나하나로인해가족은삶이라는단어를잃어버리고산지오래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자랑이자 사랑받는 막내였던 박승일 선수. 운동선수로서의
승부근성, 2m가 넘는 아들의 큰 키는 부모님의 자랑이었다. 어느덧 일흔 나이에
가까워진 부모님, 손자를 돌보며 편안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거라던 믿음은 어느날
갑자기 아들에게 다가온 병과 함께 무너져버렸다. 박승일 선수가 농구코치의 꿈을 안고
유학길에 올랐을 때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았던 16년지기 친구 김미남씨는 지금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를 방문한다. 박승일 선수가 운영하는 인터넷 까페의 공동운영자
오월소년은 움직일 수 없는 박승일 선수를 대신해 까페를 운영하고, 요양소 건립을 위해
보건복지부를 찾는다. 하루 24시간 승일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가족들과, 변함없이
그의 곁을 지켜주는 친구들, 그리고 루게릭병 홍보에 뜻을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박승일 선수는 그들이 있기에 힘든 하루를 또 견디고 싸우며 살아간다.  

5. 산다

장마가이제지나갔나보다
햇볕이무서우리만큼내리쬔다
닿을듯닿을듯닿지않는이것이무엇인지분명아는데
해결할수없는나의무기력앞에오늘도난가슴을친다
그러나여기서절망하거나노여워하지않겠다 

지금껏 잃은 것들에 힘들었고 앞으로 잃게 될 것들이 무엇인지 알기에 두렵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비록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그렇기에 깨달을 수 있었던 삶의 의미들.
침을 삼킬 수 있고, 움직일 수 있고, 가려운곳을 긁을 수 있고, 흐르는 땀을 내 손으로
닦을 수 있는 일상의 사소한 행복과 감동, 우리는 그 놀라움을 박승일 선수를 통해
깨닫고 느낄 수 있다. 오늘도 그는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살아간다.
그런 그의 인터넷 까페 아이디는
희·망·승·일

6. 이 다큐를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

아름다운 사람들의 다양한 재능들이 박승일 선수와 이 다큐멘터리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박승일 선수가 눈으로 쓴 글들이
영화배우
박해일의 내래이션과
힙합뮤지션
드렁큰타이거의 음악(랩)을 통해 전해지고,
지난 95년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난 모리 슈워츠 교수가
박재동 화백의 그림과 배우 변희봉의 목소리로 되살아나 승일과 함께,
죽음에 직면해서 깨닫게 되는 삶의 의미에 대해 짧지만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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