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빛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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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마신 술에 흐리멍텅한 정신이였지만, 쏟아지는 햇날에 눈을 떴다.
얼마만인가.. 그동안 장마에 태풍에.. 그리고 늦잠까지...

내방은 동향이라서 아침에 일어나면 태양 빛을 그대로 들어온다.
한때는 산에 운동을 다녀와서 이 빛을 쬐기도 했고...
한참 밤새워 일할때는 이 빛을 신호로 잠에 들기도 하고...
자기전에 사람들과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받았던 햇살... 열심히 일하고 나서 맞이하는 햇살... 너무나 아련한 기억들... 그 기억들이 떠올랐다.

출근이고 뭐고... 무작정 북한산으로 올라갔다.
그다지 멀리가고픈 생각은 없었지만... 그저 땀이 흘리고 싶었고, 아름다운 풍경과 햇살을 쬐고 싶었다.

삐질삐질 흐르는 땀을 닦다가 바라보는 하늘마다 아름다운 구름들이 넘쳐났다.
정말 기분이 좋았고, 행복했다.
모든 근심과 걱정은 구름 저멀리로 날아간듯했다.
거기에 오늘 상황에 딱 맞는 지금 흐르는 신나는 음악까지...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내 인생에도 구름은 사라지고, 맑은 날이 다가 오기를 기원했다.

내려오는 길에는 정호폭포에 가서 목욕을 시원하게 하고,
집에 내려와서는 엄마가 해놓은 시원한 콩국수를 먹고 출근했다.

출근길의 구름도 예술이였다.
이런 구름을 보면 천공의 성 라퓨타가 생각난다.
출근시간내내 라퓨타 신드롬에 나도 빠져들었고, 보통 출근시간의 배가 걸렸다.

그리고 다시 현실로.. 사무실로...
이제는 현실속의 라퓨타를 찾기 위하여...

오늘 이 기분, 이 느낌, 이 감정, 이 각오 잊지 말기를 바라며...

 

그리고 이 말이 꼭 하고 싶었다.
종일 햇빛을 쐬면서...
전차남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빛이 있기를...

나에게도 빛이 있기를... 빚 말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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