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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애매한듯하면서 재미있으면서도 아리까리한 철학동화같은 책... 역시 모모의 저자답다...
여러개의 단편을 엮어놓았는데, 결론이 극적이거나 반전이 있다기 보다는 결론은 왠지 허무하지만 결론에 이르는 과정과 주인공의 사색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두고두고 보게 될듯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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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물로 받을 때 나는 이렇게 쓸쓸한 책을 읽을 줄 몰랐다. 모모의 작가 엔데가 이미 죽었다는 점도 이 책을 그렇게 읽게 만들었을지 모르지만, 그건 내가 그를 좋아했다는 의미는 아니고, 꿈을 꾸지 못하는 사람도 이렇게 살아가고 꿈을 꾸던 사람도 그렇게 죽어간다는 자각 때문인지 모른다. 그의 책들이 특별히 무겁게 구성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무슨 대단한 주제를 전달해 준다는 사명감으로 오버해 가지 않았다. 그냥 이야기를 할 뿐인 그 다정함 속의 겹겹이 쌓인 흔적이 독자를 무겁게 만든다. [긴 여행의 목표] 모든 걸 희생해서라도 되돌아가고픈 인간의 마음을 보여 준다. 이것은 기억도 나지 않는 어머니일 수도 있고, 전혀 믿어선 안 될 꿈을 믿고픈 감춰진 욕망일지도 모른다. 이전의 느낌은 http://blog.yes24.com/ji4hk/120264에서 [보로메오 콜미의 통로 ~ 조금 작지만 괜찮아] 환상이야기 중 어떤 것은 시간을 다룬다면, 이들은 공간을 이야기 한다. 시간을 여행하는 사람도 시간을 건너뛰어 한 공간에 들어가는 것이며, 우리는 시간 자체를 시공간이라 한다. 우리가 낮선 경험을 하는 것은 공간 속에서의 일이다. 작가는 무시되었던 공간을 다시 이야기하는 듯 하다. 특별히 교외의 집은 이 책에 달린 설명에서도 나치와 관련짓는데, 집은 사람이 거주하는 곳이며 재산이 배치되는 장소이다. 이런 면에서 집을 육체에 비교할 수 있다. 이 소설은 끝없는 허무를 만났을 때의 섬뜩함을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아마도 모든 것을 파괴하는 나치의 광기를 만난 동심의 감정을 회고하는 것 같다. [미스라임의 동굴] 이 소설에 등장하는 그림자를 망자의 흔적이라고 생각해 보기로 했다. 동양에서는 미련이 남아 죽은 자 또는 죽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혼백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머문다고 했다. 이 혼백은 미련이 해소되거나 또는 자신이 이미 죽었음을 자각할 때 비로소 진정 죽는다. 그림자가 벽에 창문을 그리는데 막상 그 창문 밖에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모른다는 것은, 아마도 살아서의 기억들을 기억하고자 하지만 기억하지 못한다는 뜻이 아닐까? 그림자는 자유를 찾아 무덤을 벗어나지만, 그 순간 그 그림자는 소멸될지도 모른다. 또는 그림자는 오직 실체가 있어 줄 때만 햇볕 아래서 그림자로 존재할 수 있을 뿐, 실체가 사라진 그림자는 이 자유 앞에서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갈구하는 것의 불안, 갈구하지 않음으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현실에 대한 작가의 판단이자 저항일까? 또는 인간에게는 그 어떤 본질이 사라졌음에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기에 그의 추구는 덧없다는 것일까? 하지만 소설에서는 무덤을 벗어난 그림자의 운명을 명시하지 않는다. 물론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 자유의 감옥] 아마도 선택하는 것의 무게를 말하는 듯 하다. 전작은 선택은 실존적인 것을, 후작은 인간은 선택을 함에 있어서 무력한 존재임을 말하는 것 같다. [길잡이의 전설] 길잡이의 전설은 어딘가 작가의 이야기 같다는 느낌을 준다. 순수를 믿었다가, 그걸 믿지 않게 되었고, 그걸 후회하지만.. 이제는 그걸 후회할 이유가 없다. 꿈은 나를 받아들인다. 문턱을 넘고 그의 종적은 사라진다. 그리고 이 단편집의 마지막에 자리한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도 “아울러 이 이야기도 여기에서 끝을 맺어야겠다.”라고 인사를 한다. 마치 작가 자신의 인사처럼 귓전에 남는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이 쓸쓸하게 남는 것은, 긴 여행의 목표, 미스라임의 동굴, 길잡이의 전설 (개인적으로는 이 세 가지가 가장 마음에 남았는데) 의 주인공들은 무언가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찾는 것이 진정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는 결코 모른다. 왜냐면 ‘찾음’이란 원래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삶의 끝에서 무얼 찾게 될지 우리는 미리 답을 들은 적이 없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이 진정 자신이 갈망하던 것이리라 믿는다 (스스로도 온전히 확신하기는 주저하는 듯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소진해가면서 그것을 찾아가는 그들은, 우리의 초상일 수도 있고, 우리보다 더 불행한 (꿈을 오래전에 박탈당한..)자들의 초상일 수도 있다. 그들이 그걸 진정 찾고 난 뒤 어떠했을까도 우리는 알 수가 없지만, 그간의 그들의 삶을 보아 그들이 안식을 얻었기만 바라는 바이다. 그들의 삶도 한편 쓸쓸했지만, 그들을 읽고 있는 나 역시도 쓸쓸하다. 그들이 잃었고 찾은 것은 꿈일 것이며, 꿈이란 가벼운 것이 아니라 그토록 애타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
<도서 정보>제 목 : 자유의 감옥
저 자 : 미하엘 엔데 글/이병서 역
출판사 : 보물창고
출판일 : 2005년 3월
책정보 : ISBN : 8990794099 | 페이지 : 343 | 434g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6/8/11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책 읽은 계기>
제목에 혹해서...
<미디어 리뷰>
저자 : 미하엘 엔데 |
미하엘 엔데(Michael Ende)는 1929년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초현실주의 화가였던 아버지로부터 풍요로운 예술적 영향을 받으며 자란 그는 영혼이 피폐한 세상 사람들에게 환상과 꿈의 세계를 되찾아 준 작가이다. 엔데는 판타지 소설 외에도 아름다운 동화와 그림책, 희곡, 시 등 매우 다양한 작품을 썼으며, 독일 청소년문학상ㆍ유럽 아동문학상ㆍ안데르센 문학상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문학상을 여러 차례 받았다. 또한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그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2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1995년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세계의 언론들은 그를 단지 작가로서가 아니라 ‘동화라는 수단을 통해 기술과 돈과 시간의 노예가 된 현대인을 고발한 철학가’로 재평가하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엔데의 저서로는 『모모』, 『끝없는 이야기』, 『마법의 설탕 두 조각』, 『렝켄의 비밀』, 『마법의 수프』, 『거울 속의 거울』 등이 있다. |
<줄거리>
<책속으로>
긴 여행의 목표
보로메오 콜미의 통로
교외의 집
조금 작지만 괜찮아
미스라임의 동굴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
자유의 감옥
길잡이의 전설
"이런 식으로 인간은 모든 걸 찾아 냈소. 고대 유인원과 공룡의 뼈까지도...... 왜? 그걸 찾으려 했으니까! 인간은 이런 식으로 세상을 만든 거요, 하나 하나...... 그러고는 말하지, 신이 그것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세상이 지금 어떤 꼬락서니를 하고 있는지 한번 보시오. 크고 작은 기만과 모순, 잔인함과 폭력, 탐욕과 번민으로 가득차 있지 않소? -(중략)- 인간이 세상의 모든 것을 만들었는데, 인간은 그 사실을 몰라. 하긴 알려고 들지도 않지. 왜냐 하면 그런 자신이 두렵거든!"
살살 몰아야 한다. 얘야, 특히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그건 좌우를 조심스럽게 잘 살피면서 지나가라는 뜻이다. 정신나간 운전사들이 가끔 있기 때문이지. - 이태리에서 운전하는 법(? !) 사실 한국에서도 상당히 유용한 운전법이 아닌가?
그가 그것을 찾았기 때문에, 그것은 이미 그곳에 있었던 거란 말이오."
-- 마침내 양쪽 두 개의 문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때 나는 수많은 가능성 중에 하나를 골라 내는 일이든,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든 결국은 마찬가지라는 흥미로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어느 경우이든 선택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리고 단 하나의 문만이 남게 되었을 때 나는 또다시 깨달았습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이제는 머물 것인가, 아니면 떠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 '자유의 감옥'중에서...
-- 이정표는 지산이 가리키는, 바로 그 목적지만 빼고 어느곳에나 있을 수 있으며, 그곳이 어디든 그의 가치는 충분히 발휘될 수 있다. 목적지야말로 이정표가 아무런 쓸모도, 아무런 의미도 없는 유일한 장소인 것이다.-- '길잡이의 전설'중에서...
인류는 하늘과 땅을 잇는 끝없이 긴 하나의 사슬이다. 이 사슬 속에서
각각의 고리는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하지만 다른 것과 서로 맞물려
전체를 이룰 대 그 가치가 발휘된다.
위족의 고리들은 아래쪽의 고리들 만큼 눈에 잘 띄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위치가 어디든 그것들은 똑같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것 아니면 저것을 결정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믿어왔겠지. 하지만 실제로 네가 기대하는 일이 진짜 일어나게 될지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을 거야. 너의 그 훌륭한 이유라는 것은 언제나 꿈과 망상에 지나지 않았어. 마치 너를 현혹시키는 암시의 그림이 이 문들 위에 그려져 있는 것처럼 말이야. 인간은 장님이나 마찬가지지.
'내가 있을 수 있다면 그건 알라의 전지전능한 의지에 의해서만 가능하지, 그러나 그는 악을 우너치않아. 그게 아니라면 그 스스로 악하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야. 아니면 나는 그의 의지에 반해서 존재하는 거지.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는 전지전능하지 않다는 말이 돼. 그는 양쪽 면 중 단지 한 면일 뿐이고 나는 그 반대면이 되는 거지. 우리는 다른 한편 없이 존재할 수 없지만, 서로를 상쇄시키기도 하지. 그래서 여기에는 그도 나도 없는거야."
모든 소망은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진정한 의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 그 소망만으로도 세상은 돌아가기 때문이다.
"문들은 잠겨 있는 거야?"
"아직은......"
"그건 무슨 소리야?"
"그건 네가 아무 문도 열지 않는 한 어떤 문도 잠기지 않는다는 얘기지."
"내가 하나를 열면?"
"하나를 열게 되면, 그 순간 다른 모든 문들은 영원히 잠겨 버리는거지. 돌이킬 수는 없어. 잘 골라봐!"
내앞엔 나의 길이 높여있다. 나, 막스무토는 이미 자신의 목적지에 도달해 있는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모두들 밝은 빛을 피해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그들이 들고 있던 각목과 쇠몽둥이가 이브리에게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고개를 돌린 채, 빛이 들어오는 구멍 안으로 이브리를 밀어 넣었다. 모두 침묵하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었다. 이브리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의 몸이 구멍을 넘는 순간, 그의 입에선 귀를 찢을 듯 날카로운 외침이 터져 나왔다. 벽의 구멍이 천천히 그의 등 뒤에서 메워지는 동안, 이 외침은 메아리가 되어 미로 세계의 모든 통로와 동굴 곳곳에 울러 퍼졌다. 모든 그림자가 그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황홀해서 내지른 기쁨의 탄성이었는지, 아니면 결정적이고도 최종적인 절망감 때문에 내뱉은 슬픔의 탄식이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
나는 더 이상 희망을 갖지도, 두려워하지도, 무엇을 위해 애쓰지도, 무엇에 대해 기뻐하지도 않게 됐습니다.…부 역시 가난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나는 이들의 가치를 분간하는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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