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의 제목에 비해서는 상당히 좀 중구난방이 아니였나 싶었던 강연.. 아무래도 CEO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론보다는 실제적인 문제가 걸릴듯...
강연을 듣고 생각나는것은 남자 야구장에 가자고하고, 여자는 극장에 가자고 했는데, 남자가 우겨서 야구장에 가기로 했는데, 우연히 뮤지컬이 하는것을 알게되고 그것을 보러 가려고 했지만, 표가 매진되어서 못가게 되었을때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구장보다는 극장을 가게된다고, 다시말해 상사가 A를 추진하고, 나는 B를 추진하려고 할때, B를 주장하지 말고 대안으로 C를 주장했다가 슬그머니 빼버리면 B가 채택될 확률이 높다는 실험결과가 있다고, 직장인들이 자신의 기획안이나 결제안을 관철시키고 싶을때 참고하면 괜찮을듯...
* 세미나 주요내용
제목: 위키디시전으로 풀어가는 창조적 문제해결법
연사 : 김성희 교수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주최: 인간개발연구원
일시: 2008. 6. 26
- 최근 창조적 문제해결방법 및 스피드경영의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위키디시전’, 공유와 개방, 참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면서도 빠르고 창의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문제해결과 의사결정방법을 이른다. 여기에서 ‘위키(wiki)는 ’빠르다‘라는 뜻과 ’참여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데, ’위키디시전‘의 정확한 개념과 활용법을 들어본다.
◇“창조경영 첫 걸음은 마음의 잔을 비우는 것”◇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가 지난 6월 26일 개최한 제1554회 세미나에서 김성희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가 ‘위키디시전으로 풀어가는 창조적 문제해결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를 발췌해 싣는다.
●지금은 ‘Or’가 아닌 ‘And’의 시대다. 삼성전자에는 VIP(Value Innovation Project)프로젝트라는 게 있는데,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철학은 비용을 절감하면서 어떻게 고객의 가치를 증대시키느냐는 것이다.
상당히 통찰력 있는 사람이라면 사실 직관으로도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매번 직관에 호소해서 의사결정을 하면 비슷한 결정 문제가 발생할 때 당황하게 된다.
규범적인 의사결정의 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유사한 문제가 일어나도 자기의 틀이 다 있기 때문에 아주 행복하다. 그 틀 속에서 의사결정이 일어나기 때문에 바뀐 것만 맞춰주면 되니까 쉽다.
그런데 사실은 유사한 의사결정 문제라는 것이 문제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유사한 의사결정은 수천 개, 수만 개가 있다. 경영을 하면서 내리는 중요한 의사결정은 대부분 일어나지 않았던 문제들이다.
앞에 계속 일어난 사건의 틀이 없기 때문에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M&A를 한다고 할 때 나(기업)는 안했지만 옆에 M&A한 회사들이 있고 M&A를 당한 회사들도 있다. 이 경우 유사한 결정을 내려 하는 것이기에 굳이 직관에 호소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이 사이에 중간 어디에서 기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를 발견하면 일단 논리적으로 그것들의 가지 수를 줄이기 시작한다. 이것을 밖에서는 컨버전스(Convergence)수렴화 작업이라고 부른다. 그러고 나면 그 문제를 풀어서 해결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 내가 내놓은 해결대안이 맘에 들지 않는다. 이것 말고도 썩 훌륭한 대안이 어디 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대안이 생각이 안 난다. 그럼 거기서는 무슨 일이 중요할까? 바로 학습과 상상을 통한 디버전스(Divergence)가 중요하다.
하버드대학에서는 그것을 할 수 있는 정신세계가 무언인가를 고민하면서 ‘험블 디시전(Humble decision)’이라는 논리를 세웠다.
사람이 풍부한 대안을 만들어내려면 그 사람의 철학 중에 겸손이라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지혜하면 누가 생각나는가? 솔로몬이다. 성경을 읽어보면 그는 하느님한테 기도하기를 ‘내가 이러 이러한 것이 필요하니 이런 대안을 주세요’라고 한 적이 없다. ‘나는 못나고 모자라는 사람입니다. 내가 하나님을 믿는데 하나님이 준비해 놓은 대안을 나한테 내려주소서’하면 그만이지 자기가 대안을 갖다놓고 그 대안 중에서 나은 것 하나를 해 달라는 그런 얘기는 절대 안했다.
<하버드비즈니스 리뷰>에 사람의 마음이 낮은 위치에 있을 때 위대한 결정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 적 있다. 중국고사에도 이런 얘기가 있다. 바다는 물의 왕이다. 깊고 넓어서가 아니라 이 세상 물의 위치에서 어느 곳보다도 가장 낮은 데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대한 물의 존재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우리가 정말 위대한 결정을 하려면 우리 마음이 겸손해져야 한다. 우리 마음의 잔이 비어 있어야 새로운 물이 들어갈 수 있듯이 우리의 잔이 항상 비어있는 상태가 될 때 우리는 딴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보다 많은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대안을 그냥 만들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그것이 갑자기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언가 기댈 언덕이 있어야 한다. 출발에서부터 계속 상상력을 발휘해서 대안을 만들어 낼 때 우리는 보다 훌륭한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위대한 결정은 겸손한 마음에서
우리는 요즘 상당히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기름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치솟고 있다. 또한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경영환경도 옛날 환경하고는 상당히 다르다. 옛날에는 트레이드 오프(Trade Off)의 관계였다.
예를 들어 사장님이 직원들한테 품질을 좀 좋게 만들라고 명령을 한다. 그러면 그런 명령을 받은 하급자의 입장에서는 좋은 품질을 만들려면 돈을 좀 주셔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럼 또 사장님이 싸게 좀 만들면 안 되겠냐고 명령을 하면 실무자는 속으로 품질이 나빠질 텐데 하고 걱정을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명령하는 사람은 더 이상 위대한 지도자가 아니다.
지금은 오어(Or)가 아닌 앤드(And)의 시대다. 삼성전자가 VIP룸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것은 VIP가 들어가는 방 이름이 아니라 VIP프로젝트이다. 그것은 밸류 이노베이션 프로젝트(Value Innovation Project)라는 타이틀의 약자이다. 그 VIP프로젝트의 가장 큰 철학은 비용도 절감하면서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하는 그런 길은 이제 얼마든지 있으니 그것을 찾아서 나가자는 것이다. 그것이 삼성전자가 자랑하는 VIP프로젝트이다. 그래서 지금 성공적으로 많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면 우리 기업도 비용을 절감하면서 고객의 가치는 더 증대시킬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 길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어서 그 길도 바뀌었다.
한 예로 얼핏 생각나는 것을 말씀드리면 위키피디아(Wikipedia)라는 사전이 있다. 공유와 개방과 참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그 사전에 들어가서 계속 업데이트도 시켜주고 새로운 단어도 올리는 그런 사전이다. 그래서 그 사전이 요즘 브리태니커보다도 훨씬 더 낫다고 한다.
그 위키피디아라는 사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잘 보면 상당히 놀랍다. 그곳에 근무하는 사람이 30~40명밖에 없다. 사이트만 열고 가만히 놔두면 저절로 되기 때문이다. 그게 무엇인가? 비용도 절감하면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닌가.
브리태니커 같이 고전적으로 서재를 장식하던 백과사전들은 종업원이 몇 명이나 될까. 모르긴 몰라도 수천 명 내지는 수만 명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것은 완전히 가버렸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러한 고비용을 들여야만 좋은 품질이 나온다는 상쇄의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아는 비용도 절감하면서 고객이 가치를 창출시키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만들 수 있었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상쇄의 조건이 아니라 시너지적인 앤드의 경영효과를 가져올 때가 됐다.
이렇게 되려면 그 리더들이 어떠한 생각을 해야 할까? 상당히 진취적이고 창조적인 관념이 필요하다고 본다. 옛날에는 위대한 지도자가 있어서 그 지도자가 오더를 따오면 그냥 그 오더를 받아서 일만하고 이렇게 순종하면서 살아가던 시대였다. 이제는 그런 시대가 막을 내렸다. 이제는 뭐든지 팀을 이루어서 지혜를 짜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상위하달로 극히 적은 리더들이 명령을 하던 시대는 끝났다.
OR가 아닌 AND의 시대
그러면 기업이 가지고 있는 당면 과제가 무엇일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참여에 의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제일 큰 애로사항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참여의 틀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런데 요즘 신세대한테 물어보면 집단지성 같은 것을 사용하면 된다고 한다. 그것의 가장 쉬운 예는 인터넷상에서 북마킹한 것을 공유 하면 우리가 찾으려고 하는 정보를 금방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틀이 집단지성의 한 예다.
그런 틀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것을 하려면 인터넷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하지만 참여의 틀을 만들어야 아이디어도 나오고 그것을 취합할 수 있다. 참여를 한다고 하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정도인데 그건 사실 매번 하나마나다. 잘 보면 브레인스토밍이 가지고 있는 장점도 많지만 실제로 해보면 결국은 사회자의 역량에 크게 좌우가 된다. 사회자를 잘 만나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만 엉터리를 만나면 결론은 하여간에 시간되면 밥 먹으러 가자는 것밖에 없다.
창의적 의사결정문제 분야에 위키디시전(Wikidecision)이 있는데 위키라는 말은 하와이말로 스피드와 개방과 공유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의사결정을 하면 제일 기본으로 생각나는 것이 제너럴 일렉트릭이 가지고 있던 워크아웃이 생각 날 것이다. 그것은 스피드하고 관련이 있다.
전 회장이었던 잭 웰치가 처음 부임하면서 만든 구호가 3S1B이다. 3S 중 첫째는 Simple(단순화)이다. 모든 사물을 심플하게 봐라. 복잡한 문제를 복잡하게 보는 사람은 참모는 될 수 있지만 복잡한 문제를 심플하게 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회장, 사장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심플하게 본다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둘째는 Self Confidence(자신감), 셋째는 Speed(신속함)다. 자신감을 통해서 스피드하게 일할 수 있다. 1B는 Boundaryless로 벽 없는 조직을 말한다.
이 워크아웃 운동이라는 것도 상당히 장점이 있는 좋은 기법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그것을 구태여 비판 해본다면 대안이 나오는 구조가 그 조직 내로 한정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이제는 정말로 블루오션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
집단지성을 적극 활용하라
문제를 본질적으로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본질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능력을 컨셉추얼 싱킹(Conceptual Thinking, 개념적 사고)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로지컬 싱킹(Logical Thinking, 논리적 사고)과 반대이다.
하급 실무자들은 개념적 사고를 할 필요가 없다. 이들을 논리적으로 만들어주고 이렇게 하라고 하면 그 논리에 맞춰서 할 뿐이다. 그럼 그 사람들이 매니저까지는 훌륭히 될 수 있다. 하지만 상층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논리적 사고를 뛰어넘어야 한다. 지금은 창의를 요하는 시대다. 창의라는 것은 개념적 사고에서 나온다.
지금 우리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다스려서 풀어야 하는지가 가장 크게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분야이고 이 분야에서는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 문제가 왜 안 풀리는지 이 문제와 저 문제는 어떤 상호관계의 연관성이 있고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서 변화해야 되는지 등등의 논리적 사고를 근간으로 한 집중적인 생각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그 근원이 되는 문제를 발견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문제를 가지고 풍부한 학습을 통해 상상력을 키워야 한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개념적 사고라고 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감성적인 접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자꾸 감성적인 접근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할 때 말로만 해서는 안 되고 거기다 원칙을 심어주고 그것을 향해서 계속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최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대안을 창출해야한다.
처음엔 많은 문제들 중에서 가장 핵이 되는 문제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 다음에 추려진 문제의 모양을 가지고 레벨의 상층 전략적인 시각 또는 전술적인 시각에서 이것을 다시 조명을 해서 매트릭스를 형성한 다음에 그 매트릭스에 들어있는 원칙을 향해서 상상력의 날개를 펴면서 다른 회사가 갖지 못한 새로운 대안들을 창출해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창출한 대안이라고 해도 완벽한 대안일 수는 없다. 그래서 위험관리를 한 다음에 그것을 실행해야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모여 있는 조직은 틀림없이 망할 것이다. 그러니 경영인들이 직원들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아이디어를 빨리 창출해줘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직장을 원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아주는 조직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오겠는가. 우리가 뭐라도 도와줘야 그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좋아할 것이 아닌가. 이러한 메커니즘을 계속 활용하면 틀림없이 신입사원서부터 윗분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면서 그 조직에 신입사원이 처음 들어왔던 때처럼 모두 다 긍정적인 조직으로 바뀌고 활기차게 나아갈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Profile|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에서 컴퓨터 사업을 배웠으며, 컨설턴트로 독립한 후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텔레콤 등의 컨설팅을 수행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