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 고도비만은 가난을 먹고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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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균 소득이 300만원 이상인 집의 아이들은 20%의 비만유병률을 보이고, 월평균 소득이 50만원 이하인 아이들의 비만 유병률은 무려 47%에 이른다는 놀라운 사실...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의 경우도 LA남부지역의 빈민층은 성인비만율일 35%에 이르지만, la 서부지역의 부자동네의 비만율을 10%정도 밖에 안된다고...

그렇다고 가난한 집의 아이들이 더 많이 먹는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하는것일까?
이유는 바로 가난한 집의 아이들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신경쓰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하루 세끼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데, 아이들이 굶기를 자주하다가 몰아서 폭식으로 먹는데, 그 폭식으로 먹는 음식들도 영양가는 낮고, 열량이 높은 음식들을 먹게 되서 벌어지는 현상....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고는 음식을 줄이지만, 폭식으로 이어지면서 더 살이찌거나, 살이 빠진후에 오는 요요현상과 비슷하다고 할수 있는데, 이런 현상들때문에 빈곤층의 건강문제는 더욱 악화되어 가고 있는데, 요즘 채소나 건강식품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고, 패스트푸드와 같은 음식은 저렴해서 점점 더 가공식품으로만 손이 가는 사회적인 구조도 더욱 이런 현상을 부추기며, 이런것이 비단 비만뿐만이 아니라, 자신감 및 심적으로도 많은 위축이 간다고...
미국에서는 WIC 프로그램으로 영양가 있는 식품을 살수 있도록 경제적 및 다양한 지원을 저소득층과 어린이들을 지원하고 있다는데, 우리나라의 현실은 아직 이런것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있다는것...

요즘 사회의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점점 양극화가 되어가고 있고, 정부측의 모습도 가난한자의 편이라기 보다는, 가진자의 편에 서있다라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는데, 과연 정부의 역활은 무엇이고, 올바르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무엇을 해야 할지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고도비만은 가난을 먹고 자란다
방송일시 : 2010년 9월 25일(토) 밤 11시 10분

** 쪽방에 숨어사는 18살 보람이의 하루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고 요리사가 되고 싶은 평범한 18살 소녀, 보람이.
그러나 거울 앞에 선 소녀의 모습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165cm의 키에 120kg의 보람이는 또래 친구들 중에는 찾아보기 힘든 고도비만이다.
보람이는 벌써 4년째 학교에 나가지 않고 있다. 아이들의 놀림과 따돌림이 심하던 중학교1학년 때 자살을 시도한 뒤 자퇴를 했다. 그 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점점 두려워졌고, 하루의 대부분을 화장실도 없는 4평 남직한 쪽방에서 보내고 있다.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아버지의 빠듯한 월급으로 매끼 푸짐한 식사를 하는 것도 아닌데 계속해서 살이 찌는 이유를 보람이는 모르겠다고 했다. 비좁은 방안에 자신을 가둬버린 보람이에게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 정크푸드와 유기농, 소득의 양극화가 몸의 양극화를 부른다
‘배나온 사장님’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잘 살면 날씬하고, 가난하면 뚱뚱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돼버렸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돈이 없으면 충분한 음식섭취를 할 수 없으므로 비만의 가능성이 줄어들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가난한 사람이 비만이 되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올해 2분기 엥겔계수는 13.3%로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엥겔계수 상승은 식료품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인데, 이로 인한 부담은 저소득층에게 훨씬 더 가중된다. 특히 채소, 과일류의 가격이 급등했는데, 이로 인해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이처럼 장바구니 물가가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저소득층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다. 돈도, 요리할 시간도 부족한 탓에 고열량의 값싼 가공식품과 수입식품, 패스트푸드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다.
몸은 거짓말을 안 한다. 영양가는 없고, 열량이 높은 음식을 계속 먹으면 자연히 살이 찌게 되고 건강상태는 나빠진다.

** 고도비만으로 고통 받는 가난한 아이들
어른보다 더욱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건 아이들이다. 저소득층의 경우 배달음식이나 조리가 쉬운 음식위주로 식사를 때우는 경우가 많아 칼로리가 높으면서 영양가는 떨어지는 음식들에 노출되기 쉽다. 부모의 이런 식사패턴은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건강문제의 악순환이 지속된다.
지난 해 발표된 한국청소년 정책연구원의 [아동청소년 비만실태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높을수록 BMI가 낮고(날씬하고) 소득이 낮을수록 BMI지수가 높아지는(뚱뚱해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또한 어린이재단이 2007년 13세 이하 빈곤아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빈곤아동의 비만율이 25.9%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소아 비만율이 10.9%인 것과 비교하면 2,5배 수준이다. 특히 조사대상 빈곤아동 중 고학년(18.5%)보다 저학년(43%)의 비만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먹을거리의 양극화는 신체의 양극화로 진행되고, 이는 곧 건강의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또한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성인이 됐을 때 소득활동에 제약이 생겨 사회, 경제적 지위가 다시 낮아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 빈곤과 비만의 악순환 고리를 끊자
비만을 단지 식습관이나 개인의 의지문제로 여겨 자기관리에 힘쓰라고 말하는 것은 저소득층에겐 공허란 주장일 수밖에 없다. 건강을 위해 라면대신 채소와 과일을 먹으라는 얘기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는 말만큼이나 현실성 없는 얘기다.

대부분의 저소득층 사람들은 몸에 좋은 재료를 선택할 경제적 여건이 안 되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차릴 시간적 여유가 없고, 몸에 좋은 건강한 식단을 만들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 이들의 값싼 선택에는 건강상의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각종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가공식품, 먼 거리를 이동해오는 값싼 수입식품 등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는 먹을거리를 선별할 능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들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험을 관리해야할 주체인 국가는 이 문제에 있어 너무나 방관자적인 입장이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각각의 소비자가 주체가 되어 시장이 제공하는 대로 먹던 관행과 시스템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모든 것이 개인의 선택과 책임이라는 자세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저소득층의 먹을거리문제에 대해 국가가 지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커다란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가격논리가 지배하는 신자유주의 무역질서 안에서 먹을거리 문제만큼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정책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건강 불평등의 악순환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값싸고 배부른 음식들에 노출된 저소득층의 비만실태와 비만과 소득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 몸의 양극화를 부르는 먹을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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