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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장애인의 날이였다고 한다. 뭐 굳이 장애인의 날이라고 읽은것은 아니고, 몇일전부터 조금씩 봤는데,
미국 시각장애인 부부가 한국인 시각장애인 아이들 4명을 입양해서 키운 이야기와 그중에서 딸 엘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쓰여진 잔잔한 감동의 이야기이다.
과연 이런일이 있을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6명의 시각장애인의 이야기인데...
뭐.. 시각장애인인 미국인 부부가 굳이 장애인들을 키우려던것은 아니고, 장애인이 아니면 입양이 안된다고 해서 키우기 시작했다지만, 과연 나로써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 아니... 내릴수 없는 결정일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딸인 엘렌은 4살때 일산의 어느 시장에서 어머니가 잠깐 여기서 기다리라는 마지막말을 끝으로 고아원에 보내졌다가 미국에 입양되서 성장한 후에 한국을 다시 방문해서 방송에 출연해서 어머니를 찾았지만 결국에는 찾지 못하고 돌아간다. 이 책의 중간중간에 광숙이가 엄마에게 쓴 편지가 나오는데...
어머니를 용서한다는 이야기이다... 언젠가는 꼭 만나자고.. 하늘에서라도...
근데.. 장애인인 자식을 버린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버림받은 연인, 사람들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 봤다...
엘렌은 어머니를 용서한다고 했다.
과연 나는 어머니를 떠나서 한 여자에게 버림을 받았을때, 용서할수 있을까? 이해할수 있을까?
요즘들어서도 이런 생각을 몇번 해보았는데... 이해하려고 한다... 용서하려고 한다... 할수만 있다면...
어떨때는 용서가 되고, 이해가 된다... 하지만 어떨때는 용서가 안되고, 이해가 안되고, 서러워지고, 비참해진다...
그래도 굳이 잊거나 피하고 싶지는 않다..
그 추억을 그대로 가지고 살려고 한다.
군대를 제대한 후에 나중에 힘들었을때를 회상하며 즐거워 하듯이...
학창시절에 힘들었던 기간을 나중에 즐겁게 회상하듯...
성공한 사람이 어려웠던 시절을 자신의 소중한 추억으로 생각하듯이...
언젠가 더욱더 행복해지고, 더욱더 강한 내가 되어서...
지난 추억때문에 힘들어 하거나, 아파하지 않는 내가 되고 싶다...
아니.. 과거때문에 힘들어하는 내가 아닌... 과거를 회상하며 웃을수 있는 강한 내가 될것이다...
<도서 정보>
제 목 : 세상에 눈 멀고 사랑엔 눈 뜨고
저 자 : 김홍덕
출판사 : 생명의 말씀사
출판일 : 2004년 12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4/20
재 독 :
정 리 :
<미디어 리뷰>
2개월간 엘렌 가족 지켜본 취재진
“진정한 사랑을 봤다”
정현모 PD : ‘엘렌 가족이야기’를 통해 장애와 혈통을 초월한 진정한 사랑을 보여주려 했다. 특히 그동안의 입양 스토리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최대한 인류애를 구현하고, 가족이라는 울타리, 그 속에서의 일상적 삶의 소중함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다 프로그램에 담지 못해 아쉽다.
엘렌의 경우 너무 밝고 똑똑한 아이다. 앞을 보지는 못하지만 영혼이 맑은 엘렌은 니콜스씨 가족의 기둥과도 같다. 그래서 프로그램 제목도 ‘엘렌 가족 이야기’로 정했다. 엘렌 가족이 사는 동네는 흑인들이 사는 곳인데도 세탁소 가는 일에서부터 시장 보는 일까지 갖가지 문제들을 이웃이 너무 잘 도와준다. 장애를 가진 이웃의 불편함을 함께 나누며 사는 것이 그들의 생활이고, 그래서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
이승한 카메라맨 : 처음 우리가 엘렌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워싱턴DC에서 볼티모어로 갈 때였다. 초행길이라 도중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니콜스 씨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구했다. 그때 니콜스 씨가 주변 건물의 위치와 이름, 모양까지 상세하게 설명하며 길을 알려 주었는데, 놀랍게도 우리가 차로 가는 도중에 그 모든 것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시각장애인이라 소리에 매우 민감한데, 막내딸 세라에게 밥을 챙겨 주고는 그 옆에 서서 딸아이의 먹는 소리를 귀로 들으며 얼마나 먹었는지를 알아내는 니콜스 씨의 모습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엘렌과 그 가족들이 앞을 보지 못하니까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그들은 우리들보다 몇 배나 더 섬세하고 예민해서, 처음 일주일간은 우리가 무얼하는지, 어떻게 찍는지 매우 불안해 했다.
현대불고[퍼온글]
<정호의 정리>
(다음 글은 시각장애인인 엘렌이 자신을 입양해 준 니콜스 부부(두분 다 시각장애인이면서 4명의 시각장애아를 한국에서 입양해서 키움)의 사랑하에 장성한 숙녀가 되었으나 생모에 대한 그림움은 떨칠 수가 없어 쓴 편지이다-----이들의 이야기를 쓴 필자의 신간 [세상에 눈멀고 사랑엔 눈뜨고-생명의 말씀사 출판-에서 발췌]
나를 낳으신 생모를 생각하며 고통하고 고민하며 보냈던 많은 날들에 대한 나의 감정을 한번 쯤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엄마께 쓰는 편지형식으로 엄마를 불러본다.
나를 낳아주신 엄마께!
엄마께 물어볼 말이 너무도 많고 나 또한 내가 살아온 날들에 대해서 들려 드릴 이야기가 너무나 많습니다. 제일 처음 떠오르는 질문은 엄마가 어떻게 생기셨을까? 하는 것입니다. 또 무엇을 좋아하시는지요? 고아원에서 지어준 광숙이란 이름이 진짜 내 이름인지요? 아빠는 어떤 사람이신가요? 엄마나 아빠께서는 새로운 일을 시도하시기를 좋아하시는지요? 음악을 좋아하시나요? 내가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 엄마를 닮아서인가요? 아니면 아빠께서 음악적 소질이 있으신가요? 또 언어에 소질이 있으신지요? 나처럼.
내가 엄마와 아빠 중에서 누굴 더 닮았는지, 내 목소리는 누굴 닮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나의 형제나 자매가 몇 명이나 더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들의 이름은요? 그들이 나에 대해서 알고 있나요?
그리고 나의 가슴 속 깊이 묻어 둔 가장 묻고 싶은 말이 있어요.
엄마 왜 나를 마켓에다 데려다 놓고 가버리셨나요? 고아원에 데려다 줄 수도 있었을 텐데요?
내가 맹아라는 게 창피하셨나요? 짐이 되셨나요? 아니면 나를 돌볼 방법을 모르셨던 건가요?
엄마가 나를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던 그날, 엄마는 내가 엄마를 영원히 기억하기를 원하셨나요?
나는 잠깐 만난 사람이라도 잊지 못하는 성격이거든요. 엄마랑 내가 지낸 시간이 불과 생애 첫 4년 밖에 되지 않아 내 기억엔 남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지만 엄마는 나의 4년에 대한 기억이 많겠지요?
엄마를 생각할 때마다 내가 버림받았다는 사실에 슬픔이 가득 차오릅니다. 엄마로부터도 버림을 받은 내가 이제 누구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해 올 때마다 극심한 외로움에 사로잡힙니다. 이렇게 버림받은 문제로 고민하는 것이 참기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은 어떤 뜻을 가지고 있으셨으리라 믿기에 위로를 받습니다. 만일 내가 미국에 와서 살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 이곳에서 누린 여러 특권들을 한국에서는 누리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니까요.
하나님께서 나를 미국으로 인도하셔서 이렇게 좋으신 양부모를 만나게 해주셨으니 말입니다. 이분들께 늘 감사하며 이분들을 진정한 나의 부모님으로 생각하며 마음으로 모십니다. 이분들은 나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길러주시는 참으로 좋으신 분들입니다. 내가 마음이 울적할 때마다 위로가 되시는 분들이십니다. 엄마께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엄마가 날 버렸다는 생각에 엄마가 증오스러울 만큼 미운 마음으로부터 용서로 가는 과정에 생긴 많은 감정들로 뒤범벅이 되곤 하지만 언젠가는 엄마를 만나보고 싶습니다.
광숙이가
☞ 2005-04-21에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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