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음악(The Music of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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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장애인에 대한 책은 장애인 본인이나 가족이 겪은 어려운 경험담... 장애를 극복하고 나아가는 이야기인데...
이 책은 그런 책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제삼자가 절대음감과 작곡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천재백치 아들과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아버지와의 관계를 위주로 그의 가족, 생활, 음악평론, 기타 유사 장애자들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룬 책...
특별한 감흥이나 느낌보다는 일종의 학술 보고서 같은 느낌이 베어 있는 듯한 느낌의 책...


<도서 정보>제   목 : 빛의 음악(The Music of Light)
저   자 : 린즐리 캐머런
출판사 : EJB(이제이북스)
출판일 : 2003년 2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9/26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사람은 누구에게나 어떤 장점, 천재성이 있다!
단, 그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찾고, 어떻게 학습하고,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관건...


<미디어 리뷰>
이 책은 1995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설가 '겐자부로'와, 두 개의 뇌를 가지고 태어난 그의 아들 '오에 히카리'에 대한 이야기다. 전통적으로 장애인을 격리시켜 온 일본적 정서에 굴하지 않고 아버지 '겐자부로'는 아들 '히카리'의 소리에 대한 감흥을 북돋우고, 마침내 '비범한 천재백치'인 아들은 베스트셀러 음반을 내는 작곡가로 거듭난다. 이 책은, 장애를 딛고 작가와 작곡가라는 예술가로 만나게 되는 두 위대한 영혼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 : 린즐리 캐머런 (Lindsley Cameron)
<뉴요커>, <뉴욕 타임스> 등에 동아시아의 예술과 문화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는 언론인이다. 8년 동안 일본에서 생활했고, 대표작으로는 단편집 가 있다. 현재 뉴욕에 살고 있다


이 책은 “정신지체 작곡가 히카리”에 관한 이야기다

오에 히카리는 두 개의 뇌를 가지고 태어났다. 하나는 죽은 뇌였고 하나는 살아 있는 뇌였다. 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뇌류(腦瘤), 곧 뇌 탈장으로 뇌조직을 포함하고 있는 뇌척수막낭이 두개골에서 비집고 나와 마치 두 개의 뇌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병이다. 히카리가 태어났던 1963년에 이러한 장애를 가졌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수술을 통해 바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식물인간”이었다. 부모의 어려운 결정으로 히카리는 수술을 받게 됐고, 다행히 생명은 건질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는 운명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소리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는 많은 음악 중에서도 유난히 18,9세기의 서양 음악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나중에는 어떤 곡의 한 소절만 들어도 작곡가와 곡의 제목을 맞추었으며, 피아노와 기보법을 가르쳐 주자 작곡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소설을 쓰고 있는 아버지 옆에 앉아서 음악을 만들었고,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두 장의 음반을 냈다. 그의 음반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의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일본인 피아니스트 에비 아키코는 그의 음악을 그 자체로서 매우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어떤 음악평론가들은 그를 “작곡가 오에 히카리”가 아니라 “정신지체인 오에 히카리”로 본다. 그래서 그의 아버지, 곧 오에 겐자부로의 명성이 아니었다면, 작곡가로서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며, 그의 음악은 그의 장애를 고려한다면 훌륭하게 봐 줄 정도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히카리에게 중요한 것은 세상 사람들의 평이 아니라 자기 목소리로 자신을 표현할 수 없었던 그가 음악을 통해 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장애아이를 둔 소설가 겐자부로”에 대한 이야기다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에 겐자부로는 이미 20대에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가운데 하나였다. 시코쿠라는 시골에서 태어나 동경대를 졸업한 그는 일본의 유명한 영화인 집안의 딸 유카리와 결혼했다. 유카리의 아버지는 일본 영화 초기 발전의 주축이 된 인물이며, 오빠이자 겐자부로의 친구인 이타미 쥬조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영화 <마루사의 여인>, <담포포> 등을 만든 영화감독이다. 둘의 결혼은 일본 제일의 선남선녀의 결합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흔치 않은 장애를 가진 아이의 출생은 그들의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꿔 놓았다. 당시 일본에서 장애아를 키운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패전이 남겨 준 가난과 상실감에 허덕이고 있던 전후 일본 사회에서는 국가의 자원을 가능한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다. 따라서 장애아를 위한 투자는 낭비라고 여겨졌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장애인을 격리시켜 왔을 뿐만 아니라 원폭 피폭자들의 끔찍한 모습은 장애인에 대한 혐오를 더욱 부채질하여, 당시 피폭자들은 대중 목욕탕에 가는 것이 금지되어 강에서만 목욕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겐자부로와 유카리는 장애아를 숨기지 않고 밖에 데리고 다닌다는 것만으로도 손가락질 받아야 했으며, 겐자부로의 유명세만큼 비난과 협박 전화와 심지어 아이가 유괴되는 일까지 겪어야 했다. 여기에는 진보적 성향의 겐자부로에게 많은 반대자들이 있던 것도 한몫했다. 겐자부로는 히카리를 얻은 이후 모든 작품에서 히카리의 존재를 그대로, 혹은 변형시켜 등장시켰고, 장애아를 키우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개인적 체험>을 썼다. 그는 이 작품으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하나의 영혼을 공유한 두 예술가의 창작 세계”에 관한 보고서다
이 책은 사실상, 오에 겐자부로의 문학 세계에 다가가는 데 그의 문학에 관한 어떤 비평글보다 중요한 참고 자료다. 왜냐면 그는 자신의 아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랐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없는 아들을 위해 글을 썼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들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이 빛을 발하도록 돕는 과정에서 그는 장애를 가진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의 편견과 싸우고, 소외된 자들의 편에 서려 했고,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그리고 인간 내면의 문제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 그의 말처럼, 정신지체를 가진 아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겐자부로는 없었을 것이다. 히카리의 음악이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장애인로서의 자신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자 겐자부로는 기약없는 창작 중단을 선언했다. 그리고 뜻하지 않은 오랜 지기 타케미츠 토루의 죽음 앞에서 다시 작품을 쓰기로 결심했는데, 그는 이제 “아들과 관계 없는 글”을 쓰게 될 거라고 말한다.

아버지가 며칠만 집을 비워도 몹시 예민해지고 때로는 난폭해지기까지 하는 히카리에게 겐자부로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히카리는 아버지가 글을 쓸 때 옆에 앉아 작곡을 한다. 그리고 곡의 제목을 뭘로 할 건지, 혹은 단조로 할 건지 장조로 할 건지 때때로 아버지의 의견을 구하기도 한다. 그의 곡은 초기 모차르트나 그 밖의 바로크나 낭만주의 음악가들의 곡들을 섞어 놓은 것 같다. 그의 곡에 대한 평가는 찬사와 비난이 항상 엇갈린다. 하지만 그는 아주 기본적인 생활의 기술조차 터득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무언가를 “창작”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매우 놀라운 일이다. 히카리와 같은 유형, 그러니까 재능과 장애를 함께 가진 “비범한 천재백치(idiot savant)”는 매우 드물다. 그 중에서도 히카리는 특별히 창조적인 재능을 가졌기 때문에 더욱 더 특별하다. 대부분의 “천재백치”들은 암기력이나 단순 계산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창의력을 가지지는 못한다. 그는 슬픔, 기쁨, 아름다움, 괴로움 따위의 감정들을 느낄 때 그것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음악을 말로 설명하지 못한다. 연주회 뒤에 청중들에게 인사를 할 때도 그의 아버지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 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로스트로포비치, 노다 켄, 에비 아키코와 같은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그의 음악을 연주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경험한 사람의 목소리, 그리고 인간 내면의 목소리가 어떤 것인지 들려 주었던 것이다.

이 책은 “가족간의 사랑과 치유”에 대한 아름다운 에세이다

히카리가 성장하는 데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했다. 오에 부부뿐만 아니라 히카리의 동생들과 외할머니와 할머니(그녀는 히카리가 뇌 제거 수술을 받을 때 직접 손자의 머리를 깎았다. 이발사가 히카리의 머리카락 밑에서 뭔가 물컹한 것이 만져지자 기겁을 하고 도망갔던 것이다)는 히카리를 끔찍하게 사랑하고 아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히카리 때문에 고통받았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히카리가 특별한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장애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겐자부로 가족에게는 거의 해마다 새로운 근심거리와 난관에 부딪쳤다. 그러나 히카리가 작곡을 함으로써, 다시 말해 스스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나가자 가족들 모두가 스스로를, 그리고 서로를 치유하게 되었다. 장애를 가진 가족을, 다른 가족들이 서로 돌보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히카리를 돌보아 온 것만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히카리를 보면서 건강한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어둠과 고통을 들여다 보게 된 것이다. 겐자부로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 아들이 음악이라는 언어를 통해 내 영혼의 해석자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히카리는 그 이름처럼, 정말로 그들의 삶을 비춰 주는 “빛”이 되었다.

<책속으로>
1. 두 개의 뇌를 가진 아이
2. 수컷 세라티우스
3. 작곡가로서의 첫걸음
4. 어른 되기
5. 조용한 생활
6. 뜻밖의 성공
7. 아버지를 넘어서
8. 영혼의 목소리
9. 천재백치
10. 세상에서 하나뿐인 바보
11. 창조력의 근원
12. 전향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첫아이 히카리는 내가 쓴 모든 소설에 영향을 미쳤다. 만약 내가 이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았다면 내 아들도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가 없었더라면 나 또한 지금처럼 살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아이가 태어났을 때, 나는 당황과 혼란 속에서 그의 출생신고서와 사망신고서를 함께 작성해야 했다. 그리고 나는 직관적으로 그 아이의 이름을 히카리(빛)라고 지었다. 나의 직관은 옳았다. 그의 존재는 나의 의식의 밝은 면뿐만 아니라 어둡고 깊은 곳까지 구석구석 밝혀 주었으니 말이다. - 오에 겐자부로" (p.15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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