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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책은 책을 사서 오늘같은 날씨에 아무런 근심, 걱정을 갖지말고, 한강의 나무그늘 아래에서 소주 한잔과 담배 한모금과 같이 읽어주면 좋을 산문 책...
자전거를 타고 왔다갔다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너무 대충 읽어버린것 같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저자의 어려운 생활, 답답한 마음, 많은 사색등이 느껴진다. 다만 미국에 대한 반미적인 시각이 좀 거슬리기는 했다.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김훈씨의 자전거 여행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나중에 시간나면 사서 천천히 읽어보면 좋을듯하다...
<도서 정보>제 목 : 쏘주 한 잔 합시다
저 자 : 유용주 저
출판사 : 큰나
출판일 : 2005년 10월
책정보 : ISBN : 8991296432 | 페이지 : 228 | 420g
구매일 :
일 독 : 2006/5/11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미디어 리뷰>
저자 : 유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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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전라북도 장수에서 태어났다. 1991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서 「목수」 외 두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7년 제15회 신동엽창작기금을 받았다. 시집으로 『가장 가벼운 짐』(1993), 『크나큰 침묵』(1996)이 있고 산문집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2000)와 자전적 성장소설 『마린을 찾아서』(2001)가 있다. |
MBC 느낌표 도서인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의 작가 유용주가 5년 만에 새로 산문집을 펴냈다. 술을 매개로 들여다본 삶의 풍경들을 아름답고 소박한 문장 속에 담아내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다.
제1부 「오래된 사랑」 외 3편, 제2부 「아름다운 것은 독한 벱이여」(17일간의 승선 일기), 제3부 「그 숲길에 관한 짧은 기억?2」, 제4부 「봄은 왔건만」 외 9편으로 총 16편의 산문을 만나볼 수 있다. 건강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의 삶이 진한 감동을 준다.
<책속으로>
제1부
오래된 사랑
쓰다듬는 나무가 세상을 키운다
아니 갈 수 없는 길
실핏줄로 짠 필사의 그물
제2부
아름다운 것은 독한 벱이여
제3부
그 숲길에 관한 짧은 기억 2
제4부
봄은 왔건만
어머니 생각
남도 여행
나쁜 사람들
누구를 위하여 목욕탕의 물이끼를 벗기나
나의 시 나의 삶
밑바닥으로 들어간 시
물 주름에 비친 도포 한 자락
찰스 부코우스키 아저씨께
바닥에서 건져올린 소설
"그러면, 장안리에사는 선자라고 아세요?" 서글서글한 눈썹 밑에 자수정 같은 눈이 반짝 빛난다. "아, 예....., 제 동창인데요." "어머, 어머, 내 생각이 맞았네. 오빠, 나, 선자 동생 선숙이에요, 오빠 육학년 때 나, 삼학년이었는데. 기억 안 나지요? 나는 오빠 기억 다 나는데. 조회 설 때....., 음, 운동회 연습할 때도 맨 앞에서 구령을 넣었잖아." 그랬나? 선자는 기억이 난다. 장안리뿐만 아니라 금촌, 송계를 포함한 삼동에서 선자 따라갈 억척이 없었다. 오죽했으면 별명이 '꺽정이'였으니 말이다. 얼마나 힘이 센지 말만한 머슴애들도 선자에겐 꼼짝 못했으니까. 언젠가 북치재에서 집채만한 나무를 이고 내려오는 선자를 본 적이 있었다.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머슴들이 지게로 져야 할 만큼이나 나뭇짐이 커 보였다. 그런 선자에게 이런 동생이 있었다니.---p.12 |
나뭇잎은 더는 햇살을 반사하지 않는다, 숲이 성글어졌기 때문이다. 햇살은 짧고 깊게 숲 속을 찌른다. 헐거워지면서 단단해지는 가을 숲, 바닥까지 환하게 보인다. 가을은 밖에서보다 안에서먼저 문을 걸어 잠가야 한다. 그래야 내부(마음속)의 숨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다. 풀벌레 소리 점점 깊어간다.---p.146 |
남을 배려한다는 마음은 나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이렇게 작은 마음 씀씀이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좁힌다.
사람들은 대부분 건너와 주길 바란다.
먼저 건너주고 먼저 건너가 주고 먼저 손잡아주기
사랑은 퍼내어 쓸수록 많이 고인다.
지치는 법이 없다.
많이 아프다.
욕망이 수그러 들지 않은 탓이다.
캄 캄하다.
캄캄하다.
바람거세다.
병이 온 다음에야 도착하는구나.
당도하는구나.
마음에 독을 품지 말자
독은 네 몸부터 갉아 먹을테니, 깨달음은 언제든지 늦게 도착하는 것이니. 출처 : 제3부 그 숲길에 관한 짧은 기억중에서
바다가 가득 담고 있으면서도 넘치지 않는 이유는 가슴속 어딘가에 약간씩 비워두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다 쓰지 않고, 다 소모하지 않고 조금씩 비축해두는 곳간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마찬가지이리라. 다 쓰지 않고 비축해두고, 다 먹지 않고 조금 남겨두고, 다 보여주지 않고 조금 숨기고 다 드러내지 않고 조금 감추고 염려하고 위로해 주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나른한
아득한 봄날
우리는 양지바른 곳을 골라 그를 심었다
언젠가 우리가 1층이나 2층 슬라브에서
아님 고층아파트 옥탑 아슬아슬
생의 곡예를
땀의 묘기를 보여주고 있을 때
그 다시 진달래로
그 다시 개나리로
그 다시 민들레로
피어나길 간절히 바라면서
뜨듯미지근 우리들 일그러진 막노동 생애를
소주처럼 털어 넣었다
그는 우리들에게 못 박는 법을 알려주었지
거푸집을 구축하는 법
철삿줄을 알맞게 조이는 법
수평과 수직을 정확하게 보는 법
해체작업을 쉽게 하는 법
무엇보다 사람 좋아하고 사랑하는 법
평생을 막노동판에서 일하다 결국
그 무대에서 쓰러진 행복 불행한 사람,
나른한
아득한 봄날
추운 겨울 파카 속 우는 듯한 사진을
우리들의 마음 깊이 다시 한 번 비벼 넣으며
해미 홍천리 고향 뒷산에
다독다독 그를 심었다
해마다 씀바귀로
해마다 냉이 달래
해마다 다북쑥으로
다시 돋아나라고
그의 딱딱한 흙가슴을 열고
맑은 소주 한 잔을
고루고루 뿌려주었다
출처 : 본문 199쪽
바다는 '바라다'의 준말이다. 무엇인가 간곡하게 기도하는 곳이다. 바다는 온몸을 다해 기도하면 '바로' 다 들어주신다. 바다는 자 '받아'하면서 그 큰 손을 내어주신다.
바다가 아름다운 이유는 모든 거을 받아들이는 넉넉한 품에 있다.
그러면서도 저것이 내 것이다. 이것이 내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래 정신병원에 입원해있는 딸, 치매가 있는 아내, 지방 공무원이면서 야간 대학에 다니는 아들을 두고 그는 현장에서 쓰러졌다. 사부와 우리가 중축 공사를 했던 의료원 영안실에는 이상한, 슬픈 분노가 서려있었다. 스승은 영정 사진 속에서도 겨울옷을 입고 있었다. 소주잔처럼 눈물이 흘러내렸다. 우리 목수 팀은 소주를 맥주 컵에 따라 연거푸 들이켰다. 슬픔과 분노로 벌겋게 달은 못을 서로의 가슴에 대고 쾅쾅쾅 박아댔다. 못은 구부러지지도 않고 잘도 들어갔다.
삶은 그 자체로 놓아두면 도대체 뻣뻣하고 딱딱해서 쓸모가 없을뿐더러 깎을 수도 다듬을 수도 쉴 수도 없으며 볶거나 데치거나 삶거나 구워 먹을 수가 없는 아주 지독한 놈이다. 가만 놔두면 금방 곰팡이가 슬고 쉬어 빠져 그냥 내다버릴 수밖에 없는 게 삶이나는 놈이어서 요놈은 그러 아침저녁으로 뜨거운 맛을 봐야 정신을 차린다
"결국 문학이란 사람살이에서 오는 눈물겨움 아니던다. 잘 드러나지 않은 그늘의 ,배면에 깔려있는 생명있는 것들의 안쓰러움 아니던가."
"삶은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강해진다. 질겨진다. 촘촘해진다. 깎으면 깎을수록 빛이난다. 쪼면 쫄수록 엄정해진다. 닦으면 닦을수록 광채가 난다."
' 나는 바다를 모른다. 바다를 모르는 만큼 문학도 인생도 몰랐다.
오래 기다려야 할 것이다. 오래 참고 기다리다 보면 이렇게 오는 것이다.
가까이 오라고 부르는 것이다. 천천히, 천천히 걸으면서 기다리면,
멀리서 멀리 보면서 그리워하면 마침내 바다에 다다르는 것이다.
서두르지 말자. '...나를 돌이켜보게 되는 구절이다..
누가 볼세라, 살짝 숨어 지켜보던 내 눈에도 어느새 눈물이 가득 차 올랐다. 슬픔보다는, 화가 나기도 하고 창피한 기분이 더한 게 사실이다. 오늘, 철퍼덕 앉아, 그 아득한 옛날을 떠올리며, 그때 어머니 마음으로 돌아가, 이 비루 먹고, 먼지 끼고, 비천한, 슬픔만이 꽉 들어찬 일상을,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어루만지고 살아가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하늘나라에서 어머니가 나를 늘 내려다보고 계실 거니까 말이다.
삶은 그 자체로 놓아두면 도대체 뻣뻣하고 딱딱해서 쓸모가 없을뿐더러 깎을 수도 다듬을 수도 휠 수도 없으며 볶거나 데치거나 삶거나 구워 먹을 수가 없는 아주 지독한 놈이다. 가만 놔두면 금방 곰팡이가 슬고 쉬어 빠져서 그냥 내다버릴 수밖에 없는 게 삶이라는 놈이어서, 요 놈은 그저 아침 저녁으로 뜨거운 맛을 봐야 정신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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