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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여행기 두번째...
KBS에 다큐로도 나왔다고 하던데, 중간부터 슬슬 짜증이 나더니 막판에는 욕이 나온다.. 저자라는 사람의 인간적인면도 마음에 안들고, 도대체 자전거 여행기도 아니고, 쿠바에 대한 여행기도 아니고, 부정적이면서 쪼잔한 인간이 외국에 가서 느낀 대충 쓴 일기장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 글을 쓰려고 Yes24에 갔더니 평점이 죄다 별 5개가 아닌가...-_-;;
내가 책을 잘못 봤나라는 의구심에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역시나...
http://sukida.tistory.com/entry/쿠바여행기-원더랜드-여행기 정말 요즘 인터넷 서평 문제가 많은듯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호치민평전과 스콧니어링 자서전을 읽으면서 사회주의에 대해서 다시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의 현실을 보니 역시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를 조금 느끼게 된다... 과연 이토피아는 있는것일까? 모든 사람들이 욕심없이 착하게 살아갈수 있는 그런 나라가 있을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
http://sukida.tistory.com/entry/쿠바여행기-원더랜드-여행기 - 감추기
<경고? - 쓰다보니 격한 감정에 휩싸여 나쁜말만 줄창 써놓고 말았군요. 좀 까칠한 듯 싶습니다. 기대했던 것에 반해 실망이 너무 커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암튼~ 혹여 이 책을 재밌게 감동있게 읽으신분이시라면 그냥 pass 하시는게 정신 건강상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아직 읽지 않으신 분이시라도 가볍게 봐주시길...^^;;;> 서점에 가게 되면 제일 먼저 보는, 아니 꼭 빼먹지 않고 둘러 보는 코너가 바로 비소설, 여행기를 담은 책 코너이다. 지금은 소설도 꽤 읽는 편이지만, 전에는 오직 이런 수필류만이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날 교보에서 우연히 발견한 원더랜드. 작가가 자전거로 쿠바여행을 하기로 마음 먹는 이야기까지 읽고는 심장이 막 두근거렸다. 아니 이렇게 멋진 책을 만나다니!!!! 왠만해서는 정가를 다 줘야 하는 서점에서 책을 사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인터넷주문으로 몇일을 기다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냉큼 질러서는 집에 오는 동안 열심히 읽어주었다. 46년간 쿠바를 통치하고 있는 독재자 카스트로가 연설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다 구른 것을 보고 카스트로가 살날이 얼마남지 않은 지금을 깨닫게 되고 "카스트로가 죽고나면 지금 체제가 유지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쿠바에 멕도날드가 들어오고 사람들은 코카콜라를 마실 것이다. 지금 가지 않으면 살아 있는 화석, 쿠바를 영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21세기에 1950년대 올드카를 타고 다니는 나를 못볼지도 모른다. 그래, 지금 떠나자!" 그렇다고 막연히 쿠바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 '컨셉이 없는 여행은 부페식당의 음식과 같다' 하여, 이 쿠바여행의 컨셉은 쿠바의 영웅 체 게바라가 제 8부대의 200명 게릴라병사들을 지휘하며 걸어간 길이 된다. 참 흥미로운 생각이었다. 나로선 그 멀기만 한 나라 쿠바,,, 언제쯤 가보겠는가... 나야말로 살아있는 화석-쿠바를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 같은 일. 하여, 이 책이 그 살아있는 화석-쿠바로 안내해주길 바랬다. 책속에 담긴 작가-IZAKA의 모습. 본명은 이창수. 이 사람, 나는 처음 알았는데 나름 대단한 이력의 소유자더라고. 어려서 독일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한국에 와서는 밴드활동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서울대에 입학. 수능400소년으로 꽤 유명하다고 한다. 이후 자전거로 유럽, 일본등을 열심히 여행했었다고 한다. http://cyworld.nate.com/badtrip 그러한 이력은 책속에도 나오지만, 이 책에 담긴 쿠바여행기가 TV에도 소개되고 했다고 한다. 흥미로왔지만, 그의 지나친 패기로, 나는 이 책에 실망하고 말았다. ㅜ.ㅜ 작가도 쿠바로 떠나기 전에는, 이 책을 읽기전의 나처럼, 쿠바에 대한 설레임내지 환상으로 가득차 있었겠지. 이 책을 읽을때는 분명, 나는 이 책이 그 환상으로 인도해주리라 믿었다. 하지만, 그 환상은 가까이 가보지도 못하고 산산히 깨져버렸달까... 전에 꽤 유명했던 루이와 미애의 버스여행에서도 느꼈던 바이지만 가난한 나라라고 동정한다거나 불편해 한다거나 그런 내용들이 싫다. 나는 이런 여행기에서 바라는 것이 어딜 가더라도 그곳에서 녹아드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런 점에서 한비야님의 여행기들을 제일 좋아한다. 근데 작가는 불만투성이였다. 그의 표현으로 "TIC - this is cuba - 는 오늘 이런일이 있었다. 짜증난다. 재수없다. 도저히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라는 문제에 대한 뜻" 이라고 했다. 이런 건방짐이라니... 쿠바라는 나라가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에 대한 이해라고는 전혀 없다. 그저 짜증으로 대할뿐이다. 도대체 그렇게 맘에 안드는 여행에 대해서 왜 책을 내는가? 책 말미에 자신도 그런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긴 한다. "지금까지 쿠바에 강한 불만을 가진 채, 내게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는 '이상한 것, 나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다. 쿠바 내에서 내가 견딜 수 없었던 것들이, 예를 들어 음식과 긴 줄, 엄격한 경찰 어쩌면 이 모두가 쿠바인들에게 있어서는 주어진 상황 내에서의 최선의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고통을 나누지 못하는 여행객이 주제넘은 판단을 너무 많이 한것 같다"라고 하지만, 이미 수십장을 지나 ,고작 마지막 몇장을 빌어 그런 반성을 해봐야 늦지 않았나? 그런 반성 몇마디로 자신을 그래도 꽤 잘난 놈이라고 자화자찬 하는 꼴을 보자니 이 책을 들고 설레였던 내가 한심스럽고 또 억울하여 이글을 쓰는 지금 막 화가 솟구친다. 더 큰 문제는 그의 패기가 불러들인 KBS 카메라... 그 카메라와 함께 한 이후로는 의도한 여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2주넘게 시간을 허비하고 결국 촬영이 다 끝난후 짧은 1주일에서나마 만족스러운 여행을 즐기게 된다. 더욱이 이 여행은 BBQ의 협찬을 받은 것인데, 수업시간에 BBQ 회장의 특강이 있어, BBQ 회장에 대한 '용비어천가'-아들이 무척 총명하며, 얼마전에 홀인원까지 기록했다는 내용까지 담긴-를 발표하고, 쿠바여행에 대한 스폰을 받고 싶다고 건의했단다. 친구들로부터 수업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을 받긴 했지만, 자신의 그런 정신적 결함이 긍정적으로 보면 신이 주신 '특별함'이라는 자화자찬으로 매듭짓는다. 제발 그런 자화자찬은 가슴에나 묻어두라고. 내가 같은 과 친구라면 두고두고 굉장히 재수없어 했을 것 같다. 내가 좀 까칠하긴 하다만... 처음 책을 발견했을때의 환희는 사라지고 실망감만으로 가득... 알맹이는 죄다 썩었고, 겉껍질만 화려한 책. 이 책을 사기 위해 들인 12000원이 너무 아깝다. 요즘은 소설도 많이 읽게 되었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던 장르는 수필-여행기이다. 그런데 요즘 블로그의 시대라 그런가, 귀여니의 시대라 그런가 진짜 별 철학도 없는, 아무나 막 쓸 수 있는 글 실력으로 겉만 화려하게 포장하며 써댄 책들이 넘쳐나는 요즘... 블로그에서나 볼 수 있는 글들을 만원 가까이 되는 책을 사서 보게 되는 기분은 꽝이다. 그래서 점점 수필장르를 선택하기가 어려워진다. 고거이 슬프다. |
<도서 정보>제 목 : 원더랜드 여행기 : Izaka의 쿠바 자전거 일주
저 자 : 이창수
출판사 : 시공사
출판일 : 2006년 2월
책정보 : ISBN : 8952745388 | 페이지 : 249 | 352g
구매일 :
일 독 : 2006/11/14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책 읽은 계기>
<미디어 리뷰>
대한민국 청년 Izaka. 2004년 유럽 자전거 여행을 다녀온 경험을 살려 <나쁜 여행>이라는 여행기를 발간한다. 20,000부가 넘는 판매부수로 자신의 글쓰기 재능을 확인한 그가 두 번째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쿠바. 카스트로가 넘어지는 장면을 보고 쿠바에 가기로 결심했고 한 기업의 회장님에게 거금을 얻어내는 당돌한 퍼포먼스를 연출한다. 그렇게 간 쿠바에서 그는 신변의 위협까지 느끼며, 한 여자를 사랑하고, 또 KBS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등, 갖은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데….
무작정 찾아가 여행의 스폰서를 만들고, 방송국을 개입시키고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횡단한 혁명가의 루트에서 자신의 욕망을 살해하는 부분적 자살까지, 유쾌하고 진지한 청춘의 여행기는 지금까지 만날 수 없었던 독특한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저자 : 이창수 |
독일 베를린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후 6개월 만에 밴드를 결성하였으나 앨범 한 장 내지 못하고 해체했다. 한국 귀국 후 중동고 밴드부 YOUNG LIONS에 가입하였으며 ‘비주얼락’을 표방한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다 퇴학 직전까지 가게 된다. ‘딴따라’라는 오명을 벗고자 학생회장에 출마하여 당선되었고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에 입학했다. 재학 중 3회에 걸쳐 문화행사 ‘컬트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인들 사이에서 ‘정말 할일 없는 아이’로 통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 늙기 전에 한 가지라도 제대로 된 일 해 보고자, 달랑 자전거 한대만 들고 유럽에 갔다. 말년병장 시절 유럽 자전거 여행기 <나쁜 여행>을 출간했고 2005년 2월 쿠바의 체 게바라 루트를 자전거로 여행했다. 이 여행은 ‘KBS 월드넷’을 통해 4회에 걸쳐 방영되어 많은 젊은이들의 여행 욕구를 자극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쿠바를 여행하는 유쾌하고도 진지한 여행기인 <원더랜드 여행기>를 책으로 묶었다. 육체적인 고통을 감내하는 그의 자전거 여행은 거대하게 엔터테인먼트화 되고 있는 여행의 의미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한다. |
▶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청춘의 환영,
그 ‘이상한 나라’를 여행하는 자아의 매혹적인 성장기
<원더랜드 여행기>는 모험과 유머, 재미와 감동이 가득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여행기다. 자전거로 여행하며 바라본 쿠바의 아름다움과, 또 우리에게는 낯선 쿠바인의 생존방식을 Izaka라는 캐릭터의 시선을 빌어 재치 있는 어법으로 풀어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자아를 바라보는 젊은이의 진지하고도 매혹적인 성찰이 녹아 있다. 그 값진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감동과 만나게 된다.
얼마 전 외신을 통해 쿠바의 수반, 카스트로가 넘어지는 장면이 지구촌에 전송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장면을 보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장면을 잊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작가’라 칭하는 한 청년은 카스트로의 실족을 보고 쿠바에 가기로 결심했다. 그건 하루키가 들었던 ‘먼 북소리’보다 더 힘차게 그를 자극한 영상의 소리였다.
카스트로가 죽은 후의 쿠바는 Izaka에게 별 매력이 없는 땅이다. 맥도널드가 들어서고, 매연 가득한 하바나엔 돌고래 같이 매끈한 미국산 신형차가 등장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낡은 건축물들이 지워진 자리에는 관광 리조트들이 대신하게 될 것이다. 바로 카스트로의 노쇠함이 이러한 위기감을 고조시켰고, Izaka는 곧바로 쿠바행 비행기에 올랐다.
빨갱이의 나라, 체 게바라 주식회사, 미국의 히스테리, 온갖 좋지 않은 닉네임을 생산하고 있지만, 쿠바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여전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곳으로 남아 있다. 슬픔과 낭만이 동시에 블랜딩된 그들의 음악은 말레콩에 부서지는 파도만큼이나 매력적이다. 또 체 게바라와 그의 드라마틱한 삶도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원더랜드 여행기>는 이처럼 매력적인 섬, 쿠바를 여행하는 청년과 그가 겪게 되는 흥미진진한 일화가 감각적인 사진과 함께 녹아 있는 여행기다. 많은 여행기가 그렇듯, 현지인들의 삶이 낭만적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고독한 여행자의 시선으로 왜곡되기도 한다. 또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감탄과 여행에 대한 진지한 사색이 곳곳에 등장한다. 하지만 이 책이 단순한 여행기와 다른 이유는 한 젊은이의 내적 성장의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 젊은 날의 고뇌 대변하는 ‘부분적 자살’ 플랜
<워터보이즈>에 이런 대사가 생각난다. “오늘 하루 바보가 되는 것이 평생 의미 없는 삶을 살았다고 후회하며 사는 것보다는 낫다.”
그렇다. 나는 바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말도 안 되는 여행 덕분에 내가 의미 없는 삶을 살았다고 후회할 가능성은 조금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
Izaka가 쿠바로 떠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기 자신의 살해이다. 무섭게 들릴 수 있는 이 말은 육체적인 살인이 아니라, 이기심과 콤플렉스라는 성장의 방해요소를 오지의 자전거 여행이라는 ‘육체적인 고행’을 통해 자신 속에서 삭제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칼 융이 욕망의 소멸로 표현했던 말을 본 따 ‘부분적 자살’이라고 이름 지어진 이 플랜은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고뇌를 대변한다. 남들로부터 사랑받는 존재가 되기 위해 자기 자신의 못난 부분을 뜯어고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의 성형바람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Izaka의 고민은 자신의 내면에 대한 살해에 까지 닿아있다. 그 자살의 장소가 꼭 쿠바여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의 대답으로 작가는 체 게바라를 이야기한다.
좀 더 나은 존재, 자신을 넘어설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그가 롤모델로 삼은 사람이 바로 쿠바의 영웅 체 게바라이다. 멈출 줄 몰랐던 혁명의 열정을 가슴에 품고 살다간 그의 존재는 행동하는 지식인상에 ‘인간적인 매력’까지 더한 완벽한 이상이었다. 충분히 그는 모방의 가치고 있다고 생각한 Izaka는 체 게바라가 쿠바혁명을 시작했던 곳에서 자신의 모습 중 그와 같지 않은 부분을 살해하겠다고 결심한다.
그의 계획은 쿠바 여행을 통해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진행된다. 한 남자에게 신변의 위협을 느끼기도 하고, 한 여자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면서 지독하도록 이기적인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결국 죽여야 하는 모습들을 하나하나 찾아나가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그의 자살계획은 성공한 것도, 실패로 끝난 것도 아니다. 단지 치기스러울 정도의 무모한 도전이 있었고, 동시에 도전 자체가 그의 인생에서 커다란 의미를 가질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리고 그는 ‘만족스럽지 않은 자신의 모습이라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는 금언의 육화( ;U)를 경험하게 된다.
▶ 생생히 담아낸 KBS 다큐멘터리 제작의 뒷이야기
드디어 넘어졌다. 보기 좋게 쿠바의 뜨거운 바닥 위에 자전거와 함께 뒹굴었다.
넘어지자마자 PD 형이 달려왔다. 다리가 까지고, 넘어질 때 발이 페달에 긁혀 피가 많이 났다. 형은 카메라로 상처 부위와 일그러진 얼굴을 찍더니, 내게 말했다.
“저기…너 넘어진 것 못 담았는데, 넘어지는 거 다시 찍으면 안될까?”
여행기란 흥미진진해야 하는 법이다.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 부분적 자살이라는 뚜렷한 목적의식에도 불구하고 그의 여행기는 결코 무겁지 않다. 번뜩이는 비유는 독자를 미소 짓게 하고 때론 방바닥에 뒹굴 정도로 ‘웃찾사’적 유머를 제공한다.
이미 <나쁜 여행>의 재미있는 상상력과 만난 독자라면 그의 글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가늠해 보는 것도 즐거운 책읽기가 될 것이다.
또 하나, 그의 여행기를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것은 다큐멘터리 촬영의 숨겨진 이야기다. 작가의 여행기는 이미 KBS 월드넷을 통해 ‘창수의 쿠바 자전거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4회에 걸쳐 방영되었다. 이 촬영은 쿠바현지로 간 PD와 함께 진행했는데, 촬영의 어려움과 갈등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완고하게 굳어져 있는 자아를 조금씩 부수어 나가는 것도 PD와의 갈등으로 인해 생긴 일화 때문인데, 그의 여행은 다큐멘터리 촬영으로 인해 더욱더 흥미진진한 방향으로 펼쳐진다.
▶ 쿠바와 작가의 상상력이 함께 만든 신기한 나라!
다시 여행이 제대로 된 궤도에 올라 온 것 같다. 오늘 기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자전거를 탔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자전거 위에 있는 가난한 나에게 이곳의 주민들은 누구든 마음을 열어 놓는다. 내가 매연을 뿜어내는 오토바이라든지, 폼 나는 자동차를 탔으면 그들 중 단 한 사람과도 소통하지 못 했을 것이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돈이 바로 자전거 위에서 흘리는 땀이 아닐까.
Izaka가 동행이라고 밝히는 로시는 돈키호테의 애마를 본 따 이름 지은 자전거다. 지난 유럽 여행도 함께 했던 로시는 쿠바 여행에서도 좋은 동반자였다. 자전거 위에서 페달을 밟으며 바라본 세계는 돈키호테가 만들어낸 ‘원더랜드’ 이상으로 그에게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날렵한 오토바이나, 번쩍이는 세단을 타고는 만날 수 없는 쿠바인들의 친근한 모습도 모두 로시 덕이라고 말한다. 그 외에 식초, 산초, 등등의 펠로우들도 그의 여행에 활기를 불어넣는 캐릭터들이다.
작가는 천국에서 체 게바라와 함께 시가의 해악에 대해 토론하고, 우마차를 끄는 말과 소들의 입을 빌어 체제를 비판하기도 하고, 달에 가는 암스트롱의 생각을 빌어 쿠바로 가는 두려움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상력과 조우하다 보면 원더랜드는 비단 낯선 쿠바의 상징어일 뿐만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이 그려내는 세계였음을 알게 된다. 독자들은 쿠바 여행기를 읽는 동시에 작가의 싱싱한 상상력과 쿠바가 만나 만들어 내는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책속으로>
Prologue
CHAPTER 1 이상한 나라의 Izaka
CHAPTER 2 사탕수수밭 이야기
CHAPTER 3 뚜르드 쿠바
CHAPTER 4 토요일 밤의 부분적 자살
CHAPTER 5 소년과 바다
Epilogue
Afternote
“유머와 감동과 자전거 철학이 있는 ”
이상한 나라의 유쾌한 여행법
▷ 나는 어딘가 새로운 곳을 하루만 돌아다녀도 꼭 바보 같은 일을 겪는다. 하물며 한 달을 쿠바 같은 신비의 세계에서 돌아다니면 나 자신이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 된다. 그
리고 허허허! 하고 웃는다. ‘허허…이런 바보가 있나…허허….’ 하고 나 자신을 비웃다 보면
꽤 재미있다. 하지만 자아가 며칠 전 자아를 비웃다 보면 어딘가 모르게 공허해진다.
▷ 야자수가 늘어선 해안도로를 달리는데 가슴이 조여왔다. 죄책감이 들었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나서, 어제의 입맞춤을 무의식적으로 불쾌하게 여기고 있었다. 방송을 핑계로 나는 그곳을 떠나고, 어젯밤의 일은 잊으려고 했다.
안콘 해변가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그녀에게 더 가고 싶었다. 오늘은 떠날 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그녀에게는 모자라는 구석이 있었기에, 더욱 더 그녀와 함께 있고 싶었다.
▷ 가만히 바다를 바라봤다. 역사적으로는 매우 위대한 지점이지만 아무 것도 없는 그곳에서 나는 오랫동안 서 있었다. 이 곳에 왔다는 사실이 나 자신에게 큰 의미가 되는 것은, 여기까지 오게 된 여행의 과정 때문이다. 만약 자전거의 펑크 한번 없이, 한 여자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한 남자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고, 또 쥐 한 마리 때문에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없다면, 내가 이 곳에 왔다는 사실에 커다란 의미는 없을 것이다.
▷ 역사에서 사회주의는 사라지고 있다. 그것도 패배자의 모습으로. 바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성공으로 구두닦이에서 전설적인 가수가 된 이브라임 페레. 그가 환한 뉴욕의 밤거리를 걸으면서 한 이야기가 암시하듯이 말이다.
“이런 곳이 바로 사람이 사는 곳이야!”
이 한 마디는 1959년 쿠바 게릴라 혁명의 의미와 미국과의 투쟁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흘린 피는 그저 하수구로 흘러들어 갈 뿐이다. 이브라힘 페레의 말은 내게 너무나 잔인한 대사였다. 그리고 그 잔인함이 오늘 내 앞에 실체를 띄고 나타났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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