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페셜 - 古 박완서 추모특집, 그 겨울은 따뜻했네

 
반응형

정말 우리 문학계의 커다란 별이였던 박완서씨의 삶을 돌아보고, 주위의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어떤 사람이였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등을 잘 보여준 내용의 방송...

방송을 보면서 문학의 거목, 위대한 문학작가라는 생각보다는 우리곁에서 언제나 볼수있고, 다정다감한 우리 할머니, 우리 어머니와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데, 참 다정다감하고, 우리의 곁에서 사람들을 생각하며 좋은 글을 쓰셨던 그녀...

이제는 고이 편안히 잠드시길 기원합니다...

별이 지다 고 박완서
박완서 - 도시의 흉년
그 남자네 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기획의도
2011년 1월 22일. 문학계의 대모 박완서 씨가 별세했다. 온몸으로 겪은 격동의 사회
를 작품에 녹여낸 작가 박완서. 그래서 고인과 동시대를 살아온 독자들은 그녀의 갑
작스러운 서거가 더욱 애틋하다. 한 가정의 평범한 어머니로, 시대를 증언한 열정적
인 작가로 살며 여성을 주체로 부각시킨 소설가 박완서의 삶을 그린다.

● 주요내용
▷ 가녀린 몸으로 부딪친 격동의 현대사
1931년 일제시대에 태어난 박완서는 오로지 교육의 힘만을 믿는 어머니 덕분에 어려
운 환경 속에서도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랐다.
학창시절 내내 문학을 사랑했던 꽃 같은 소녀 박완서는 서울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하
게 된다. 그러나 입학한 지 나흘 만에 불어 닥친 6.25는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
다. 아버지이자 우상이었던 오빠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고 젊은 나이에 ‘가장’이라는
짐을 져야 했다.
전쟁이 쓸고 간 서울은 폐허가 돼있었고 생계를 이어갈 직장이라고는 미군부대 PX
뿐이었다. 다행히 어렵지 않게 취직된 PX 초상화부에서 그녀를 작가의 길로 들어서
게 한 박수근 화백과 만나게 된다. 그의 유작전에서 본 ‘나무와 여인’이라는 작품은
박완서에게 잊을 수 없는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녀의 속에 감춰왔던 경인년 6.25의
매서운 기억을 작품으로 나눌 수 있는 동지를 만난 듯한 기분이었을까. 그 소름 돋
는 충격에 이끌려 쓰게 된 작품이 박완서의 처녀작 ‘나목’이다. 이렇게 나이 마흔에
주부 작가가 탄생했다.
소녀의 모습 속에 무쇠를 품고 자라온 박완서. 그녀가 겪은 격동의 세월과 삶의 흔적
들을 만나본다.

▷ 한 가정의 평범한 어머니
전쟁으로 얼룩진 그녀의 상처를 치료한 것은 가족이라는 안식처였다. 어머니의 말씀
을 따라 처자식만 아는 착실한 남편과 결혼했고 슬하에 1남 4녀의 자녀를 두었다. 요
리를 좋아하고 옷까지 손수 만들어 입히던 그녀의 손은 예리하게 펜을 휘두르던 작
가의 손이기 이전에 따뜻한 어머니의 손이었다.
28년간의 짧은 결혼생활 만에 사랑하는 남편을 폐암으로 먼저 보내고, 같은 해 8월
애지중지하던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자신의 상처를 안아주었던 울타리의 큰
기둥 2개가 뽑혀나간 것이다.

“신이 생사를 관장하는 방법에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고, 특히 그 종잡을 수 없음
과 순서 없음에 대해선 아무리 분노하고 비웃어도 성이 차지 않았다.”   「한 말씀만
하소서」 中

무너진 울타리를 매우는 일의 시작은 다시 펜을 잡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글 쓰는 병
에 걸린 것처럼 묵묵히, 쉬지 않고 글을 써내려갔다. ‘미망’, ‘한 말씀만 하소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그렇게 한 가정의 어
머니였던 박완서는 아픔을 잊은 것이 아니라 견디고 있었던 것이다.
수많은 독자들의 어머니였을 뿐 아니라 한 가정의 평범한 어머니였던 박완서를 엿본
다.

▷ 사람과 자유를 사랑했던 ‘인간’ 박완서
항상 웅크리고 있던 박완서의 어깨에서 그녀에게 얼음처럼 박힌 6.25의 상처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박완서를 향한 사람들의 추모의 온기는 그녀의 삶이 춥지만은 않았
음을 말해주었다.
죽더라도 가난한 문인들에게 절대 부의금을 받지 말라고 했던 박완서의 장례식장에
는 ‘부의금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고위층의 허영심과 근
거 없는 권위의식을 날카롭게 꼬집던 그녀는 평생 상처 입은 자들의 편이었고 소외
받은 자들의 친구였다.
인간을 사랑했기에 가능했던 다작(多作). 온화한 품성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여
주었던 인간 박완서를 알아본다.

 ▷ 현역작가로 살다간 40년 인생
호미로 정원을 가꿀 때 올라오는 흙냄새를 좋아했던 박완서. 그녀에게 정원 가꾸기
란 회색의 도시에서 탈출 할 수 있는 마음의 휴식처였다. 그녀가 휴식처로 삼은 또
하나의 돌파구는 문학이었다. 정성스레 돌본 정원만큼이나 많은 문학작품도 가꿔온
박완서. 불혹의 나이에 등단한 그녀의 수많은 장편과 단편 그리고 수필 속에는 인생
을 관통한 격동의 시대가 담겨있다. 소설 곳곳에 보여지는 시대의 흐름과 주름 잡힌
생애는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한껏 비굴해지고, 아부해야 되고,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온갖 수모를
겪어야 하는 순간에도, ‘그래 내가 이걸 잊어버리지 않고 있다가 언젠가는 글로 쓰리
라...’”  <박완서 생전 인터뷰 中>

40년을 쉬지 않고 썼던 그녀의 글이 수많은 독자들의 눈과 가슴을 적시며 힘이 돼 주
었다. 분단과 전쟁의 시대를 증언하며 여성을 양지로 끌어올린 박완서의 문학세계
를 되짚어 본다.

* 포근한 목소리의 연기자 김미숙 씨가 <박완서 추모특집 ‘그 겨울은 따뜻했네’>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