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의 새끼사자가 실수로 아프리카로 떠나게 되고, 사자부터 동물원동물들이 새끼사자를 찾아가게 되고, 반란을 꾀하는 영양떼를 물리치고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
나는 뭐 그럭저럭 보았지만... 다정이와 기성이는 엄청 재미있게 봤던 애니메이션...
개봉 2006년 04월 20일
감독 스티브 스파즈 윌리암스
출연 키퍼 서덜랜드 , 재닌 가로팔로 , 에디 이자드 , 제임스 벨루시
장르 애니메이션
제작국가 미국
제작년도 2006년
홈페이지 http://www.wild2006.co.kr
포효소리는 라이언킹~ 그런데 개한테 쫓기는 라이언킹 봤수? ‘묻지마 과거’의 사자 ‘샘슨’
뉴요커답게 팝콘봉지 하나도 패션아이템으로 활용하는 센스~ 폼생폼사 코알라 ‘나이젤’
오를 수 없는 기린은 쳐다보지도 말아라~ 동물원 최고 퀸카! 쭉쭉빵빵 기린 ‘브리짓’
키는 숫자에 불과하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기린은 없다! 통 큰 작업 다람쥐 ‘베니’
아무 생각 없어도 쓸 데는 제법 많은 다용도 아나콘다 ‘래리’
샘슨의 아들이 벌인 대책 없는 가출은 희대의 납치극으로 비화되고 샘슨과 동물원 정예부대(?)는 그를 구하기 위한 일생일대의 모험을 감행한다.
이 대목에서 잠깐! 어디서 본 듯 하다고요?
천만에, 뉴욕에 동물 나온다고 영화마다 같을까~
사자를 우습게 아는 뉴욕 뒷골목의 개념 없는 강아지들과 잡아 먹히고 싶어 자기 육질을 광고하는 인생포기 너구리, 먹이사슬의 쿠데타를 꿈꾸는 혁명적 초식동물 영양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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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The Wild)
깃
헤어진 그녀와 예전에 10년후에 어느 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 남자... 막연하게 큰 기대도 없이 그섬에 찾아가고.. 한 소녀를 만나서 그녀와 정을 쌓아가지만... 헤어진 그녀가 떠나가듯이 떠나가고 1년후를 기약한다는 이야기...
뭐 둘간의 대화가 알콩달콩한 면이 있고, 볼만하기도 하지만... 뭐.. 남는것은 별로 없다는...
개봉 2005년 01월 14일
감독 송일곤
출연 이소연 , 조성하 , 장현성
장르 드라마 , 멜로
제작국가 한국
제작년도 2004년
열 번의 크리스마스
그녀를 위한 오늘
“1년 후 다시 만날 수 있나요?”
그곳에 가면 그녀를 만날 수 있을까? 화감독 ‘현성’은 영화 한편을 완성 후 새로운 시나리오를 쓰다가 갑자기 ‘우도’로 가기 위한 여행짐을 꾸린다. 10년 전, 그가 사랑하던 여자와 ‘우도’를 여행한 적이 있다. 두 사람은 10년 후가 되는 2004년 9월 5일, 그들이 머물던 ‘우도’의 한 모텔에서 재회하기로 약속을 했다. ‘현성’은 희망 반, 기대 반으로 추억이 깃든 ‘비양도 모텔’로 찾아가게 되는데...
피아노가 소포로 배달되었습니다.‘현성’을 친절하게 맞이한 꾸밈없이 발랄한 재수생 ‘소연’은 집나간 숙모를 애달프게 기다리는 삼촌과 함께 모텔을 꾸려가고 있었고, ‘현성’은 우도의 푸른 바다와 하늘을 보며 10년 전의 ‘그녀’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는데...
10년 전 약속, 그녀가 올까? 편, 비바람과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9월 5일, 피아노 한 대가 모텔의 ‘현성’에게 배달되고, 피아노는 ‘현성’에게 희망과 불안함의 존재가 된다. 첫사랑을 나눴던 10년 전 연인들의 약속은 과연 지켜질 수 있을까?
동물의 숲 (どうぶつの森)
동물숲으로 이사온 아이가 많은 동물들을 사귀고, 우정을 쌓고, 마지막에 우주인까지 등장해서 우정을 확인한다는 이야기...
한마디로 완전 초딩용 에니메이션...-_-;;
닌텐도의 인기 게임 <어서와요 동물의 숲(おいでよ どうぶつの森)>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낸시 드류 (Nancy Drew)
동네에서 탐정활동으로 유명한 한 소녀가 LA로 잠깐 이사를 오면서 비극적으로 죽은 한 여배우의 숨겨진 딸을 찾아서 유산을 상속시켜준다는 이야기...
줄리아로버츠의 친척이라고하는 여자주인공은 참 이쁜듯한데... 전개까지는 좋았는데.. 중후반부터 마무리까지 너무 엉성한듯한 느낌... 거의 초딩수준...-_-;;
캐롤린 킨이 창조한 1930년산 아동용 동화 시리즈의 중심 인물로 처음등장한 이후, 30년대에는 워너 브러더즈 사에 의해 여러편의 영화로 만들어졌고, 70년대 후반에는 ABC-TV에서 <하디 보이즈/낸시 드류 미스테리즈(The Hardy Boys/Nancy Drew Mysteries)> 시리즈로 방영되어 인기를 모았던 10대 소녀 탐정 낸시 드류 이야기를 대형스크린에 부활시킨 가족용 코믹 미스터리 모험물. 출연진으로는, 줄리아 로버츠의 조카이자 에릭 로버츠의 딸인 엠마 로버츠(<아쿠아마린>)가 70년대 TV-시리즈의 파멜라 수 마틴에 이어 이번 신작에서 낸시 드류를 연기했고, <빅 마마 하우스 2>의 아역배우 조쉬 플리터, <애스트러넛 파머>의 맥스 씨리어트, <쉬즈 올 댓>의 레이첼 리 쿡, <더블 타겟>의 테이츠 도노반 등이 공연하고 있다. 연출은 <위험한 사돈>의 앤드류 플레밍이 담당했다. 미국 개봉에선 첫 주 2,612개 극장으로부터 주말 3일동안 683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개봉주말 박스오피스 7위에 랭크되었다.
정든 고향 리버 하이츠를 떠나서 아버지를 따라 서부 연안으로 이사온 10대 소녀 탐정 낸시 드류는 할리우드 고등학교에 전학한다. 학교의 잘나가는 퀸카들인 잉가와 트리쉬 등의 냉담한 반응에도 개의치않는 낸시를 자극한 것은 유명한 여배우 데힐라 드레이코트의 죽음을 둘러싼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이와 더불어, 저주가 깃들어 있다고 알려진 드레이코트의 옛날 저택에 살게 된 드류 가족에게 이상한 일들이 하나 둘 일어난다. 미스터리라면 참지못하는 낸시는 탐정노릇을 그만하라는 아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건 해결에 나서는데…
미국 개봉시 평론가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멍청하다는 반응과 그럭저럭 볼만하다는 반응으로 나뉘어졌는데 전자쪽의 반응이 숫적으로 우세하였다. 우선 반감을 나타낸 평론가들로서, USA 투데이의 스캇 보울스는 “물밖으로 나온 물고기 같은 조크들은 극히 평면적이다.”고 공격했고, 시카고 선타임즈의 빌 즈베커는 “전반적으로 어슬프게 느껴지는 영화. 클래식 캐릭터의 실망스러운 리바이벌.”이라고 일축했으며, 뉴스데이의 잰 스튜어트는 “이 낸시는 지난 20년동안 꾸준히 나왔던 할리우드의 모델 같은 10대 치어리더들과 전혀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반면,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낸 평론가들로서,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잘된 각본을 가진 이 영화는 지난 78년을 지속해온 캐릭터의 기분좋은 업데이트.”라고 호감을 나타내었고, LA 타임즈의 카리나 초카노는 “올 여름 지금까지 나온 영화들중 가장 급진적인 작품.”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내었으며, 토론토 스타의 수잔 워커는 “너무 연약하지도 않고 너무 강하지도 않은 낸시는 속편을 위한 준비를 완전히 끝냈다.”고 결론내렸다.
그들도 우리처럼-문성근,박중훈,심혜진 주연의 한국영화
가슴아픈 시대를 살아간 청춘들의 이야기...
시위대였다가 도망자로 탄광촌에 들어온 문성근과 티켓다방에서 일하다가 문성근과 사랑에 빠진 심혜진의 이야기...
뭐.. 내용은 뻔했고, 재미나 감동도 너무 오래된 영화라 대충 봐서 그런지.. 뭐.. 그저 그랬다는...
감독 박광수
출연 문성근 , 박중훈 , 심혜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드라마
제작년도 1990년
리얼리즘 영화의 새 장을 열었던 박광수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최인석의 소설 "새떼"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의 제목은 감독이 대학시절부터 생각해온 것이라고 한다.
낭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
시위 주동자로 수배되어 도피중인 대학생 기영은 탄광촌에 들어가 위장취업한다. 그는 어두운 과거를 지닌 다방 아가씨 영숙을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그에게 죽 경계의 시선을 던져온 연탄공장 아들인 성철과의 싸움에 말려들게 되고, 이로인해 경찰서에 붙잡혀가게 된다.
다행히 무혐의로 풀려나지만, 신분노출의 위험을 느낀 기영은 영숙과 함께 탄광촌을 떠날 계획을 세운다.
비단구두 (Silk Shoes)
예전에 나왔던 간큰가족은 통일이 된것처럼 꾸민것이라면, 이영화는 사채를 못갚은 영화감독이 돈 대신 사채업자의 노망든 아버지를 북한의 개마고원을 방문하는것처럼 꾸민다는 영화...
좌충우돌속에 잘 진행되던 일이 막판에 희안한 할머니를 만나서 극적반전처럼 잘 결말이 난다는... 좀 어이가 없으면서도 왠지 노인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스탭들의 찡한 모습이 느껴지기도 한다...
개봉 2006년 06월 22일
감독 여균동
출연 최덕문 , 이성민 , 민정기 , 김다해
장르 드라마
제작국가 한국
제작년도 2006년
“영화 만드는 사람들은 뭐든 다 할수 있지 않아?”
자신이 감독한 영화가 흥행에 참패한 후 의기소침해있던 만수에게 어느 날,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제작자가 빚을 견디다 못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그 빚은 고스란히 만수에게 넘어온 것이다.
전화를 한 사채업자는 빚을 탕감해 주는 대신 치매에 걸린 자신의 아버지 배영감의 소원을 들어달라는 협박에 가까운 부탁을 한다. 거짓으로 아버지의 고향인 개마고원을 꾸며 아버지를 모시고 여행을 떠나달라고 한 것. 말이 돼냐고 항변하는 만수에게 영화 만드는 사람이면 뭐든 가능하지 않겠냐고 하면서 돈 떼먹고 도망간 사람의 처참한 말로를 보여준다.
만수는 어쩔 수 없이 이 협박성 제안에 승낙하게 되고 효심 충만한 사채업자는 자신의 오른팔인 성철을 이 기상천외한 프로젝트에 합류시킨다. 성철은 감시 겸 북한 측 운전수 역할을 맡아 배영감을 위한 북한으로의 여행(?)에 합류하게 된다.
예전 영화제작에 동원되었던 보조출연진들을 북한 주민으로 분장시키고 양수리 판문점 세트장을 시작으로 강원도 한 산골을 개마고원으로 설정, 드디어 배영감을 위한 북한 방문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그러나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려던 찰나에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의 등장으로 방북 프로젝트는 점점 꼬여만 가는데...
기담 (Epitaph)
약간의 시간차을 가지고 벌어지는 비극적인 사랑과 비극적인 결말의 내용의 영화...
독특한 방식이고, 꽤 괜찮기도 한데, 약간 복잡한듯한 느낌이라는...
개봉 2007년 08월 01일
감독 정범식 , 정식
상영시간 98분
장르 공포
제작국가 한국
제작년도 2007년
홈페이지 http://www.gidam.kr
바야흐로 신新문명과 전쟁의 혼돈이 극에 치닫던 1942년 경성,
모든 공포는 그 해 겨울 시작되었다…
동경 유학 중이던 엘리트 의사 부부 인영(김보경)과 동원(김태우)은 갑작스레 귀국하여 경성 최고의 서양식 병원인 ‘안생병원(安生病院)’에 부임한다. 이들은 병원 원장 딸과의 정략 결혼을 앞둔 여린 의대 실습생 정남(진구), 유년 시절 사고로 다리를 저는 천재 의사 수인(이동규)과 함께 경성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경성을 흉흉한 소문으로 물들인 연쇄 살인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어느 날 자살한 여고생 시체, 일가족이 몰살한 교통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은 10살 소녀가 실려오고 병원엔 음산한 불경 소리가 울려 퍼진다.
저마다 비밀스런 사랑을 품고 한 곳에 모이게 된 이들은 다가오는 파국을 감지하지 못한 채 서서히 지독한 사랑과 그리움이 빚어낸 섬뜩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고,경성을 뒤흔든 비극의 소용돌이가 점점 더 그들 앞에 옥죄어 오는데…
기록 一 ] 시대를 안은 공포
1942년, 공포로 물들다.
밖으로는 전쟁과 제국주의의 포화가 안으로는 모던과 신문물의 유입이 끊이질 않았던 1942년 경성. 거리마다 자유 연애를 즐기는 젊은이들로 넘쳐나고 서구 문물의 혜택을 누리려는 부르주아들의 향락은 절정에 이른 반면, 청계천 주변으로 빈민들이 모여들고 무능한 지식인 룸펜들의 담배 연기가 짙어져 갔다. 이처럼 1940년대는 끔찍스러울 정도로 이질적인 문명들이 한데 부딪치며 내는 혼란스러움과 ‘현대화’에 대한 무모한 경외가 공존하던 시대이다.
얼마 전까지 1930,40년대는 일제 강점과 독립투쟁을 이야기하지 않고는 등장하지 못했던 시대였다. 그러나 닫혀 있는 역사관에서 조금만 틀어 보면 그 시대에도 애정의 도피 행각이나 낭만에 취한 젊은이들, 끔찍한 살인 등 현재와 다를 것 없는 사건들이 분명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이러한 열린 시선이 가져다 준 다양한 시대적 변주는 이 시대를 무궁무진한 이야기와 풍성한 감성이 가득한 공간으로 주목 받게 하였고 늘 새로운 소재를 찾는 충무로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화적 공간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런 흐름 속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여러 편 제작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기담>이 첫 크랭크 인을 알리게 되었다. <기담>은 누구도 실제 보지 못했던 매혹의 ‘경성’을 배경 위에 ‘공포’라는 장르를 하나 더 얹혀 낸다.
낮엔 최신식 건물 사이로 아름다운 벚꽃이 휘날리는 활기찬 거리로 보이지만 밤엔 전차줄과 전기등이 얼기설기 들어서 있는 모습이 정체 모를 이질감을 안겨주는 경성의 이중적인 모습은 그 공간 자체만으로도 기묘함을 자아낸다.
혼란과 매혹이 공존하던 경성을 극단의 공포가 발생하는 영화적 공간으로 선택한 <기담>. 미지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공포 <기담>은 예측할 수 없기에 더욱 증폭되는 호기심과 두려움을 담고 그간 한국 영화에서 보여진 적 없는 새로운 질감의 공포를 선사하게 될 것이다.
[중략]
전차도 전차려니와, 웬 자동차며 자전거가 그렇게 쉴새없이 뒤를 이어서 달리느냐.
어디 장이 선 듯도 싶지 않건만, 사람은 또 웬 사람이 그리 거리에 넘치게 들끓느냐.
이층, 삼층, 사층… 웬 집들이 이리 높고,
또 그 위에는 무슨 간판이 그리 유난스리도 많이 걸려 있느냐,
- 천변풍경 ‘박태원’
기록 二 ] 사랑을 품은 공포
가장 섬뜩한 러브 스토리가 시작된다.
실제 겪지 못한 시대에서 벌어지는 공포라는 점에서 더욱 호기심을 자아내는 <기담>은 ‘사랑이 야기한 끔찍한 공포’라는 점에서 그 색다름에 방점을 찍는다.
그간 ‘슬픈 공포’를 다룬 영화들이 있었지만 사랑이 불러온 슬프고 안타까운 사연이 결국 원혼과 저주로 귀결되는 뻔한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기담>은 공포의 모티브이자 귀결점을 ‘사랑’으로 놓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공포의 틀을 제시한다. 치정 어린 애정 복수극이 아니라 사랑과 죽음이 뒤엉킨 순간에 발생하는 비극에 초점을 맞춘 <기담>은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해야 할 시간에 가장 두려운 공포를 만나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혼란스런 시대상을 반영하듯, 1942년 경성에서 펼쳐지는 <기담>의 사랑 역시 불안정하고 어긋나 있다. 원장 딸과의 정략 결혼으로 편안한 생활을 보장 받았지만 점점 숨이 막혀오는 의대 실습생, 더 이상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엘리트 의사 부부에게 숨겨진 충격적 비밀, 사랑하는 엄마에 멋진 새 아빠까지 갖게 된 10살 소녀의 끔찍한 악몽이 아름답지만 왠지 모를 긴장감과 섬뜩함을 선사한다.
비명이나 핏빛 공포가 주는 말초적 자극 대신 <기담>은 ‘아름다움 속 도사린 공포’로 감정의 극적 대비를 불러 일으키며 색다른 공포 감각을 증폭시킨다.
기묘한 도시의 명암처럼 사랑마저 공포로 변한 1942년의 경성공포극 <기담>을 마주한다면, ‘사랑해’라는 말이 울려 퍼지는 순간 견딜 수 없는 두려움이 몰려 올 것이다.
조선인 하녀 마리아, 변사체로 발견
[중략]
그날 밤 이노우에는 다카하시 부인을 찾아가 부인의 침실에서 담소를 나눴다.
그러는 사이 두 남녀는 마침내 ‘사람의 눈을 피하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같은 해 7월 24일 저녁, 두 남녀는 부인의 침실에서 밀회를 즐기다가 마리아에게 발견되었다.
… 다카하시 부인은 영원한 함구책으로 마리아를 살해하기로 결심하고 이것을 이노우에와 상의했다.
- 경성 기담 ‘전봉관’
기록 三 ] 마력을 지닌 공포
아름다울수록 끔찍하다.
철저한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통해 ‘경성’의 시대적 풍미를 스크린에 담아 낸 <기담>은 보는 이를 현혹할 만큼 마력 넘치는 볼 거리를 완성해 낸다.
경성공포극의 모든 비극이 시작되는 곳 ‘안생병원’이 지어진 양수리 세트장을 중심으로 그 외 공간들이 들어선 별도 스튜디오를 합쳐 총 1300여평 이상의 세트 규모를 자랑한다. 1여 년 동안 ‘스케치, 미니어쳐, 3D 시뮬레이션’작업을 거쳐 탄생된 <기담>의 병원은 공간과 공간이 조각난 기존 세트 구성과는 달리 복도와 계단까지 그대로 연결되어 실제 동선을 100% 구현할 수 있는 구조로 제작되었다. 흡사 옛 병원을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안생병원 세트는 초기 서양식 건축 양식을 기조로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된 목조 침대, 문 손잡이, 현판 등 일본식 소품과 디자인이 혼재되어 묘한 분위기를 창출한다. 목조 가구와 은은한 조명, 즐비한 무명천들, 처음 보는 근대 의료기기들로 만들어진 ‘안생병원’의 모습은 차갑고 건조한 현대의 병원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의 병원을 탄생시킨다.
또한 수 많은 헌팅을 거쳐 선정된 부천, 목포, 부산, 청태산 등의 오픈 세트 촬영 시에도 수십 포대의 흙을 공수하여 아스팔트를 덮는 것은 물론 길거리를 지나는 전차와 자동차, 새로 제작해 설치한 간판과 쇼윈도 장식, 산 길에 쌓인 눈까지 디테일한 작업을 놓치지 않았다.
‘기담’의 비극이 펼쳐지는 병원 공간은 물론 경성의 풍미를 그대로 살린 의상과 헤어 역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엘리트 의사로 나오는 ‘인영’과 ‘동원’은 맥고모자와 하이힐, 퍼머 머리, 바지 저고리가 아닌 양장으로 대변되는 신사와 신여성을 완벽히 보여준다. ‘인영’은 공포 영화 속 여주인공에게 연상되는 긴 머리가 아닌 단발 웨이브로 등장하는데 이는 그 시대 신여성을 대표하는 스타일이었으며 100만원을 호가하는 ‘동원’의 안경 역시 그 당시 지식인들을 대표하는 아이템이다. 여기에 국내에 세 대가 있다는 포드 디럭스 세단과 단 1대씩 밖에 없는 시보레 마스터, 캐딜락 플리트우드 등 당시 최고 부유층이 탔던 자동차들을 공수하였다.
또한 영화 속 의사와 간호사들이 입는 흰 병원복을 위해 우선 10개 이상의 다양한 재질과 색감의 화이트 천을 입수해 수작업으로 구김 작업과 염색을 모두 달리하고 실제 카메라 테스트까지 마친 후에야 인물에게 입히는 꼼꼼한 과정을 거쳤다.
이렇듯 완벽한 고증 작업과 영화적 상상력이 결합된 <기담>의 비주얼은 시대적 공포 분위기를 돋우는 명도와 채도를 반영하도록 ENR 현상 과정을 통해 공포와 사랑이 뒤엉켰던 마력의 소용돌이를 더욱 극대화 한다.
[중략]
이들이 화사한 옷을 사고 온갖 치장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은 당시 경성 보통사람들이 생각하기엔 거의 천문학적인 규모였다. 치마 한 감에 삼사십 원, 양말 한 켤레에 삼사 원, 분값만 해도 아침에 바르는 분, 낮에 바르는 분, 밤에 바르는 분을 합해서 사오 원, 머리 손질하는 데에도 일이 원이었다.
- 모던 보이, 경성을 거닐다 ‘신명직’
경성공포극의 중심, 안생병원 세트 제작기
외,내관
당시의 경성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벽돌을 쌓았는데, 서양식 건축기술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과도기 단계의 일본풍 구조로 건물을 지었기 때문이다. 기존에 나와 있는 틀로는 시대상을 재현할 수 없었던 <기담>은 건물 외벽의 라인 작업부터 새롭게 구성, 스티로폼을 이용한 벽돌쌓기를 했다.
모양도 모양이겠거니와 실제 벽돌이 아니기에 색감을 맞추는 일 역시 만만치 않았고, 조명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또한 현재 명동성당에서만 볼 수 있는 적벽돌과 흑벽돌을 결합한 방식을 차용해 완성도를 높였다.
병원 내부의 주요 재료는 나무이지만 단순한 목재 건물로 치부할 수 없는 섬세한 작업이 수반되었다.
Y자 복도, 중앙 복도, 계단, 병원 데스크 등의 공간들은 각각 그린톤, 브라운톤, 레드톤 등 다양한 색감으로 차별화를 두었으며 나무마다의 질감을 뚜렷이 해 단조로움을 피하였다. 보통 나무 마감재로 ‘스테인’을 사용하지만 <기담>은 원래 나무가 가지고 있는 색감과 질감을 최대한 살리고자 결국 천연 안료를 사용하여 최상의 효과를 달성하였다.
인테리어
인물별로 주요 활동 공간을 가지고 있는 <기담>은 고증을 기본으로 하되 각 공간마다 영화적인 특색을 부여한다. 불길한 의식이 치뤄지는 영안실은 다다미 구조를 차용하여 강한 일본 색체를 띄고, 원장실은 서양의 엔틱 느낌을 가미해 고풍스러움을 가미하였다. 또한 정남이 당직 근무를 하게 되는 시체실은 성당을 연상시키는 창문 디자인을 겸해 왠지 모를 신성함마저 느껴지게 제작하였으며, 타일로만 구성되었을 경우 냉함은 있지만 중압감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해부실은 내부의 타일과 외부의 벽돌이 조화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생활소품
큰 틀의 외,내관뿐 아니라 사소한 디테일도 심혈을 기울인 <기담>은 문 손잡이 하나도 수 차례의 수작업을 거쳤다. 당시 문 손잡이 고증작업을 통해 목형 작업을 한 후 틀을 만들고 재질을 부어 굳힌 후 손수 대패질을 하여 손 때가 묻은 느낌을 살리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으며 스탠드, 침대, 책상, 의자 등 웬만한 전문 업체의 샘플은 거의 다 살펴볼 정도로 엄청난 작업량을 소화해냈다.
의료소품
병원소품 역시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국내에는 의료 용품에 관한 참고 자료가 전무하였기에 일본은 물론 수 많은 외국 사이트들을 뒤져가며 하나하나 아귀를 맞춰 나가기 시작했다. 냉장고도 없던 시절 시체 보관함이 존재했을까? 그렇다면 과연 어떤 형식이었을까?에 대한 궁금증 해결은 물론 병원 의료기 샘플 수집에만도 몇 개월이 걸렸다. <기담>은 기존의 소품들 중 활용해 쓸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1940년대는 기술적 미흡으로 인해 대부분의 의료기기가 직선형이 아닌 유선형 구조였고 운반카나 수술도구대 등도 스테인레스가 아닌 세라믹 법랑이었던 시대였기 때문에 모두 만들어 내야만 했다.
이미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된 ‘휠체어, 운반카, 산소 호흡기, 전기 소작기’ 역시 모두 제작하였고 폐업을 앞둔 병원을 수소문 해 의료기기를 공수해 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