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 앨리슨 래퍼, 행동하는 비너스

양팔은 없고, 짧은 양다리로 아들까지 키워서 살아가는 그녀...
방송을 보면서.. 솔직히 무슨 짐승이나 야수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의 눈빛이 싫었다...
하지만 세상에 버려져서 살고 싶었고.. 처절하게 살아온 그녀...
아마도 그런 눈빛과 의지가 없었다면 이렇게 살아오지 못했을것이다...
나에게 그런 눈빛과 의지를 가질수 있는 권한을 준다면..
그 독기 서린 눈빛과 의지를 가질것인가 말것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왠지 모를 거부감...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생존경쟁... 그녀의 독기서린 눈빛...부럽지는 않지만.. 존경스러운 뿐...

독신일기 - 그녀의 눈

독신일기 - 그녀의 눈 - 감추기 바쁘다는 핑계만으로는 대답이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바빴다. 나름으로 정리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지만 바쁨에 게으름이 똬리를 틀면서 조금씩 머리 속에서 사라져갔다. 오늘 일단 한 가지만 끄집어내보자. 엘리슨 래퍼. 몇 년 전에 유명했던 주먹 세계 보스를 취재한 적이 있다. 출소 후 주먹 생활을 접고 신학대학원을 다녔고 그 졸업식을 취재했다. 당시 취재하면서 힘들어했다. 사진 내용과 피사체가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보스의 눈 때문이었다. 사진은 부드러움을 요구하는데 보스의 눈에서 도통 부드러움을 읽어낼 수 없었다. 내가 아니라 카메라가 보스의 눈에서 계속 독기(毒氣)를 잡아낸다. 그런 카메라의 반응에 나는 또 그렇게 생각하기까지 했다. ‘혹 저 친구 겉으로만 변신을 꾀하는 것은 아닌가.’ 이후 그 주먹 보스에 대한 뉴스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 변화는 확실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하튼 당시 보스의 눈은 독기라 표현할 만큼 매서웠다. 그때의 독기와 비슷한 눈을 2번이나 만났다. 독기 서린 눈의 주인공은 살아 있는 비너스라 불리는 영국의 구족화가 엘리슨 래퍼였다. 놀이동산 방문과 한국 구족화가와의 만남 등 2번을 취재했다. 취재 후 전송을 위해 사진을 점검하면서 놀랐다. 그녀의 눈 때문이다. 매서움을 능가하는 독기가 그녀의 눈에 있었다. 비너스와 독기라. 어울리지 않는다. 애초의 취재 방향은 활짝 웃는 그녀였지만 웃는 얼굴에서도 여전히 눈만큼은 지독하게 서슬 퍼런 살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정리가 필요했다. 정리가 아니라 해석이 필요했다. 그래, 그녀의 인생을 단순하게 요약했다. 그러니 답이 나왔다.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버림받았다. 살아남고 싶었다. 살아남았다. 살아남으니 아이를 낳고 싶었다. 낳았다. 키워야 했다. 그것도 남부럽지 않게 키워야 했다. 충분하다. 그녀의 눈에 독기가 서려있음을 이해하는데 이 정도의 요약이면 충분했다. 두 팔, 두 다리가 없는 여자가 아이를 낳아 키우는데 있어 헌신이나 노력, 그리고 애매한 모성만으로는 부족하다. 독함이 있어야 한다. 독해야 한다. 그것도 철저하게 독해야 한다. 그리고 그녀는 독했다. 독했기에 그녀는 지금의 자리, 한국에서 수많은 기자를 동원시키는 자리에 다다랐다. 그 독함이 가장 쉽게 안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눈이었으리라. 그녀의 눈에서 독기를 발견한 것이 아마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내 취재 방향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화사한 웃음이 아니라 잔인하다 싶은 독기를 담아내는 것이 제대로 된 취재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녀는 이미 떠나고 없는데. 게으름을 극복하는 방법을 연구중이다. 그 연구의 성과가 빨리 나오길 기다린다. 하지만 역시 내겐 독기가 없다. 쯔쯔.

장애가 있다는 것은
마음의 문제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다면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는
하루 하루가 도전이었고,
도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그것을 극복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습니다

현실이 힘들다면
나를 보세요.

-앨리슨 래퍼, 행동하는 비너스

제 378회 특집 뉴스추적

앨리슨 래퍼 행동하는 비너스
살아있는 비너스, 한국에 오다.
앨리슨 래퍼, 두 팔이 없는 상체와 짧은 다리를 가진 해표지증 장애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살아있는 비너스로 불린다. 그녀는 여성으로서,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장애를 극복한 상징이기 때문이다. 영국 트라팔가 광장에는 임신한 래퍼의 조각상이 세워졌고 지난해 ‘세계 여성성취상’을 수상했다. 이런 그녀가 한국에 왔다.

해표지증 장애아 별이와의 만남래퍼와 그의 7살 난 아들 패리스는 SBS의 주선으로 해표지증 장애를 가진 7살 별이를 만났다. 래퍼는 자신처럼 짧은 팔과 다리를 가진 별이를 보고 “아름답다”고 했다. 자신의 전시회에 별이를 초청하고, 한국을 떠나기 전에는 서울 명동으로 별이 가족을 불러 선물까지 사주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래퍼는 한국 내 장애인들 문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녀는 방한 첫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몸을 보고 한국의 장애인들이 희망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 기간 동안 아동복지시설을 둘러보고, 장애를 가진 화가들과의 만남도 가졌다.
래퍼는 “장애는 추하지 않다. 단지 남들과 다를 뿐이며 자신은 다르다는 사실에 오히려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애인 자립 위한 국가지원 법제화 해야”
지난 27일, 지체장애인 백여명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한강대교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휠체어를 내 던지고 래퍼처럼 온 몸으로 기어서 행진했다.

래퍼는 뉴스추적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들의 시위 소식을 듣고 “지난 80년대 영국 장애인들도 쇠사슬로 스스로를 묶고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였다”고 했다. 장애인 차별 금지법 제정을 위해 40년이나 싸웠다며 장애인 처우 개선을 위한 한국 중증장애인들의 시위에 대해 적극적 지지의사를 밝혔다. 래퍼는 영국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자신이 있을 수 없었다며 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국가지원을 강조했다.
이번 주 특집 뉴스추적에서는 여성으로서, 어머니로서, 예술가로서의 앨리슨 래퍼의 일생을 조명했다. 장애인으로서 넘지 못할 벽과 같았던 출산과 육아, 그 전 과정을 통한 장애 극복기를 생생한 영상을 통해 자세하게 소개한다. 또 한국 장애인에 대한 그녀의 관심과 바램, 그리고 별이에 대한 애정 등 9일간의 한국 방문을 집중 취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