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페셜 다큐 - 할머니 전(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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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실로 들어온 여자와 남편이 죽은후에도 함께 살아가시는 할머니, 남편이 죽은후에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할머니, 신혼초에 625로 남편과 생이별을 한후에 평생을 남편을 기다리며 살아온 할머니들의 이야기...
참 힘들고 어렵고, 기구한 삶을 살아오신 분들이지만, 나름대로의 삶의 꾸려가면서 지금도 그 안타까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지만, 또한 받아들이며 살아가시는 할머니들....
어찌보면 그분들이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와 같은 분들이 아닐까 싶었다.
방송말미에 다음 세상에 태어난다면 어떻게 태어나고 싶냐는 질문에, 남자로 태어나서 신나게 놀고 싶다는 분도 있고, 남자로 태어나 여자를 아껴주겠다는 분, 모든것을 다 해보고 싶다는 분, 다시 여자로 태어나 멋지게 살고 싶다는 분 등등...
아마 그런 마음이 우리 어머니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연 우리 부모님과 어머님은 어떤 아픔과 어떤 기쁨을 가지고 살고 계신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삶을 꿈꾸실지... 나는 너무 나만 관심을 가지고 살아온것은 아닐까 싶었다는것을 느끼게 해준 방송...

■ 기획의도

 “내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하자면 책 몇 권으로도 부족하다”

 험난했던 한국사, 그 척박하고 모진 세월 속에는 여자라는 이름으로 희생하며 한 평
생을 헤쳐 왔던 할머니들이 있었다.
  소통 없이 각박해져 가는 세태에서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할
머니들의 굴곡진 인생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겪은 고난과 이를 극복하는 삶의 지혜
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갖는다.

■ 주요내용

1. 한 지붕 두 아내

 한 남자의 정실과 후실, 최막이 할머니와 김춘희 할머니는 그렇게 만났다.

 꽃다운 열여섯에 시집와 고된 시집살이를 시작했던 최막이 할머니.
 손끝이 아물 새도 없이 고생만 시켰던 남편은,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김춘이 할머니를 후실로 들였다.
 
 부지런한 최막이 할머니에게는 느긋하고 태평한 성격의 둘째부인이 첫눈에도 탐탁
치 않았다. 마음에도 차지 않는 후실을 남편은 애지중지 아꼈고, 그 모습을 최막이
할머니는 묵묵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는데..

 “영감 만날 좋다고 자전거로 척 이렇게 해가지고 처갓집에 가고..
 아주 내사 고마 아무것도 아니고 즈그 둘이만 좋도록 나는 일했지..”
                                                           (최막이 할머니 int)

 10년 후, 남편은 덜컥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남편 없는 집에서 고양이와 개처럼 두 여자가 아웅다웅 산지도 어느덧 40년.
 흘러간 세월처럼 이제는 서로 익숙해 질만도 하건만 여전히 태평한 김춘희 할머니
가 최막이 할머니는 답답하다. 두 할머니가 살고 있는 집에서는 오늘도 최막이 할머
니의 호통 소리가 들리는데..

 한 남자의 두 아내로 만난 기막힌 인연, 최막이와 김춘희 할머니를 만난다.

2. 산전수전, 산골 할머니의 인생역전

 찢어지게 가난해서 하루 한 끼 먹기도 힘들었던 시절.
 열 아홉 살의 백남한 할머니도 그 시절 모든 여자들처럼 가난한 영월 산골로 시집
을 왔다.

 벙어리 삼년, 귀머거리 삼 년의 힘든 며느리 시절.
 고된 시집살이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골고루 마음고생 시켰던 철없는 남편
이었다.

 “아니 뭐 투전을 내가 많이 했어요..
 뭐 재수 없는 날은 그냥 한자리 가 이삼일 치르면 소 두,세 마리씩 날리고 막 이랬어
요”                  (신중선 할아버지 int)
 
성질나면 밥상을 엎어버리고, 투전 하다가 밤새우며 외박하기가 일쑤였다.
 다방 아가씨와 머리끄댕이 쥐고 싸우게 만든 할아버지 덕에 할머니는 산전수전 다
겪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밭일을 하고 할아버지가 집안일을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기세등등 큰소리를 지르신다고...
 전세가 역전된 것일까? 과연 이 두 사람 사이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3. 사랑, 그리고 52년간의 기다림.
 
 애틋했던 이산가족 상봉현장,
 거세게 다그치며 쏘아대는 할머니와 난처한 듯 대답하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당신 거기서 거시기 애인이 있었어? 애인이 있었어?
  데리고 갔으면 가만 안 두려고 했었어!! ”            
                                  (정귀업 할머니 int)

 아쉬운 듯 상봉 내내 떨어질 줄 모르던 정귀업 할머니는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자 52
년 동안 참아왔던 서러운 눈물을 쏟았다. 그래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
데...

 그 후 8년, 할머니는 아무래도 살아 생전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다.
 정정하던 할머니에게 치매 판정이 내려진 것이 일년 전,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
았다.
 초조한 마음에 요즘은 챙겨먹던 끼니도 제대로 먹지 않는다는 할머니.

 52년간의 기다림, 정귀업 할머니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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