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지치고 힘들어서 과대망상증으로 미쳐버린 주인공...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역시 삶에 힘든 간호원의 모습을 그린 영화로, 이청준의 단편소설인 조만득씨의 내용을 가져와서 전혀 다른 결말을 보여준 영화
영화 나는 행복합니다 vs 이청준 조만득씨 - 우물안 개구리 꺼내기
뭐 재미나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는 아니다.
그저 삶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각을 멋지게 그려냈다고 할까?
빚쟁이들에게 독촉을 받고, 위협을 받으며, 삶에는 희망조차 없는 사람이 어느날 완전히 미쳐버렸다.
자신이 재벌인줄 알고, 종이에 금액을 적으면 그게 수표라고 생각한다.
미쳐있기는 하지만, 스스로는 행복하다.
근데 과연 이 사람을 치료를 해서 정상으로 돌려놓아 다시금 세상속으로 돌려보내야 할까? 아니면 이대로 두어야 할까?
뭐 참 애매할수도 있고, 제삼자의 시각에서 본다면 참 쉽게 답할수도 있는 문제일수도 있지만, 내가 이러한 상황속에 빠진 주인공이라면 과연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군대 시절 유격훈련을 받다보면 정말 미치고 환장하고 팔짝뛴다는 말이 생각나는데,
너무 힘들고, 죽겠다는 생각에 뺑끼를 써서 환자인척을 한다면, 그 사람을 다시 집어 넣어야 할까? 그냥 모른척 내버려두어야 할까?
제3자로써는 당연히 거짓임을 안다면 넣어야 한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그게 바로 나라면?
암튼 큰 감동이나 울림을 주지는 않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되는 나름의 매력을 가진 영화였다.
감독 윤종찬
출연 현빈 , 이보영 , 김성민 , 손영순 , 정재진 , 최종률 , 이찬영 , 박효주 , 박노식 , 김대호 , 박영서 , 강혜련 , 정민성 , 은주희
상영시간 113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드라마
제작국가 한국
제작년도 2008년
홈페이지 http://www.iamhappy2009.co.kr/
미치도록 힘겨운 하루하루...
그래도, 당신이 있어서...
“내
생애 가장 행복한 하루 하루지만…
그녀의 슬픈 눈이 마음에 걸립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견딜 수 없어 과대망상증이란
병을 얻게된 만수.
치매에 걸린 엄마와 자살한 형이 남겨준 도박 빚. 이 모든 현실을 기억할 수 없는 정신병동에서의 하루하루가 그에겐 꿈
같은 나날들이다.
자신이 서명만 하면 전세계 은행에서 통용되는 화폐가치를 지닌다고 믿는 만수. 그 말을 믿어주는 친구들, 그리고 주치의와
개인 간호사 수경이 있는 그 곳의 생활은 달콤하기만 하다. 항상 만수의 곁에서 수호천사가 되어주는 수경이 있어 만수는 더욱 행복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언제나 슬픔에 가득 차있다.
“내 생애 가장 견디기 힘든 하루 하루지만…
그와 함께 있는 시간만은
행복합니다.”
연인에게 버림받고, 직장암 말기의 아버지를 간호하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수간호사 수경.
애인에게 버림받고 월급도 차압당하며 괴로운 현실들 뿐이지만, 자신에게 병원비에 보태라며 천 만원 쯤은 개의치 않고 쥐어주는 만수가 있어
행복하다. 수경에게는 그의 과대망상증이라는 병이 자신을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
병원에서 강도 높은 치료를 받게 되는 만수,
점차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수경.
그들만의 행복한 시간은 끝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
그들의 뜨거운
열정과 아름다운 도전
완벽 연기변신에 성공한 ‘현빈’과 ‘이보영’
핸섬한 외모로 최고의 트랜드세터로 급부상
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현빈과 청순하고 단아한 매력으로 대한민국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보영. 두 배우는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도전으로 이번 영화를 통해 눈부신 연기력을 보여준다. 현빈과 이보영은 영화 <나는 행복합니다>를 알고 먼저 참여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윤종찬 감독은 “처음에 현빈과 이보영이라는 배우가 이 영화를 하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믿을 수 없었다.
회사에서 연기 연습을 시키기 위해 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도 했다. 그 이후 여러 번 만나서 얘기해보니 둘 다 깊이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
했다. 두 배우의 그런 열정을 느껴 함께 작업하게 됐다.”라며 캐스팅 당시를 회상한다.
이렇게 시작된 촬영에서 현빈과 이보영은
지금까지 그들이 보여주었던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어버리고 캐릭터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더벅머리 과대망상증 만수로 분한 현빈은 촬영 전 직접
정신병원을 찾아 실제 환자들을 만나는 등 열의를 보여줬다. 또한, 혹독한 촬영 일정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현실을 넘나드는 촬영 분을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완벽한 표정과 눈빛 연기를 보여주며 윤감독의 극찬을 받았다. 특히, 만수의 감정이 극에 달하는 노래방 씬에서는 새벽
5시에 촬영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 캐릭터와 감정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고 결국 촬영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감정을 추스리고 다시 촬영에 들어간 현빈은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노래방 촬영을 완벽히 소화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초심을 배우고 싶었다는 이보영 역시 이제까지 연기해온 캐릭터 중 가장 고난도의 연기를 선보이며 배우로서 한층 성장했다. 그녀가 가장
힘들게 촬영했던 씬으로 꼽는 장면은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보는 장면이다. 감정 연기가 절실한 이 장면은 장소 섭외 스케줄로 인해 영화 크랭크인 후
불과 이틀 만에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윤감독은 이보영에게 실제 아버지가 죽은 것처럼 연기해 달라고 힘든 주문을 했고, 이에 이보영은 자신의
감정선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아버지의 죽음 앞에 주체할 수 없는 슬픔으로 오열하는 ‘수경’의 모습을 열연, 촬영장 스태프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서편제>,<밀양>을 탄생시킨
故이청준 작가의 소설 <조만득씨>
원작
<나는 행복합니다>는 국내 최초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판소리 신드롬을 일으켰던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년)의 원작소설 <서편제>와 전도연, 송강호 주연으로 제60회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의 쾌거를
이루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던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년)의 원작소설 <벌레이야기> 등 유수의 걸작들을
탄생시켰던 故이청준 작가의 단편 <조만득씨>를 각색한 작품이다.
이번 영화는 한국 문단의 ‘큰 기둥’역할을 해온 소설가
故이청준 원작 소설의 탄탄한 스토리와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 주연 배우의 깊이 있는 연기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추며 극장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나는 행복합니다>는 2009년 대한민국 극장가를 빛내고 있는 원작 소설 영화인 브래드 피트 주연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월12일 개봉), 2009 아카데미 최다 8개 부문, 골든 글로브 최다 4개 부문 석권으로 화제가 되며 1백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던 <슬럼독 밀리어네어>(3월19일 개봉), 무협 소설가 ‘야설록’이 1997년 발표한 인기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불꽃처럼 나비처럼>(9월24일 개봉)의 흥행을 이어 관객들에게 원작을 뛰어넘는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Tip. 무엇이 달라졌나? 윤종찬 감독 <나는 행복합니다> vs 이청준 원작
<조만득씨>
원작자인 이청준 작가는 친구의 동네에서 일어난 사건을 듣고 소설을 만들었다. 영화에서는 도박에 미친
형이 카센터를 하며 열심히 사는 동생 만수를 괴롭히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노름 빚에 허덕이는 동생 만수가 이발소를 운영하며 힘겹게 하루를 사는
가난한 형 만득을 더욱 힘들게 한다. 또한, 소설에서는 병원에서 퇴원한 만득의 현실은 더욱 비참해져 결국 다시 정신 착란을 일으키며 노모와
동생을 죽이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지만 윤종찬 감독의 <나는 행복합니다>는 원작과 다른 결말을 예고하며 관객들의 기대감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