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회를 둘러보고 서로 미워하고, 욕하고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다른 한면으로는 아직은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 방송...
막판에는 가슴이 짠해지는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경기가 어려워 지면서 짜장면 한그릇씩을 배달해야하는 중국집 주인... 하지만 한 아주머니가 그릇을 설것이 까지 깨끗하게 해주고, 그 그릇에 과일이나 먹을것을 담아서 밖에 내놓은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는 아저씨...
하지만 아주머니는 수고하셔서 고마워서 했을뿐이데.. 그렇게 좋아하신다니.. 자신이 더 고맙다는 이야기...
역시 세상은 아직은 살아볼만한 곳이고.. 서로가 조금씩만이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고, 생각해준다면 좀 더 따뜻하고, 훈훈한 세상이 될것이다.
무엇보다도.. . 나부터...
■ 기획의도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남을 배려하고’ 살아가는가? ‘상대방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본 적은 얼마나 있는가? <신년옴니버스기획- 역지사지>가 던지는 신년 화두다.
‘상대방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라’는 뜻의 역지사지(易地思之)는 한마디로 상생(相生)의 정신이다. 불교의 자비, 기독교의 황금률, 유교의 恕(서) 사상과도 상통하는 역지사지는 그러나, 누구나 말로는 쉽게 내세우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갈등과 반목이 깊어지고 있는 오늘, 역지사지의 정신이 새삼 절실하다.
특히, 대통령선거로 갈등의 큰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한 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2007년- 모두가 역지사지의 지혜로 순탄한 한 해를 보내고, 갈등과 증오, 차별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올 것이란 희망을 심어줄 수는 없을까?
프로그램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남을 배려하지 않는 현상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내가 늘 만나는 사람들에게 부지불식간에 가하게 되는 갖가지 차별행위, 가족 간의 갈등, 빈부 차에 따른 갈등, 정치권의 죽기 살기 식 대결구도 등으로 점점 넓혀가면서, 이를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풀어보려는 여러 가지 시도와 체험 등으로, 1,2부 총 12개의 옴니버스를 엮었다.
국회의원들의 식당종업원과 시각장애인 체험, 대학 총장의 산골 분교 체험 등 사회지도층의 역지사지 체험 현장과, 우리안의 역지사지 점수를 알아보기 위한 다양한 실험, 서비스 업종 종사자들과 손님들과의 관계, 입영하는 날 생각해 보는 아들과 아버지 간의 관계, 용모 차별하는 사람과 차별당하는 사람 간의 관계, 길 하나 사이에 둔 양극화의 현실, 어느 영화감독의 눈을 통해 본 지역 갈등, 그리고 노인 차별 등 사소한, 혹은 심각한 갈등들을 깊숙이 들여다보면서 타인의 입장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한다.
각 옴니버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과 그들이 들려주는 반성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여러 주제와 만나게 된다.
병렬적 구도의 특이한 옴니버스 구성방식과, HD 고화질로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미를 살린 이 120분짜리 다큐멘터리는 우리 사회의 병폐를 넌지시 드러내면서, ‘나와 우리가 지혜롭게 더불어 살기 위한’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제1부 |
■ 입장 바꿔 생각하기
고된 하루를 마무리하며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 바로 우리가 주인공이다. 사람과 사람이 스치고 부딪히면서 벌어지는 아름답지 못한 소리들의 현장. 도로 위, 지하철, 집 앞에서... 종종 만나게 되는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이 상대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사소한 갈등의 상황 속으로 들어가 보고, 일상에서 우리는 남을 얼마나 배려하고 사는지, 몇 가지 실험을 통해 살펴본다.
또한, 하루하루가 고달픈 서민들이 그들의 입장을 이해해줬으면 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삶의 모습들. 양극화라는 말보다 달동네 할아버지의 오래된 해소기침소리와 노점상 할머니의 주름진 표정이 보다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
■ 두 개의 삽화(거리에서)
거리에서 만나는 두 개의 삽화. 서울 여의도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아줌마와 경북 영천의 주차단속원들의 짧은 일상을 담았다. 전단지를 받아주는 사람들과 아주머니 간의 무언 중 역지사지, 대도시와는 사뭇 다른 영천의 주차단속 풍경. 나도 한번 겪었을 법한 상황에서 남도 나와 같은지, 혹은 다른 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 짧은 시간 속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은 흐뭇함을 전해준다
■ 손님과 그들사이
오늘 하루, 우리는 몇 번이나 인사를 받아보았는지... 손님을 맞이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하루에 수십명, 수백명을 만나면서 웃음을 건넨다. 그 웃음 뒤의 감정은 중요하지 않은 것일까. 그들의 심정을 헤아려보는 시간이다. 유승희 의원은 식당 종업원 체험을 하면서 무엇을 느꼈을까. <손님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서 역지사지란 항상 ‘나’를 낮추는 것이라는 교훈을 되새겨 본다.
■ 입영하는 날, 102보충대
머리가 커버린 아들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게 어려웠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멀게만 느껴졌던 아들. 가족 간에도 역지사지는 쉽지 않다. 하지만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아들을 군대 보낼 때가 아닐까. 겨울비 내리는 춘천, 102보충대에서 만난 상혁이와 아버지는 이별을 앞두고 지난날을 반성한다. 부모님 속을 꽤나 썩였던 상혁이, 상혁이가 아버지를 필요로 했을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했던 아버지 염창호씨.. 그들은 그 순간, 서로에게 용서를 구한다. 사랑하는 아들, 그리고 아버지에게.... .
■ 길 하나, 사이에 두고
우리의 이웃은 어디까지 인가. 부산의 Y동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울 강남과 강북의 구도를 닮아가고 있다. 재래시장을 끼고 있는 서민주택 밀집지역과, 건너편 고급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같은 Y동 사람들인데도 서로 이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학교 배정 문제는
길 하나 사이에 둔, 이 동네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데...
서민 동네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철훈씨 부부의 치열한 일상, 이들 부부의 눈을 통해 본 Y동의 갈등, 그리고 이런 가운데서도 찡한 감동을 주는 이웃 간 역지사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