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 한국으로 시집온 외국인들, 나이든 노인들, 얼굴에 화상을 입은 선생님, 시골구석의 학생들...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다시 바라본 다큐...
무엇보다 시각장애인 체험을 하면서 장님인 남편의... 장님인 아들의 세상을 잠시나마 경험해보고 눈물짓고 슬퍼하는 그들을 보면서 너무나도 진한 감동이 느껴졌다...
남의 입장이 되어본다는것 정말 중요하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본다면 이 세상은 분명 더 좋은 세상이 되리라고 믿는다.
나만 잘먹고, 잘살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사회.. 어찌보면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사람은 혼자서만은 살아갈수 없는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 카페 안과 카페 밖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는 없지만 여기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각장애인 체험이 한창인 서울의 한 카페가 분주하다. 눈을 뜨고 뭔가를 보려 아무리 애를 써보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깜깜한 어둠 속, 카페 안에는 옴짝달싹 할 수 없는 비장애인들과 그들을 돕는 시각장애인들이 있다. 시각장애 아들을 둔 어머니도 아들의 고통을 같은 입장에서 느껴보곤 눈물을 흘린다. 입장을 바꿔보니 알게 된 소중한 감정들. 처음에는 몸으로 느끼지만 체험 후에는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게 된 사람들. 카페 밖으로 나와 이제 동행의 첫걸음을 함께 시작한다.
■ "한국 처녀와 결혼하세요!" (처녀보장.도망가지 않음)
남해의 한 마을, 시어머니와 며느리, 남편과 아내... 최근 몇 년 사이 농어촌을 중심으로 국제결혼 이주여성이 급격히 늘었다. 이미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 그러나 아직도 많은 편견으로 그들을 대하고 있진 않은가?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관심 없이 스치곤 했던 수많은 현수막들이 우리의 현실이다. 남해의 한 마을도 언어로 인해 벌어지는 갖가지 사연이 가득하다. 아들을 낳은 베트남 며느리에게 미역국을 손수 끓여주지만 입에는 대지도 않고 닭고기만 먹는다고 투덜대는 시어머니,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아내에게 늘 미안했던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는 눈물을 흘린다.
■ 선생님의 얼굴
대구의 한 중학교 교실, 아이들이‘특별한’선생님과의 헤어짐을 슬퍼하고 있다.기간제 교사 김윤영씨-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3도가 넘는 중화상을 얼굴에 입고 가족의 삶엔 눈물이 참 많이 묻어있었다. 딸에게 늘 미안한 부모님. 그런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위로하는 딸...그녀가 걸어온 서른일곱 해는 어땠을까? 선생님의 꿈을 가진 김윤영씨. 사회를 향한 500여 통이 넘는 이력서는 공허한 울림으로 사라졌다.한 달 동안 기간제 교사로 중1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 무섭고 낯설었던 선생님은 여리고 좋은 선생님으로 아이들 가슴 속에 남았다.
■ "너희가 노인을 아느냐?"
“너희들도 나이 들어 봐, 나도 젊었을 적엔 몰랐어.”노인들을 위한 일자리 박람회장. 치열한 취업전선에 다시금 발 벗고 나선 할머니 할아버지들. 생전 처음으로 얼굴 화장을 해보는 할아버지는 남세스럽지만, 다른 할아버지는 손녀 같은 여대생이 직접 해주니 기분이 좋아 웃으신다. 40 kg 쌀을 어깨에 메고 2,3층은 올라갈 수 있는데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할아버지. 한 달 생활비 35만원을 벌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하고 싶지만 이미 늙어버린 세월의 힘은 무섭기만 하다.
■ 총장님, 산골 분교에 가다
밤새 내린 눈이 하얗게 세상을 덮은 길. 그 길을 따라 서울교육대학 김호성 총장이 강원도 산골 분교를 찾았다. 언제 폐교가 될지 모르는 작은 분교. 그래도 아직까진 부부교사의 사랑으로 전교생 6 명 아이들은 행복하다. 김호성 총장은 아이들과 함께 감자를 캐며 오랜만에 시원한 눈밭에서 웃어보기도 하지만 어린 나이에 힘들게 살아가는 영주를 보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그 동안 경험하지 못한 산골 아이들의 일상을 함께하며 하나씩 배워가는 대학 총장. 도시 아이들에 비해 많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그는 더 큰 꿈을 마음속에 심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