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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KBS 인간극장에도 나온바가 있는, 우리집 근처에 있는 카페...
몇번 가봤는데, 아기자가한 분위기가 좋다...
방송을 탄 이후로는 사람이 많이 붐비는 편임...
나야 아는 사람이 집 근처로 왔을때나 이용하지만,
북한산에 다녀오면서 커피한잔 마시는것도 운치가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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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와 젬마의 4평짜리 집, 카페 '마운틴'
인적도 드문 불광동 1번지 북한산 입구의 4평짜리 집.
이 작은 집에서 어떻게 살림을 꾸려나갈까.
하지만 그 작은 집에 사는 부부 대니(지동암,52)와 젬마(김미순, 45)는 그 조차도 넓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4평 대부분을 테이블 몇 개와 의자 몇 개로 채워 카페를 차리고, 정작 두 사람은 1.5평 짜리 다락방에서 생활하니 말이다.
4평 카페에 사는 사람들
"원래는 수입 쇠고기 전문점이었어요. 암벽 등반을 좋아해서 자주 찾는 북한산 근처에 집을 얻으면 좋겠다 싶었죠. 지도를 펴놓고 두 바퀴나 돌다가 6년 전 운 좋게 발견한 곳이랍니다.
" 얼마 전, KBS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되면서 '카페에 사는 사람들'로 더 많이 알려져 버린 이들은 18년 전 부부가 되었다. 카톨릭 수사 출신의 노총각과 여섯 살 아래 평범한 아가씨의 결혼도 범상치 않지만, 더 눈길을 끄는 건 그들의 집이었다.
손님들을 위한 테이블과 의자가 일렬로 놓여있고, 구석진 곳에는 미니 냉장고와 싱크대와 커피메이커가 빼곡한 주방이, 그리고 벽 안쪽의 작은 계단 위로 1.5평 크기의 다락방이 있다. 다락방은 이들 부부의 침실. 두 사람이 겨우 발을 벗고 누울 만한 침낭 두 개와 책들이 겹겹이 쌓인 상 하나가 전부지만 나란히 누운 베개를 보니 부부 사랑은 배가 될 것 같다.
월세 25만원짜리 스위트 홈
소꿉놀이라면 몰라도, 이런 곳에서 단 하루라도 살 수 있을까? 빨래는 어떻게 하고, 밥은 어떻게 차려 먹을까.
이런 질문에 남편 대니는 세상 사람들의 잣대로 보면 우리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단지 이 한마디만 한다.
"무언가를 소유하면 욕심이 생기고, 그 욕심을 채우려면 우리 삶이 힘들어집니다. 대가를 치르지 않는 소유란 없는 것이죠.
집도 마찬가지에요. 비 바람 막아주고, 추위 막아주고 그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이면 그게 바로 스위트 홈 아니겠어요? "
오래 전부터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대니와 젬마는 언제든 자유롭게 떠날 수 있도록 생존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을 지니고 산다. 사계절을 날 등산복 몇 벌, 덮고 잘 침낭과 코펠, 그리고 이것들을 담을 배낭이 유일한 재산. 장사에 필요한 도구며 기타 살림살이는 모두 여기저기서 모은 재활용품이다.
지닌 것이 적다 보니 그의 말대로 더 큰 집이 필요 없다. 큰 집이 없으니 그것을 채울 더 많은 가구와 가전제품을 사기 위해 열심히 돈 벌 필요도 없다. 그저 밥벌이가 되어주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고, 둘이 사이 좋게 누울 다락방이 있으며, 물 잘 나오는 주방과 싱크대가 있으면 족한 것이다. 넉넉한 부부의 마음을 사러 들르는 많은 친구들까지 보듬는다면, 이미 이 4평짜리 카페는 월세 25만원짜리 집 이상의 몫을 단단히 하고 있는 셈이다.
산으로부터 배운 무소유의 삶
"6~7년 전, 홍대 앞에서 운영하던 카페를 팔고 무작정 떠났던 적이 있어요. 시골에서 7만원 들고 올라와 친구가 하던 카페를 인수하면서 물장사를 시작했는데 벌써 11년째가 되었더군요. 우리 부부에게도 안식년이 필요하겠다 싶어 배낭 하나씩 메고 좋아하는 산으로 간거죠."
산을 집 삼아 하늘을 이불 삼아 돌아다녔던 일년, 그 시절 만큼 자유롭고 편안했던 때는 없었다고 회상하는 대니와 젬마.
맑은 공기, 건강한 흙과 나무, 그리고 여기저기 펼쳐진 아름다운 산 풍경들이 모두 두 사람만을 위해 존재하는 듯 했다.
이 모든 것들이 다 그들의 '소유'였다.
그러고 보니 집이란 게 별 게 아니더라. 신이 주신 이 넓은 세상이 다 내 집인데 굳이 칸을 막아 그 속에 몸을 가둘 필요가 있겠느냐 말이다.
당신의 집은 어디인가?
대니와 젬마는 산에 산다. 현재 몸담고 있는 4평짜리 카페의 이름이 '마운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 의미는 다른데 있다.
남편 대니는 4평짜리 집은 비바람과 추위를 잠시 막아줄 텐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말한다. 비가 오거나 날이 추우면 잠시 텐트에 몸을 의지하기도 하지만 늘 다시 집으로 돌아가곤 한다. 넓디 넓은 북한산의 품으로.
국립보건원에서 구기터널 방향으로 가다 보면 독박골 버스정류장이 나오고,
그 건너편에 있는 구기면옥과 주유소 사이의 골목길 안에 있는 빵집 옆에
위치해 있답니다.
☎ 02-386-1973
부부는 등산을 좋아한다고 했다. “산에 오르면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진리입니다.”
“무엇에 관심 있으세요?”
“인간의 진실성과 정직성에 관심 있습니다.”
대니(지동암·52)와 선문답이 오갔다. 소유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답변을 바라고 30분 정도를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다 포기했다. 그리곤 둥굴레차와 등산용 램프에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그냥 사는 이야기, 사람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젬마(김미순·45)는 연신 고구마를 굽고 찻잔이 빌세라 차를 따라주며 물고문(?)을 했고 대니는 여전히 오묘한 인생의 진리를 알 듯 모를 듯 설명했다.
대니와 젬마는 서울 불광동 북한산 아래에 4평짜리 가게를 얻어 ‘마운틴’이라는 카페를 하고 있다. 하루에 보통 커피 10잔을 파는데 그러면 한달 생활비 90만 원이 나온다. 이 돈으로 월세 25만 원을 내고 커피 재료랑 세금을 내면 한 달 살기에 딱 알맞은 돈이 남는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늘어지게 아침잠을 자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종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산이 그리우면 거리낄 것 없이 카페 문 닫고 북한산에 올라 그들이 별장이라 부르는 바위에 앉아 노닥거리기도 하고 여름엔 한밤중에 옹달샘에서 발가벗고 멱을 감기도 한다.
살림집도 따로 없다. 카페 한쪽에 1.5평 남짓의 이층 다락방을 만들어 침낭과 서로의 체온으로 한기를 녹이며 잠을 잔다. 옷가지는 배낭 하나에 보관하고 산다. 북한에서는 옷장, 신발장, 세탁기 등을 5장6기라 하여 최고위 간부들만 누리는 호사라고 하는데, 그들은 북한 사람들이 볼 때도 꽤 가난한 축에 낀다 생각할 만큼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예전에 대니가 길거리에서 누가 버린 텔레비전을 주워온 적이 있어요. 십수 년 텔레비전 없이 살아서인지 광고까지도 재미나더군요. 하루 온종일 텔레비전만 보고 며칠 살았는데 대니가 갑자기 텔레비전은 우리의 행복을 갉아먹는 욕망의 기계라면서 내놓겠다는 거였어요.”
텔레비전이 있기 전에는 서로 상대의 얼굴만 바라보며 부부의 관심거리에 대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이 텔레비전이 생기고 나선 서로에게 무관심해졌다며 이보다 더한 흉물이 어디 있겠냐고 대니는 이유를 설명했다. 물질의 소유란 부부의 행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일 뿐이다.
붕어빵과 라면으로 끼니 때우던 남자
대니는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 심리학을 전공하고 예수회 수사가 되었다. 그러다 종교의 울타리 안에서 행동의 부족함을 느껴 수사의 길을 접고 빈민구제 활동을 했다. 지금은 자기 혁명이 가장 중요한 변화의 원동력임을 깨달아 무소유의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젬마는 대니가 빈민공동체생활을 할 때 알게 되었다. 젬마의 후배가 꾸어간 돈 4만 원을 갚는 대신 평소 존경했던 대니를 소개시켜준 것이었다.
“대니 키가 160cm 정도 돼요. 너무 작은 키에 처음 본 순간 실망했죠. 그런데 대니는 키 작은 남자라면 보통 가질 법한 자신 없는 모습이 아니라 너무 당당했어요. 오히려 남들은 위로만 커서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이지만 자신은 밑으로 자라기 때문에 뿌리까지 전체를 따지면 더욱 크다고 하더군요.”
그때까지 젬마는 적당한 욕심과 사치를 부리는 평범한 처녀였다. 바이올린을 배울 때는 남들에게 뽐내고 싶어 괜히 무거운 바이올린을 들고 집까지 먼 거리를 돌아오기도 했고, 마음에 드는 옷이 없으면 친구들 만나는 것도 꺼리고, 어쩌다 손에 돈이 쥐어지면 백화점에 나가 마음껏 쇼핑하기를 즐겨했다.
“매일 붕어빵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공원에 앉아 대화를 나누다 헤어지는 것이 데이트의 고작이었지만 대니는 제가 늘 갈구하던 인생의 해답을 알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러던 중에 대니가 저에게 6개월만 시간을 달라고 하더군요. 은행에서 무담보 대출을 받아보겠다고. 일종의 프러포즈였죠.”
강인한 정신과 넉넉한 마음에는 끌려도 무일푼의 남자와 결혼을 결심하기는 어려웠다. 젬마는 한 달의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러나 한 달을 채우지도 못하고 젬마는 대니에게 달려갔다.
10개월의 농사, 그리고 세 번의 물장사
1985년 1월. 젬마는 결혼식에 8만 원 하는 하얀 원피스를 입고, 대니는 늘 입고 다니는 등산복에 캐주얼 운동화를 신고 나타났다. 끝까지 결혼을 반대했던 젬마의 친청 식구들은 혀를 끌끌 찼고, 신부가 되겠다던 종갓집 종손이 결혼식까지 올리니 대니의 식구들은 얼굴에 희색이 만연했다.
“결혼하고 대니의 고향인 강원도 평창으로 갔어요. 수박 농사를 지었는데 이왕이면 질 좋은 수박, 맛있는 수박을 만들자고 책보고 연구하면서 정성을 다했죠.”
부부는 그해 여름에 어느 집 수박보다 크고 단 것을 수확했다. 그러나 거래에 능하지 못해 1톤 트럭 수박 값으로 10만 원을 받아들고 돌아왔다. 정직하게 자연에서 먹을 것을 일구어 살아보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되어주지 않았다. 두 사람은 군 제대를 하고 돌아온 대니의 시동생에게 농사를 물려주고 서울로 돌아왔다.
“친지에게 돈을 조금씩 빌려 아는 친구가 홍제동에서 하던 카페를 인수했어요. 물장사를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해보니 친한 친구들도 자주 만날 수 있고 살림집과 일터가 분리되지 않아 좋았지요.”
그리고 도심지 한복판에서 무소유의 삶을 계획했고 대니의 설득에 못 이겨 젬마는 의식적으로 옷이나 액세서리 같은 사치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지금 젬마는 계절별로 까만 등산복 한 벌씩이 가진 옷의 전부인데도 남부끄럽지 않은데, 예전에는 왜 그렇게 많은 옷이 필요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들 부부의 친화력으로 장사는 잘되었고 6년 세월이 지나 홍제동 카페에서 나올 때는 빚도 갚고 서울 서교동 골목 어귀에 조그만 카페도 얻을 수 있었다. 서교동에서 또 5년, 두 사람은 산이 좋아 북한산이 코앞인 불광동으로 자리를 옮겨, 전에 정육점 자리였다는 지금의 ‘마운틴’에 뿌리를 내렸다. ‘마운틴’은 테이블 3개와 원탁 테이블 하나, 조그만 싱크대가 전부이지만 주황 벽돌을 따라 오르는 온갖 식물의 넝쿨과 자잘한 인형, 사진, 손때 묻은 소품들, 그리고 인상 좋은 주인내외가 있어 내 집처럼 아늑하고 편안해 뵌다.
행복과 즐거움의 차이
방송이 나가고 나서 그들 가게에 일주일 동안 무려 500여 명의 손님이 다녀갔다. 좁은 가게에 많은 손님이 들다보니 부부는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가주시는 것이 저희를 돕는 길이다”라고 사양을 했단다. 또 이미 6년 전에 출판해 서점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젬마의 에세이집 ‘너무 가난해서 너무 행복한 삶’(문학사상사)이 다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덕분에 준조세에 해당하는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을 3년째 연체해 차압이 들어오려는 것을 막기 위해 친구에게 꾼 돈 200만 원도 갚게 됐다며 궁하면 살 길이 열리게 마련이라고 했다.
“친구들이 방송사 인터넷 게시판에 오른 글을 CD에 담아 갖다주는데 컴퓨터가 없어 보진 못했어요. 그 중에는 칭찬하는 사람도 있지만 공영방송에서 돈 벌지 말라고 설교하는 사람 따위 내보내느냐, 우리 아들이 저 사람처럼 살겠다고 하면 책임질 것이냐는 항의 글도 많았대요.”
그럼에도 대니는 사람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키가 170cm이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정말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듯이 진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진실은 강아지나, 대통령이나, 거지나, 부자에게 모두 한결같이 통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요즘 사람들은 행복과 즐거움을 혼돈하죠. 소유에서 얻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즐거움이에요. 직장 나가는 엄마가 잠시 아이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좋아하는 장난감을 주었을 때 아이는 엄마라는 행복을 잃고 순간의 즐거움에 빠져드는 것처럼요.”
즐거움은 밖에 있어도 행복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마음의 욕망을 떨쳐내고 대신 그 자리에 우주를 가져다 놓았다. 행복하고 싶다면 내 손에 무엇이 들려 있는지를 따질 것이 아니라 우선 내 자신, 마음부터 들여다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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