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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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고인이 되신 목사님이 적어 놓은 글을 엮은 산문집...
세상에 대해서, 하나님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
책 내용중에 무엇보다 인간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가 참 마음에 들었고, 곰곰히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과연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것인지.. 쓸데없는 욕심과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고 살아가는것은 아닌지...
정말 내가 원하고, 내가 되야하는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를...


<도서 정보>제   목 :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저   자 : 채희동
출판사 : 생활성서사
출판일 : 2005년 5월
책정보 : 페이지 200  ISBN-10 : 8984811467
구매일 :
일   독 : 2007/6/20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책 읽은 계기>



<미디어 리뷰>
시처럼 예수처럼 깨어 있는 삶을 살고자 했던 채희동의 묵상집.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18개월 동안 '생활성서'에 실었던 글과 그 외 다른 잡지에 실었던 글들을 한데 모아 엮은 유고집이다. 시는 머리의 언어가 아니라 가슴의 언어다. 그러기에 가슴이 살아 있지 않고서는 아무도 시를 읽을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평소 성서를 읽는 마음으로 한 편의 시를 읽고 묵상하며 가슴으로 느껴지는 언어들을 꾸밈없이 기록한 묵상 글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 | 채희동
1964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감리교 신학대학교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공부했다. 현재 생명문교회에서 김철원 목사와 함께 목회를 하고 있다.1994년 '크리스챤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동화와 동시를 쓰고 있으며, 우리가락찬송가 노랫말을 지으면서 이천진 목사와 이를 보급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바람, 바람꽃>, <하나님의 눈물> 등이 있다.


‘아침나절에 혜진이 할머니가 갈콩 한 봉지를 싸들고 오셔서 밥에 넣어 먹으라고 놓고 가셨습니다.또 이웃집 할머니에게 이렇게 빚을 졌군요. 오늘도 아내는 저를 위해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이것저것 챙겨줍니다.’
채희동 목사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생활성서 펴냄)이다.
‘아무도 따 가지 않은 꽃사과야./너도 나처럼 빚 갚으며 살고 있구나’
나희덕님의 <빚은 빛이다>란 시에 대한 그의 묵상에서 그는 이렇게 빚쟁이가 되었다. 그래서 그는 오히려 늘 뭇사람의 빛이었다.
채 목사는 <생활성서>에 연재한 ‘시와 함께 걷는 묵상길’을 유고처럼 남기고 떠났다. 충남 아산의 조그만 시골교회 목사는 마을 전체를 불바다로 변하게 했을지 모를 유조차에 들이받혀 41살의 나이로 빛이 되었다.
그는 이제 신경림의 ‘갈대’, 박노해의 ‘사람만이 희망이다’, 도종환의 ‘벗 하나 있었으면’, 김해와의 ‘새로움에 대하여’, 황명걸의 ‘꽃밭에 물을 주며’, 인병선의 ‘들풀이 되어라’에 대한 그의 묵상을 빛으로 남겼다.
묵상 속엔 그가 떠난 들꽃교회를 지키고 있는 부인 이진영씨와 여섯살 아들 윤기, 세살 딸 율미와 삶이 그림처럼 그려졌다. 사람의 크기는 비로소 그가 떠난 뒤에야 알 수 있고, 어둠 속에서야 빛이 더욱 그리워진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묵상집이다.

앞모습과 뒷모습이 똑같을 수 있다면

채희동 목사는 지금은 이 땅에 있지 않고 하늘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작년 초겨울 어느 날, 아침에 그의 목소리를 들었는데 저녁에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순간 말을 이을 수 없었고, 슬픈 마음을 달래며 온양에 있는 장례식장으로 달려가 간신히 마지막 인사를 나눠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돌아온 것처럼 반갑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은 채희동 목사가 이 땅을 뜨기 전 18개월 동안 <생활성서>와 다른 잡지에 실었던 글을 모아서 묶은 유고집입니다. 여러 시인들의 시를 채희동 목사가 따뜻한 마음으로 길어내고 부드러운 손길로 풀어낸 묵상 글들입니다.

"……
앞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보다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더 좋습니다.
우리의 어머니는 언제나 우리에게 뒷모습만 보여 주셨습니다.
밥 짓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걸레질하고, 물 긷고 밭 매고…….
……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신새벽에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아저씨의
뒷모습으로 거리의 깨끗함과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남모르게 가난한 이들을 돕는 손길에는 요사스러운 앞모습이 아니라
이름도 얼굴도 없는 뒷모습만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것은 하늘의 영광을 비추는 앞모습이 아니라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뒷모습이었습니다.
화사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땅 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뿌리가 있어야 하듯이,
새 생명은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을 통해 오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아침마다 얼굴과 옷매무새를 곱게 하려고 부지런히 거울을 들여다보았지만, 내 속이 오롯이 비치는 뒷모습이 어떤지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습니다. 순간 얼굴이 달아오릅니다. 채 목사는 믿음(앞모습)과 행함(뒷모습), 하나님 사랑(앞모습)과 이웃 사랑(뒷모습)으로, 앞모습과 뒷모습이 하나 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채희동 목사는 박철 목사와 함께 <뉴스앤조이>에 따뜻한 글을 연재했던 이였죠. 채 목사는 <뉴스앤조이>에서 <꽃망울 터지니 하늘이 열리네>라는 시 묵상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시를 사랑하고 하나님과 사람을 사랑한 목사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의 죽음을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따로 모임을 갖고, 그가 쓴 글들이 여전히 읽히고 있습니다. 채 목사야말로 아름다운 뒷모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셈입니다.

박철 목사와 채희동 목사의 책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평안이 깃듭니다. 책읽기와 글쓰기가 마음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이 사람들 책은 표지만 봐도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속으로>
1부 하늘빛 사람
뒷모습이 아름다운사람
사랑의빚은 빛입니다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사람이 되고픈 사람
내 몸 아끼듯 사랑해야 할 것들
사람만이 희망입니다

2부 가난을 살다
매미 성자
가난을 은총이라 말합니다
어머니는 나의 먹이셨다
빈 들 살림
모두의 것입니다
구름그림자 머무는 곳

3부 눈부신 그리움
하느님은 그리움이시다
아기는 살아 있는 기도라네
늙은 예언자의 노래
뭇 하나의 사랑
너에게 묻는다
이런사람 하나 있었으면
그곳은 바로 여긴지도 몰라

4부 들꽃으로 피다
내 안의 빛을 찾은 거다
들풀처럼 살 수 있다면
나무는 정복하지 않는다
눈물로 자라는 꽃밭
새로움을 위하여
겨울 단상

새해가 왔습니다. 그러나 새해가 왔다고 내가 새로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새로워져야 새해이지요. 내가 새로워지면 하루를

살아도 새날을 사는 것입니다.

 

  새로움은 나의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안에서 옵니다.

그 새로움의 원천은 나의 속 사람,, 곧 나의 마음입니다.

  내 마음에 의해 나는 한없이 새로워질 수도 있고 더러워질

수도 있습니다. 멋지게 빛날 수도 있지만 너덜너덜 낡아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나에게 무슨 문제가 생기면 흔히 밖을 바라봅니다.

주변 환경을 바라보는 것이지요.

  나는 왜 돈이 없는 부모 밑에서 태어났나, 내가 다니는 직장은

왜 이 모양인가, 나의 자식들은 하나 같이 공부를 못하나,

집은 왜 이리 좁나. 그러나 현명한 사람은 자기에게 문제가 생기면

밖을 보지 않고 자기 안을 들여다봅니다. 내마음은 지금 무엇으로

가득 찼는가. 무슨 생각, 어떤 욕망으로 들끓고 있나, 자기 자신의

마음상태를 살펴봅니다.

 

  분명한 것은 자기가 바꾸지 않고는 자기의 주변환경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자기 문제의 열쇠는 자기가 쥐고 있는 셈이지요. 자기가

그 열쇠를 가지고 자기의 문제를 풀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어떤

환경도 자기를 만족시켜 주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새해에는 이런 마음 간직하며 살면 어떨까요.

새해 새아침에 김광섭 시인의 '마음'이라는 시를 소개합니다. 오늘

시인은 우리의 마음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

숲은 말 없이 물결을 재우느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어쩌면 사람의 관계란 서로의 앞모습을 바라보고 사는 일보다는
나의 뒤와 너의 앞이 서로 포개져 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내가 머물던 자리에 누군가가 다시 찾아오고,
네가 서 있던 자리에 다시 내가 서게 되는 것.

그래서 앞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보다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더 좋습니다.

우리의 어머니는 언제나 우리에게 뒷모습만 보여 주셨습니다.


밥 짓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걸레질하고, 물긷고 밭매고.......
어머니의 모습은 언제나 뒷모습이셨습니다.

어머니의 뒷모습이 머문 그 자리에서 오늘도 내가 살고 우리 가족이 삽니다.
내 어머니가 아름다운 것은 앞모습이 아니라 뒷모습 때문입니다.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신새벽에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아저씨의
뒷모습으로 거리의 깨끗함과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남모르게 가난한 이들을 돕는 손길에는 요사스러운 앞모습이 아니라
이름도 얼굴도 없는 뒷모습만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것은 하늘의 영광을 비추는 앞모습이 아니라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뒷모습이었습니다.

화사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땅 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뿌리가 있어야 하듯이,
새 생명은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을 통해 오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새벽, 채희동 목사의 비보를 들었습니다. 언제나 해맑은 웃음으로 밝게 살았던 채 목사가 무에 그리 바쁘다고 빨리 가셨는지 참으로 참담한 심정입니다. 그의 돌연한 죽음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단장(斷腸)"이란 말이 있습니다. 장이 토막토막 난다는 말입니다. 사냥꾼들에게 생포되어 끌려가는 자신의 새끼를 눈앞에서 뻔히 보고만 있어야 했던 어미원숭이의 마음은 찢어질 것만 같았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안절부절 하던 어미원숭이는 사흘밤낮을 울부짖고 펄쩍펄쩍 뛰다가 죽게 되었는데, 너무도 애간장이 탔던 나머지 장이 다 토막토막 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그런 심정입니다. 그를 아끼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이와 같을 것입니다.


그의 죽음을 애통해 하는 모든 분들께 하느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길 빕니다. 여기 사진은 지난 가을 강원도 영월 요셉의 집에서 그와 함께 세상을 따뜻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였습니다. 그가 빙그레 웃고 있군요. 채 목사는 그의 마지막 책 <걸레질 하는 예수>의 모습으로 세상에서 걸레질만 열심히 하다 이렇게 총총 걸음으로 바삐 가실 줄이야. 걸레질을 다 마쳤나 봅니다.

겨울로 가는 길목, 채 목사가 가는 길에 국화 한 송이를 바칩니다. 채 목사, 잘 가시게! 또 만나세. 그때 나를 모르는 척 하지는 않겠지.

가는 사람 붙잡지 못하고
가게 만든 아픔을 견디며
얼어붙은 들판에 꿇어 엎드린 사람아

알몸 맞잡아 온 지난 세월
다 주고 다 받고
다 줘버리고 떠난다는 당신은 그것으로 족한가

사랑이 죽을 만큼 강하다면
사랑은 파멸을 넘어서는 것
헤어져 가는 발길에
어두운 하늘이 내리고
단지 징그러운 몸뚱이만이
흐느적거리며 춤추는 것

사랑을 버리고
영혼을 기만하고 희롱하는
형벌 받은 사람아
얼어붙은 들판에 꿇어 엎드린 사람아

사랑은 조용히 사라져야지
왜 갑자기 떨어지는 것일까

-박철. <사랑은 왜 갑자기 떨어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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