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얼마전에 EBS의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이주의 금서코너라는 곳에서 소개를 했던 책인데,
괴테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이런 사랑을 못해본 사람은 불행한 일생을 살았던 사람이라고요...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자존심도 상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꼭 읽어보기로 하고 책을 주문해서 읽었습니다.

너무나도 가슴아픈 사랑이야기였습니다. 내 과거의 이야기같기도 하고, 내 미래의 이야기가 될수도 있는...
저는 그동안 자살하는 사람들을 절대로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덮고 나서 생각이 바뀌였습니다.
자살을 할 수도 있구나라고요...
물론 베르테르, 로테, 알베르트 3명 모두가 확고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함에 비참한 결론에 이르지만...
베르테르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상당히 기분이 울쩍합니다. 뭐 그렇다고 저는 절대 자살을 하거나 할 사람은 아닙니다.
그동안 지나쳐왔던 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사랑이 다가 올까도 생각해봤고요...
어찌보면 TV에 나오는 불륜을 다룬 책인데.. 왜 이리도 내 마음이 아프고, 답답할까요...
고뇌하는 베르테르의 일기와 편지의 한마디 한마디가 저의 가슴을 더욱 더 아프게 하며,
사랑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이렇게 멋진 글로 표현할수 있다는게 놀라울 뿐입니다.



<도서 정보>
제   목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저   자 : 요한볼프강폰 괴테 저/박찬기 역
출판사 : 민음사
출판일 : 1999년 3월
구매처 : Yes24
구매일 : 2005/5/3

<정호의 정리>
언젠가 더운 여름날에 로테와 산책하다가 쉰적이 있었던 버드나무 그늘을 구슬피 내려다보았지만, 지금 그곳 역시 물에 잠겨 버드나무조차 거의 알아볼 수가 없었다. 빌헴름, 그녀의 목장, 그녀의 수렵 별장을 둘러싼 일대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나는 생각했다. 우리의 정자는 지금쯤 격류에 휩쓸려 얼마나 형편없이 되었을까 하고 말이다.--- p.170


사랑하는 친구여, 이것은 어쩐 일일까? 내가 나 자신을 겁내고 스스로에게 놀라다니!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은 어디까지나 거룩하고 순수하고 남매간 같은 우애, 사랑이 아니던가? 이제까지 단 한번이라도 마음속으로 죄스러운 소원이나 엉큼한 욕망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물론 맹세할 수는 없다. 그런데 꿈을 꾼 것이다. 아아, 이처럼 모순되는 갖가지 작용을 불가사의한 간밤의 일이었다! 입 밖에 내는 것조차 몸이 떨린다.

나는 그녀를 두 팔로 껴안고 가슴에다 꼭 품은 채, 사랑을 속삭이는 그녀의 입술에다 한없이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 나의 눈은 그녀의 황홀한 눈동자 속에서 떠돌고 있었다. 신이여, 지금도 저 불타는 기쁨을 마음속 깊이 가득한 그리움으로 되살려 생각하고 행복감에 잠긴다면, 과연 나는 벌을 받아야 할 죄를 짓는 것입니까? 로테! 로테, 나는 이제 마지막에 다다른 것 같다! 나의 생각은 혼란스러워지고 벌써 일주일 전부터 사고력을 잃었다. 나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이고, 어딜 가도 기분이 좋지 못하고 그래서 어디에 있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으니, 떠나버리는 것이 좋을 듯싶다.--- pp.171-172


내 마음을 허물어뜨리는 것은, 대자연 속에 숨겨져 있는 그 침식의 힘, 그것이다. 바로 그 힘이 만들어낸 것은 그 사람의 이웃과 그 사람 자신을 파괴하고 만다. 그것을 생각하며, 하늘과 땅과, 그리고 그곳에서 작용하는 온갖 힘에 둘러싸여, 나는 불안스레 비틀거리는 것이다. 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영원히 집어삼키고, 영원히 되새김질하는 괴물 뿐이다. (p. 88)--- p.88

‘로테의 모습이 언제나 눈앞에 어른거리오. 눈을 떴을 때나 꿈을 꾸고 있을 때나 한결같이 내 영혼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소. 눈을 감으면 여기 마음의 눈길이 쏠리는 머릿속에 그녀의 검은 눈동자가 나타나곤 하오. 바로 여기에! 나는 그대로 표현할 수가 없소. 어쨌든 눈을 감으면 그녀의 모습이 나타나곤 하오. 그녀의 눈은 흡사 바다와 같이, 혹은 깊은 호수와 같이 내 눈앞에, 또는 내 머릿속에 고요히 나타나 내 감각을 사로잡아 버린 다오.'(1772.12.6.)

우리의 사귐은 매우 섬세한 감정과 지극히 날카로운 지성이 빚어내는 영원한 활동이 아니었던가.

10월 30일
나는 벌써 수백 번 그녀의 목을 와락 끌어안으려 했었네! 이토록 사랑스러운 존재가 눈앞에 어른거리고 있는데 손을 뻗쳐 잡아서는 안 된다니, 이 안타까운 심정은 하느님만이 아실걸세. 그것은 인간의 가장 자연적인 충동일세. 아이들은 갖고 싶은 제 눈에 띄면 얼른 붙잡으려 하지 않는가. 그런데 나는?

11월 3일
정말이지 다시는 깨어나지 않게 되기를 바라면서, 아니, 때로는 그렇게 되리라 믿으면서 잠자리에 들기 그 몇 번이었던가! 그러나 아침이 되면 나는 다시 눈을 뜨고, 태양을 보고, 그리고 비참한 심경이 된다네, 아아, 차라리 모든 것을 날씨 탓으로 돌린다든가, 누군가 다른 사람, 또는 잘못된 계획 탓으로 돌릴 수 있다면, 이 견딜 수 없는 울분의 짐이 절반은 줄어 들련만! 그러나 슬프게도 나는 너무나 똑똑히 알고 있네, 모든 죄가 나 혼자에게만 있다는 것을. 아니, 그건 죄라고 할 수 없지. 하지만 모든 불행의 근원이 내 마음 속에 숨어 있는 것은 사실일세. 전에 모든 행복의 원천이 내 마음 속에 있었던 것처럼 말일세. 충만한 감정 속을 떠돌아다니면서 한 발짝 내디딜 때만다 낙원이 뒤따르던 그 무렵의 나나 지금의 내가 다를 바 없으련만, 그 무렵의 나는 온 세계를 넘치는 사랑으로 포옹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니고 있었으나, 지금은 그 마음이 죽어 없어져 버렸네. 이제 내 마음에서는 어떤 감동도 솟아나지를 않는 걸세. 상쾌한 눈물이 오관을 소생시키는 일도 없며, 불안으로 말미암아 이마에는 나날이 주름살이 늘어 간다네. 이 괴로움, 이것은 내 삶의 유일한 환희를 잃었기 때문일세. 성스러운 소생력, 내가 내 주위의 온갖 세계를 창조해 내었던 그 힘, 그것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일세! 창문 밖으로 멀리 언덕을 바라보면, 아침 햇살이 언덕 위로부터 안개 속을 뚫고 초원을 비추고 있네. 강물은 잎이 다 져 버린 버드나무 사이를 구불구불 조용히 흐르고 있네. 마치 니스를 칠한 유화처럼 딱딱해져 버렸네. 당연히 환희를 느껴야 할 이러한 광경도 이제 내 심장으로부터 한 방울의 행복감조차도 뇌수로 빨아올려 주지 못하네. 사내 대장부가 말라 버림 샘, 물이 없는 물통처럼 하느님 앞에 서 있을 따름일세. 나는 몇 번이나 땅바닥에 엎드려 제게 눈물을 내려 주십사고 하느님께 빌었네. 마치 하늘이 황동처럼 머리 위에서 빛나고, 대지가 말라 터져 버렸을 때에 농부들이 비를 갈구하듯이.
그러나 아아, 나는 알고 있네, 우리들이 애타게 탄훤하다고해서 하느님이 비나 햇빛을 내려 주시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되돌아보면 괴롭기만 한 그 시절이 어째서 그토록 행복했던 것일까! 그것은 내가 참을성 있게 하느님이 내려 주시는 환희를 충심으로 감사하며 받아들였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