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힘

 
반응형





성성제씨의 아름다운 날들에 이은 두번째로 읽어보는 소설... 아름다운 날들을 좀 실망해서 그런지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게 됬고, 앞부분이 역사 이야기가 주여서 그런지... 상당히 지루해하다가... 주인공 채동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완전히 푹 빠져버렸습니다. 어찌나 재미있고, 황당하고, 기가 막힌지... 거기에다 예전에 읽었던 김훈의 자전거 여행 2권에서 읽었던 병자호란당시의 이야기와 겹치고,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더욱 즐거웠던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뭐라고 할까... 한심한 인간... 명분밖에 모르는 인간... 말만 내세우는 무기력한 인간으로 생각을 하면서 거의 끝까지 읽다가 막판에 후손이 위의 mp3에서 말하는것을 듣고나서...
과연 내가 주인공을 욕할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곰곰하게 해보게 됩니다.
물론 전쟁에서 자신만 살려고 죽은척을 하고, 나중에 혼자 살아 남아서 뻥치고 다니는것을 보면서 좋게 생각할수는 없지만, 자신의 소신과 신념을 가지고 죽음까지 불사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힘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이외에도 병자호란 이야기와 명나라, 청나라의 이야기가 자세하게 나오는데... 요즘의 과거사 정리의 맥락과 같이해서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 인것 같습니다.


<도서 정보>제   목 : 인간의 힘
저   자 : 성석제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 2003년 7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9/29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무엇이든 좋다. 신념을 가지고,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향해 소신껏 한걸음 한걸음... 나가는것...그것이 인간의 삶이 아닐까?


<미디어 리뷰>
작가의 네번째 장편소설 『인간의 힘』은 임진왜란의 혼란 속에서 시골 양반 가문에 태어나 병자호란을 전후하기까지 네 번이나 가출을 감행했던 한 선비의 이야기를 통해, 시공을 초월하여 인간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들려준다. 엉뚱하고 기발한 주인공의 행동에 먼저 유쾌하게 웃지만, 곧 그윽한 감동에 맞닥뜨리게 된다.

기발한 상상력과 통쾌한 웃음, 예리한 풍자와 날렵한 입담으로 주목받는 작가 성석제가 올 여름엔 독자들에게 한국판 돈 키호테 같은 인물 ‘조선 선비 채동구’를 통해 묵직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리듬감이 살아 넘치는 어법으로 속수무책 엉뚱하고 정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작가는 작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또 한번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그 이후 처음으로 펴낸 이 장편소설에는 목숨을 걸고 네 번이나 집을 나서서 얻고 이룬 것 하나없이 돌아온 한 사내의 삶을 보여준다. 조선시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혼란기에 이름없는 민중의 일원으로서 스스로 인간임을 자각해가는 한 인간의 모습은 심술궂을 정도로 유쾌하며 풍자적으로 펼쳐진다. 『인간의 힘』은 단편보다 한층 폭 넓고 깊이 있는 이야기의 재미와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작가 성석제는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문학사상』을 통해 시로 등단했으며, 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소설과 산문을 쓰기 시작했다. 짧은 소설을 모은 책으로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재미나는 인생』『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을 냈고, 중단편집으로 『새가 되었네』(2003년 3월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로 개정판 출간),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2003년 5월 『조동관 약전』으로 개정판 출간), 장편소설로 『왕을 찾아서』 『궁전의 새』 『순정』 등을 펴냈다. 한국일보문학상(1997), 동서문학상(2000), 이효석문학상(2001),동인문학상(2002)을 받았다.


<책속으로>
액자 밖- 나는 외가 문중 조상의 신도비 고유제에 참석한다. 그 조상에 대한 소개 팸플릿을 읽으며, 이 특이한 인물 채동구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된다. 책임을 맡은 외숙은 고유제를 준비하느라 바쁘게 왔다 갔다 하고, 고유제가 한참 진행될 무렵 오토바이를 탄 젊은 청년이 등장한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 대신 영문도 모르고 찾아온 청년은 고유제의 중요 프로그램에 초대된 인물이었다. 그 청년은 이 행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신도비를 모시는 인물 채동구에 대해 알게 된다.

액자 안- 주인공 채동구는 채담의 후예로 고령에서 태어났다. 채담은 조선 전기에 두 사람밖에 없는 문과 삼장 장원으로 환로에 오른 이래 천하에 문장이 알려졌으며 특히 선견지명이 있다고 일컬어졌다. 채동구는 채담의 3대손 천일의 둘째 부인 소생이다. 천일은 임진왜란으로 혼란한 시기에 태어난 아들에게 우리나라(東)를 구(求)하라고 ‘동구’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시골 양반 가문의 서출인 동구는 열네 살에 아버지 천일이 죽자, 이복형 동정으로부터 홀대 당한다. 동구는 급하게 혼례를 하고 어머니와 두 동생들을 데리고 분가한다. 곧 어머니마저 죽었으나, 그 묘지터를 두고 형 동정의 차별과 무관심으로 분노한 동구는 동정의 집에서 동생들 몫의 유산인 땅문서를 들고 나오며 당당한 권리를 선언한다.
시골 선비들이 그렇듯, 과거를 준비해야 할 동구이지만, 가난한 집안의 이런저런 사정으로 과거는 보지 못하고, 임금과 나라에 대한 소식에 늘 깨어 있으며 자나깨나 양반임을 잊지 않았다. 광해군 때 일어난 ‘칠서의 옥’이 자신이 사는 곳에서 불과 백여 리 인근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은 동구에게 큰 자극을 주었다. 이는 곧 한양이나 임금에게 일어나는 일이 자신과 전혀 무관할 수는 없다는 깨달음으로 돌아왔다. 동구는 뻔질나게 관아 주변을 맴돌며 소문과 공론에 귀를 기울였다.
병약한 아내가 죽어 의기소침해 있던 동구에게 인조 반정은 경천동지할 사건이었다. 나라에 대한 걱정으로 끓어오르는 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사이, 이괄의 난이 일어났다. 도성을 내주고 임금이 쫓기고 있다는 소식에 홀홀단신 첫번째 가출을 감행한다. 그러나 고생 끝에 초라한 행색으로 어가 주위만 맴돌다 돌아온다. 몇 년 후 정묘호란이 일어나 또다시 집을 나서지만, 임금이 있는 곳에 도착하자마자 화의가 성립되어 허망하게 돌아왔다.
문중 사람들의 모임인 사마계에 참석한 동구는 문중 사람들을 호통치며 나라가 위난에 처했는데 나서지 않는 것을 호되게 꾸짖었다. 그러나 이 일로 문중에서 제명당할 위기에 처한다. 한편 인근 마을에 사는 이원겸이라는 선비가 찾아와 동구의 의로운 행동을 높이 사며, 동구의 추종자가 된다. 이원겸은 동구의 집에 뜻을 함께하는 선비들을 여럿 데리고 온다. 동구는 그중 한 선비의 누이와 재혼을 한다.
동구가 마흔을 넘겼을 때 병자호란이 일어났다. 국가가 외족의 침입으로 위태롭게 됨에 의기가 충천한 동구는 또다시 집을 나선다. 친척 명선을 데리고 적진으로 뛰어든다. 미욱한 명선이 청군의 창에 죽고 혼비백산한 동구는 겨우 의병의 무리에 합류하나 그곳에서 청군과 대적하여 생사의 위기를 넘긴다. 삼전도 항복으로 치를 떨며 고향으로 돌아온다. 동구는 명선의 죽음을 애도하고 국가의 위난을 서러워하며 단식을 하게 되고, 그의 집은 망국을 서러워하는 사람들의 성지처럼 변했다.
조정이 척화파와 주화파로 나뉘어 분란을 일삼고 국가가 위기에 빠지자, 동구는 그 추종자들과 함께 상소를 지어 올린다. 소현세자가 볼모로 잡혀 있는 청의 수도 심양에, 청에 반대했던 대신 김상헌과 조한영이 간신 신득연의 무고로 잡혀가게 된다. 더불어 지난번 보낸 상소가 빌미가 되어 채동구도 함께 끌려가게 된다. 심양에서 심문을 받는 중에도 동구는 늠름한 기개로 오히려 청군을 호통친다. 함께 갔던 김상헌, 조한영도 청군 앞에서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한미한 선비의 기상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들은 풀려나 조선으로 돌아오게 된다. 동구가 심양에 가 있는 동안 고령의 문중 권속과 친구들은 동구의 집에 모여서 동구의 충성과 의기를 기리며 동구가 살아서 돌아오기만을 학수고대했다. 고향에 돌아온 동구는 선비들의 추천으로 벼슬길에 오른다. 여러 벼슬을 거치면서 어진 성정으로 백성의 신망을 두텁게 받다가 향년 71세로 생을 마감한다. 조선 선비의 기개를 청에까지 널리 펼친 그의 행적은 후손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액자 밖- 신도비 고유제가 진행되고, 오토바이를 탄 청년이 불려 들어간다. 채동구가 심양에 끌려갈 때 그의 추종자인 이원겸이 빌려준 말값을 돌려주는 순서가 이 고유제의 중요 부분이다. 오토바이 청년은 바로 이원겸의 후손 자격으로 이곳에 참석한 것이다. 말값을 받은 청년은 행사가 끝난 후 외숙과 대화를 나눈다. 나도 함께해 먼 조상 채동구의 행적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이들은 싸우기 보다는 산으로 도망가 목매 죽기를 서슴지 않고, 또 그런 병사들을 동정하기 까지 한다."
"강화가 함락되면서 전 우의정 김상용이 자결했다. ... 그의 손자와 노복이 따라 죽었다. ... 우승지 홍명형은 남문루의 불 속에 뛰어들어 죽었다. 전 좌랑 김수남도 함께 폭사했다. ... 생원 김익겸은 그의 어머니와... 떠나지 않고 함께 타 죽었다. 별좌 권순장도 ... 함께 죽었다. 사복시 주부 송시영은 먼저 스스로 염습할 기구를 마련해놓은 뒤 목을 매 ㅈㄱ었다. 사헌부 장령 이시직은... 목을 매 죽었따. 민성은 강화가 함락되던 날 아내와 세 아들, 세 며느리, 네 딸과 함께 목을 매었고, 그의 첩과 누이도 목을 매었다. 심현 부부는... 서로 마주 보고 목을 매어 죽었다. .... 그밖에 선비와 부녀로서 변란을 듣고 자결한 자와 적을 만나 절개를 지켜 굴복하지 않고 죽은 사람을 이루 다 기록할 수 없었다.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머릿수건이 물에 떠 있는 것이 마치 낙엽이 바람을 따라 떠다니는 것 같았다"고 사람들이 전했다. 출처 : --- p.178~179 죽는 것 외에 무능했던 조상들으 보다

선생, 왜 그렇게 집을 나섰던 거요?
집을 나서보니 얻을 게 있습디까? 도대체 뭘 얻었던가요?
[……]
“난 이 어른이 뭘 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네.
이 어른은 초지일관해서 당신 가실 길을 가셨네.
남들이 우습다고 하고, 미쳤다고도 했지만 어른은 신념을 지키셨네.
신념이 옳다 그르다가 문제가 아니라
끝까지 변함없이 그걸 지킨 것,
난 바로 그게 사람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네.”
─ 본문 중에서

소설 안팎의 두 인물이 일관하여 지키려 한 가치. 나는 그것을 지키려는 의지를 ‘인간의 힘’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인간이 무엇인지, 인간의 소중함이 무엇에서 비롯되는지 아는 사람이었다.
[……]
이 책을 신념을 지키기 위해 아무런 말[言]도 없이, 누가 빌려준 말[馬]도 없이 걷고 있을 이들에게 바친다.
─「작가의 말」에서


책속에 나오는 김상헌의 멋진 시조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쟈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나는 이제 떠나가노라, 삼각산아. 돌아와서 보자구나, 한강수야./정든 고국의 산천을 떠나기는 하겠다만/지금의 이 시대가 너무 혼란하고 수상하니, 다시 돌아올 수 있을는지 모르겠구나.


주제 : 마지막 길이 될지도 모르는 적국에 붙잡혀 가는 비참한 심경, 조국을 떠나는 우국지사의 심정
배경 : 병자호란 때 척화파의 우두머리로서 청나라 심양에 붙잡혀 갈 때에 지음
시절 : 여기선 시세(時世), 시국(時局)의 뜻,
하 : 몹시
수상(殊常) : 보통때와 달리 괴이함. 뒤숭숭함


병자호란 때 작자는 끝까지 청나라를 대항해 싸울 것을 주장하던 '주전파'였으나, '주화파'의 최명길 등의 주장으로 전란 후에 소현 세자와 봉림 대군과 함께 볼모로 잡혀 가게 되었는데 그 때의 심정을 노래한 작품이다.


병자호란 후, '주전파'의 책임을 지고 안타깝게 청나라로 끌려가는 작자가 조국을 떠나면서 그 서글픈 우국의 정을 노래하였다. 의인화된 '삼각산'과 '한강수'는 작자의 이러한 심정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이러한 도치법에 의해 조국애와 애국충정의 의미가 강조되고 있는 작품이다.


꽉 찬 인생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뭔가를 끝까지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데,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네, 맞습니다. 정말 끝까지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이런 것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살죠. 'Live a full life(꽉 찬 인생을 살아라).' 내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그저 그렇게 살아가죠.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꽉 찬 인생을 살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 김재준의《화가처럼 생각하기1》중에서 -

* 늘 빡빡한 일정으로 정신없이 바쁜 것이 꽉 찬 인생이 아닙니다. 자기 일에 몰두하여 초지일관하되, 지치지 않도록 쉴 때 쉬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도움받고 도움도 주고, 시간도 나누고 마음도 나누어 가면서 맛있게 멋있게 사는 인생, 그렇게 하루하루가
에너지에 넘치는 삶이 꽉 찬 인생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