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강사와 T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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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자이기도 하고, 친일문학자라는 오명을 가진 유진오씨의 초기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제목은 많이 들어봤는데 내용은 처음 봤다.
청탁을 하고 자신의 경력을 속여서 얻은 강사자리를 지키고 싶기도 하고 권력에 아부하기는 싫고.. 쉽게 말해 이것도 저것도 아닌 김만필은 항상 의심하고, 스스로 변명하고, 합리화하며 살다가 결국에는 자신이 해 놓은 거짓말의 덧에 빠진다.
어찌난 하시는 짓거리가 나와 같은지.. 짜증이 났다...-_-;;
타인을 통해서 짜증나는 내 모습을 보면 정말 부끄럽고, 쪽팔이고, 챙피하다.
오늘도 아침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잠깐 말다툼을 하시는데 아버지가 잘못했다는것이 분명 보이기는 하지만 그 잘못한 아버지의 행동이 내 생활에서 내가 저지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좀 어이가 없었다.

암튼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김만필.. 객관적으로 보았을때 그는 어떻게 했어야 옳았을까?
현실을 쫓아서 아부를 해야할것인가?
아니면 그런 부당한 현실을 직시하고 정의감으로 정직하게 대처할것인가?
김만필의 문제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다는 최악의 수를 두었다. 이도저도 아닌 그냥 흘러가는 데로...

그당시 일제시대의 상황을 봤을때는 1번이 나중에 욕을 먹을 수도 있지만, 살아남을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였고,
2번은 끝까지 살아남는다면 영웅이 될지 모르겠지만, 과연 살아남을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사람은 2번처럼 최악의 상황에 빠지는것을 피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건 정말 사는게 사는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는 정말 허무할것뿐일것이다. 기껏해야 남이 먹다남은 떡고물이나 조금 떨어지면 다행...
인생을 그렇게 살지마세요.. 김만필씨... 그리고 김정호씨...


<도서 정보>제   목 : 김 강사와 T교수
저   자 : 유진오
출판사 :
출판일 :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12/22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인생을 사는데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지키면서 살아가자!
문제를 피해서는 안된다. 결정하고 행동하자!
하지만 어줍지 않은 정의감이나 자기 합리화 변명을 하면서는 살아가지 말자!
그리고 그 인생 내 스스로 책임지자!


<미디어 리뷰>
유진오(1906-1987)
호는 현민. 서울 출생. 그의 소설은 전부 일제 밑에서 쓰여졌다. 따라서 숨막히는 상황 아래서의 지식인의 무력한 고뇌로 점철되어 있다. 주요 작품으로 「화상보」「나비」「헌법 해의」등이 있다.


작가는 등장인물 T교수, 교장, H과장 등 지식인 일본인과 이들의 위선에 대해무력한 한국인 김강사와의 관계를 통해 당시의 지시안 상을 제시하려 했다. 이작품에서 주인공의 나약한 자세와 그가 다듬어가는 길은 당시 1930년대 지식인들이 살아남기 위한 자세와 파멸하는 과정, 식민지 교육의 앞잡이인 일본인들의 위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 강사의 패배의 원인은 현실의 구조적인 모순에 있다. 김 강사는 일제의 체제 하에서는 용납받을 수 없는 사회 운동에 가담한 일이 있다. 그래서 김 강사는 불안해 한다.
그는 인생의 모순의 축도를 자신이 몸소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지식 계급이란 것은 이 사회에서는 이중 삼중 사중,아니 칠중 팔구 구중의 중첩된 인격을 갖도록 강요되는 것이다. 어떤 자는 그 수많은 인격 중에서 자기의 정말 인격을 명확하게 쥐고 있다. 그러나 어떤 자는 그 수많은 인격에 현황(眩慌)끝끝내는 어떤 것이 정말 자기의 인격인지도 모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 자기는 이 두 가지 중의 어느 것인가?" 이것은 일제 치하국 지식인들의 고민을 솔직하게 표현해 준 말이다.
지식인 문제를 다룬 소설은 실직 문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이 소설은 지식인이 어떻게 지식인답지못한 모습으로 처세하는가를 보여 줌과 동시에 얼마나 무력하게 사회 현실에 휘말리는가를 부각시켜 주고 있다. 주인공은 역사 의식이나 사회 의식이 부족하여 이에 대처할 줄을 모른다. 따라서, 이 소설은 지식인들이 상황을 헤쳐 나가는 모습은 형상화하지 못하고 인물의 성격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둔 느낌이 강하다. 물론, 이것은 작품이 쓰여진 시대적 제약에도 원인이 있을 것이다.


<줄거리>문학사 김만필은 동경 제국 대학 독일 문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한 수재이며, 학생 시대는 한때 문화 비판회의 한 멤버로 적지않은 단련의 경력을 가졌으며,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일 년 반 동안이나 실업자의 쓰라린 고통을 맛보아 왔다.
학생들에게 독일어를 가르치는 교편을 잡게된 김만필은 교장실에서 T교수를 소개받고 그로부터 스스끼와 야마다, 그리고 가도란 학생을 조심하라는 주의를 듣는다. 그러나 김 강사는 오히려 스스끼라는 학생에게 흥미를 느꼈다.
며칠 지난 후 김만필은 자신의 교편을 소개 시켜준 H과장에게 인사를 하러 갔다가 T교수를 만나 함께 찻집으로 갔다. 그리고 T교수는 조선말을 배우고 있다고 말하고 김만필이 쓴 독일좌익사상과 관련된 글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S전문학교에 김만필은 일주일에 이틀밖에 출근하지 않았다. 그러나, 교장과 C강사가 보기 싫어 이틀조차 부담이었다.
그런 어느 날, T교수는 H과장에게 한번 가보라는 말을 하고, 김만필은 그 날 밤에 H과장을 찾아가자, 과장은 김만필이 썼던 글에 대한 이야기를 숨긴 것에 대해 화를 낸다. 그때 이웃 방으로 통하는 문이 열리며 T교수가 들어온다.


<책속으로>
김만필은 말없이 생각하였다. 이것은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무슨 깊은 책략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렇기로 T교수는 대체 어디서 또 그런 소리를 냄새맡아왔을까. 정말 셰파드같은 작자다. 이놈 이번에는 제 본색을 나타냈구나 하고 분개했다. 그러고보니 지금 그의 앞에 앉았는 스스끼까지도 의심스러웠다. 스스끼는 오늘 처음으로 찾아왔으면서 다른 선생한테 가서 철없이 떠들면 단번에 학교를 쫓겨날 만한 소리를 지지하게 늘어놓았으니, 그렇게까지 자기를 신용할 근거가 어디 있는가. 어쩌면 이 스스끼놈도 T교수와 한통이어서 일부러 김만필의 본심을 떠보려 온 것이나 아닐까. 이렇게 의심하기를 시작하니까 다음 모든 것이 의심이 되었다. 대체 취임식 다음날 T교수가 난데없이 스스끼 욕을 자기에게 들려주던 것부터 이상스러웠다.---

김만필(金萬弼)을 태운 택시는 웃고 떠들고 하며 기운 좋게 교문을 들어가는 학생들 옆을 지나 교정(校庭)을 가로질러 기운차게 큰 커브를 그려 육중한 본관 현관 앞에 우뚝 섰다. 그의 가슴은 벌써 아까부터 두근거리기 시작하였다. 오늘은 그가 일년 반 동안의 룸펜 생활을 겨우 벗어나서 이 S전문 학교의 독일어 교사로 득의의 취임식에 나가는 날인 것이다. 어른이 다된 학생들의 모양을 보기만 해도 젊은 김강사의 가슴은 두근두근한다. 저렇게 큰 학생들을 앞에 놓고 내일부터 강의를 시작하는 것이로구나 하고 생각하니 근심과 기쁨에 뒤섞여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이었다.

세물 내온 모닝의 옷깃을 가다듬고 넥타이를 바로잡아 위의를 갖춘 후에 그는 자동차를 내렸다.초가을 교외의 아침 신선한 공기와 함께 그윽한 나후다링의 값싼 냄새가 코밑에 끼친다. 그는 운전사에게 준 돈을 거스를 필요 없다는 의미로 손짓을 하고 무거운 정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수부(受付)에서 교장실을 묻고 복도를 오른편으로 꺾어 둘 째번 도어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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