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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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대단한 책이다. 굳이 범위를 글쓰기에 한정하는것이 아니라.. 예술이나 인생에도 적용해도 될만큼..
정리는 재독을 하면서 다시...


<도서 정보>제   목 :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
저   자 : 브렌다 유랜드
출판사 : 다른생각
출판일 : 2004년 6월
구매처 : 불광문고
구매일 : 2005/12/16
일   독 : 2005/12/26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미디어 리뷰>
브렌다 유랜드 (Brenda Ueland) - 1891년 미네아폴리스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뉴욕에서 여러 해를 보냈는데, 존 리드, 루이스 브라이언트와 유진 오닐 등 자유분방한 예술가 집단인 그린위치 빌리지의 일부였다.

미네소타로 돌아온 후, 그녀는 작가, 편집자 그리고 글쓰기 선생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1985년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지은 책으로 자서전 <Me>, 작품 선집 <Strength to Your Sword Arm: Selected Writings> 등이 있다.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이라 번안된 ‘If you want to write’는 실로 글을 쓰겠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과 방향 제시로 가득 채워져 있다.
무언가에 대한 조언이나 가르침을 담은 여느 책들이 필자 자신의 뛰어난 자질을 드러내며 거만하고 깔보는 듯한 자세로 일관하는데 비해, 이 책은 실제로 필자 자신이 글을 쓰며 느낀 점들과 또 작가지망생을 가르치며 생각한 실례를 차분하게 들려주어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담배’에 대한 조언은 이제껏 나 자신도 가지고 있던 나쁜 버릇에 대한 가장 적절한 조언이었다. 나는 종종 글을 쓰며 수없이 담배를 피워 없애곤 한다. 문장이 막힐 때, 스토리가 떠오르지 않을 때 습관처럼 담배를 피워 물고 그 연기를 들이켜다 보면 무언가가 떠올라 계속 글을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쓸 때 담배는 필수적인 준비물이 되었고, 글을 쓰는 도중에 담배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초조해하며 밤길을 걸어 담배를 사오는 일도 잦았다. 그렇게 해서 써낸 글에 나는 만족하곤 했다.
하지만 의문을 갖기는 했었다. ‘정말로 담배 때문에 글이 잘 써지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해 책은 톨스토이의 말을 빌어 이렇게 대답한다. ‘담배에 취해 있지 않아야 이제까지 사소해 보이던 것들이 중요해진다. 모호했던 거들이 명료해진다. 맹위를 떨치던 반론들이 사라지고, 이제 당신은 많이 계속 빨리 쓰게 된다.’고.
그 부분을 읽고 아차, 싶었다. 나는 취해있었던 것인가 싶었다. 담배로 멍해진 머리가 쉽게 만족하게 하고 통속적이며 뻔한 문장과 이야기에서 그만 만족하도록 만든 것이었던가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글을 쓸 때 담배를 피워 문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이 버릇을 어떻게 떼어낼 수가 없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쓴 글이 어떨까 하는 호기심도 오래된 습관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그래도 담배를 피우지 않고도 글을 쓸 수 있으며, 그렇게 쓴 글이 지금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이런 식으로 책에는 글을 쓰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았을 일이나, 닥쳐오는 문제, 혼란 등에 대해 대부분 유쾌하고 가볍게 답을 해주고 있다. 굳이 그것을 따르지 않아도 그런 방법도 있구나, 혹은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또한 책을 읽는 이가 자신의 소설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 -예를 들어 나는 ‘보편적인 것에 대한 묘사부족과 지나치게 문장을 꾸미려 하는 버릇’에 관한- 에 대한 조언이 쓰여 있기도 하다. 책에 나온 말을 100% 따르거나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쓰는 다른 이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고, 책에서 좋은 글이라며 보여주는 예시글을 보며 내 글을 되돌아볼 수도 있게 한다.   
글을 쓰는 이들에게는 한 번쯤 읽어보라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이 그들 모두의 ‘작가’라는 이름에서 생겨난 보편적인 문제와 생각들에 대해 가장 명쾌한 답을 해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말할 가치가 있는 것에 대해 아름답게(물론 이 아름다운의 기준은 작가의 것) 쓰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글’이며 그런 글을 쓰는 이가 바로 ‘작가’다.



93년의 뛰어난 생애 동안, 브랜다 유랜드는 600만 단어를 출판했다. 그녀는 자신이 두 가지의 철칙을 가지고 살았다고 말했다. 하나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녀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의 성실함은 이 책을 통하여 빛나는데, 이 책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창조적 중심을 발견하도록 암시를 준, 글쓰기에 대한 그녀의 고전적 베스트 셀러이다. 칼 샌드버그는 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글쓰기에 대한 모든 책들 중 최고의 책"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유랜드는 또한 "내가 이 책에서 사용한 '글쓰기'라는 말 속에는 당신이 사랑하고, 하고 싶고, 만들고 싶은 그 어떤 것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라고 일깨우고 있다.



식탁 앞에서 눈을 반쯤 감은 아이들은 엄마의 잔소리 때문에 밥을 입으로 가져간다. 시래기 국에 한숟갈 말아 먹는 남편을 흘긋 보고 “아빠는 주일날에도 화요일에도 삐쳤으니 이틀에 한번씩이다” 그러니 아빠가 토라지지 않게 조심들 하자고 하니 큰딸은 엄마나 조심하라고 눈을 흘긴다. 엄마가 원인이라며 둘째, 셋째까지 나를 공박하자 남편의 얼굴이 밝아지고 “다녀 오세요!!”의 합창 배웅에 대답소리가 커졌다.

남편과 아이들이 왕창 떠나고 난 아침은 베개싸움 끝의 난장판처럼 이방 저방 흩어진 갖가지 옷이랑 햇빛아래의 먼지들이 자기세상을 만든다. 의무적인 설거지, 청소를 대충 마무리한 공간은 나에게 조용한 자유를 가져다 준다.

요 며칠동안 난 너무 행복했다. 남편의 투정도 아이들의 많은 요구사항들도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이 한권의 책이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게 했다.

책을 펼쳐들고 난시 안경을 쓰고 거실을 서성이는 시간부터 한 시간쯤 걷는 공원의 산책을 비추는 햇살, 떨어진 낙엽들까지도 나의 숨소리 따라 빨려들어 왔고, 그 숨소리는 나를 이끌고 곳곳으로 다녔다.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만들어 놓은 길거리 가게에서 늘 비싸게 파는 고약스런 얼굴을 한 할머니를 웃길 수 있었고, 어린이집 차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 아이에게 관심을 나눌 수 있게 했다. 가까이에 있었던 나의 일상이 이렇게 아름다운 일인지 이제야 깨달은 듯 모든 것이 사랑스럽고 귀하게 보였다.

햇살이 거실을 반쯤 빠져나간 시간에 우울증을 발견했다는 들뜬 친구 전화는 나의 감성을 일으켜 세웠다. 살아오면서 아무것도 못한 것 같은 나의 우울(늘 우울에 갇힌 나라고 생각 했었다)을 감싸 안으리라 마음먹게 했고 아주 작은 일들, 숟가락 씻는 일, 머리카락 줍는 일, 글자들을 읽고 쓰는 일, 모든 것들이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란 희망까지 생겼다.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시간

살이 쪄서 무릎이 시큼거리는 나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혹시 당신의 게으름이 완전한 슬럼프 즉 우유부단함이나 초조나 걱정 혹은 과식으로 인한 신체적 나른함이라면, 그것은 나쁘고 끔찍하고 철저히 비생산적이다.’

아이들이 꿈꾸는 창조적인 게으름으로 재충전하라고 외쳤다. 생각나는 것들을 조용히 써내려가는 창조적인 게으름으로 느낌과 상상력과 지성을 사용하는 진실을 이야기하라고 했다.

하찮은 글 밖에 쓸 수 없다는 우울을 벗고 펜을 들었다.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진실을 전하리라. 먼저 생각나는 사랑하는 사람들(고마움과 미안함이 뒤섞인 사람들)을 적어본다.

노환의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동생, 자신의 우울까지도 사랑하는 친구에게, 아내 없이 노심초사 아들을 키우는 이웃집 아저씨, 갓 태어난 작은 아기의 태열을 괴로워하는 조카, 얼굴 표정이 굳어져가는 전도사께, 주체적이지 못함을 고민하는 어른 철학자에게 내 마음을 전하는 글을 쓰리라. 곧, 행복한 글들과 함께 놀면서, 항상 자신 없었던 아내 역할, 엄마, 며느리, 딸, 그리고 사회인으로서의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보리라 마음먹는다. 나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졌고 글쓰기의 유혹이 점점 심해졌다.

각자의 할일들을 마치고 돌아온 저녁 식탁에는 갓 구운 노릿노릿한 갈치와 청국장 냄새가 집안을 새바람이 필요한 이상야릇한 향기를 만들며 식구들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논술지도사 김숙녀


<정호의 정리>
머리말 : 글을 쓰고 싶은 그대에게

자유롭게, 신나게 써라
상상력은 축복이다
글쓰기란 나누고 싶은 욕구
상상력은 천천히, 조용히 익어간다
꿈꾸듯이 아무렇게나 써보라
자기 자신에게 귀 기울여라
사자처럼, 해적처럼 경솔하고 무모하라!
퇴짜 통지에 기죽지 말라
집안일에 게을러져야 한다
더욱 자세하게, 더욱 구체적으로
예술은 감염이다
단어와 문장들 뒤에 숨어 있는 것
무턱대고, 충동적으로 일기를 써라
당신이 모르는 당신 안의 것
누군가에게 들려주듯 써라
창조적 에너지는 사랑에서 나온다
그 어떤 존재와도 다른 당신

역자 후기 : 발견과 감동과 애정으로 번역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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