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영하씨의 여행기이자, 사색등을 담은 산문입니다.
소설가, 교수, 방송인 등 다양한분야에게 두각을 나타내고, 성공을 거두었다고 느껴지는 그가, 아내의 권유로 모든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소설만을 위해서 교수직과 방송출연을 그만두고, 자신이 잃어버린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소설로 돌아가려고 하며, 때마침 한 다큐제작팀과 이탈리아로 떠가게 되고, 이후에 부인과 둘이서 이태리를 다양한 곳을 여행하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것들을 담은 책입니다.
뭐 제목이 주는 메세지는 책의 도입부와 말미를 통해서 잘 느껴지지만, 나머지부분은 약간 동떨어진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만, 이태리 여행에 통해서 기존에는 느낄수 없었던 색다른 삶을 보면서 불평과 불만을 가지기도 하고,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면서 그러한 삶속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고, 무엇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며에 대한 저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볼수 있습니다.
뭐 삶에 대한 정답을 보여주는 책은 아니지만, 여행과 사색속에서 조금이나마 자신을 돌아보고, 느끼며, 반성하며, 모든것을 비우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저자와 부인의 모습이 잘 느껴집니다.
여행정보도 꽤 담겨져 있는 여행기인듯하면서도 여행기가 아닌 그의 사색이 느껴지는 산문으로 느껴지며, 나도 이탈리아나 시칠리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나의 머리속에 가득한 잡다한것들을 비우고, 어디로든 떠나가서 다른 이들의 삶을 지켜보고 새로운 길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책입니다.
비슷한 느낌의 책으로는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이라는 책이 떠오르는데, 좀 더 근원적인 물음을 가지고 떠나는 여행기이자 사색적인 산문의 책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정말 모든것을 비우고, 물통하나 들고, 산속이나 시골길을 걸으면서 과연 내 삶에서 내가 잃어버리고 사는것은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도서 정보> 제 목 :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 시칠리아에서 온 편지
저 자 : 김영하 출판사 : 랜덤하우스코리아 출판일 : 2009년 1월
책정보 : 296쪽 | 459g ISBN-13 9788925531526 구매처 : 인터파크 구매일 : 2010/3/3 일
독 : 2010/5/12 재 독 : 정 리 :
<미디어 리뷰> 소설가 김영하의 내밀한 고백과 성찰이 담긴 산문
비우고 버리는 동안, 내가 잃어버린 것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쓰기만 하면 일단 팔리는 책들. 국립 예술대학교의 교수.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한국 문학의 대표적 아이콘이라는 명성. 김영하는 분명 '대단히' 성공한 작가이다. 그런 그가 모든 것을 그만 두고 시칠리아로 떠났다. 많은 것을
이루었기에, 많은 것에 얽매인 일상에서 벗어나 시칠리아에서 유유자적 공간을 누비며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을 돌아본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도 그 내면을 들여다 볼 기회가 이 책을 통해 주어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달의 세월을 견딜 줄 아는 사람이었고, 삶의
의외성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던 그는 누구에게나 쉽게 주어지지는 않을 자리에 올라섰지만, 그 대가로 영혼 한 귀퉁이가 툭 떨어져나가 버렸다고
한다. 바로 그 영혼의 회생을 위해 그는 유랑의 삶, 유목민의 삶을 택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런 그의 글에서는 정착하지 않음에서 오는 불안과
얽매이지 않음에서 오는 자유로움이 묘하게 교차하고 있다. 진정 내가 서 있어야 하는 곳이 어디인지, 가지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삶의 공허함이 찾아오는 것은 부족할 때가 많이 가졌을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닌지를 생각하게 한다.
작가의 삶이,
작품에 미치는 영향이란 말할 수 없이 지대하다. 그런 점에서 김영하가 자신의 삶의 전환을 결심한 이 책 이후 작가 김영하는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지도 모른다. 때문에 우리가 이 책을 펼쳐 든 이 순간, 우리는 독자로서 아주 중요한, 귀중한 순간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金英夏보편성을 담보하는 소설의 주제의식과 트렌디한 소재를 통해 동시대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저자
특유의 통찰력과 문제의식으로 전세계 독자들의 주목을 끌고있는 소설가 김영하. 단편들에서 현대인의 고독과 단절, 타인과의 연대에 대한 무능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명쾌하고도 아이러니하게, 또한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며 독특한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주었다면, 장편들에서는 독자들에게 늘 새로운
실험을 선보여왔다.
강원도 화천에서 군인의 아들로 태어나 진해, 양평, 파주, DMZ, 잠실 등 전국을 주유하며 성장했다. 연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헌병대 수사과에서 군역을 마친 그는 단편 「거울에 대한 명상」을 가지고 95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두드려본다.
첫단추는 낙선. 그러나 그 해 봄 그는 문화비평지 『리뷰』에 이 작품을 보내 바로 "등단해버린다".
두 권의 작품집과 한 권의
장편 소설을 내면서 기발하고 만화적인 상상력, 인간소외, 죽음, 사이버 시대의 일상성 등을 다룬 묵직한 주제들, 소설의 전통적 원칙을 파괴하는
도전성, 자학과 조롱에 섞여드는 번뜩임 등으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그의 소설들은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중국, 네덜란드, 폴란드, 터키 등에 판권이 수출되어 세계 각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2004년에는 한 해 동안 동인문학상,
이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었다.
소 설집 『호출』『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오빠가 돌아왔다』,
장편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아랑은 왜』『검은 꽃』『빛의 제국』 , 산문집 『포스트잇』『랄랄라 하우스』『퀴즈쇼』, 영화산문집
『굴비낚시』『김영하ㆍ이우일의 영화 이야기』가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 여덟 개 도시를 여행하고, 각 도시에서 쓴 짧은 소설과 직접 찍은 사진,
여행 일화를 한 권의 책에 담는 『여행자』시리즈를 집필하고 있다.
작가는 1인 미디어라고 생각한다. 노동하는 이들, 세상의 가치있는 재화를 생산하느라 미처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보고, 듣고,
감각하고, 표현하라고 세상이 생활비를 주는 거다. 그러니까 작가는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것을 자기만의 필터로 표현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영화일 수도, 음악일 수도, 여행일 수도
있다.
<줄거리> 다 가졌다고 느낀 그 순간,
내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 있음을
알았다
내가 잃어버린 것들은 모두 서울에 있었다. 편안한 집과 익숙한 일상에서 나는 삶과 정면으로 맞장 뜨는 야성을
잊어버렸다. 의외성을 즐기고 예기치 않은 상황에 처한 자신을 내려다보며 내가 어떤 인간이었는지를 즉각적으로 감지하는 감각도 잃어버렸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날들에서 평화를 느끼며 자신과 세계에 집중하는 법도 망각했다. 나는 모든 것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어느 것에 대해서도
골똘히 생각할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_본문 중에서
■■□ 대단히 성공한 사람, 김영하
“어느새 나는…
그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
언젠가 어느 글에서 김영하는 아내가 자신에게 ‘사이보그’라는 별명을 붙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글을 읽은
독자들 중에는 잘 웃지 않을 것 같은 그의 무표정한 얼굴과, 대상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서 관찰자의 입장을 취하는 그의 소설 속 도회적 인물들을
떠올리며 그것이 그에게 참 잘 어울리는 별명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실상은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으면서도 다소 냉소적이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소설 속 인물들에 김영하의 품성이 어느 정도는 투영되어 있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1995년 작품
활동을 시작하고 그 이듬해에 장편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로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김영하는 우리나라 문학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후
그는 항상 우리 문학계의 중심에 있었다. 계절마다 권위 있는 문학잡지들에는 그의 작품이 실렸고, 그의 소설은 한국문학의 위기 운운하는 가운데에도
이례적으로 꽤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몇몇 작품들은 연극 무대에 올랐고 TV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그는 전업 작가가 아니었다. 모
사립대학교의 한국어학당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웬만한 전업 작가 이상으로 왕성한 상상력을 소설로 구현해내고
있었다.
데뷔한 지 만 13년이 지나는 동안 그는 다섯 권의 장편소설과 세 권의 작품집, 여섯 권의 산문집을 출간했다. 써내는 족족
책으로 출간시키는 그의 입지 못지않게 샘솟듯이 솟아나는 그의 에너지 또한 많은 부러움을 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어느새 그는 국립 예술대학교의
교수가 되어 있었고, 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라디오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간간이 TV에 얼굴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이보그’라는
별명은 이제 일인다역을 척척 해내는 그의 무한할 것 같은, 말 그대로 로봇 같은 그의 능력을 두고 붙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마 디로 그는 ‘성공한 사람’이었다. 작가로서만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도 그는 최상위에 속해 있었다. 하지만
그가 많은 것을 갖고 누리는 동안 가장 중요한 그 어떤 것이 조금씩 그의 삶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 가진 것이 많았기에 너무 무거웠던 삶
“부족한 게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그
시절의 내 삶은 실로 숨 막히는 것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허둥지둥 학교로 향하고 저녁이면 방송 녹음을 위해 여의도로 향했다. 밤 11시
반에 집에 도착해 주차할 공간을 찾아 헤매야 했다. 틈틈이 연재소설을 써야 했고, 수업 준비를 해야 했다. 이 시절의 나날을 김영하는 ‘뒤통수
어딘가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힌’ 것 같았다고 말한다.
“다 그만둬. 너무 힘들어 보여.”
아내가 말했다. 남편의 삶이 위태로워 보이기
시작한 탓이었다. 사실 김영하는 ‘눈앞의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몇 가지 역할을 해내느라 대단히 바빴고, 지켜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져 있었다. 그의 일상에는 가진 것이 너무 많은 사람의 숙명적인 피곤함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는 하나씩 내려놓았다. 학교에
사직서를 내고, 대학 교수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었던 몇 가지 혜택도 포기했다. 그러자 본의 아니게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일도 그만두게
되었다. 마침 연재하던 소설도 막바지였다. 그는 캐나다 밴쿠버의 한 대학에 초청장을 보내달라고 메일을 보냈다. 각종 자동이체와 약정을 해지했다.
서재를 메우고 있던 책과 입지 않는 옷들도 내다 팔거나 버렸다. 그러는 동안 살기 위해 ‘그것’을 취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위해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달콤한 편안함에 취해 자신이 그 속에 안주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 내려놓는 동안 다시 ‘나’를
만나다
“시칠리아는 나에게 현재의 삶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1년 동안 머물 예정으로 도나다로 향하기
직전인 2008년 5월, 그는 아내와 함께 시칠리아로 향했다. 2007년 12월 모 방송국 PD와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인연을 맺은
곳이었다.
다시 찾은 시칠리아로 향하는 동안 이탈리욾 철도의 파업과 주먹구구식 철도 시스템 때문에 갖은 애를 먹어야 했다. 이탈리아
철도원들은 만만디였고, 때문에 여행 계획은 늘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어렵사리 도착한 시칠리아는 김영하에게 많은 것을 선물해주었다. 그곳에는
어릴 적부터 상상해온 이탈리아의 원형이 있었다. 신전과 극장, 뜨거운 햇살과 푸른 바다, 무뚝뚝하지만 정이 많은 사람들, 신화와 전설, 그리고
마음속에 어린 예술가를 키우던 ‘김영하’가 거기에 있었다.
어 느새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중년의 사내가 되어버린 그는 시칠리아에서
버리고 비우는 동안 자신이 그동안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무엇을 잊었는지 깨닫는다. 생각해보면 어린 날의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달의 세월을
견딜’ 줄 아는 사람이었고, ‘함부로 계획하지 않았’으며 ‘삶의 의외성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누구에게나 쉽게 주어지지는 않을 그
‘자리’에 올라섰지만, 그 대가로 영혼 한 귀퉁이가 툭 떨어져나가 버렸다. 유랑의 삶, 유목민의 삶을 택한 그에게 앞으로 어떤 것들이 찾아올지는
그 자신도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시칠리아의 햇살을 즐기고 시칠리아 사람들의 게으름에 미소를 짓는 이 책 속의 그는 아주 행복해
보인다.
■■□ 중심에서 이탈한 어느 소설가의 마음 여행기
이 책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는 ‘시칠리아에
온 편지’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것에서 짐작하겠지만 ‘여행’이 주된 소재가 된다. 하지만 삶의 정점에서 스스로 내려선 뒤 향한 시칠리아는 그에게
낭만적인 여행지가 아니라 내면을 투사한 판타지적 장소이면서 동시에 현실로 거듭난다. 그는 한 사람의 시칠리아 주민이 되어 유유자적 공간을 누비며
시칠리아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한다. 이 이국적인 외모의 ‘주민’은 시칠리아의 문화와 유적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대신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으로
향한다.
여행기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 책 속의 글들은 지금까지 그 어디에서도 보여준 적이 없는 인간 김영하의 진솔한 면이 가장 잘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그의 글들은 정착하지 않음에서 오는 불안과 얽매이지 않음에서 오는 자유로움이 묘하게 교차하는 가운데 진정 내가 서 있어야
하는 곳이 어디인지, 가지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삶의 공허함이 찾아오는 것은 부족할 때가 많이 가졌을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닌지를 생각하게 한다.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를 시작으로 새롭게 전개될 소설가 김영하의 여정이
궁금하다
<책속으로> 내 안의 어린
예술가는 어디로?
첫 만남
소프레소, 에소프레소
리 파리
리파리 스쿠터 일주
리파리 떠나던
날
향수
메두사의 바다, 대부의 땅
아케돌치 해변의 사자
천 공의 성, 에리체
빛이 작살처럼 내리꽂힌다는
것은
메멘토 모리, 카르페 디엠
신저
죽은 신들의 사회
Memory L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