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담 Q&A - 전세금 못받은 채 이사가야 하는 경우

 

결혼을 앞둔 A씨는 신혼집에 들어가기 위해 전세로 혼자 살던 오피스텔에서 곧 나오기로 했다. 그런데 새로운 세입자가 구해지면 바로 보증금을 돌려주겠다던 오피스텔 주인이 갑자기 말을 바꿔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는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버티기 시작했다. '역전세난' 때문에 전세 가격이 내려가 A씨가 들어왔던 금액으로는 오피스텔 전세가 나가지 않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이름으로 신혼집 전세 계약을 하고 입주를 앞두고 있는 A씨는 고민에 빠졌다. 주민등록을 신혼집으로 옮기려니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될까 걱정이 되고, 그대로 두자니 자칫 신혼집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불안하기 때문이다.

Q

A씨가 기일에 맞춰 신혼집으로 이사도 가고, 살던 오피스텔의 보증금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A

보증금 지급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임차권 등기'가 있겠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임차주택이 있는 곳의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임차권 등기를 마치면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취득할 수 있다. 이런 권리는 이사를 하고 주민등록을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도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임대인이 임차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처분하거나, 임차주택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임차인은 보증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임차권 등기 명령은 임대차 기간이 끝난 뒤에 신청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전세기간이 남아 있는 A씨의 경우에는 임차권 등기 명령을 신청할 수 없다.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원칙적으로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오피스텔 임대인에게 열쇠를 반환하거나 주민등록을 옮기지 말아야 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려면 임차인이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한 뒤 그 집에 살면서 주민등록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A씨의 경우에는 일단 자신의 주민등록은 살던 오피스텔에 남겨두고, 이사를 한 뒤 새로 들어갈 신혼집에는 배우자 명의로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A씨는 양쪽 집 모두에 대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가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대법원도 임차인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의 주민등록으로도 대항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만약 집 주인이 A씨의 남은 전세기간 동안 오피스텔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월세로 임대하는 것에 동의한다면, A씨는 오피스텔에서 자신의 주민등록을 이전해도 된다. 월세 임차인(전차인)이 오피스텔을 점유하고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하는 것으로도 A씨의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은 계속 유지되기 때문이다. 다만 임대인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에게 오피스텔을 임차해서 주민등록을 이전한 경우나, A씨의 주민등록을 남겨둔 채 월세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지 않고 들어와 사는 경우에는 A씨가 대항력을 갖지 못한다.

김주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