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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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장백지의 매력에 뽕간 영화...

이 영화를 본 이후로 장백지가 나온 영화는 아주 관심있게 본다...

파이란, 희극지왕, 동경공락, 소림족구 등등...

임현제가 부는 섹스폰 소리와 장백지의 주제가 음악이 환상이며...

너무나도 아름다운 장면들도 많이 나온다...

둘이 사랑하는 장면들...

초란이 양파를 잊지못하고 굴다리에서 혼자 우는 모습...

양파가 나타나지를 않자, 수영도 못하면서 물에 띄어드는 초란...

둘이 마지막임을 알고 라디오방송국에 멋진 멘트를 날리면서 유성쇼를 보는 모습...

아마 10번 정도는 본것같다...-_-;;

오늘 멋진 영화평을 보고 생각나서 올림...



제가 시네마레터라는 칼럼으로 쓴


아래의 글을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붙여드립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성원이란 영화를 떠올렸어요.


장백지는 아무래도 이 영화에서 가장 예뻤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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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멜러영화 ‘성원’의 주인공 양파는


교통사고로 죽었다가 저승사자의 배려로


5일간 지상을 방문하게 됩니다.


아무도 그를 알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정체를 밝힐 수 없다는 조건으로 말이지요.


양파는 친하게 지내던 ‘땅콩 아저씨’와


속 깊이 사랑했던 초란을 찾아가지만


그들이 첫눈에 알아주지 못하자 절망합니다.

그러나 땅콩 아저씨는 새로 마을에 온 남자가


예전 양파 버릇대로 레모네이드에 소금을 타서 먹자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어 그가 예전처럼 팔꿈치로 자기를 안마해주자


그가 양파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초란에게 구애하던 의사 호가 그녀에게 치즈케익을 권하자


양파는 “초란은 치즈케익 안 좋아해요. 육각젤리를 즐기지”라고 말해


아직 그를 알아보지 못한 초란을 놀라게도 하지요.

‘성원’은 습관이 정체성을 대변하는 경우를 보여줍니다.


습관은 그저 같은 행동을 반복해 유형화된


기계적 결과인 것만은 아닙니다.


무용하고 지루한 조건반사처럼 보이지만,


사실 습관이란 순간 순간 최선의 적응과정이었습니다.


심리학에선 습관을


불필요한 행동을 없애는 학습의 형태로 파악하지요.




그러나 정말 습관이 가치있는 건


그 안에 담긴 삶의 흔적들 때문입니다.


거기엔 최초로 습관을 빚은 경험이


화석처럼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게다가 습관이란 그런 외부 환경이나 자극에 대해


가장 솔직하게 육체와 정신이 응대함으로써


생겨난 결과의 퇴적물이기도 합니다.


우연히 발생하는 수많은 행위의 통계적 규칙성을 습관이라고 할 때,


그건 허다한 물음에 대한 실존적 응답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삶에 다가와 부딪히고 사라져간


얼마나 많은 사건들이 습관에 담겨 있는지요.

습관은 스스로를 모방하는 데서 만들어집니다.


정체성은 그런 자기 모방의 반복에서 생겨나고요.


심지어 재능도 습관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이 있더라도 습관화하지 않으면 허사니까요.

습관은 반복적으로 외화된 행동이지만,


비밀처럼 의미를 숨기고 있는 경우가 많지요.


남이 주목할 때 숨은 의미가 드러나기도 한다는 점에서


습관은 이름 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이를테면 오래 함께 지낸 부부나 연인은


긴 세월의 추억을 습관으로 남기는 사이입니다.


전화를 걸 때 말버릇부터 8자를 쓰는 방법까지,


시시콜콜한 습관을 애인이 알아줄 때의 느낌을 표현한


노영심 노래 ‘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 가사처럼,


말하지 않아도 내 모든 행동의 의미를 간파하는 사람의 존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안식 같은 것입니다.


 소소한 말버릇에서 음식 취향까지 간파하는 양파에게서


초란이 마침내 오랜 사랑을 읽어냈을 때의


따스한 느낌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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