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각본 살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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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흥미진진한지 순식간에 읽어버리고 말았다.
조선 정조시대에 발생한 살인사건들의 범인을 찾는 이야기인데, 배후의 배후까지 쫓아가다보니 정말 재미있다.
그리고 책을 보다가 상상으로 내가 절대권력을 가진 조선의 왕이 된다면 어떻게 세상을 다스렸을까라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는데, 생각은 잘한다... 암튼 재미있는 상상이였다...

대단한 작가인것 같은데, 읽고나서 평을 보니까.. 386세대의 정치적인 의미를 상당히 포함하고 있다고 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개혁과 보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다루었다.
서자출신 및 사회적으로 전면에 나서지 못했지만 실력이 출중하고 현실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백탑파와 현재의 권력을 놓치않고 자신들의 실리를 챙기기위한 보수간의 밀고 땡기는 이야기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보수는 나쁜것처럼 들리지만 김훈씨의 말따라 이 세상은 보수에 의해서 나아가고, 보수에 의해서 먹여살려지고 있는 세상이다.
붕당정치니 탕평책이니 개혁이니 보수니.. 모두 자신들의 당리당략에 의한것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백성, 모든 국민이 잘먹고 잘사는것이고 열심히 일한 사람은 그만큼 벌고, 덜 노력한 사람은 그만큼 덜벌고..
그리고 서로 견제하고... 싸우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때로는 같이 나가기도 하고...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


<도서 정보>제   목 : 방각본 살인 사건 - 백탑파 그 첫 번째 이야기 백탑파(김탁환 역사 추리 소설)
저   자 : 김탁환
출판사 : 황금가지
출판일 : 2003년 7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11/2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유토피아를 꿈꾸며...


<미디어 리뷰>
우리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시기 중 하나인 18세기 말 정조 치세를 배경으로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백동수 등 젊은 실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아 낼 ‘백탑파’ 연작의 야심찬 첫 작품이다. 이 연작은 역사 추리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실학 특히 북학파들의 이상과 실천, 그 한계 등을 이야기 속에 녹여내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다. 조선의 르네상스였던 시대적 배경과 실사구시(實事求是), 이용후생(利用厚生)을 추구하며 새로운 조선을 향한 열망에 불타는 젊은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가 추리 소설의 외형 속에서 한층 맛깔스럽게 요리되어 있다.

한편 <방각본 살인 사건>은 문화사적으로도 흥미로운 프로필을 보여 준다. 이 소설은 고대 소설이 필사본 단계를 거쳐 바야흐로 상업적으로 꽃핀 무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8세기 후반은 임진·병자 양대 난을 겪은 후 상업이 발달하고 흥성한 문화가 서민층에까지 미쳐 잡가와 소설이 만연하던 시기이다. 재밋거리에 불과한 소설 문학이 국가나 사찰에서 중요한 자료를 보존 보급하기 위해 사용하던 판각을 전파의 수단으로 삼게 된 것은 일종의 혁명이었다. 이처럼 방각본으로 상품화된 소설들은 하찮고 허황된 글로 폄하되며 해악으로 비난받았다.

하지만 방각 소설의 하찮음은 한편으로는 시대상을 민감하게 반영함이며, 허황됨이란 종종 사회 질서를 전복하는 과격한 상상을 내포하고 있음이었다. 천한 신분의 주인공이 해외에 나라를 세워 왕이 된다든가 여자 주인공이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워 출장입상(出將入相)한다는 등 조선의 봉건적 사회 제도 하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내용들이 소설의 테두리 안에서는 거침없이 시도되었다. 방각 소설의 상업적인 흥성과 그 내용의 반역성 둘 다가 근대의 소용돌이를 예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작가는 이미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을 통해 흥성했던 우리 고전소설사에 존경을 표한 바 있다. 이 작품도 소설사적 입장에서는 그 연장선 상에 놓인 것이다.


저자 : 김탁환
1968년 진해 출생.
1987년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
1995년 동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1995년~ 1998년 문화잡지 <상상>의 편집위원, 해군사관학교 교관.
2002년 상반기 동아일보에 <김탁환의 컬츠플러스>라는 문화비평을 연재.
2003년 현재 문화기획 퍼슨웹(www.personweb.com)의 공동 대표, 한남대 문예창작과 교수.

주요 작품
<열두마리 고래의 사랑이야기>(1996), <불멸(전4권)>(1998) <누가 내 애인을 사랑했을까>(1999), <허균, 최후의 19일(전2권)>(1999), <압록강(전7권)>(2000-2001), <독도평전>(2001), <나, 황진이>(2002)를 연이어 출간하였다. 문학비평집으로 <소설중독>(1996), <진정성 너머의 세계>(1996),<한국 소설 창작 방법 연구>(2002).

<책속으로>
1. 김진
2. 능지처참
3. 백탑파
4. 첫인사 그리고 재회
5. 미로
6. 꽃에 미치다
7. 증거 인멸
8. 용의 얼굴을 우러르는 새벽
9. 부탁
10. 너는 바보다
11. 청미령과 나눈 대화
12. 각수 납치
13. 기다림의 미덕

도성 지도


『방각본 살인 사건』은 나와 동년배인 386세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많이 담긴 작품이다. 초고를 집필한 2002년 가을과 겨울에는 분위기가 훨씬 밝고 희망에 넘쳤다. 참여 정부를 표방한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식 때는 이야기를 헤피엔드로 끝낼 수 도 있겠다고 여겼다. 그러나 2003년 봄 퇴고를 하는 동안 소설은 점점 어두워만 갔다.

눈 밝은 독자라면 알겠지만, 나는 1998년 『불멸』부터 현재까지 발표한 역사 소설에서 '지금, 여기'에 대한 정치적 견해를 밝혀왔다. 소설이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다루는 예술이라면 여기에 정치가 빠질 수 없다. 그러나 『방각본 살인 사건』처럼 여러모로 마음이 복잡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적은 없었다. 1778년 겨울과 1779년 봄, 백탑파의 규장각 진출을 놓고 벌어진 보수와 진보의 암투는 참여정부 수립 후 몇 달 동안 벌어진 정쟁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정치 일선에 나선 386세대의 부침을 접하며 무엇인가 타산지석이 될 말한 문장을 쓰고 싶었다. 연쇄 살인범이 잡힌 순간 소설을 끝내지 않고 그 정치적 배후를 추적한 것도 이 안타까움 때문이다.

나는 백탑 아래 모여 북학을 갈망한 서생들의 꿈과 야망을 충실히 재현하려고 노력했다. 실학은 무조건 옳다는 관점에서 한발 물러나 백탑파의 규장각 진출이 지닌 객관적 의미와 정치적 한계 등도 그려 보고 싶었다. 아울러 그 당시 조정을 주도하던 홍국영과 채제공 등을 통해 백탑파에게 부족했던 정치적 감각과 연륜도 음미하고자 했다.

(중략)

그렇다고 『방각본 살인 사건』이 정치 소설인 것은 아니다. 두 가지 '살아 숨쉬는 교양'을 최초로 독자들에게 선물한다. 먼저 필사 소설에서 방각 소설로 넘어오는 과정을 『방각본 살인 사건』에 담고자 했다. 나는 이미 2002년 겨울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에서 필사 소설의 유통 과정과 작품세계를 서포 김만중을 중심으로 복원한 바 있다. '소설로 쓰는 소설사'는 앞으로 조선 후기 대하 소설과 구활자 소설에 관한 탐색으로 이어 질 것이다.

(중략)

다음으로 백탑파의 실체를 담으려고 했다. 지금까지 연암이나 다산 등 실학자 개개인에 대한 소설은 있었지만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모였고 무슨 책을 보며 삶을 노래했는가를 하나의 정치적 문화적 세력으로 형상화한 적은 없다. 박지원, 횽대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백동수, 김홍도 등을 한 자라에 모은 것도 당시 백탑파의 넓고 깊은 교유를 드러내기 위함이다.

나는 이 작품을 추리 소설로 썼다. 독자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서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백탑파의 삶과 사상이 추리에 썩 잘 어울렸다. 일찍이 압록강을 건너 연경을 여행하고, 과학을 신봉했으며, 꽃 새 물고기 나비 등등에 백과사전적 지식을 가졌던 그들에에게 추리는 가장 잘 어울리는 소설적 옷이다.

앞으로도 김진과 이명방을 등장시켜 백탑파의 활약을 소설로 옮길 예정이다. 정조 시대에는 너무나 멋진 인물과 기이한 사건이 많기에, 길게 보고 다양한 관점과 새로운 형식으로 접근하는 쪽을 택했다. 『방각본 살인 사건』에서 소홀하게 다룬 백탑 서생과 무인의 삶은 다른 장편 소설로 탐구할 것이다.-지은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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