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학원, 인터넷 강의 광고를 보면서 떠올린 학창시절의 추억과 입시교육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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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버스를 탔는데, 버스안에 학원강사인지, 인강 강사인지의 광고 포스터가 꽤 많이 붙어 있다.
그러고보니 80-90년대의 대입 학원가가 떠오른다.

당시 단과학원에 재학생은 다닐수 없었는데, 있는집 자식들은 대학생 비밀과외같은것을 몰래 들으면서 격차가 벌어지고, 형평성 문제가 생겼는지, 고등학교 재학생도 학원수강이 가능하게 되어서 서대문의 서울학원, 연세학원, 서울역의 대일학원, 남영동의 대진학원, 노량진의 한샘학원. 정진학원 등의 학원이 큰 인기를 끌었고, 지성구, 박현민(정석 수학), 조응호, 옥태일(성문종합영어), 곽한샘, 류두선(국어) 등의 유명강사들도 꽤 많았던 기억이 새록새록(검색해서 강사와 학원명을 기억해 냈다는...-_-) 떠오른다.

새벽부터 가서 학원을 끈기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고등학생으로는 처음보는 몇백명이 들어가는 강의실에서 마이크를 들고, 정말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연을 들었던 과거

손사탐(손주은) 쓴소리 - 오디오북 다운로드 & 동영상보기
메가스터디 대표 손주은 - 시골의사 박경철의 직격인터뷰
학원가의 전설, 메가스터디 손주은
이후에는 상관이 없으니 별로 관심도 없었지만, 손사탐같은 사람이 개인과외로 시작해서 큰 성공을 했고, 최근에는 그런 학원강의가 EBS나 인터넷강의로 바뀌어 가는듯...
 

가만히 지난 날을 생각해보면서 과연 그 시절은 어떤 시절이였는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시간인지를 생각해본다.

ebs ceo 특강 - 대학생! 生生한 꿈을 펼쳐라!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철수씨처럼 의대, 개발자, 경영자 등 어찌보면 전혀 상관없는 길을 새롭게 걸어갔지만, 그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산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지금의 자신을 만든 계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돌이켜보니, 그다지 무슨 의미가 있었다거나 보람이 있었던 시절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왜 대학에 가야하는지 어른들이나, 선생들에게 들어본적도 없고, 그저 남들이 가니 나도 가야하나 싶었고, 그러면 남들이 가는 학원에 나고 가야되나보다 싶었다.

그렇게 목적의식도 없이 학원을 나가니, 수업은 잠시 신기함뿐이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친구들과 땡땡이 치고, 오락실이나 만화가게에 가며 놀러다니기 바빴던 시절이 아니였나 싶다.


아마 지금의 아이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것이다.
안철수씨처럼 최선을 다해서 산다는 생각으로 부단히 노력하는 아이, 뭔가의 사명감이나 목적, 목표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쫒는 아니, 그리고 나처럼 아무 생각도 없이 들러리처럼 건성건성 놀러다니는 대부분의 아이들...


지금 생각해도 그 당시 유명 강사들은 명불허전으로 참 잘가르치기는 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말 중요한것은 아무리 교수의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소귀에 경읽기와 다름없을뿐인데, 그러고보면 우리나라의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런것이 아닐까 싶다.

뭐 학생 개개인의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10대의 어린 청소년에게 제대로된 조언, 따뜻한 진심이 담긴 걱정없이 스스로 자신의 꿈과 목표를 찾아가길 바란다는것이 더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러고보면 고등학교 3학년때 입학원서를 쓸때, 자신의 적성이나, 희망사항이 아니라, 자신의 점수에 맞추어서 원서를 써주던 기억이 난다.
가급적 좋은 학교에 학과는 후진 학과로...
서울대, 연대, 고대에 많은 학생들을 입학시키기 위해서 지방캠퍼스까지 불사하며 학생의 진로는 거의 생각지도 않았던 그때...

그러고보면 담임선생과 상담도 학기초에 잠시 10분정도 이야기를 하면서 부모님은 뭐하냐, 집은 자가주택이냐, 전세냐 월세냐, 장래희망은 무엇이냐 물어보고 기록하게 전부인듯하고, 고3때라고해도 크게 다를바는 없는듯...


요즘은 아이들이 어떻게 바뀌었고, 학교의 분위기도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일진이라는 놈들의 폭력사태나 대학생들의 등록금 문제로 알바뛰기 바쁘고, 취업을 위해서 남들과 다른 길이 아닌, 남들보다 조금 더 나은 학점, 점수, 토익, 토플을 위해 발버둥을 치는것을 보면 예전에 비해서 크게 바를바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잠깐 버스에 실린 광고를 보고,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니 그 시절이 너무 안타깝다.
그때는 그렇게 살았지만,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게되니 그 일에 푹빠져서 행복했고, 나름 많은것을 배우고, 성취했었는데, 중고등학교 시절에 학원에서 문제 푸는 비법, 테크닉, 시험에 잘나오는것을 배우는것이 아니라, 나의 적성과 미래에 대한 꿈에 대한 생각을 하고, 찾았다면 아마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한국의 학생들은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수학, 과학의 실력이 대단하지만,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는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는지, 퇴보를 하는지, 두각을 전혀 나타내지 못하는 현상을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이 큰 영향을 미치게 하는것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빈부의 격차, 복지, 신분상승의 벽에 대한 문제도 있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심보에서 기인한 남보다 조금 더 나으면 되고, 나만 잘되면 된다는 잘못된 이기주의 등 많은 문제가 있을텐데, 압축성장속에서 우선순위에서 미루어두고 놓친것들때문에 어찌보면 2만불에서 서성이고,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거시적으로 국가나 정치권이 해야 할일도 있겠지만,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 부모나 어른들의 각성이 필요하지 않을가 싶다.
자신의 지닌 시절을 돌아보고, 과연 그때는 어땠는지... 잘못된 행동과 어른의 권위를 또 다시 반복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그래서 나의 불행이나 평범함을 다시금 그대로 대물림 하는것은 아닌지를 반성하는것이 시작이 아닐까 싶다.


아~ 버스 광고하나 보고 너무 말과 생각이 많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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