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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전거포를 중심으로 여러개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자전거 이야기는 아니지만 자전거와 연관되어 돌아가는 이야기들...
인류 최대의 발명품이라고도 불리우고, 우리들의 살아가는 삶속에 자리를 잡은 자전거...
그 자전거와 자전거에 얽힌 사연과 자전거로 인해 일어나는 사건들...
뭔놈의 만화가 순정만화도 아닌것이 눈물이 핑돌게 만드냐...T_T;;
가을이라서 그런가...-_-;;
Gaku Miyao | 서울문화사 | 2001년 11월
ISBN : 8953212553
제목 그대로 '내 마음속의 자전거' 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아버지가 남겨둔 스포티프 자전거를 만들기 위한 설계도. 처음에는 팔려고 했지만, 아버지의 뜻을 알고 그 뜻을 이룬다. 쉽고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부산 헌책방거리를 다니다가 <내 마음속의 자전거>라는 만화책 네 권을 만났습니다. 자전거를 즐겨 타고 좋아하는 저는 만화 그림감이 자전거라서 집었습니다. 얼마나 재미있을지는 잘 모르고 골랐습니다. 장인 어른 댁에 와서 쉬면서 1권을 보았습니다. 예상보다 이야기가 참 재미있어서 만화책을 손에서 떼지 못했습니다. 만화책 <내 마음속의 자전거>는 자전거 이야기이지만 그냥 자전거만 그림감으로 담은 만화가 아니더군요. 자전거 하나에 얽힌 온갖 일이 늘 새롭게 펼쳐지고 그것을 둘러싼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가 짧은 이야기로 죽 이어져 있어요.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4권까지 모두 본 다음 서울 홍익대 앞에 있는 만화책 전문서점을 찾아갔습니다. 2001년에 처음 나온 이 만화책이 판이 안 끊어지고 꾸준히 사랑받는다면 그곳에는 뒷편도 있을 것 같아서요. 다행히도 <내 마음속의 자전거>는 퍽 사랑을 받으며 팔리는 책이었고 얼마 전에는 8권까지 나왔더군요. 5~8권을 한꺼번에 사서 보고 지금은 9권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만화책이 참 재미있기에 아내에게도 건네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시큰둥하게 생각하던 아내였지만, 이제는 저보다도 이 만화를 더 좋아하며 얼른 9권을 사오라고 재촉합니다. ㄴ.평범한 우리들 삶이 새록새록 <내 마음속의 자전거>에서 다루는 그림감은 참 평범합니다. 우리 둘레에서 늘 일어나는 일들을 다뤄요. 주인공은 초등학교를 다니는 열 살 아이이기에 학교를 배경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아이는 '아오바 자전거포' 딸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이 '아오바 자전거포' 집 아저씨. 그리고 그곳을 찾는 모든 손님들. 하지만 자전거를 타는 모든 사람이 <내 마음속의 자전거> 주인공이에요.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하고 덤벙대는 여직원도 나오고, 평생을 공무원으로 무뚝뚝하게 살다 갔으나 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오르고 싶어서 없는 용돈을 푼푼이 모아서 스무 해에 걸쳐서 '수제 자전거'를 만들려고 가장 좋은 부품만 골라서 몰래 사서 모았다가 사고로 죽은 아버지도 나옵니다. 가난하고 부모도 없는 집안에서 살림돈을 벌고자 자전거로 택배 배달을 하는 아이도 나오고, 자동차가 사고가 나서 망가지는 바람에 자전거로 거리를 쏘다니는 탐정도 나옵니다. X-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자전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는 사람도 나오고, 갈라서는 사람도 나오고, 자전거 하나에 꿈을 싣는 사람도 나와요. 자기 일에만 평생 빠져 지내다가 첫사랑 여인이 낳아서 혼자 기른 딸아이 앞에 설 수가 없어서 그 딸아이가 혼인하는 날 인력거를 끌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딸아이 모습을 보는 음악가 이야기도 나옵니다. …확실히 편의점, 카탈로그를 통한 홈쇼핑 시스템, 휴대폰, 인터넷 등등 세상이 점점 편리해지면서 물건을 사기가 쉬워졌지. 하지만 그 대신 잃는 것도 많은 것 같아…<8권 15쪽>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이야기 사이사이 우리들 삶과 사회를 돌아보는 말도 툭툭 튀어나옵니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 어디든 편하게 다닐 수 있잖아요. 굳이 자전거를 탈 까닭 없이요. 더운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며 자전거를 몰아 고갯길을 넘는 사람을 보고 '미쳤다'고 말할 사람도 있으나 자기 두 다리로 고갯길을 넘는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요. 고갯길을 오를 때는 죽도록 힘들지만, 다 넘고 고갯마루에 서서 짜릿함과 시원함을 느끼기도 하니까요.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요. 평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우리들 삶인데, 이렇게 평범한 우리들 삶이 만화로 다시 태어나면서 참 재미있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는 걸 느낍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고 할까요? ㄷ.신문배달 자전거가 멋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 일 때문에 신문보급소에서 살며 신문 배달을 돕는 아이가 나옵니다. 이 아이는 아버지가 일이 바빠서 도와 달라고 하면 왜 이렇게 구질구질한 일을 하느냐고 따지면서 화부터 냅니다. 아버지는 딸이 늘어 놓는 투정과 푸념을 어이없게 바라보는 한편으로 미안하다고 느낍니다. 그렇지만 어떡하겠어요. 딸 아이 스스로 신문보급소 일 또한 소중한 일이며 아름답게 즐기는 일이라는 걸 느낄 때까지는 받아주고 함께 있는 수밖에요. 그런데 사실은 딸 아이가 화를 내는 까닭이 있었답니다. 아버지는 잘 모르지만, 딸 아이가 좋아하는 사내 아이가 새벽마다 그 동네에서 달리기 운동을 하거든요. 딸아이는 아버지 일을 도우며 '구질구질하고 못나 보이는 자전거'를 타고 그 앞을 지나가게 되면 창피하다고 싫어하는 거예요. 딸아이는 자기가 따로 타는 멋있어 보이는 다른 자전거를 타고 신문 배달 일을 돕습니다. 하지만 무거운 신문을 가득 실을 때는 짐자전거가 아니면 참 힘들어요. 자전거가 잘 서지도 않지만 손잡이가 흔들거리면서 불안해요. 더구나 잘 달리지도 못하고요. 끝내 딸아이 자전거는 망가집니다. 무거운 신문을 잔뜩 실었으니 '멋있어 보이는 자전거'는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자꾸자꾸 넘어지다가 망가졌어요. 하는 수 없이 짐자전거에 신문을 싣고 달립니다. 그런데 이때까지는 느끼지 못한 새로움을 느껴요. 틀림없이 그 아이도 오랫동안 짐자전거를 타왔을 텐데 여태까지는 못 느낀 다름을 느끼게 됩니다. 짐자전거는 아무리 신문을 많이 실어도 넘어지지 않고 손잡이를 잡고 있으면 그다지 흔들림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때 딸 아이가 좋아하는 사내 아이가 마침 앞을 지나갑니다. 사내 아이는 "너도 하고 싶지 않은 부모님 일을 돕는구나"하고 말하며, "그래도 어쩌겠느냐"고, 우리가 도와 드려야지 하면서 "너는 참 착하다"고 말합니다. 딸 아이는 벙 뜨겠죠. 구질구질하고 못나 보이는 짐자전거를 타고 신문을 돌리는 자기를 보며 좋아 보인다고 말했으니까요. 딸아이는 그때부터 짐자전거를 새로 보는 한편 아버지 일을 돕는 거라든지, 다른 신문보급소 오빠들이 `벌이도 적고 힘도 들고 멋있어 보이지도 않는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새벽을 가르며 달리는 일이 즐겁다고 하던 말을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ㄹ.끝나지 않을 이야기 만화책 <내 마음속의 자전거>는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일이 바탕입니다. 1권부터 8권까지 오는 동안 '그래, 이런 일이 있어' '이럴 수도 있겠구나' '이런 자전거를 타고 싶다' '자전거 하나를 두고도 참 재미있는 일이 많네'하면서 손을 놓기 어려웠어요. 아마 앞으로 나올 9권, 10권, 또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나긴 자전거 이야기에 푹 빠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도 들어요. 좋으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는 저기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가까이에, 곁에 있다고요. 우리 곁에는 늘 재미나고 신나는 이야기가 많은데 우리들 스스로 그런 이야기를 제대로 못 느낀다고요. 생각해 보아요. 우리들이 서로 만나서 웃고 울고 떠들 때 나누는 이야기가 무엇이겠어요. 바로 우리들이 살아가는 그런 이야기들이야말로 참으로 우리를 웃기고 울리잖아요. 이웃집 사람들 이야기, 어릴 적 이야기,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 우리들이 살아가며 겪고 부대끼는 이야기만 하더라도 한가득입니다. 만화책 <내 마음속의 자전거>는 그런 우리들 삶 이야기 가운데 자전거를 그림감으로 삼았어요. 그래서 이 만화를 보면 자전거를 사이에 두고 우리들이 바라보고 느끼는 우리 삶을 헤아릴 수 있고 만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자전거 하나에 담는 꿈, 사랑, 믿음, 슬픔, 웃음, 울음, 기쁨, 따뜻함, 차가움까지도 느끼고 만나요. 좋은 만화, 또는 재미있는 만화를 낳는 그림감은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음을 느끼는 한편 만화책 하나를 낳기까지 참 많은 사람들 손길이 오고간다는 걸 느낍니다. <내 마음속의 자전거>를 보면 권마다 끝에 그동안 이 만화를 그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도움말을 주고 자전거를 보여 주고, 스스로도 타 보았는가를 밝혀요. 만화는 보통 공상이나 상상 작품이 많지만, 이처럼 만화가 스스로 겪고 부대끼는 일을 여러 사람들 도움을 거쳐서 나올 때에도 참 재미있는 책이 나오는구나 싶습니다. 1권 끝에 붙인 그린이 말을 한 대목 옮기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쯤, 다음 작품 회의를 마치고 담당기자 분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우리 딸 자전거를 이제 겨우 만들었어요" "전에 말씀하신 푸조 미니사이클 말입니까?" 그리고 완성될 때까지의 에피소드를 듣고 있던 담당기자 분 왈, "그걸로 작품 하나 그려 보시죠?" 그게 바로 <저 하늘처럼>(단편)이랍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거의 논픽션이라 할 수 있죠. 제 나름대론 꽤 실험작으로, 이런 마니아적인…, 잘못하면 자기 만족에 빠질 수 있는 만화를 과연 독자 여러분이 좋아하실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더군요. 그래서 뭔가 새로운 것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3년. <내 마음속의 자전거>란 긴 제목의 이야기를 그리게 됐습니다. 전 이 작품으로 어릴 때부터 자전거를 통해 안 모든 분들과 일들에 감사를 드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많은 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마음에 잔잔히 남는 형식, 즉 '1화 완결, 주인공은 손님'이라는 옴니버스 형식을 택했죠. 언덕길을 달리자면 힘들고, 비가 내리면 젖고, 페달을 밟지 않으면 앞으로 안 나가는 것.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내리막길의 즐거움, 맑은 날의 상쾌함, 자기 힘으로 나갈 수 있다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그래서 전 자전거를 사랑합니다. … <미야오 가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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