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진 - 신경숙 장편소설 - 오디오북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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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라디오 소설극장
http://www.kbs.co.kr/radio/3radio/novel/intro/notice.html

이병주 장편소설 지리산이 근 10달만에 연재를 끝내고 신경숙 장편소설 리진이 새롭게 시작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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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숙 작가가 6년이라는 긴 침묵을 깨고 펴낸 장편소설. 궁중 무희의 신분으로 프랑스 외교관을 사랑한 실존 여인, '리진'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19세기말, 시대의 역동 속에서 자기만의 운명과 사랑을 만들어간 한 여인의 모습이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졌다.

'내가 리진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사 년 전이다. 동시대인들이 보지 못했던 것을 본 대가로 깨진 유리조각들을 손에 움켜쥔 채 피 흘리고 있는 백 년 전 한 여인의 고통이 나를 엄습했다. R에게 전화를 걸어 A4용지 한 장 반 안에 갇혀 있는 그 여인을 소설로 되살려내보겠노라 했다. 그날로부터 나는 하던 일을 접고 리진을 찾아 헤맸다.'

작가 신경숙은 그렇게 이 여인, 리진과 조우했다. 그날부터 책이 나오게 된 오늘까지, 꼬박 사 년 동안 작가는 그녀, 리진에게 들려 있었고, A4용지 한 장 반 안에 갇혀 있던 그녀의 짧은 생은 신경숙의 손끝에서 자신만의 역사를 가지고 새롭게 태어났다.

왕 비의 총애 속에서 궁중의 무희로 자라나, 조선의 궁 안에서 나비와 같이 춤을 추고, 물빛 드레스를 입고 파리의 거리를 거닐고, 모파상의 작품을 불어로 낭독하던 여인은 19세기 말 과거의 여인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여인과도 같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개인의 역사는 또다른 줄기를 이루며 흘러가게 마련이다. 그렇게, 리진은 자기 자신만의 역사를, 기억을, 사랑을, 관계를 만들어나간다. 시대의 역동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여자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의 소박한 자신의 일생을 스스로 다스려낸 것이다.

따뜻하고 웅숭깊은 시선으로 현대인의 인간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던 작가는 이 작품 『리진』에서 19세기 말이라는 문제적 시대를 배경으로 조선의 궁정에서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에 이르는 광대한 스케일의 여정을 따라가는 한편 밑바닥 서민층에서 귀족과 왕족, 상인과 지식인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선보이고 있다

申京淑 1963 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야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난 신경숙 씨는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 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사는 '닭장집'에서 큰오빠, 작은오빠, 외사촌누이와 함께 한 방에서 살았다. 공장에 다니며 영등포여고 산업체 특별학급에 다니다 최홍이 선생님을 만나 문학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컨베이어벨트 아래 소설을 펼쳐 놓고 보면서, 좋아하는 작품들을 첫 장부터 끝장까지 모조리 베껴 쓰는 것이 그 수업 방식이었다. 그 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문예중앙』에 중편소설 「겨울우화」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줄거리

문득, 숨을 멎게 하는 아름다움 우리가 잊어버린 한 여자 이야기

1권
리진은 아기나인으로 궁에 들어간다. 궁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어느 날, 리진은 갓 태어난 공주와 사별한 왕비 명성황후의 눈에 띄어 각별한 사랑을 받으며 궁중의 무희로, 그리고 황후를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궁녀로 성장한다.
흥 선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문을 걸어잠그고 있던 조선은 점차 일본과 중국뿐 아니라 서구 열강들의 각축장이 된다. 조선에 새로운 문물이 밀려들어오던 때 초대 대리공사로 파견된 콜랭 드 플랑시는 왕을 알현하러 궁궐에 갔다가 우연히 리진의 고혹적인 모습을 사진에 담게 되고 첫눈에 반해 연정을 품는다.
그러던 어느 날 궁중 연회에 초대되었다가 전통 무희 의상을 차려입고 춘앵무를 추는 리진과 재회하게 된 콜랭은 리진의 우아한 자태와 동양적 아름다움에 더더욱 깊이 빠져들게 된다. 조선의 법도는 궁중의 모든 여자가 왕의 소유물이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공사는 갈등 끝에 왕에게 리진을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리진과 함께 살게 해달라고 청하는데……

2권
나라의 부름을 받고 리진과 함께 프랑스로 돌아온 콜랭은 리진이 서양 문화를 익혀 파리의 귀족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개인교사를 붙여준다. 총명할 뿐 아니라 아름답고 우아하며 예능적인 재능 또한 뛰어났던 리진은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고 파리 생활을 시작한다. 봉건적 사회에서 노예나 마찬가지였던 신분에서 벗어나 마음껏 자유를 누리게 된 리진은 곧 파리 사교계의 꽃으로 주목받으며 모파상을 비롯한 문화 예술계 인물들과 교유한다.
최초로 파리에 유학 온 홍종우를 만나 조선의 소설을 프랑스어로 번역 출판하기도 하면서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펼쳐가던 리진에게 큰 불행이 찾아온다. 임신한 줄도 모른 채 아이를 유산하게 된 것이다. 아기를 잃은 슬픔과 조선 산천에 대한 향수, 궁중악사 강연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해 우울증과 몽유증세까지 보이게 된다.
휘몰아치던 사랑의 열정이 가라앉은 것일까. 콜랭과의 사이에도 점차 거리감이 생기고, 육체는 나날이 쇠약해진다. 콜랭은 리진을 위해 동양식의 규방을 꾸며 리진의 향수병을 달래주려 하지만 근본적인 고독을 치료할 수 없음을 깨닫고 리진과 함께 조선으로 돌아온다.
이 무렵 홍종우도 갑신정변의 주도자 김옥균을 상해에서 암살해 그 시체를 가지고 한양에 돌아온다. 홍종우는 파리에서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던 것에 대한 애증으로 리진이 조선에 돌아왔으니 궁중 무희의 옛 신분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리진을 곤경에 빠뜨리는데



오랜만에 새 소설을 낸다. 장편소설로는 『바이올렛』을 2001년에 냈으니 육 년 만인가보다.
책만 내지 않았을 뿐 나로서는 필사적으로 문학을 생각했던 시간들이었다고 해도 육 년 만이라니……

작가 신경숙이 육 년이라는 오랜 침묵을 깨고 내놓은 장편소설 『리진』.

' 내가 리진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사 년 전이다. 동시대인들이 보지 못했던 것을 본 대가로 깨진 유리조각들을 손에 움켜쥔 채 피 흘리고 있는 백 년 전 한 여인의 고통이 나를 엄습했다. R에게 전화를 걸어 A4용지 한 장 반 안에 갇혀 있는 그 여인을 소설로 되살려내보겠노라 했다. 그날로부터 나는 하던 일을 접고 리진을 찾아 헤맸다.'

작가 신경숙은 그렇게 이 여인, 리진과 조우했다. 그날부터 책이 나오게 된 오늘까지, 꼬박 사 년 동안 작가는 그녀, 리진에게 들려 있었고, A4용지 한 장 반 안에 갇혀 있던 그녀의 짧은 생은 신경숙의 손끝에서 자신만의 역사를 가지고 새롭게 태어났다.

'행여 파리에 그녀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까 싶어 틈이 나면 파리로 건너가 그녀의 행적을 뒤졌다. 백 년 전에 어쩌면 그녀가 살았을지도 모를 아파트 주위를 배회했다. 파리의 19세기 풍경을 짐작해보려 복식박물관이며 밀랍박물관이며 백 년 전 파리 건축물의 외형 빛깔을 거의 비슷하게 간직하고 있다는 본의 거리들을 온종일 헤매다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작가는 19세기 말 그녀의 행적을 원고지 위에 고스란히 옮겨놓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작가가 쫓아다닌 그녀의 삶은 과거의 그것이 아닌, 그녀만의 것이 되어 오늘의 지도를 만들고 있다. 그가 누구인가. “마음의 현존을 그려내는 현재형 묘사의 작가”, 그것을 통해 90년대 문학의 한 흐름을 만들어냈던 이가 아닌가. 이 작품이 역사 속의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면서도 역사소설이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어느 시대이든 소설은 인간의 이야기이다.
무슨 이야기를 써도 인간적인 삶은 어떤 것인가에 시선이 가게 되어 있다.
나는 이 소설을 역사소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리진이라는 여자를 복원시키는 일은 서로 완벽한 타자들이었던 존재들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서로의 삶 속에 끼어들고 어떻게 친밀감을 느끼고 어떻게 서로를 구경하며
종내는 어떻게 생을 다하는가 재구성하는 일이기도 했다.
리진의 주변 인물을 통해 상황논리에 의해 강한 자가 밀고 들어오는 근대가 아니라
스스로 타자를 인식한 소박한 개개인이 성취해나간 근대인의 초상 같은 걸 그려보고자 함도 있었다.'

작 가 자신, 이 소설을 역사소설로 보고 있지 않지만, 왕비의 총애 속에서 궁중의 무희로 자라나, 조선의 궁 안에서 나비와 같이 춤을 추고, 물빛 드레스를 입고 파리의 거리를 거닐고, 모파상의 작품을 불어로 낭독하던 여인은 19세기 말 과거의 여인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여인과도 같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개인의 역사는 또다른 줄기를 이루며 흘러가게 마련이다. 그렇게, 리진은 자기 자신만의 역사를, 기억을, 사랑을, 관계를 만들어나간다. 시대의 역동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여자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의 소박한 자신의 일생을 스스로 다스려낸 것이다.


'생각해보면 리진을 생명을 가진 인간으로 태어나게 해
다섯 살 때 아기나인의 신분으로 어두운 궁궐로 들여보낸 것까지만 내가 한 일 같다.
리진이 궁중 무희로 성장한 후부터는 이 아름답고 총명한 처녀가
오히려 글을 쓰고 있는 나를 그윽이 바라보며 안내하는 느낌이었다.
내가 늦으면 기다려주고 내가 헤매면 등불을 비춰주었다.'

그것은 작가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순간 ‘리진’은 소설 속 아리따운 주인공에서 그치지 않고, 역사 속에서, 그리고 자신만의 역사 속에 홀로 선 한 개인이 되어 읽는이에게 다가온다.


'리진을 쓰는 동안 나는 충만했다.
나 자신이 외국인이 되어 백 년 전의 조선 땅을 여행하는 듯했다.
친숙한 것, 내가 다 아는 것이 아니면 소설로 쓸 엄두를 못 내던 내게는 새로운 영지였다.
서사를 요구하는 시대지만 나는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격렬한 서사의 숨을 죽이려고 노력했다.
활극이나 신파나 인간승리의 작품이 되는 것을 저어했기 때문이다.
소설은 승리보다는 패배의 서사와 운명을 같이한다고 여긴다.
어떻게 윤리적으로 바르게 잊혀지는가가 인생이기도 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만날 사람은 만나듯이 리진의 서사는 내가 밀어넣어도 넣어도 고개를 디밀고 올라왔다.
저절로 찾아든 이야기의 두께가 리진의 몸통이 되어준 것은 이 작품을 쓰며 거둔 즐거운 수확이었다.'

따 뜻하고 웅숭깊은 시선으로 현대인의 인간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던 작가는 이 작품 『리진』에서 19세기 말이라는 문제적 시대를 배경으로 조선의 궁정에서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에 이르는 광대한 스케일의 여정을 따라가는 한편 밑바닥 서민층에서 귀족과 왕족, 상인과 지식인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기존의 섬세하고 울림이 큰 문체를 유지하면서도 부피 있는 서사를 접목시켜 역사의 격류에 휩쓸린 한 여성의 운명과 사랑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려놓았다. 한 호흡에 읽히면서도 다채로운 의미를 내장하고 있는 장편소설 『리진』은 신경숙 문학의 새로운 전환을 알리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오 래 전에 글을 쓰는 일은 무엇인가를, 누군가를, 잊기 위한 마음 연약한 자가 의지하는 마지막 보루 같은 행위라고 했던 적이 있다. 쓰는 자는 잊고 타자가 기억해주기를 . 소설가로 산 지난 이십삼 년 동안 나는 씀으로써 잊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근자에 그 잊어버렸다고 생각한 일들이 파도처럼 밀려드는 밤들이 늘어났다. 다 잊을 수 없었던 것은 가까이 다가가 원없이 소진시키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시 내 앞에 밀려드는 또다른 시간 속에선 사람을 대하는 일이든 글을 쓰는 일이든 한 발짝 더 가까이 가보려고 한다.
자, 이제 백 년 전의 한 여인을 백 년 후의 이 세상으로 내보낸다. 리진…… 당신이 사람들 속에 사
랑스럽게 섞여 다시 잊혀지는 일 없이 현재형으로 존재하게 되기를 바란다.
리진은 이제 작가의 손을 떠나 사람들 사이에 홀로 섰다. 길지 않은 일생을 아름답고도 외롭게 살았던 한 여인에게 곁을 내어주고 함께 호흡하기를, 그의 생이 뿜어내는 향기에 흠뻑 취해보기를……


왕실의 무희는 매우 아름다운 용모로 다른 무희들과는 구분되었다.
그것은 유럽인의 눈으로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 젊은 외교관이 이 무희의 우아함과 매력에 깊은 인상을 받아 그녀를 원하게 되었다..
유럽으로 돌아오라는 부름을 받은 그 대리대사는 매일매일 그 젊은 한국 여인에게서 발견되는
지적인 매력에 이끌려 그녀와 헤어지기를 원치 않게 되었다.
--- 이폴리트 프랑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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