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내 사촌동생 현호와 거의 비슷한 스토리...
왠지 환자의 모습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지고.. 가족들에게서도 이제 얼마 안남았구나라는 감정이 느껴진다...
환자도 낳을수 있다는 희망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고, 가족들도 꼭 낳을것이라는 마음이 꼭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해도 낳을까말까인데.. 치료해보고 되면 좋고.. 아니면 어쩔수 없다라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안타깝다...
어짜피 떠난 내 사촌동생은 어쩔수 없지만.. 당신은 꼭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가족, 부인, 아들을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신 자신을 위해서...
방송 일시: 2006년 7월 10일(월) ~ 7월 14일(금)
채 널: KBS 2TV 오후 8:55 ~ 9:25
프로듀서 : 김용두
슬픔에 대처하는 두 가지 방법.
슬픔 앞에 가장 솔직한 모습은 절망이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기적으로 그것을 이기려는 간절한 염원이다.
밥을 지었다하면 삼층밥이기 일쑤인
결혼 1년차 새댁 이현주(27)씨.
그녀에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두 사람이 있다.
올해 29살인 남편 이정래씨와
이제 100일이 막 지난 아들 용민이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해야 하는 그녀의 신혼 일기가 눈물로 얼룩지게 된 건,
불과 두 달 전 부터.
신장 185cm에 85kg의 건장했던 남편의 몸 속에 8개의 암 덩어리가
무서운 속도로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그녀는 슬픔에 대처해야한다.
때로는 절망의 가장 밑바닥까지 떨어지지만,
좌절로 채우기엔 너무 소중한 시간이기에..
그녀는 슬픔을 가린 웃음으로 사랑을 전한다.
그리고 그런 아내와 막 태어난 아들을 위해
모래시계가 주어진 남편 정래는 눈물의 파티를 준비하는데...
#. 내 남편의 모래시계
이정래(29)씨와 이현주(27)씨는 지난해 5월 결혼을 한 신혼부부다.
자동차 동호회에서 만나 2년여의 열애 끝에 결혼에 성공한 두 사람은 남부럽지 않은 닭살 애정을 과시 해왔다. 사랑 많은 새신랑, 애정 많은 새신부. 1년 전 부부는 그렇게, 많은 하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서로의 네 번째 손가락에 다짐을 걸어 넣었다. 그리고 지난 3월, 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 용민(1)이가 태어났다. 엄마 아빠의 축복 속에 세상으로의 첫 나들이를 시작한 용민이는 부부의 행복전선을 더 깊고 크게 드리우게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에게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 닥쳐왔다. 용민이가 태어난 지 보름째 되던 날, 남편 이정래씨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것이다. 평소 야근 근무가 많았던 터라 고질병으로 앓아온 단순 소화불량을 치료하기 위해 들른 병원에서 전한 청천벽력과 같은 선고였다.
솟아오른 새싹들 틈으로 따사로운 봄볕이 내리쬐던 3월. 남편의 입에서 전해진 청천벽력은 만우절 장난이라고 하기에 너무 이른 거짓말이었다. 오진이기를, 병명이 잘못되었길, 그렇지 않다면 이름 끝자락에 붙은 ‘말기’라는 글자만이라도 떼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이정래씨의 간 곳곳에는 이미 여덟 개의 암 덩어리가 자리를 틀었다고 했다. 두 달째 이어진 투병생활. 암 덩어리의 빈 곳에는 간경화가 야속하게 자리를 비집었고, 이제는 간으로 이어지는 혈관조차 막혀버렸다.
#. 아름다운 거짓말
갑작스레 환자가 된 남편. 때때로 엄습하는 고통에 지그시 입술을 깨무는 정래씨를 바라보는 현주씨의 마음은 그 누구보다 산산이 찢어지기 일쑤였다.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것 전부라도 주고 싶었던 아내는 남편과 다른 자신의 혈액형을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른다. 지나가는 건장한 사람만 봐도 혈액형을 묻곤 하는 아내는, 무엇이든 잡고 남편의 기적을 붙들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더 이상 쏟아낼 것이 없을 정도로 눈물도 많이 흘리고,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도 올렸다. 위로도 하고, 원망도 하고, 이 모든 게 자신의 죄인 것만 같아 책망도 했다.
하지만 아내는 갑작스레 불어 닥친 폭풍우를 이겨내기로 했다. 오늘도 남편 손을 잡은 아내는 시종일관 미소를 짓는다. 눈물은 언제나 남편의 등 뒤에서 뿐이다. 자신과 아들, 그리고 가족을 위해 이를 악문 남편에게 지친 눈물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눈물을 쏟더라도, 남편을 만나기전엔 웃는 연습을 하는 현주씨. 아침마다 아들의 사진을 찍어 남편에게 보내고, 남편의 홈페이지에는 아직은 답이 달리지 못한 사랑의 메시지기 쌓여가는 중이다. 남편의 무거운 마음을 덜고자 아이때문에 그만두었던 일도 다시 시작한 아내. 병상에 누워있는 남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회사에서 있었던 일, 만난 사람들 얘기를 웃음을 섞어 늘어놓는다. 영수증이 하나도 없는 가계부를 썼다고 남편에게 놀림을 받지만 아기 기저귀 가방, 모빌 하나에 대한 씀씀이도 남편에게 전하고, 천정에 장난감을 다는 일에도 당신이 꼭 필요하다며 남편의 어깨를 올려주는 현주씨. 희망인지, 절망인지. 그것의 저울질 전에, 두 사람에게는 간을 잠식한 암 덩어리보다 더 큰 사랑이 온 몸 가득을 채우고 있다. 남편의 암마저 사랑하는 신부. 아내는 그렇게 세상 가장 아름다운 거짓말쟁이가 됐다.
#. 가슴 타는 7남매
남편 이정래씨는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누구보다 우애 깊은 7남매는 암 선고를 알리는 막내 동생의 문자에 가슴팍을 두드렸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비보였다. 남매들은 앞 다투어 검사를 받았다. 살아온 시간이 너무 짧은 막내. 동생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무엇이라도 떼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정래씨를 제외한 6남매는 10여 년 전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모두 보균자라는 판정을 내리며 의사는 고개를 저었다.
막내의 아픔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제 살갗을 도려내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던 형제들은 동생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닥치는 대로 잡아보기 시작했다. 20살 차이가 나는 큰 형 이은래(49)씨는 다니던 직장생활도 접고 동생 곁을 지켰고, 병원 가까이에 사는 형제들은 물론, 고창, 영광, 진주에 사는 형과 누나도 수시로 서울을 오가며 막내가 이겨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 눈물의 파티
파티는 누군가를 위한 축복의 시간이다.
이제 부부는 두 사람 아니, 아들까지 세 사람을 위해 파티를 준비한다.
자동차 동호회에서 만난 부부. 아내는 결혼 1주기를 맞아 차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몰래, 남편이 타고 싶어 했던 자동차 시승식을 준비한다. 오랜만의 데이트가 행복한 부부는 드라이브를 즐기며 추억을 만들고, 결혼 전 데이트때 단 한번도 가보지 못한 까페로 남편을 이끈 현주씨는 정래씨만을 위한 감격스러운 파티를 선물한다.
남편 또한 사랑하는 아내와 이제 갓 100일을 맞은 아들을 위해 파티를 준비하는데..
이를 축복하기 위해 모인 많은 사람들을 앞두고 정래씨는 아내와 아들, 자신의 가족을 위한 약속과 다짐을 선물한다. 온기 어린 손을 맞잡고 미래를 약속하는 가족. 눈물지으며 행복한, 그 아름다운 사람들의 잔치 속으로 모두를 초대한다.
“빨리 일어나야지…”
“차라리 거짓말이라면, 아니 꿈이라면…” 지난해 5월 결혼한 이현주씨(27)는 남편 몰래 눈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다.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을 이씨 부부가 함께 기거하는 곳은 신혼집이 아니라 병원이다. 남편 곁을 지키다 눈자위가 촉촉해 지면 이씨는 남편에게 눈물을 보이기 싫어 병원 복도로 나와 참았던 눈물을 쏟는다.
달콤한 그의 신혼일기가 눈물로 얼룩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누구보다도 건장(185cm, 85kg)했던 남편(이정래ㆍ29)의 몸속에 커다란 암 덩어리가 무서운 속도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다.
2년여의 열애 끝에 결혼에 성공한 이씨 부부의 신혼생활은 ‘행복’ 그 자체였다. 고운 햇살이 내리쬐는 지난 3월 아들(용민)이 태어나자 두 사람은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뻤다. 그러나 이들에게 예상치 않은 시련이 닥쳤다. 용민이가 태어난 지 보름 째 되던 날. 이씨의 남편이 ‘간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았다. 평소 야근이 잦았던 그의 남편이 고질병으로 앓아온 소화불량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청천벽력과 같은 선고를 받은 것이다.
“아들아, 사랑하는 내 아들아”
의사의 오진이기를, 병명이 잘못되었기를 간절히 바라던 이씨는 남편의 병명 끝에 붙은 ‘말기’라는 단어만이라도 떼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간으로 이어지는 혈관조차 막혀버린 남편의 간에는 여덟 개의 암 덩어리가 둥지를 틀었고 암 덩어리가 없는 곳에는 간경화가 자리 잡았다.
갑작스레 말기 암 환자가 된 남편. 때때로 엄습하는 고통 때문에 지그시 입술을 깨무는 남편을 바라보는 그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진다. 할 수만 있다면 남편에게 자신의 전부라도 주고 싶었던 그는 혈액형이 남편과 다름을 원망하고 또 원망했다.
그동안 눈물샘이 마를 정도로 많은 눈물을 흘린 그는 남편을 위해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고 작정한 그는 험한 폭풍우를 견뎌내기로 맘먹었다. 아내와 아들, 그리고 가족을 위해 이를 악문 채 투병중인 남편에게 자신의 지친 눈물이 걸림돌이 될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을 찾아 나선 이씨는 남편 앞에서 눈물을 감춘 해 애써 미소를 짓는다. 아내의 웃음 속에 담긴 고통의 크기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의 남편은 사랑스런 아내를 위해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현실에 눈물을 떨군다.
남편을 위한 눈물의 기도
이씨는 남편에게 주어진 상황이 희망적인지, 절망적인지 저울질하지 않는다. 다만 남편의 간을 잠식한 암 덩어리보다도 더 큰 사랑으로 남편을 감쌀 뿐이다. 남편에게 주어진 삶의 ‘모래시계’를 연장시키기 위해 이씨는 오늘도 남편의 손을 꼭 잡는다. 이들 부부의 슬픈 사랑이야기는 KBS <인간극장>을 통해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