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슬픈 이야기라기보다는 할머니와 손녀와의 헤어짐속에서 진한 사랑을 느낄수 있었던 방송...
아버지가 이혼후에 딸을 엄마에게 맡기게 되었는데, 곧 데리고 가겠다고 하다가 오늘내일 미룬것이 벌써 6년이 지났고, 이제는 아이에게 도심 생활과 공부등을 시키겠다고 데리고 가는데, 너무나도 서운해서 딸을 데리러온 아들의 얼굴도 마주치지 않은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보며 항상 죄송하고, 안타깝지만... 도시로 같이 올라가자는 말에는 절대 싫다고 거부를 하시는 어머니... 그렇게 헤어지고, 마지막에 다시 할머니를 찾아와 할머니를 부르고, 품에 안기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고, 행복해 보이는지...
암튼 그렇게 2010년 휴먼다큐 사랑이 끝이나고, 2011년판 휴먼다큐 사랑을 기다려야 할듯...
내년에 또 좋은 작품으로 찾아와 주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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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집으로
기획: 정성후 연출: 김현기 작가: 노경희
2010년 6월 25일(금) 밤 10시 55분
산골소녀 가은이와 정 많고 눈물 많은 할머니
단둘이 함께한
시골집에서의 6년
그리고 이별...
행복했기에 그리운 시간들 속으로...
경남 산청, 읍내에서도 외길로 30분을 더 들어가는 산골마을에서 단둘이 살고 있는 친할머니(강두래,63)와 손녀
가은이(11). 막 5살이 되던 해, 아빠(이용재,39)의 이혼으로 가은이가 할머니 집에 맡겨진지 벌써 6년이 지났다.
어느덧 가은이는
할머니 삶의 전부가 되어버렸고, 늘 가은이 곁에 있어준 단 한 명의 가족 역시 할머니뿐이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예정된 이별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는데... 함께한 6년의 시간이 끝나고서야 알게 된 소중한 서로의 빈자리. 가족이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이며, 자식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과정인지에 대한 깨달음은 언제서야 찾아드는 것일까?
◆ 따뜻한 할머니 품에서 정(情)을 먹고 자란
아이
20가구도 채 안 되는 시골마을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6년을 지낸 산골소녀. 귀여운 사투리와 까무잡잡한 피부, 조금은
슬퍼 보이는 큰 눈망울을 가진 가은이다. 피자나 햄버거보다 할머니가 쪄주는 감자와 고구마가 더 맛있고, 값비싼 게임기보다 송아지와 노는 걸
좋아하는 아이. 한없이 어리광을 부리다가도 할머니에게 짐짓 훈계도 할 줄 아는 새침때기다.
이제 무엇이든 함께 하는 것이 당연한 두
사람. 논밭에 일하러 나갈 때도, 외양간을 청소할 때도, 읍내로 나들이 갈 때도 언제나 함께이다. 가은에게 있어 할머니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얘기하고 투정도 부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 할머니 역시 바쁜 농사일로 성할 곳 없는 무릎에 파스를 붙여주며 걱정해주는 가은에게서 아들 삼형제를
기를 때는 몰랐던 살가운 정을 느낀다. 따뜻한 보살핌과 아웅다웅이 함께하는 두 사람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
고맙습니다, 할머니 그리고 어머니
가난한 살림에도 번듯하게 키워낸 3남 1녀가 유일한 자랑거리였던 할머니지만, 6년 전 처음 가은이가 시골집에 온
날을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 둘째 아들(가은 아빠)의 갑작스런 이혼으로 충격 받은 할머니에게 덜컥 손녀까지 맡겨졌다. 다 늙어서 저 어린 것을
어찌 키울까 걱정도 많았지만, 혼자서 마음 고생하는 아들이 안쓰러워서라도 힘닿는 데까지 키워주마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가은이가
커갈수록 부모 대신 할머니 손에 자란 탓에 부족한 것이 많은 것 같아 늘 걱정인 할머니. 하지만 밭에서 돌아오면 반겨주고 말벗이 되어주는 유일한
식구 가은이가 더 의지가 되곤 한다.
◆ 나는 주말아빠
진주 시내에서 우편배달부로 일하는 가은이 아빠 이용재씨. 1~2주에 한번 휴일마다 가은이를 보러 오는 주말아빠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지만 구슬치기도 하고 학교 숙제도 봐줄 수 있어 그나마 아빠 노릇을 해줄 수 있는 것이 행복하다.
하지만
바쁜 농사일에 가은이까지 맡아 기르는 어머니가 부쩍 늙어 보일 때마다 죄송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집에 올 때면 부러 양 손 가득
먹을거리도 사오고 농사일도 많이 도와드리지만, 무거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학창시절부터 늘 걱정만 끼치던 못난 아들인 자신보다 할머니 마음을
잘 헤아리는 가은이를 보며 위안을 삼지만, 이제 곧 4학년이 된다는 사실에 용재씨는 그동안 미뤄둔 일을 떠올리는데...
◆ 예정된 이별 앞에서
지난 2월. 새 학기를 앞두고 할머니와 가은이에게 용재씨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이제 4학년이 되는 가은이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도시(진주)로 데려가 함께 살겠다는 것. 자식은 부모가 직접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은이의 빈자리를 생각하면 목부터 메이는
할머니. 용재씨 역시 외롭게 혼자 지내게 될 어머니 생각에 또다시 불효를 하는 게 아닌지 괴롭지만 끝내 결심을 굳히고, 할머니도 가은이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린다.
드디어 할머니 집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 할머니는 가은이가 먹고 싶어 해도 잘 사주지 못했던 삼겹살을 구워주며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하나 둘 꺼낸다. 그렇게 두 사람의 6년간의 동거가 끝나는 이별의 순간이 찾아오고... 아빠
손을 잡고 하염없이 뒤돌아보며 가은이가 떠난 빈집에 할머니만 홀로 남게 되는데...
◆ 가족이기에 하지 못한 이야기들
▶ 강두래 할머니 인터뷰 중
“엄마가 애를 봐줘야 되겠다 하면서 데려다 놨는데 참
막막하더라고요.
내 몸도 아프고 앞가림도 못하는데 어떻게 하나 싶고...
니 새끼 니가 키워라 하면 됐을 텐데, 자기도
힘들게 사는데 싶어서...”
“요즘 엄마들이 자식들한테 얼마나 정성을 쏟는데...
내가 아무리 열심히 키운다고 키워도
엄마가
해주는 거하고 할머니가 해주는 거하고 다르지.”
▶ 가은이 인터뷰 중
“할머니랑 떨어져 사는 게 상상이
안 되는 건 아닌데...
떨어지기 싫어요, 할머니랑.
제가 없으면 할머니가 정신이 없어가지고 가스 불 켜놓고 나갔다가
집에 불나면 어떡하나 걱정이 돼요”
“저는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어요.
여기는 같은 반 친구가 1명밖에 없거든요.
친구 많으면
생일파티 초대도 많이 받고 좋잖아요.”
▶ 이용재씨 인터뷰 중
“제일 꼴통아들이죠. 다른 형제들은 잘만
사는데
나 혼자 이렇게 살고 가은이까지 맡겼으니...
그래도 저도 자식이니까 그런 게 있잖아요.
내가 이렇게
해도 우리 어머니는 이해해 주실 거라고...”
♣ 2010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마지막 편 <아빠의 집으로>의
내레이션은
배우 공형진씨가 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