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걸고 이판사판이다, 에라 이판사판이다, 궁지에 몰려 이판사판 합이 육판이다라는 말을 하고는 하는데, 책을 보다가 어떻게 유래된 단어인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명사] 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게 된 지경.
理(다스릴 이)
判(쪼갤 판)
事(일 사)
判(쪼갤 판)
[사자성어] 이판(理判)과 사판(事判)이 붙어서 된 말로, 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게 된 지경(地境)을 뜻함
네이버사전에 보니 위처럼 정의되어 있네요~
유래를 찾아보니 고려시대에 불교의 폐해가 극에 치달았고, 조선시대를 맞이하면서 불교탄압의 숭유억불정책을 펼쳤는데, 이때 스님들이 대략적으로 두부류로 나누어 졌다고 합니다.
사판승[事判僧:산림승, 살림승(山林僧)]은 절이 사라지는것을 막기 위해서 기름, 종이, 신발 등을 만들어서 절을 유지했던 스님들이였고, 이판승[理判僧:공부승(工夫僧)]은 속세를 피해서 산에 은둔하면서 참선과 독경으로 불법을 공부하는 스님이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봤을때는 좋은뜻이어야 하는데, 부정적인 의미가 된데에는 정치적으로 조선시대에 이 둘간에 반목도 없지 않아 있고, 정책적으로 이간질등을 시켜서 불교를 억압했다고 하더군요.
고려시대나 인도의 승려같은 경우는 신분계급으로 최상위 계층이였지만, 조선시대에는 최하위계층에 속해있어서 성과 궐의 내부에 출입도 통제가 될정도였다는데, 당시 최하위계급인 중으로 출가를 하기 위해서 이판승이 될껀지, 사판승이 될껀지를 정해야 했는데, 그래서 이판사판이라는 말이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도 하나의 유래입니다.
결과적으로 막다른 어려운 상황에서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뜻으로 보시면 될듯한데, 비슷한 말로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와 비슷한 뜻이라고 보면 될듯 합니다.
뭐 다양한 유래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는데, 이판사판 화엄경이라는 책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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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검색을 하다보니 선사판 후이판(先事判 後理判)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먼저 사판을 하고, 나중에 이판을 하라는 뜻으로 처음에는 현실을 선입견이나 편견없이 올바로 바라보고, 합리적으로 눈에 보이는것을 통해서 판단하고, 나중에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라는 뜻인데, 참 좋은 말이고 살아가면서도 꼭 유념해야 할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직장생활에서 보고서를 쓸때는 자신의 생각은 배제하고,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서술해야 하는 경우나 신문기사를 쓰는 기자나 정치에 대해서 바라볼때도 진영논리나 팬덤에 빠져서 무조건 판단하지 말고, 우선은 선사판의 자세로 자료를 수집하고, 그를 통해서 합리적인 판단과 선택을 하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학자의 경우에는 선이판, 후사판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먼저 가설을 세우고, 이후에 그것에 대한 증거와 사실을 통해서 가설을 검증하는 방식이 떠오르네요~(가설연역법, 귀납법 등의 단어도 오래간만에 떠오르네요~)
암튼 이판사판이라는 단어 자체는 살아가는데 있어서 참 좋은 의미를 가진 단어인듯한데, 현실적으로 쓰이는 방식은 좀 아쉽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