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가지 기본적인 경제원리와 최신의 경제학 원리등을 실제 예를 들어서 설명해 준 책...
예전에 북세미나에서 너무 멋지게 강연을 듣고 읽게 되었는데, 무엇보다고 희소성의 원칙, 정보, 게임이론 등 내가 하는 일.. 아니 인생에서도 많이 도움 받을 분야가 많다.
다만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서 책을 읽는데 진도가 잘 안나간다.. 어느부분은 술술 읽히고, 어느 부분은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듣기가 힘들고...-_-;;
암튼 이 책을 제대로 읽고 난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보이지 않는 실제 세상이 조금 더 잘 보이고, 원리를 이해하게 되며, 조금 더 경제적으로나 인생학적으로 수준이 높아 질것이다.
아~ 머리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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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요약본 - 감추기
▣ Short Summary 이처럼 이 책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적절한 사례를 통해 희소성, 내부정보, 효율성, 시장의 힘, 게임이론 등 중요한 경제학의 개념들을 은연중에 다루면서 이런 힘들이 우리의 경제생활과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조명한다. 왜 쓸만한 중고차를 살 수 없는지, 왜 가난한 나라는 계속 가난한지, 왜 스타벅스는 우리 호주머니의 돈을 한푼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머리를 쓰고 있는지 등의 흥미롭고 재치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 책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근원적인 작동원리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 경제학을 쉽고 재미있게 알고자 하는 사람들, 그리고 공정한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공무원 등 모든 사람들에게 흥미로우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왜 런던, 뉴욕, 워싱턴, 도쿄의 커피는 비쌀까? 흔히 커피숍이 높은 임대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커피 값이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비싼 임대료는 건물주가 마음대로 정한 것이 아니다. 데이비드 리카도는 높은 임대료를 받으려면 그 땅에서 나는 곡식의 가치가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론을 커피숍에 적용해 보면 생산되는 곡식의 가치가 높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객들이 커피에 대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경우에만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즉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커피에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는 용의가 높은 임대료를 형성하는 주요인이다. 커피숍은 전철역 같이 목 좋은 장소에 위치해야 한다. 이런 장소에는 중국음식점이 들어설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는 전철역이 중국 음식을 팔기에 적당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임대료가 싸면서도 중국음식을 팔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음식을 찾는 고객들은 덜 급하기 때문에 좀 더 걸어갈 의향이 있으며 아니면 배달을 시키면 된다. 반면 커피숍의 경우에는 저렴한 임대료가 가격에 둔감한 고객을 잃음으로써 입는 손실을 보전해주지 못한다. 리카도에 따르면 지대가 상승하는 원인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좋은 땅에서 생산되는 곡식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고, 둘째는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좋은 땅에 많은 돈을 지불할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농부들이 지대를 내고 목초지를 경작하거나, 지대를 내지 않고 초원지대에서 농사를 짓는 방안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하자. 그러다가 초원지대에서의 경작이 법으로 금지되면 농부들은 목초지를 빌리기 위해 경쟁을 해야 하며, 그들이 지불해야 하는 지대 역시 상당히 인상될 것이다. 현재 런던 부동산 시장에도 이런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런던의 부동산이 비싼 이유는 그린벨트 때문이다. 그린벨트는 런던이 주변 지역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을 막는 효과 뿐 아니라, 막대한 돈이 런던 거주자로부터 런던의 지주들에게 흘러들어가게 하는 효과가 있다. 초원지대의 경작을 금지하면 목초지의 지대가 상승하는 것처럼 런던의 집값과 임대료는 그린벨트로 인해 더욱 올라가는 것이다. 지주와 경영자는 경쟁을 회피하고자 할 뿐만 아니라 독점적 지대를 향유하기를 원한다. 노동조합, 로비집단, 전문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하는 사람들, 심지어 정부조직조차 독점적 지대를 좋아한다. 매일 우리 주변의 사람들은 경쟁을 피하려 하거나 이에 성공한 다른 사람의 보상에서 이득을 얻고자 한다. 사람들이 경쟁을 방지하는 흔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폭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조직범죄자는 사람을 폭행하고 총으로 죽이면서 라이벌 조직이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서 커다란 이익을 챙기려 한다. 마피아 조직은 도매세탁업 같은 합법적 비즈니스에 관여하고 있는데 TV 시리즈를 보면 마피아가 레스토랑에 세탁 비용을 과다하게 청구함으로써 돈을 갈취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익이 많은 사업은 경쟁을 유발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안전을 위협받기 때문에 새로 진입하는 경쟁자가 드물다. 진입장벽을 높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폭력이 아니라 조직의 효율성이다. 길거리 갱은 이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마피아는 가지고 있다. 다행스럽게 우리가 살고 있는 고상한 지역에서는 폭력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 만 그렇다고 경쟁자를 곤경에 빠뜨리는 다른 방법이 강구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분명한 사례가 바로 노조이다. 노조는 임금과 근로조건이 하락하는 것을 막지만, 한편으로 근로자의 공급을 줄여 경쟁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의사, 변호사, 회계사 같은 전문직은 가상의 그린벨트를 만들어 잠재적인 경쟁자들이 개업하는 것을 막고 있다. 가상 그린벨트의 전형적인 형태는 자격을 얻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게 하는 것과 매년 새롭게 자격을 취득하는 사람의 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우리를 무자격 전문가로부터 보호하는 많은 조직들이 사실은 자격전문가들의 높은 수입을 보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조지 버나드 쇼가 전문직 종사자들을 ‘일반인을 상대로 한 음모단’이라고 칭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2장 슈퍼마켓이 감추고 싶어 하는 비밀 돈을 벌려면 가격에 둔감한 고객을 찾아야 한다. 가격에 둔감한 고객을 발견하는 첫 번째 방법은 개별 표적화 전략이다. 각 고객을 개별적으로 평가하여 그가 얼마나 지불할 것인지에 따라 가격을 매기는 것이다. 기업들은 고객을 표적화하기 위해 정교한 방법을 사용하는데, 아마존 같은 인터넷 소매점이 고객의 컴퓨터에 추적 수단을 심어놓고 고객 하나하나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두 번째 방식은 다른 그룹의 사람들에게 서로 다른 가격을 제시하는 그룹 표적화이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에 있는 디즈니월드는 지역주민에게 50%를 할인해 주고 있다. 지역주민에게 가격을 할인해 줄 경우 이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외지 관광객들은 입장료가 싸건 비싸건 반드시 들어오게 되어 있기 때문에 할인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개별 표적화 전략은 많은 정보가 필요할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기 때문에 채택하기 어렵다. 반면 그룹 표적화 전략은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사람들에게 호의적으로 수용된다. 가격에 둔감한 고객을 찾는 가장 영리한 방법은 스타벅스가 사용하는 ‘자기 고백화’ 전략이다. 스타벅스는 양이 다른 제품(예: 스몰 카푸치노, 라지 카푸치노)이나 내용이 다른 제품(예: 휘핑크림 첨가 커피, 공정무역 재료 커피)을 다양한 가격대에 판매한다. 스타벅스는 이를 통해 고객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가격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스스로 드러내게 만든다. 큰 용량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초콜릿 파우더나 휘핑크림을 조금 더 사용하더라도 원가에는 1~2센트의 미미한 차이밖에 없다. 그렇다고 바가지를 씌우는 것은 아니다. 생산원가가 비슷한 제품에 다양한 가격을 매겨 놓음으로써, 가격에 민감한 고객과 둔감한 고객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즉 스타벅스는 커피 값을 후하게 지불할 사람을 완벽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고객 스스로 선택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어 놓은 것이다. 슈퍼마켓의 가격 표적화는 높은 경지에 도달했으며, 이를 위해서 여러 가지 전략을 개발해왔다. 런던 리버풀 역에 있는 막스앤스펜서 식료품 매장의 물건 가격은 역세권의 희소성 가치 때문인지는 몰라도 500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무어게이트 매장보다 15% 비싸다. 하지만 가격 차이를 알면서도 런던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 중에 푼돈을 아끼려고 몇 블록을 더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슈퍼마켓이 자연스레 가격을 높여 돈을 갈취하는 방법 중 하나는 유기농 식품의 유행에 편승하는 것이다.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 유기농 식품은 추가적인 비용을 훨씬 넘어서는 마진을 슈퍼마켓에 주고 있다. 영국의 슈퍼마켓은 흔히 유기농 식품을 한곳에 모아 진열하는데, 겉으로는 고객편의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유기농 고객들이 일반 대체 식품의 가격과 비교하지 못하게 하려는 이유도 있다. 가격비교가 쉬워지면 너무 많은 것이 솔직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가격 표적화 전략을 사용하는데 있어서의 문제점은 가격에 둔감한 고객들이 자기표적화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이 비싼 물건을 피해가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보다 가격에 둔감한 고객들이 싼 물건을 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욱 힘들 때가 있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는 운수업에서 찾을 수 있다. 기차의 일등석은 일반석에 비해 비싸지만, 사람을 목적지까지 옮겨주는 근본적인 수송의 역할은 일등석이든 일반석이든 마찬가지다. 따라서 가격 표적화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서비스간의 차이를 과장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차 일반석에 좌석 테이블이 없는 이유는 오로지 일반석이 너무 쾌적하다면 일등석의 잠재고객이 저렴한 일반석을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슈퍼마켓에도 같은 트릭을 발견할 수 있다. 일부 상품에서 자체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데 그 포장 디자인이 짐짓 허술하다. 이는 돈을 좀 더 지불할 수 있는 고객들이 조악한 포장을 보고 싼 물건을 구매할 의욕이 싹 가시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디자인한 것이다. 3장 경제학자가 꿈꾸는 세상, 완전시장 자유시장에서 구매자들은 커피 원가(예: 92센트)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커피를 사려 하는데, 이는 92센트로 살 수 있는 것 중에서 다른 어느 것보다 커피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그 제품의 가치가 고객에게는 구매 가격과 같거나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자유로운 선택은 사람들의 선호와 우선순위에 대한 정보를 생산하며 시장가격은 사람들 모두의 우선순위와 선호도가 반영되어 결정된다. 이제는 커피 시장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 극히 경쟁적이라고 가정하자. 경쟁으로 인해 커피 가격은 카푸치노 한 잔을 더 만들 때 소요되는 비용인 ‘한계비용’ 수준으로 하락한다. 다른 산업 역시 완전 경쟁적이라면 모든 상품의 가격이 한계비용과 같아지게 된다. 모든 상품이 복합적인 가격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나라에서 어떤 상품의 가격이 변동하면 다른 곳에서도 덩달아 가격이 변한다. 예를 들어 브라질에 서리가 내려서 커피 수확에 타격을 입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커피 공급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원두가격도 높아져서 결국 공급부족이 상쇄될 수 있는 정도까지 수요량이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차와 같은 대체재의 가격이 오르고 차의 공급이 늘어난다. 자유시장이라는 슈퍼컴퓨터는 수요와 비용에 대한 진실을 처리하며, 아주 복잡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이에 반응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참고: 완전경쟁시장의 4가지 특성> 완전경쟁시장은 효율적인 반면, 효율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우리가 원하는 사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빌 게이츠가 모든 돈을 차지하고 다른 사람이 모두 굶어 죽는다 해도 그 상태는 효율적일 수 있다. 우리는 효율성 이상의 뭔가가 필요하다. 비효율성의 흔한 원인은 세금이다. 정부는 거래시장에 세금을 부과하고 경찰력과 학교 건립 같은 좋은 일에 그 돈을 사용한다. 그럼 세금이 왜 비효율적인가? 세금은 완전경쟁시장에서 가격이 전하고 있는 정보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카푸치노 가격이 90센트이고 구매자가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이 95센트일 때 세금 10%가 부과된다면 세후 가격은 99센트가 된다. 이렇게 되면 세금 때문에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완전시장의 효율성과 선의로 이루어지는 정부개입의 공정성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 효율성과 공정성의 딜레마는 케네스 애로라는 노벨경제학 수상자에 의해 깨끗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는 출발선을 조절함으로써 경쟁시장을 통하여 효율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나는 이를 ‘유리한 출발’ 원리라고 부른다. 달리기 경주에서 모든 선수가 동시에 결승선에 들어오기를 원한다면, 그들에게 손을 잡고 결승선을 넘도록 명령하면 된다. 그런데 이는 재능의 낭비이다. 이와 달리, 선수에 따라 출발선을 앞이나 뒤로 옮기는 방법이 있다. 그렇게 하면 빠른 선수는 추가적인 거리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뛰면서도 늦은 선수와 똑같이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케네스 애로는 경쟁시장의 과잉을 균형 잡고자 할 때 동일한 방법이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 보다는 정해진 금액을 일괄 징수하거나 지급하는 정책으로 출발선의 위치를 조절하는 것이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타이거 우즈에 대해서는 수백만 불의 정액세를 부과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그에게는 여전히 골프를 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센티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비효율이 없지만 더 많은 분배가 이루어져 공정해진다. 4장 출퇴근의 경제학 세계의 대도시마다 자동차가 넘쳐나고 있으며 무고한 비관계인의 건강을 크게 해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1만 5천명의 사람들이 디젤 엔진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로 인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교통정체로 인해 빚어지는 생산성 손실도 심각하고, 소음과 교통사고의 피해도 발생한다. 이를 알면서도 사람들이 차를 몰고 다니는 것은 바보라서가 아니라, 차를 모는 것이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차에 앉아 있는 운전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데 시장은 적절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내가 속옷을 살 때는 속옷을 만들어서 파는 데 드는 모든 비용을 내가 돈으로 보상하는 반면, 운전을 할 때는 자유로이 길을 다님으로써 사회에 입히는 손실에 대하여 생각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운전자들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는 말은 옳지 않다. 미국 운전자들은 매년 자동차 관련 세금으로 1천억 달러를 내고 있다. 따라서 “운전자들이 충분한 비용을 치르고 있는가?”보다는 “그들이 올바른 비용을 치르고 있는가?”라는 물음이 더 정확하다. 여기에는 두 가지 가격개념이 존재하는데 운전자가 일단 자동차세를 내고 차를 몰고 거리로 나올 수 있는 권리를 얻고 나면, 많이 돌아다닌다고 해서 세금이 더 붙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평균가격과 추가로 주행에 드는 한계가격의 차이다. 운전자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상당한 금액의 자동차세를 내고 맘껏 운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당신은 다음과 같은 정책대안을 제안할 수 있다. ① 운전을 위한 기본료 인상, ② 대중교통 공급 확대, ③ 기본료를 없애고 운전하는 만큼 징수. 여기서 제대로 된 처방은 대안 ③이다. 운전자들은 현재 그들 행동의 진정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는데 대안 ③은 그러한 비용을 지불하도록 한다. 자동차에 의한 외부효과(예: 공해)에 대한 비용청구로 효과적인 것은 세금이다. 한쪽에서는 이것이 가난한 운전자를 도로에서 쫓아내는 불공정한 세금이고, 그런 조치가 시행되더라도 부자들은 여전히 운전할 여력이 있다고 반대한다. 그러나 사실 부자들은 자동차를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효과에 부과되는 요금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돈을 재분배 한다(외부효과란 생산자나 소비자의 경제활동이 다른 사람에게 의도하지 않은 혜택이나 손해를 가져다주면서도 이에 대한 대가를 받지도 않고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일부 환경주의자는 대기오염이 불법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에 부자에게 불법을 용인해 주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대답은 부자들이 재미삼아 공기를 오염시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상점에 두 번 가지 않고 한 번에 가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이며, 먼 거리까지 운전하느니 가까운 상점을 이용할 것이다. 외부효과에 부과된 세금은 부자나 가난한 사람 모두에게 다른 대안을 훨씬 매력적으로 만들 것이다. 그럼 운전과 관련된 외부효과를 측정하는 이상적인 시스템은 어떤 것인가? 오염물질을 배출하여 피해를 주는 운전자에게는 세금이 부과된다. 주행 시마다 부과되는 요금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다르다. 또한 세금은 자동차 배기가스가 얼마나 깨끗한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한편 고급 승용차에는 사치세가 부과되어야 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세금은 환경 면에서 역효과를 낼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세금이 비싼 고급 승용차 대신 낡고 오염물질을 더 배출하는 자동차를 몰고 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금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싼 자동차를 몰고 다니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작고 가볍고 연비가 좋은 자동차를 운전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5장 좋은 중고차는 중고차 시장에서 팔지 않는다 경제학자들은 거래의 한쪽이 내부정보를 갖고 있고 다른 한쪽은 갖고 있지 않을 경우, 시장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는 중고차 시장을 예로 들면서 판매자는 자동차 품질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반면 구매자들은 그렇지 못하다면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가령 중고차의 절반은 복숭아(훌륭한 차)고 나머지 반은 레몬(결함 있는 차)이라고 하자. 복숭아는 구매자에게 5천 달러의 가치가 있고 판매자에게는 4천 달러의 가치가 있다. 레몬은 가치가 전혀 없는 쓰레기 차다. 판매자는 자신이 파는 차가 레몬인지 복숭아인지 알고 있는 반면, 구매자들은 그저 추측할 뿐이다. 공정한 도박을 원하는 구매자는 복숭아일 확률과 레몬일 확률이 각각 50%인 자동차의 합리적인 가격을 2천 달러에서 2천 5백 달러로 생각하지만, 판매자는 50 대 50 확률의 게임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차가 복숭아인지 레몬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2천 5백 달러에 차를 사려고 돌아다니면, 중고차 업자들은 오로지 레몬만 그 가격에 팔려고 할 것이다. 어떤 판매자도 복숭아를 4천 달러 이하에 팔려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구매자도 레몬일 확률이 50%인 자동차에 4천 달러 이상을 지불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거래되는 것은 가치가 없는 레몬 뿐이다. 이처럼 한쪽이 너무 많이 알고 있고 다른 한쪽은 조금밖에 모르는 경우에는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 사실파악이 공평하게 되지 않아 발생하는 ‘정보의 비대칭’은 시장을 완전히 붕괴시킬 수 있다. 레몬 문제는 의료보험 시장에도 피해를 입힌다. 툭 하면 아픈 사람을 레몬, 건강한 사람을 복숭아라고 가정하자. 복숭아 같은 몸을 가진 사람은 일반적인 보험 상품에서 좋은 거래 기회를 찾지 못하는 반면, 레몬같이 몸이 부실한 사람은 일반 보험 상품을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다. 그 결과 보험회사는 많은 보험금을 청구할 만한 이롭지 못한 고객들만 얻게 됨으로써, 결국 보험수혜는 낮아지고 보험료는 오르게 된다. 건강 상태가 중간인 사람들은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점차 해약하게 되고, 이로 인해 보험회사는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보험료를 다시 인상하게 된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보험을 해약하면서 결국에는 가장 건강이 좋지 않은 레몬만이 보험에 남아 있고, 보험료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올라간다. 중고차 시장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내부정보가 상호이익이 되는 거래 기회를 망치고 있다면, 양측의 정보격차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스펜스는 정보를 가진 사람은 정보가 없는 사람에게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보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품질의 진정한 신호는 레몬 판매자가 감당할 수 없는 것임을 발견했다. 한 예로 복숭아 판매자가 값비싼 자동차 쇼룸을 구비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장기간 그 지역에서 영업을 계속할 계획인 경우에만 감당할 수 있는 투자다. 복숭아 판매자는 만족한 고객들이 쓸모 있는 자동차를 샀다는 사실을 입소문내줄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수년에 걸친 판매는 쇼룸에 대한 투자를 보상해 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상품의 품질에 대한 내부정보가 부족할 때 시장 좌판에서 구매하기 보다는 조금 더 돈을 지불하더라도 상점에서 사려고 할 것이다. 한편 스티글리츠는 정보를 갖지 못한 사람이 정보를 가진 사람을 관찰하여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그는 보험시장을 관찰한 뒤, 정보를 갖지 못한 보험회사가 보험금 청구가 예상되는 고객들에 대하여 어떤 일을 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예를 들어 보험회사는 보험료는 낮추되 공제를 늘려 여러 형태의 거래를 제안할 수 있다. 저위험 고객은 보험료가 싼 거래에 관심을 기울이는 반면, 고위험 고객은 보험금을 청구할 일이 자주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보험료가 높은 상품을 선호할 것이다. 그러므로 보험회사는 여러 형태의 고객을 설득해 그들의 내부정보를 드러내도록 할 수 있다. 6장 주식으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경제학자들은 주가 움직임에 대해 뭔가 의미 있는 말을 하고 싶어도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오늘 합리적인 사람은 내일 가격이 올라갈 것이 확실한 주식을 사고, 내려갈 것이 확실한 주식을 팔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내일 확실히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측이 틀렸음을 의미한다. 대신 오늘 주식을 사기 때문에 가격은 오늘 오른다. 투자자들이 진정 합리적이라면 예측 가능한 주가 움직임이란 없다. 왜냐하면 모든 추세를 예상할 수 있고 모든 예측 가능성이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무작위적인 뉴스만이 주가를 움직이게 되기 때문이다. 수학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랜덤워크(Random Walk)라고 한다. 같은 현상을 슈퍼마켓 계산대에서도 볼 수 있다. 어떤 줄이 가장 빠를까? 간단히 말해 이에 대해 염려할 가치가 없다. 어떤 줄이 가장 빠를지가 확실하다면, 사람들은 이미 그 줄로 갔을 것이며, 더 이상 그 줄은 빠른 줄이 아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투자펀드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투자펀드에 무엇을 제공하고 있을까? 우선 주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한다. 주가는 기업의 미래 수익에 대한 권리다. 예를 들어 T사가 발행한 주식이 100주 있고 내가 1주를 갖고 있다면 나는 T사 수익의 1%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 만약 T사가 1년에 100불의 수익을 낸다면 나는 매년 1불씩 받을 것이다. 만약 미래를 알 수 있다면 T사 주식 1주를 소유하는 것의 가치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T사가 매년 100불씩 영원히 번다고 하면 T사의 주식 1주는 10%의 이익을 주는 저축계좌의 10달러와 같다. 이자율이 1%라면 나는 T사 주식 1주에 100불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을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이처럼 주식의 기본 가치를 산정해 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만약 주가가 기본 가치보다 낮다면 그 주식은 값이 싸므로 당신에게 구매하라고 말할 수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한, 주가는 장단기적인 기본 시각을 반영하게 될 것이다. 펀드 매니저 토니 다이는 1996년 런던증시가 과대평가되었다고 판단하고 자신이 관리하던 고객들의 돈을 현금화 했다. 70억 원을 주식시장에서 빼낸 그의 행동을 두고 고객, 동료, 신문은 연일 그를 비난했다.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회사는 많은 고객을 잃었으며, 그 결과 그는 2002년 조기퇴진 하게 되었다. 토니가 일자리를 잃은 후에야 주식시장이 폭락했고, 결국 7년 만에 그의 주장이 옳았음이 입증되었다. 그러나 끔찍한 실수를 저지른 펀드 매니저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반면, 토니는 다수의 선택을 외면한 결과 일자리에서 쫓겨난 상태였다. 이처럼 펀드 매니저에게는 다수의 시각에 동조하게 만드는 인센티브가 존재한다. 주식시장이 실수를 하는 것도 바로 이와 연관되어 있다. 수익은 희소성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희소한 토지의 소유권, 희소한 브랜드, 고유한 능력을 지닌 조직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므로 주가는 현재의 상황에 변동을 가져오는 경제적 변형이 조직의 희소자원 통제 수준을 높이는 경우에만 오를 수 있다. 역사적으로 경제적 변형과 일반기업의 수익증가 간에는 확실한 연관성이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제적 변형으로 인해 기존 기업의 수익성이 파괴되는 한편, 이들을 대체하는 새로운 기업들도 사업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었다. 예를 들어 인터넷(경제적 변형)은 모든 기업들을 경쟁에 취약하게 만들었고 희소성을 떨어뜨렸다. 주식 투자의 교훈은 분명하다. 첫째, 많은 돈을 벌려고 한다면 당신은 알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무시하고 있는 확실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둘째, 기업의 지속적인 수익성은 다른 기업이 따라오지 못하는 어떤 능력에서 나온다. 보수적인 시장에서의 강력한 브랜드, 표준의 지배(마이크로소프트), 전문성의 단순한 우위(제너럴 일렉트릭) 등이 그것이다. 중요한 것은 최초가 아니라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7장 인생도 세상도 게임이다 1990년대 후반 미국정부는 주파수 경매를 실시했다. 입찰에 참가한 기업들은 서로 인접한 A지역과 B지역의 면허를 둘 다 갖거나 아니면 둘 다 갖지 않기를 원했다. 인접지역의 네트워크를 같이 운영해야 비용이 훨씬 싸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가 A지역의 네트워크를 가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B지역의 입찰을 현명하게 할 수 있을까? 미국정부는 이 점을 이용하여 동일한 경매의 복잡한 조합을 만들어 내었고 그 결과 첫 경매에서 고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의 경매에서 실수가 발생했다.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들에게 단지 몇 천불의 보증금만 요구한 것이다. 기업들은 지역번호가 포함된 입찰신고를 하면서 서로 간에 어느 지역 면허를 선호하는지 신호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기업들 간에 부정행위가 있는 듯 보였지만 누구도 입증할 수 없었고, 결국 미국정부가 올린 수익은 1%에 불과했다. 이것은 30만불짜리 집을 3천불에 매각한 것과 마찬가지 결과였다. 1990년 주파수 경매를 실시했던 뉴질랜드 정부는 ‘비크리 경매’를 실시했다가 곤혹스런 결과에 봉착했다. 비크리 경매는 각 응찰자들이 단일 가격을 적어 봉투에 넣고 봉인하여 제출하고, 봉투를 개봉했을 때 가장 높은 가격을 쓴 응찰자가 낙찰 받는 방식의 경매이다. 단, 낙찰자가 지불해야 하는 가격은 자신이 적어낸 금액이 아니라 차점자의 가격이 된다. 그 이유는 입찰자들이 이익을 많이 남기기 위해 자신의 입찰가격을 낮추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자신이 너무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 경쟁자가 터무니 없이 낮은 그 가격에 권리를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론은 그럴 듯 했지만 막상 경매를 실시하자 문제점이 드러났다. 뉴질랜드 언론과 대중은 7백만 불을 써낸 입찰자가 고작 5천불만 지불하면 된다는 사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결국 경매는 뉴질랜드 정부의 실패로 끝났다. 영국에서 통신면허를 배분하기 위한 경매 메커니즘을 설계했던 폴 클렘페러의 지갑게임을 살펴보자. 두 사람의 지갑을 잠시 빌려서 안에 있던 돈을 각각 헤아린 뒤, 그 합계액에 대해 둘 중에 더 높게 입찰하는 사람에게 되팔기로 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떻게 입찰하는 것이 최선인가? 두 사람이 부딪힌 어려움은 경매 대상의 가치를 모른다는 것이다. 자기 지갑에 얼마의 돈이 있는지는 알지만, 상대방 지갑에 얼마가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파수 경매 문제도 지갑게임과 비슷하다. 최적의 전략은 상대에게서 새어나온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영국정부는 통신면허를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에게 팔기를 원했는데, 여기서 게임이론은 이런 기업을 구분하는 해법을 제시한다. 하나의 면허를 놓고 입찰자들이 점점 더 높은 가격을 외치는 경매방식을 상상해 보자. 방에 남은 기업은 현재의 높은 입찰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며, 입찰을 포기한 기업은 방에서 나와야 한다. 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경쟁력이 약한 기업부터 먼저 이탈한다. 어떤 입찰자들이 먼저 방을 떠난다면 나머지 입찰자들은 이를 감안하여 자신들의 예측을 수정하게 된다. 낙찰 가격은 모든 입찰자들의 예측이 합해져 반영된다. 가격이 자신이 예상하는 면허의 가치보다 낮은데도 포기하는 기업은 없을 것이며, 가격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면서도 입찰에 계속 응하는 기업도 없을 것이다. 2000년 3월 드디어 영국정부의 제 3세대 이동통신 면허경매가 시작되었다. 회사당 5천만 파운드의 예치금을 걸고 인터넷을 통해 입찰하는 방식이었다. 매일의 입찰 결과는 즉시 인터넷에 공표되고, 경매과정은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경매는 94라운드에 가서야 최초로 입찰을 포기하는 회사가 나올 정도로 치열했으며, 그 와중에 입찰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가격이 예상보다 더 올라갔지만, 입찰자들은 경쟁자들이 높은 입찰가를 제시하는 모습을 보면서 면허에 커다란 가치가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공유했다. 이처럼 투명한 경매는 주변에 정보를 퍼뜨리기 때문에 입찰자들은 같은 사실을 보면서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된다. 결국 이 경매는 225억 파운드의 수입을 올리면서 역사상 최고의 경매로 기록되었다. 이는 당신이 30만 달러짜리 집을 경매로 내놓았는데 225만 달러를 받게 된 것과 마찬가지 결과였다. 8장 정부가 도둑인 나라 수확체증 모델은 가난한 나라가 상품을 제조해서 수출할 수 있는 공장, 도로, 전기, 항만 등에 많은 투자를 할 경우 부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모델을 이용했는지는 모르지만 실제로 가난하던 몇몇 국가들이 지난 몇 십 년 동안 빠르게 성장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다른 많은 나라들은 여전히 가난한 것일까? 경제학자 맨커 올슨은 안정적인 독재가 경제 성장에 있어서 민주주의보다는 나쁘지만 왜 무정부 상태보다는 좋은지를 설명하는 이론을 만들었다. 일주일만 군림하는 떠돌이 도적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는 모든 것을 약탈하고 아무것도 남기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내년에 또 온다는 계획이 없는 한 말이다. 하지만 정착을 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적은 자신이 머무는 지역경제를 완전히 파괴할 수가 없다. 모든 자원을 소진하게 되면 다음 해에는 훔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약탈 대상을 찾아 옮겨 다니는 도적보다 한 곳에서 땅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지배자가 더 바람직하다. 올슨의 이론이 독재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불안정한 것보다는 경제에 덜 손해를 입힌다는 의미일 뿐이다. 그러나 카메룬의 비야 대통령처럼 선거에서 항상 승리를 확신하는 지도자는 아주 해롭다. 그는 매년 세금이란 이름으로 국가소득의 절반을 훔쳐서 개인계좌에 쌓아두고 있다. 물론 그가 스스로 투자를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도로를 놓거나 다리를 건설해 상업을 촉진하면 나중에 더 많이 훔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비야는 국민들을 위해 인프라에 투자하는 수고를 하지 않고 현재의 자본을 뜯어먹고 살기로 결정했다. 원래 국민들의 폭 넓은 지지를 필요로 하는 지도자는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에 정부재정을 많이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비야는 이러한 일에 실패했는데도 여전히 권좌에 있다. 비야 대통령이 독재를 유지하려면 돈이 얼마가 들든 세금을 부과한 뒤 이를 군인, 경찰, 공무원 같은 수십만의 지지자들에게 분배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경제에 대한 통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가난한 정부로서는 실행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대한 대안은 정부가 광범위하게 부정부패를 허용하는 것이다. 부패는 불공정하고 낭비적이다. 카메룬 경찰들은 여행객을 괴롭혀 푼돈을 뜯어내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한편 여행자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값비싼 조치를 취해야 한다. 돈을 적게 소지하고, 여행을 덜하거나, 뇌물을 뜯기지 않기 위해 추가적인 서류작업을 해야만 한다. 경찰 공무원은 눈에 띄는 부정부패지만, 카메룬 경제 곳곳에는 이보다 덜 눈에 띄는 장애물이 널려 있다. 사업을 하려면 2년치 소득을 뇌물로 바쳐야 하고, 부동산 거래비용은 부동산 가격의 1/5에 달하며, 법원을 통해 미수금을 받기 위해서는 58개의 절차와 2년의 시간이 걸린다. 이런 규제는 관료들에게는 반가운 뉴스다. 모든 절차마다 뇌물을 뜯을 기회가 되고, 표준 프로세스가 시간이 걸릴수록 급행료에 대한 유혹은 커지기 때문이다. 그 결과 비야 대통령은 많은 공무원의 지지를 받으면서 권좌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빈곤에 허덕이는 나라들이 가난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이러한 최악의 규제들 때문이다. 잘못된 규칙과 제도의 문제가 카메룬과 부자나라의 차이뿐 아니라, 사실상 모든 차이의 원인이라는 인식은 부족한 실정이다. 카메룬과 같은 나라들은 열악한 인프라, 적은 투자, 낮은 교육수준을 고려해도 그들의 잠재력보다 훨씬 뒤떨어져 있다. 게다가 부정부패는 인프라를 개선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교육수준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좌절시킨다. 이런 문제가 하루아침에 고쳐지지는 않지만 간단한 개혁만으로도 가난한 나라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간단한 개혁은 관료주의를 타파하는 것이다. 소기업들이 쉽게 설립되게 하고, 기업가들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해주는 데 필요한 법률개혁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이는 대대적인 공직사회 개혁 없이 합리적인 머리와 가슴을 가진 장관 한 사람만 있어도 가능한 일이다. 경쟁우위는 무역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이다. 나와 위대한 사상가 에드워드 윌슨 중에서 누가 더 경제학 저자로 나은지 생각해 보자. 내가 경제학 책을 쓴다면 1년에 2만 5천권 정도 팔 수 있지만 윌슨은 50만권을 팔 수 있다. 반면, 내가 생물학 책을 쓴다면 한권도 팔기 어렵겠지만 윌슨은 더 많은 책을 팔 수 있다. 비교 우위적 관점에서는 윌슨이 나보다 경제학에서 뛰어나니까 경제학에 관한 책을 써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윌슨은 나와 비교해서 더 나은 일을 선택하기 보다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생물학 책 저술을 선택해야 한다. 나도 내가 최고의 경제학자라서가 아니라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경제학 저술이기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 간 무역도 마찬가지다. 보호무역주의자들은 값싼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막아서 미국기업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중국보다 값싼 제품을 생산하려고 하지 말고 미국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환경주의자는 “오염은 부자나라에서 가난한 나라로 이동하며, 그 결과 세계적인 환경 차별이 생겨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선진국 기업들이 환경법이 관대한 곳을 찾아 해외로 몰려 나간다는 이른바 ‘바닥을 향한 경주(Race to the Bottom)’는 환상에 불과한 이론이다.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싼 노동력 때문이지, 오염천국을 찾아서가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전체적인 품질향상 및 효율적인 제조의 일환으로 환경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세계 어느 곳에서나 선진국과 같은 청정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가난한 나라들은 옷, 장난감, 커피 등을 생산하지만, 부자나라들은 거대 생산설비를 갖춘 화학 산업처럼 기술과 인프라, 그리고 정치적 안정을 필요로 하는 심각한 오염산업을 갖고 있다. 환경비용을 몇 푼 절약하기 위해 그러한 설비를 에티오피아로 옮겨가는 것은 위험한 짓이다. 또한 무역 그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그로 인한 경제성장이 환경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있다. 오늘날 환경문제는 가난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장작난로에서 나오는 오염은 실명과 치명적인 호흡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안전하지 못한 물은 수백만 명을 죽게 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경제성장이며 무역이 이를 도울 수 있다.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은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점점 악화되지만, 이러한 오염은 1인당 소득이 5천불에 도달하고 나면 덜 심각해진다. 그 수준에서는 사람들이 환경기준을 감당할 수 있고, 또 그것을 요구할 정도로 부유해지기 때문이다. 자유무역은 가난한 나라에 새롭고 깨끗한 기술을 도입하도록 할 뿐 아니라 석유화학, 철강 같은 심각한 오염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없애는 데 일조한다. 달리기 좋은 신발! 하지만 그런 신발이 죄책감을 느끼게 하고 있지 않는가? 많은 다국적 기업들은 개도국에서 열악한 노동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나이키는 특히 노동력 착취의 예로 자주 거론되면서 여러 캠페인의 타깃이 되어 왔다. 사실 그곳의 노동시간은 길고 임금은 형편없다. 하지만 노동력 착취 공장은 지구촌 가난의 징후이지 원인은 아니다. 노동자들이 그곳에 자발적으로 갔다는 사실은 다른 대안이 더욱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법 노점을 운영하고, 매춘부로 일하고, 쓰레기 매립장을 헤매는 것 보다는 노동력 착취 공장에서 일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의 인간적인 삶에 대해 염려하는 것은 좋지만 다국적 기업이 빈곤의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깨달아야 한다. 가난한 나라에서 신발과 의류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가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한국과 같은 나라는 다국적 기업을 받아들임으로써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부자가 되었다. 10장 중국, 무엇이든 기회가 되는 곳 20세기 대부분의 시간을 중국은 가난하게 보냈다. 1949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이 나라는 공산당 독재체제 하에 들어갔다. 1950년대 말 정부정책 실패로 기근이 발생하여 수백만 명이 굶어 죽었고, 60년대에는 문화대혁명이 대학 시스템을 붕괴시켰고, 수백만명의 지식인이 강제로 농촌에 내려가 일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을 겪은 중국이 어떻게 역사상 가장 대단한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을까? 중국경제는 1978년 덩샤오핑 집권 이후 인센티브 시스템을 바꾸면서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원래 중국 농업은 20~30가구 단위로 구성된 집단농장 체제를 기반으로 한다. 사람들은 농장 전체의 생산량을 기준으로 보상 받았기 때문에 개인이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었다. 정부는 잉여 농산물 생산지역에서 곡물을 사들여 이를 재분배 했는데,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사들이는 바람에 잉여 농산물을 생산하는 비옥한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생산의욕을 꺾었다. 이에 덩샤오핑은 농업개혁을 위해 정부에서 구매하는 곡물의 가격을 올리고 개인들에게 땅을 빌려주는 인센티브제도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1980년대 중국의 농업생산은 연 10퍼센트 증가하였으며, 농부들의 평균소득도 2배로 늘었다. 시장과 가격의 힘을 이용한 덩샤오핑의 개혁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농업에서의 성공을 계기로 중국은 자본주의 실험을 하기 시작한다. 이 때 중국이 계획경제를 포기하고 갑자기 시장경제로 전환했더라면 재산권에 관한 혼란, 재정부문 파탄, 실업 및 기아문제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을 것이다. 덩샤오핑은 1985년 계획경제의 생산규모를 고정시키는 대신 국유기업이 원하는 만큼 추가로 생산하는 것을 허락하는 실험을 했는데, 이 전략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매우 성공적이었다. 첫째, 생산계획이 고정되어 있었기에 안정성이 보장되었다.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지킬 수 있었고 성장이 이루어진다면 상황이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었다. 많은 사람이 가능성을 보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열심히 일하는 쪽을 선택했다. 둘째, 시장이 필요한 곳에서 작동할 수 있게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철강공장의 예를 들면 계획에 따라 생산된 9톤은 효율성을 따지지 않아도 되지만, 추가 생산한 1톤은 시장에서 팔아야 했기 때문에 효율성을 따져보고 생산하였다. 이 말은 효율적인 기업들이 추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확장되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계획규모를 고정한다는 약속이 설득력을 가졌다. 전략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정책을 기획하는 사람이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시장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학은 사람에 대한 학문이고 경제성장은 더 나은 개인의 삶에 대한 것이다. 폭넓게 선택할 수 있고, 덜 두렵고, 고생을 덜 하는 삶 말이다. 나는 중국의 노동력 착취공장이 북한에서 벌어지는 기근보다 더 나은 대안이라고 확신한다. 그러한 확신이 없었다면 나는 중국의 개혁을 그렇게 열렬히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다. 2003년 양리라는 중국여성은 집을 떠나 노동력 착취 공장에서 일했다. 13시간의 교대 근무를 한지 몇 달 만에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 미용실을 열기로 결심했다. 그녀의 부모는 어쩔 수 없이 문화대혁명의 시기를 살아야 했고, 조부모는 대약진 운동 속에서 살아야 했다. 반면 양리는 진정으로 선택할 기회가 있었으며 그 선택으로 삶의 질이 높아질 시골에서 살기로 한 것이다. 이제 그녀는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지 미용실 문을 닫을 수도 있다. 경제학은 양리의 선택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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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괴짜 경제학」등을 비롯한 수많은 경제 교양서적이 출간되고 있다. 이는 대내외 경제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초부터 경제학을 제대로 알고자 하는 일반인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경제 관련 교양서는 재테크나 주식투자와 같은 단순한 기술을 전달하는데 그쳤고, 경제학원론과 같은 교과서는 어려운 수식과 용어 등으로 인해 처음 경제학을 접하는 이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이 되어 왔다. 이 책은 일상생활 속에 적용되고 있는 경제이론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풀어내, 경제학에 관심 있는 누구나 편하게 책장을 열 수 있도록 전개되고 있다. 희소성, 가격차별화, 게임이론 등과 같이 무겁고 어려운 개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현재 '파이낸셜 타임즈 매거진'에 'Dear Economist'를 연재 중인 경제 칼럼리스인 저자 팀 하보드는 이 책을 통해 일반 독자들이 경제학적 사고방식으로 현실세계를 바라보는 안목을 제시하고 있다. ■ 왜 경제학 콘서트인가? 원제는「Undercover Economist」로, 이를 ‘비밀조사에 종사하는 경제학자'로 직역하게 되면 경제학 안내서보다는 아닌 일반 추리 소설로 오인할 수도 있다. 이 책은 경제학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경제이론)을 들을 수 있는 콘서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경제학 콘서트」라는 제목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스타벅스의 커피로 시작되는 경쾌한 멜로디는 고전학파 경제학자인 리카도의 이론에 적용되면서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하지만 희소성, 비대칭 정보, 게임이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지는 콘서트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체험하는 사례들과 맞물리면서 우아하면서도 기품 있는 연주로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세계화와 국가간 빈부격차의 주제까지 모든 연주가 끝나면, 각 장마다 경제학의 개념이 유기적으로 연결됨으로써 독자에게 경제학적 사고와 직관력을 얻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 희소성과 가격표적화 「경제학 콘서트」의 첫 장에서는 우리의 생활 속에 경제이론이 적용되는 사례로 스타벅스의 커피가격이 왜 비싼지를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물의 높은 임대료에 의해 커피가격이 비싸다는 생각과는 달리 저자는 공간의 희소성으로 인해 높은 가격이 책정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은 대부분 지하철 역 앞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소비자의 접근성이 용이한 편이다. 즉, 이용하기 편리한 장소에 위치한 스타벅스 커피에 대해 고객들은 높은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으며, 이는 임대료가 높게 형성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런던의 그린벨트와 전문직 종사자의 진입장벽은 공간 희소성의 또 다른 사례로 꼽힌다. 우리나라 서울의 강남 지역도 해당 지역의 교육 수요에 비해 공급의 제한성(공간의 희소성)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어, 과거 런던의 그린벨트와 유사하다. 경제학 교과서에서 정의하는 가격차별화를 이 책에서는 가격표적화로 표현하면서, 독자의 시각에서 보다 쉬운 용어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가 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이용하게 되는 기차나 비행기 좌석에는 일반(이코노미 클래스) 좌석과 특실(비즈니스 클래스)별로 가격이 다르다. 이는 소비자에게 단순히 가격과 서비스의 질적인 차이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님을 저자는 제시한다. 과거 기차가 처음 운행하던 시기에 프랑스의 일부 회사에서 좌석이 나무로 된 삼등석 객차를 운행했다. 이는 현재 항공사의 좌석 운영과 비슷한 방식이다. 즉 좌석 간 차이는 좀 더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좌석 구입을 유도하는 기업의 메시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가격표적화를 고객과 기업 간 win-win 사례로 에이즈 치료제의 판매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제약 회사가 부유한 국가에는 높은 가격에, 가난한 국가에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격정책은 결과적으로 부유한 국가에서는 제약회사 주주의 배당금 혜택이, 가난한 국가에서는 신규 고객이 확대되는 이익이 발생한다는 설명하고 있다. 경제이론이 우리 생활 속에 작동하고 있는 것은 슈퍼마켓에서의 쇼핑도 찾아볼 수 있다. 환경오염과 웰빙 문화의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유기농 제품 선호도가 확산되고 있다. 슈퍼마켓에서는 이러한 소비자의 기호 변화를 반영하여 수익성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슈퍼마켓에서는 유기농 제품 코너를 소비자의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함으로써 유기농 제품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유기농 제품은 다른 대체 상품에 비해 가격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원산지 생산자의 마진은 크지 않기 때문에 실제 이익을 보는 측은 슈퍼마켓이다. 이는 상품 진열의 전략적인 배치를 통해 기업의 수익성이 제고된 대표적 사례다. 여기서 저자는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가격이 싼 점포를 찾는 것보다 쇼핑 과정에서 절약하는 자세가 더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함을 주장하고 있다. ■ 정보경제학과 게임이론 경제학은 크게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희소성과 가격표적화와 마찬가지로 미시경제학의 주요 분야인 정보경제학과 게임이론에 대해서도 일상생활 사례로 설명하고 있다. 정보 경제학에서는 비대칭 정보 하에서 경제주체 간 행동을 주로 다룬다. 저자는 중고차 시장에서 결코 좋은 차량이 출고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중고차 시장에서 훌륭한 차(복숭아)와 결함 있는 차(레몬)는 판매자만이 정보를 보유한 반면, 구매자는 이를 알지 못함에 따라 거래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1970년 경제학자인 애컬로프(Akerlof)가 발표한 “The Markets for Lemons"에서도 알 수 있는데, 정보 격차가 존재하는 시장에서 오히려 질 낮은 제품이 선택되어 가격 왜곡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역선택(adverse selection) 문제는 결국 전체 시장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저자는 애컬로프가 제시한 방법인 판매자의 신호(signal)가 시장을 다시 정상적으로 기능하는데 기여한다고 보았다. 즉, 판매자는 화려한 자동차 전시장을 개점하여 구매자에게 신호를 보내는 한편, 구매자가 전시장 소문을 내주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과거 은행에서도 화려한 건물에서 영업을 하였는데, 이는 내부 정보가 부족한 일반 고객이 은행에 대한 신뢰를 갖는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중고차 시장 사례 외에도 우리 일상생활의 정보 경제학과 관련된 현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평소에 우리는 도덕적 해이란 용어는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많이 접하게 된다. 경제학에서 도덕적 해이란 실제로 ‘도덕적’으로 어긋난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자(혹은 고용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피계약자(혹은 피고용인, 근로자)의 명시적이거나 암묵적인 약속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결과가 발생했을 경우를 뜻한다. 즉, 도덕적 해이는 경제학에서 보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행위이나, 시장 경제의 비효율성을 야기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로 발생하는 도덕적 해이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경제적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건강하지 않은 사람이 건강한 사람보다 더 많이 가입하는 보험시장은 보험료가 상승하게 되고, 보험 수혜도 낮아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회사는 손익분기점을 유지하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하게 되고, 건강한 사람은 비싼 보험료로 인해 해약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다시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만이 보험시장에 남게 되므로 보험 회사 입장에서는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게 된다.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는 사례는 보험 시장 외에도 은행과 기업 간 대출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은행의 대출심사 기능이 부실한 경우, 한계상황에 직면한 기업은 내부 정보를 알지 못하는 은행으로부터 손쉽게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한 결과는 은행과 기업 모두에게 부실화를 안겨주는 것은 물론 경제 전체에도 공적 자금 투입과 같은 부담을 가져오는 것이다. 저자는 도덕적 해이를 해소하는 한 가지 방안으로 싱가포르 의료보험 시스템을 들고 있다. 이는 개인에게 강제적인 저축을 들게 하는 한편, 치료비가 많이 드는 경우에는 정부와 개인이 일부 부담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싱가포르의 의료보험 비용은 미국이나 영국 등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게임이론을 경매 메커니즘으로 풀어보고자 시도하였다. 상대방의 정보나 경매의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게임은 경매 참여자에게 별다른 이익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자신이 경매에 기꺼이 지불할 금액은 알고 있지만, 상대방의 금액이나 전략을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2000년 3월 영국의 제3세대 이동통신 면허 경매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당시 경매에 참여한 회사 모두 일정 금액의 예치금을 걸고 인터넷을 통해 입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매일 입찰과정이 인터넷으로 공개되고 경매 가치가 높아지면서 입찰가격은 급등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영국정부는 높은 수익을 얻게 되었으며, 제3세대 통신 면허를 최종적으로 획득한 보다폰(vodafone)과 같은 기업들도 경쟁력을 갖춘 성공 기업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결과는 게임이론으로 보면, player인 정부와 기업 모두 게임(경매)이 계속 반복되면서 양자간 최적의 조합(정부수입 확대, 경쟁력 확보)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 국가간 경제 격차와 세계화 이 책의 후반부에는 경제이론보다는 가난한 국가가 빈곤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라든지 세계화와 중국 경제의 부상 등 현재 주요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카메룬은 폴 비야(Paul Biya)가 1982년 이래 현재까지 장기집권하고 있는 국가로, 공무원의 부패와 관료주의가 심각한 수준에 있는 국가다. 외국인 관광객이나 승객으로부터 공공연하게 뇌물을 받는 경찰, 사업이나 부동산 거래 등에 소요되는 시간과 최악의 규제 등이 카메룬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저자는 카메룬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작은 개혁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창업의욕을 고취시키고, 경제활동에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하는 것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카메룬과 달리 중국은 과거 고수하던 사회주의 정책에서 시장 경제를 일부 수용하는 등 작은 개혁부터 실행하면서 고도성장을 구가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세계화에 대해서 이 책은 리카도(David Ricardo)의 비교우위론을 기초로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국가간 무역에 있어서도 각국이 가장 우위를 지닌 상품에 수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또한 자유 무역주의는 개도국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첨단 환경기술 도입하는 유인을 가져오는 동시에 석유화학과 같은 오염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는데 기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와 대조적 사례로 농업에 대한 보조금이 높은 한국의 경우에 비료 사용량이 캐나다, 호주, 미국 등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에 있다고 통계치로 적시하고 있다. ■ 경제학적 사고와 직관력 이 책의 장점은 스타벅스 커피가격과 임대료의 사례에서 보여주듯이, 많은 이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한 개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다. 동시에 대표적인 경제학 개념이 우리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주고 있다. 즉, 경제현상에 대한 경제학적 사고와 직관력은 경제이론의 이해와 활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음을 저자는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
<도서 정보>제 목 : 경제학 콘서트(원제 The Undercover Economist)
저 자 : 팀 하포드 저/김명철 저
출판사 : 웅진닷컴
출판일 : 2006년 2월
구매처 : Yes24
구매일 : 2006/3/29
일 독 : 2006/4/5
재 독 :
정 리 :
<이것만은 꼭>
<미디어 리뷰>
저자 : 팀 하포드 |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경제담당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세계은행에서 국제금융공사(IFC) 수석 경제학자들의 집필 자문을 맡고 있으며, 〈파이낸셜 타임스 매거진〉에 ‘안녕, 경제학자Dear Economist'라는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의 칼럼은 최신 경제 이론을 이용해 독자들의 고민거리에 대한 해답을 익살맞고 명쾌하게 제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현재 워싱턴 D.C.에 살고 있다. |
■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필수교양, 경제학을 제대로 배운다
2005년부터 불기 시작한 경제학 교양서 열풍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자기계발서와 재테크 서적이 전하는 단기적 테크닉에 한계를 느낀 사람들이 좀더 근본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를 위해 경제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경제학을 제대로 알고자 하는 요구가 높아진 탓이다.
하지만 막상 읽을 만한 경제학 교양서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경제 이론을 쉽게 설명해놓았다고 하는 책들을 살펴봐도 여전히 어려운 경제용어와 그래프가 가득 차 있어,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한 채 책을 덮기 일쑤다. 이렇게 경제학은 여전히 난해하고 골치 아픈 학문으로 남게 된다.
■ 스타벅스의 가격 결정부터 중고차 매매의 비밀까지, 미처 몰랐던 일상 속 경제 법칙을 제대로 이해한다
2005년 노벨 경제학상은 게임이론 분석을 통해 개인간?국가간 갈등과 협력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킨 로버트 아우만과 토머스 셸링에게 돌아갔다. 경제학상 수상 이론이 고작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이라니? 아무런 관련도 없어 보이는 개인의 갈등 속에는 어떤 경제 이론이 숨어 있을까?
무심히 지나치기 쉽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수수께끼 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이러한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는 다름 아닌 일상에 숨어 있는 경제 법칙들이다. 도시의 땅주인들이 그린벨트를 환영하는 이유나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의 자격증 취득 시험이 어려운 이유, 여행지에서 마음에 드는 음식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와 중고차 시장에서 쓸 만한 중고차를 사기 어려운 까닭처럼 경제와는 별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일들도 들춰보면 지대, 희소성, 정보 비대칭 등 무수한 경제 이론들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의 경제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무수한 경제 용어를 남발하거나 하나의 경제 법칙이 어떤 사례에 적용될 수 있는지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 기존의 경제학 교양서들과 달리, 《경제학 콘서트》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가격차별화, 게임이론, 정보의 비대칭, 비교우위 등 중요한 경제 이론들을 어려운 용어 없이 쉽고 자세하게 알려준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라도 어려움 없이 술술 읽을 수 있다.
본문에서는 재미있는 일러스트를 적절히 활용하여 지루할 틈 없이 유쾌하게 읽을 수 있도록 편집했다. 또 각 장의 말미에 그 장의 핵심 내용을 요약 정리함으로써 독자들이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도 특징이다
<책속으로>
1장 스타벅스의 경영 전략―가격 결정의 진실
출근길에 들르는 목 좋은 스타벅스의 커피는 왜 비쌀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싼 임대료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높은 임대료가 형성되는 이유는 가격에 둔감한 스타벅스의 고객들 때문이다. 데이비드 리카도는 19세기 농장의 사례를 통해 21세기 커피 비즈니스를 명쾌하게 설명해낸다. 당신도 혹시 스타벅스의 경영 전략에 넘어가지는 않았는가?
2장 슈퍼마켓이 감추고 싶어 하는 비밀―모든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법
슈퍼마켓이 광고처럼 우리를 ‘최저가격으로 모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슈퍼마켓은 고객의 지갑을 털기 위해 상품 진열이나 쇼핑객의 동선 등에 정교한 트릭을 사용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교묘한 방법은 다름 아닌 ‘가격 혼동’. 싸다고 느껴지는 제품을 다시 한번 살펴보라. 저렴한 슈퍼마켓은 ‘없다’.
3장 경제학자가 꿈꾸는 세상, 완전시장―효율성 vs 공정성
가장 효율적인 세상, 완전시장은 실재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완전시장의 모델은 현실의 시장 작용을 분석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경제학자들은 이를 통해 시장 실패의 원인을 찾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이것이 경제학자들의 유토피아, 완전시장을 알아야 하는 이유다.
4장 출퇴근의 경제학―혼잡세가 교통체증을 막을 수 있을까
도로마다 넘쳐나는 자동차는 심각한 대기오염을 일으키지만, 운전자들은 그에 대한 어떠한 비용도 치르지 않는다. 경제학자들은 이것을 ‘외부효과’라 부른다. 무임승차(free-riding)를 꿈꾸는 이기적인 운전자들에게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과연 운전자들은 이러한 비용 청구를 순순히 받아들일까?
5장 좋은 중고차는 중고차 시장에서 팔지 않는다―정보 선점 싸움
중고차 시장에서는 왜 쓸 만한 중고차를 찾기 어려운 것일까? 몸이 아픈 사람일수록 의료보험을 타기 어려운 이유는? 시장을 비효율적으로 만드는 정보의 비대칭은 좀더 많은 정보를 얻어내기 위한 치열한 공방전을 유발한다. 정보를 둘러싼 신경전. 양쪽 모두에게 유익한 거래란 존재하는가?
6장 주식으로 부자가 될 수 있을까?―무엇이 주가를 움직이는가
팔면 오르고, 사면 떨어지는 주식. 주가는 술 취한 사람의 걸음처럼 제멋대로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비결이 있는 것일까? 주가를 예측하는 일은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 블루칩은 아니더라도 거품이 아닌 안정적인 주식을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비결은 주식시장에 관한 몇 가지 잘못된 통념을 깨는 데 있다.
7장 인생도, 세상도 게임이다―포커, 복잡한 세상의 축소판
게임을 할 때, 포커를 칠 때 당신은 무엇을 생각하는가?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지만 머릿속으로는 끊임없이 게임 참가자들의 행동과 반응을 예상하고 그에 대응할 전략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게임의 법칙은 전자오락에도, 경매에도, 국가간의 통상 마찰에도, 그리고 사랑에도 적용된다. 게임을 알면 세상이 보인다.
8장 정부가 도둑인 나라―정부 도적행위 이론
가난한 나라들은 왜 가난할까? 일반적으로, 가난한 나라에는 도로나 공장 등 시설이 부족하고, 인재가 없으며, 기술적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만 충족되면 가난한 나라도 부유해질 수 있을까? 가난한 나라의 공무원들은 부자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을까? 경제학자의 대답은 ‘NO'.
9장 다함께 잘사는 방법―교환의 마법
세계화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외국의 낮은 임금을 기반으로 생산된 값싼 물건들이 밀려들어오면 자국의 산업이 무너진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하지만 무역장벽은 상대국은 물론 무역장벽을 세운 나라에게도 손실을 가져다줄 뿐이다. 그렇다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해라. 그리고 ‘교환의 마법’을 이용하라.
10장 중국, 무엇이든 기회가 되는 곳―중국의 경제성장
사회주의 체제의 고수, 지나치게 많은 인구, 불안정한 사회…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급격한 경제성장을 통해 세계경제를 장악해가고 있다. 과연 무엇이 세계의 자본을 중국으로 몰리게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