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0년전쯤 북한산 수리봉에 안개가 자욱한것을 보고, 처음으로 무작정 산에 올라간적이 있었고, 그후에 북한산에 자주 오르게되었는데, 오늘 아침에 북한산 수리봉에 다시금 안개가 자욱한것을 보고 계획에 없던 산에 올랐습니다.
첫 산행때는 정말 무모하게, 길도 모르고, 그저 어디쯤 산정상이 있을꺼라는 생각으로 올랐는데, 오늘의 산행은 목표가 안보이는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어디로 얼마쯤 가면 정상이 나온다는것을 알고 오른 산행이여서 그런지, 그리 힘들지도 않았는데, 산에 오르는 것이나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더군요.
중요한것은 그 목표가 뚜렸하게 보이던 안보이던간에 그 어딘가에 있을 정상을 향해서 한걸음 한걸음 나가는것이 아닐까요?
김기덕 감독의 봄여름가을겨울의 엔딩에 나오는 장면처럼 처절한 심정으로 김영임씨의 정선아리랑을 들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며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지를 곰곰해 생각해본 참 좋았던 시간...
북한산에 일찍 피어난 진달래, 개나리, 산수유등의 봄꽃들
4월초나 되어야 볼수 있다는 진달래를 돌연변이인지 급하게 피어난 분홍색의 진달래꽃을 보면서 출발~
수리봉(족두리봉) 산정상에는 아직도 안개가 자욱합니다.
아직은 등산시작여서 아래부분은 안개가 거의 없더군요.
뭐든지 새로운 출발을 하거나, 초반에는 무엇이던지 승승장구를 할것같고, 잘 풀릴것만 같은데, 이런걸 혹자는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하더군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도 이런 말이 나오지요...
어느덧 능선에 올라오니 앞이 깜깜해지기 시작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닐때는 지금보면 참 좋았던 시절이였지만, 그때는 나름대로 힘들었고, 졸업하고 직장에만 들어가 사회에 나가면 만사형통이 될꺼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차라리 예전이 그립지요....
어느덧 목표는 보이지 않고, 이제는 눈앞에 보이는 길을 따라서 그저 한발한발 걸어갈뿐입니다.
젊은 시절의 원대한 꿈과 포부는 어느새 현실이라는 안개속에 사라져버리고, 이제는 그저 책임감, 의무감에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이...
눈앞에 떡하니 나타만 암벽같은 거대한 언덕...
이것만 넘으면 정상이나 행복이 나타날까요?
하지만 또 길은 여전히 앞으로 계속 이어져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정상...
봉우리에 도착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김민기의 봉우리...
이제 정상에 도착했다고 생각했지만, 작은 언덕일뿐.. 길은 또 이어져있습니다.
또 다시 다른 봉우리를 찾아서 떠나가는 사람들...
때로는 선명하게 보이는 봉우리들...
하지만 지금은 안개속에 감쳐진 봉우리들...
현실이라는 안개속에 우리의 꿈과 열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것이 사라진것일까요?
아니면 내안에 어딘가 안개뒷편에 감추어져 있는것은 아닐까요?
지금의 현실이 암울하고, 끝도, 앞도 보이지 않지만... 저 뒤에 행복과 정상이라는것이 있다는 희망을 가져보는것은 어떨까요?
다시금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제 다시금 가야할곳들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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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책을 보면 메모리 사업을 하던 인텔의 경영자가 경쟁사들의 추격에 힘들어 하고 있을때 동료에게 질문을 합니다.
“우리가 쫓겨나고 이사회가 신임 CEO를 영입한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할 것 같은가?”
동료曰 “메모리 사업을 버리겠지”
그러자 엔드류 그로브는 다시 물었습니다.
“자네와 내가 문을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새로운 CEO가 됐다고 치면 어떤가?”
지금 사시는 삶에 만족하십니까?
더 나은 삶,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으신가요?
저런 나무 사이를 통과하면서 나는 이제부터 새롭게 태어난다고 생각하면서,
새로운 각오를 가지고 도전하고 변화해보시는건 어떨까요?
산행을 하고 내려오면서 오늘 참 의미깊은 시간이였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참 괜찮은 삶이였어라고 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삶은 시시하게 살기엔 너무 짧다 – 디즈레일리
Life is too short to be little – Benjamin Disrae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