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A Brand New Life) - 이창동 감독 제작의 한국, 프랑스 합작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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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외국영화인가 했는데, 이창동 감독이 제작을 하고, 외국인이 감독을 맞은 한불합작영화...
10억원의 상당히 저렴한 제작비로 만들었는데, 아버지에게 버림받아 고아원에 맞겨지지만, 아버지에 대한 포기보다는 애정을 간직하고 기다리지만, 점점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는 한 여자아이와 보육원의 아이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영화...
참 묘한 매력을 가진 주인공의 독특한 매력과 외국인의 연출이 참 묘하게 보여지는데, 시대도 정말 오래전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데, 느낌은 좀 담담하면서도, 저렇게 소외받은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영화...

개봉 2009년 10월 29일 
감독 우니 르콩트
Une Vie Toute Neuve
출연 김새론 , 박도연 , 고아성 , 설경구 , 문성근 , 박명신 , 오만석 , 백현주 , 정예진 , 문학진 , 김영 , 이한별 , 고인배 , 로버트 영스 , 라라 토쉬
상영시간 92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드라마 
제작국가 한국, 프랑스
제작년도 2009년  


아홉 살 소녀의 첫 이별 이야기

사랑을 알기도 전에 이별이 찾아왔습니다…

아빠와의 행복한 데이트를 보낸 진희는 내일이면 아빠와 함께 여행을 떠날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다음 날 아침, 아빠는 진희를 보육원에 맡긴 채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라는 말만 남기고 떠난다. 아빠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는 진희는 말도 안하고 밥도 먹지 않고 보육원을 벗어나려 저항도 해보지만 아무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갈 곳도 없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진희는 조금씩 아빠와의 이별을 준비하는데…

한불 영화 공동제작 협정 체결 이후 최초의 합작영화
제작비 10억 원, 한국에서 올 로케이션 진행

그간 한국-프랑스의 합작영화는 간간이 있어왔지만, <여행자>는 한-불 영화 공동제작 협정 체결 이후 최초의 합작영화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한국의 자본과 프랑스의 자본이 더해져 만들어진 <여행자>는 프랑스인 감독과 한국인 스탭 및 배우들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후반 작업 역시 한국, 프랑스 양국의 기술이 합쳐져 국내 최초의 정식 합작영화가 탄생하게 되었다.

총 제작비 10억 원으로 제작된 <여행자>는 감독의 의도에 따라 촬영만큼은 한국에서 올 로케이션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감독은 <여행자> 시나리오 작업 단계부터 촬영지는 한국으로 생각했다. 프랑스 현지 배우와 함께 작업을 할 수도 있었지만, 한국을 떠나기 직전까지의 이별 감성을 담고자 했던 감독은 배우들이 조금이라도 외국의 문화를 알고 있다거나 접해본 경험이 있다면, 자신이 전혀 모르는 세계로 나아가게 된다는 막연한 두려움과 설렘, 그리고 부모와의 헤어짐이라는 정서 속에 녹아있는 특유의 한국적인 감성을 완벽하게 담아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영화의 배경에 따라 촬영이 2008년 겨울부터 2009년 봄까지 진행된 <여행자>는 경기도 가평에 영화의 주배경이 되는 보육원 세트를 지었다. 이 역시 70년대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감독이 도시 아이들보다는 보다 순박하고, 세상의 이치에 덜 밝은 시골 아이들의 출연을 원했기 때문이다. <여행자>의 시대배경이 1970년대인 만큼 보육원 아이들로 등장할 배우들과 함께 세트 역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제작진은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청평성당 별관에서 영화와 비슷한 분위기를 찾아내었고, 그곳에 세트장을 지었다.

성당의 별관이 되기 전 한약방으로 쓰였다는 50년 된 건물은 어린 ‘여행자’들이 사용하기 위한 시설로 거듭나기 위해 증축과 개축이 반복되면서 영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공간인, 가톨릭 수녀들이 운영하는 보육원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그리고 제대로 된 보육원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기존의 담들을 허물고, 정문 역시 형태만 남은 채 보육원장의 별채 사무실로 통하는 입구로 변신했다. 그리고 마당의 더 앞쪽에 보육원의 새로운 정문과 담이 세워졌으며, ‘성 바오로의 집’이라는 낡은 나무 간판이 붙으면서 보육원 건물은 완성되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비워져 있던 공간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 온기의 흔적을 만들기 위해 제작진은 앙상한 나무들을 구해서 한나절이 넘도록 언 땅에 맨손으로 나무를 심어야 했으며, 건물에는 담쟁이 덩굴을 연결해 지붕과 외벽을 덧댔다. 이렇게 <여행자> 속 ‘성 바오로의 집’이 탄생되었다. (‘성 바오로의 집’이라는 시설의 이름 역시 감독이 1975년부터 1976년까지 가톨릭 수녀들이 운영하는 서울 성 바오로 고아원에 기원한 것이다.)

이창동 감독, 제작만이 아니라 공동 각본가로 참여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 등 70년대 정서 불어 넣으며 영화에 활기를 더해


우니 르콩트 감독은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여행자>의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한다. 이보다 훨씬 전에 아빠를 잃어버린 어린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쓴 적이 있었던 감독은 어느 날 책장 깊숙이 잊고 지냈던 이 짧은 이야기를 보게 되었고, 그 속에 자신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자>의 시나리오는 2년이 넘는 시간에 걸쳐 완성되었다.

그리고 이 시나리오 작업에 이창동 감독이 합류하면서 <여행자>는 더욱 풍성한 결을 가진 이별 이야기로 거듭나게 되었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여행자>의 시나리오는 당시의 시대감성을 재현하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니 르콩트 감독은 어린 시절 프랑스로 건너가 너무 오랜 시간 동안 한국을 잊고 지냈던 것. 게다가 이미 서구의 문화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우니 르콩트 감독이 한국의 정서를 완벽하게 재현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기에 함께 각본가로 참여한 이창동 감독과 이정화 각색가는 당대 최고 히트곡이었던 가수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의 삽입을 제안하며 노래가사의 의미를 우니 르콩트 감독에게 전달했다. 노랫말이 진희의 감정과 꼭 닮아있음을 느낀 감독은 제안을 흔쾌히 수락, 영화 내 진희의 대표곡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배경이 70년대 중순부터인 만큼 보육원 아이들은 모두 귀밑 일자 단발머리를 하게 되었다. 뒤늦게 보육원에 들어오게 된 진희 역시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보모 아줌마에게 짧은 단발을 당하고 여느 아이들과 같은 헤어스타일이 되었다. 머리 길이 하나부터 노래 선곡까지 우니 르콩트 감독의 희미한 기억의 빈 곳은 한국 스탭들이 꼼꼼하게 채워주는 공동 작업을 통해 사소한 소품 하나하나까지 점점 70년대라는 시간 속으로 완벽하게 재배치되며 영화에 풍성한 감성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하사탕>, <오아시스> 등 누구보다 시대와 사람들을 이야기 하는데 타고난 재주를 보여주었던 이창동 감독이 있었다.

<여행자>라는 한국 제목 역시 이창동 감독이 손수 지었다. 프랑스어 원제로 ‘아주 새로운 삶’을 뜻하는 Une Vie Toute Neuve, 영어로는 A Brand New Life인 영화의 제목은 한국인 정서에는 크게 와 닿지 않았던 것. 이에 이창동 감독은 “한 아이가 외국에 가기 전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진희는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내면의 여행을 하는 것이다.”라며 ‘여행자’라는 제목을 제안했고, 감독과 스탭들 역시 이에 동의해 국내 개봉 제목은 <여행자>로 결정되었다.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으로 발탁
<여행자>의 히로인, 진희 역의 김새론부터 고아성까지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


주인공 진희 역의 김새론부터 아역 배우 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예신 역의 고아성까지 진희 아버지와 보육원 원장, 그리고 수녀들과 보모 이렇게 몇몇 성인 연기자를 제외하고 모든 배역은 오디션을 통해 발탁되었다.

아역 중에서도 다소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한 성수 역의 문학진과 예신 역의 고아성 역시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 확정되었다. 예신 역의 고아성의 경우 이미 <괴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매우 유명한 스타였기에 저예산 영화였던 <여행자>의 제작진에게 다소 부담스러움이 있었으나, 고아성은 출연 제안에 당당히 오디션을 거쳐, 예신 역을 확정지으며 이후 촬영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연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뮤지컬 계의 유망주 박도연은 ‘숙희’ 특유의 발랄함과 긍정적인 성격이 본인과 쏙 빼닮아 큰 무리 없이 배역을 따낼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극을 이끌어갈 ‘진희’역을 맡을 아역배우였다. 1000: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던 주인공 캐스팅은 무려 5개월 간의 오디션 기간을 거쳐도 그에 딱 맞는 배우를 찾아내지 못한 채 제작진이 지쳐갈 무렵, <여행자>의 히로인 김새론이 나타났다. 매번 주어진 상황마다 깜짝 놀랄 만큼 높은 집중도와 몰입도를 보이며 본능적으로 연기를 해냈던 김새론은 월등한 실력으로 진희 역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새론 역의 오디션에 참가했던 아이들 중 뛰어났지만 아쉽게 탈락한 몇몇 아이들은 보육원 아이들 중 주요 역할로 <여행자>에 함께 하게 되었다.

나머지 보육원 아이들은 경기도 가평과 청평 일대의 어린이들을 현지에서 직접 섭외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과 나머지 배우들의 도움으로 이 아이들의 스크린 데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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