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페셜 - 인터뷰 다큐멘터리 가족 제2부 아버지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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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간의 갈등, 불화, 애정, 사랑, 후회, 그리움을 인터뷰만으로 감동적으로 그린 방송...
아직까지는 좋은 감정보다는 안좋은 부분에서 많이 공감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작아지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점점 애증에서 사랑, 애정.. 뭐 그런 감정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
정말 마지막에 아버지를 목놓아서 외치는 사람처럼 그렇게 후회하는 날이 오면 안되야하는데...
하지만 막상 앞에서면 또 반목과 갈등, 짜증이 밀려오는 것도 사실이다...-_-;;
아무튼 많은 생각, 추억, 감동, 후회 그런 많은 감정들이 왔다갔다한 참 좋았던 시간이였다.


일요일밤을 눈물로 지새게 만든 MBC 인터뷰 다큐멘터리 <가족>

9월 21일 밤 11시 30분, MBC 스페셜에서 방영한 인터뷰 다큐멘터리 <가족> 4부작 중 1회 '어머니와 딸'은 늦은 밤까지 기다린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기존의 다큐멘터리에서 볼 수 있었던 내레이션과 자막을 배제하고 100여명 가량의 인터뷰만으로 어머니와 딸과의 관계를 조망해간 시도는 너무나 신선했다. 인터뷰한 사람의 이름과 나이, 직업까지도 화면에 담지 않으니 그제서야 비로소 사람들의 목소리가 화면 가득 살아 숨쉬기 시작했던 것이다.
신선했던 것은 이런 구성상의 파격뿐만이 아니다. 늘 우리가 얼굴 맞대고 살고 너무나 가깝다고 느끼는 가족들끼리 정작 마음에 담아두고 전하지 못했던 속엣말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토해진 것이다. 그 진실의 울림은 다른 어떤 장치들보다도 강하여서 방송이 끝난 뒤 수많은 시청자들이 가족에게 전화를 걸거나 인터넷에 다시보기와 재방송을 요청하는 글들을 올리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밤을 지새게 만들었다.

* 결혼한 지 2년 된 울엄마의 막내딸입니다. 어제 방송을 보고 멀리 떨어져 있는 친정엄마가 생각이 났습니다. 2년 전 결혼 몇 달을 앞두고 엄마는 아버지와 도저히 못 살겠다며 제주도 외갓집으로 갔습니다. 물론 그동안 자식들 때문에 얼마나 많이 참으며 살아왔는지 알고, 또 엄마는 왜 그렇게밖에 못 사냐며 제발 아버지랑 헤어지라고 했던 막내딸이었지만... 결혼을 앞두고 아버지와 헤어질 맘으로 외갓집에 가셨던 건 저한테 정말로 충격이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결혼식날 울음보가 터질까봐 일부러 더 많아 웃고... 그리고 엄마와는 눈 한번 마주치질 않았습니다. 결혼하고 나서도 초라한 제 결혼식이 너무 한이 되어서 엄마와 가끔 통화하다가 심사가 뒤틀리면 엄마에게 악다구니를 했습니다.
엄마 정말 미안해. 엄마는 정말 지금까지 자식들 때문에 단 한번도 엄마의 삶을 살지 못하고 참아오기만 했는데... 지금에서야 엄마의 인생을 살겠다는데... 자식인 나는 오직 나만 생각하고... 정말 미안해요. 그리고 건강하세요. 사랑해요. - 김인숙

* 세상의 어머니들께서 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 유지영

* 날 그렇게 힘들게 낳아주신 울엄마한테 고맙단 말 한 마디 못하고 이쁜 옷 안 사준다, 반찬 좀 맛있게 해라 등등 가슴 아픈 말만 하구, 나 꾸미기에 먼저였구, 내 꺼 챙기기에 급급했지. 엄마들은 맛있는 거 원래부터 못 먹는 줄 알았단 한 여자의 인터뷰... 내가 막다버린 치킨을 다시 한번 드시는 엄마의 모습을 보구 더럽게 그걸 왜 또 먹냐며 화만 내던 나... 엄마 정말 너무너무 미안하구 오늘부터라두 정말 잘할게. 딸로써 친구로서... - 정현정

* 벌써 잊어버렸어요. 둘째 아이 힘들게 낳으면서 엄마하고 울었는데.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해서... 울엄마도 이렇게 힘들게 날 낳으셨구나. 정말정말 잘해드려야지 했는데 벌써 잊어버렸더라구요. 잊어버린 맘 찾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임은경

* 엄마한테 모질게 말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얼마나 내 말에 상처를 받았을까... 마음이 너무 아파 울었습니다. 앞으로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고 싶습니다. 저를 철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심미경

- MBC 인터뷰 다큐멘터리 <가족>을 읽고 올라온 시청자 소감 중에서

방송에 다 소개되지 못했던 내밀한 인터뷰를 책으로 엮다!

MBC 인터뷰 다큐멘터리 <가족> 제작팀은 이번 작업을 위해 두 달 동안 8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였다. 50분이라는 짧은 방송으로는 다 담아내지 못했던 그들의 깊은 인터뷰를 북하우스에서 책으로 정리하여 내게 되었다. 이 책에는 특히 앞으로 방영될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의 인터뷰들 중에서 인상깊은 것들이 미리 선보여지게 된다.
이 책에 선정된 열아홉 가정의 내밀한 인터뷰 속에는 우리가 가족 관계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갈등과 그 화해가 담겨 있다. 이 책을 읽노라면 가족관계에서 내 입장만을 고집했던 것이 어리석게 느껴지며 문득 내 가족이 그리워질 것이다.
각각의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부 어머니와 딸
딸을 일곱이나 낳았지만 어느 딸 하나도 소홀함 없이 키워낸 최봉순 할머니와 그 일곱 딸들의 인터뷰에서부터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는 않겠노라고 선언한 강난경 씨와 그런 어머니 밑에서 희생적인 어머니상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는 세 딸들의 인터뷰, 교통사고로 아버지와 여동생을 잃은 뒤 어머니를 증오해온 구민선 씨 모녀, 이혼으로 3대가 '동거인'으로 되어 있는 이순주 씨네 모녀 3대,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릴 때 수수방관하던 어머니를 미워하다 자신이 혼전임신으로 어머니의 고통을 이해하게 된 김희수 씨, 어머니에 대한 애증을 이제서야 놓아보내게 된 여성학자 박미라 씨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 우리 엄마는 다른 엄마들하고는 달러. 정이 하이튼 많으니까. 우리 엄마처럼 저렇게 하는 사람도 없을 거야. 우리도 지금 우리 새끼들한테 그렇게까지는 못할 성 싶은데. 요즘도 서울로 택배가 일 년에 몇 번을 와요. 머 좋은 것도 없어. 나물 찌끄레기, 감자 한 뙈기, 무 배추꺼정...... 그거 보내는 게 일이야. (최봉순 할머니의 셋째딸 서외선 씨 인터뷰 중에서)

- 다음 세상에서 엄마를 만나면 언니 인연으로 만났음 좋겠어요. 지금 엄마가 친구처럼 좋고 엄마가 확실한 일이 있어서 좋지만, 그래도 제 내면에는 자식을 위해 약간은 희생하고 헌신하는 엄마의 상을 바라는 면이 있는 거죠. 다음에 만날 때는 언니로 만났으면 좋겠어요. (강난경 씨의 첫째딸 성저희 씨 인터뷰 중에서)

- 민선이는 제 전부예요. 쟤 없으면 나도 없어요. 그래서 그렇게 싸운 거 같아요. 나도 이렇게 힘들었지만 쟤는 또 쟤대로 엄마가 너무 부담스러웠을 거고. 엄마가 이렇게 일하고 그러는 것도 쟤가 보기에는 안쓰러웠을 텐데. 쟤가 그걸 알아주길 위해서 내가 사는 건 아닌데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조금만 뭐하면 서운하고. (어머니 이규란 씨 인터뷰 중에서)

- 이상이 안 맞고 성격이 안 맞는다고, 이제부터 엄마 안 해, 너 자식 안 해, 이러는 거 없잖아요. 언제든지 내 편이라는, 영원히 내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잖아요. 목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내 편이라는 게 얼마나 든든한 건지 몰라요. 언제든지 내가 가면 쉴 데가 있다는 거. 그게 엄마 아니에요? (이순주 씨 인터뷰 중에서)

- 이번 오월에 임신이 돼가지고 지금 사 개월째예요. 공부하고 일만 하고 싶었는데... 딱 임신이 되니까 되게 많이 갈등하게 됐었어요. 지워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막상 사진을 보니까 맘같이 그렇게 안 되더라구요. 아이는 하늘이 점지해준다 그러잖아요. 그리고 엄마도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를 택했는데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자체도 부끄럽구요. (김희수 씨 인터뷰 중에서)

- 저희 어머니가 저 여행도 못 가게 하고 친구네 집에서 외박도 못하게 했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병실에 누워 계실 때, 파란 가늘 하늘을 내다보면서, 미라야, 내가 나으면 집 지키고 있을 테니까 넌 마음껏 다녀. 이제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니가 가고 싶은 데 다 가. 나도 나으면 그렇게 살 거야. 그렇게 얘기를 하셨어요. (박미라 씨 인터뷰 중에서)

2부 아버지와 아들
사춘기 아들과의 갈등을 풀고 화해에 다다른 장헌철 씨, 4대독자로서 자신도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많았던 이주관 씨, IMF 때 이십 년 이상 근무하시던 직장을 그만두시고 다른 일을 하시다 전신마비가 되신 아버지를 병간호하는 김기태 씨, 전 한총련 의장으로 수감되어 있어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드리지 못한 한을 이야기하는 손준혁 씨, 이것저것 하던 사업이 잘 안 되자 새벽 공사일을 다니다 아들에게 그 모습을 들켜버리고 만 제상기 씨, 어렵게만 느껴졌던 아버지와 이제는 술 한잔을 하며 서로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이로 발전한 신순일, 신상훈 부자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 우리 애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우리 애가 좀 특이하다고 제가 그랬잖아요. 가발을 하나 사달라고 하더라구요. 펑크 스타일로 하고 싶다 그거야. 그거 좀 그렇다. 그런데 안 해주면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 가보자 해서 평화시장 가서 사줬어.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왜 아빠는 가발 쓰는 걸 갖다가 자꾸 나쁘게 생각하냐 이거지. 이걸 모자라 생각해라 이거야. 모자라고 생각하고 멋으로 쓰면 된다. 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냐. 그 이야기를 딱 듣고 그렇다, 그걸 모자라고 생각하면 되지. 내가 왜 가발이라고 자꾸 생각했냐 이거지. 발상을 바꾸자 이거지. (장헌철 씨 인터뷰 중에서)

- 공부도 좋고 출세하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너는 사대독자니까 오대독자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아들 딸 많이 낳아라, 아버님은 이런 생각만 주입을 시키셨어요. 부자가 되라거나 이런 말씀은 전혀 안 하셨던 것 같아요. (이주관 씨 인터뷰 중에서)

- 아버님이 꼼꼼하시다 보니까 집에서도 챙기는 부분이 많아요. 사소한 거, 가스 잠궈라, 불 꺼라,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 그게 잔소리잖아요. 그땐 듣기 싫더라구요. 왜 이렇게 아버님은 짜잘한 것까지 다 신경을 쓰실까? 안 그래도 다 잘할 텐데 그런 생각 들고. 지금은 그 소리가 그립죠. (김종백, 김기태 부자 인터뷰 중에서)

- 해마다 제 생일 되면 아버지가 나가셔가지고 고기라도 사오시고 국 끓여가지고 식탁 위에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 이렇게 해서 항상 하루 종일 올려놓으셨다고 그러더라구요. 혹시 나오면 먹으라고 그러셨겠죠. 혹시 열쇠 없이 들어올까봐 문도 안 잠그고 주무셨대요. (손준혁 씨 인터뷰 중에서)

- 그 이면에 이렇게 고민하고 고뇌하는 것들을 보여준다는 게 힘들었을 텐데 아버지가 저희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에 감사하죠. 그래서 그때 이후로 아버지와 아들간의 의사소통은 원활해졌어요. (신순일, 신상훈 부자 인터뷰 중에서)

3부 남편과 아내
여덟 살의 나이차이와 오랜 이해의 시간을 거쳐 비로소 부부가 된 황민, 박해미 부부, 결혼 후 5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불림 수술을 받으며 간절히 아이를 기다리는 최무경, 이은정 부부, 아이를 낳지 않음으로써 아내와 자신의 삶의 여유를 갖고 그 시간에 자신들을 위해 투자하는 최동주, 이묘숙 부부, 조흥은행 노조 파업 주동 혐의로 수감되었을 당시 지게차에 치여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이용규 씨, 사십대 중반의 나이에도 서로에게 설렘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이두영, 이찬경 부부, 부모님 몰래 동거를 하다 임신으로 결혼에 이르게 된 박정훈, 정영혜 예비 부부,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동명이인 커플, 이수진과 이수진 기자 부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 아이랑 와이프랑 차 타고 에버랜드 놀이동산 갈 때가 제 인생에서 젤 행복해요. 그리고 셋이서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보면서 웃을 때, 그때가 젤 행복해요. (황민 씨의 인터뷰 중에서)

- 애를 낳느냐 안 낳느냐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애들이 없으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이 부분이 정해져야 한다. 그러니까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일거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그 다음 부분으로 애들 문제도 결정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최동주 씨 인터뷰 중에서)

- 동거 그 자체를 보면 안 되고 그 결과로 평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같은 경우는 결혼으로 이어졌잖아요. 저희는 한번 인생을 살아본 거예요. 갖추어지지 않은 조건에서. 근데 그게 더 소중한 거예요. (정영혜 씨 인터뷰 중에서)

------------------------- MBC 다큐멘터리 가족 제작팀 - 김철진 채환규 이모현 김철진 책임PD는 1984년에 MBC에 입사하여 <다큐멘터리 이야기 속으로> <성공시대> 등을 연출했고 채환규 PD와 이모현 PD는 1991년에 MBC에 입사하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을 연출하였다.
결혼 18년차인 김철진 책임PD가 <가족> 중 '남편과 아내'편을,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 채환규 PD가 '아버지와 아들'편을, 그리고 홀어머니 아래 딸 셋 중 하나로 자란 이모현 PD가 '어머니와 딸'편을 맡았다. 이들은 지난 두 달간 400쌍 이상의 모녀, 부자, 부부를 만나 30분짜리 테이프 800권 분량을 찍었다.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인터뷰 다큐멘터리'를 통해 자막이나 내레이션에 기대지 않고 인간성(humanity)의 진실에 접근해보는 시도를 하였다. 앞으로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 시어머니와 며느리 같은 가족의 여러 측면들을 그려내어 21세기 한국의 '가족'에 관한 종합 보고서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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