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산행기 - 평일에 산에 가는 나, 나도 정상에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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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 딸린 40세의 나이에 백수가 되고, 마땅히 할 일도 없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출판업에 종사를 하다가 백수가 된 저자는 오라는곳도, 갈만한곳도 없는 처지가 되었는데, 친구들과 간혹가서 등산은 거의 안하고 술잔을 기울이던 북한산에 갔다가, 시간도 남겠다.. 나도 한번 올라가보자라는 마음으로 등산을 시작하게 됩니다.
어느새 불어버린 몸은 한걸음 한걸음을 걸을수록 숨이 가빠지고,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이 수십번도 더 들지만, 그는 산행을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해보고, 미래를 구상해보자는 생각에 산행을 시작합니다.

전혀 등산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책과 인터넷을 통해서 북한산에 대해서 배우고, 등산지식을 익혀가며 조금씩 조금씩 산행반경을 넓혀 가는데, 북한산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점점 북한산에 대한 지식과 산행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가는데, 의도했던 미래에 대한 생각보다는 북한산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서, 살도 자연스럽게 빠지고, 새로운 직장은 찾지 못했지만, 교정과 같은 일을 프리렌서로 하기 시작하면서 다시금 삶에 대한 재도전을 시작하게 되는 내용의 책입니다.

저도 북한산에 자주 오르고, 주로 족두리봉(수리봉)쪽으로 많이 오르는데, 저자의 이런 산행기들의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수리봉을 처음 헉헉데면서 올랐던 기억... 그더다가 살이 빠지면서 삶에 자신감이 붙어가던 기억들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되더군요.

북한산과 등산에 대한 정보도 많이 제공하기도 하지만, 불혹의 나이의 백수로써의 삶에 대한 고민도 들어볼수 있으며, 참 독특한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책입니다.
비슷한 느낌이 드는 책이 독일 외무장관 요시카피셔의 - 나는 달린다인데, 물론 그정도까지의 자기개혁, 혁신까지는 아니지만,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부터 새로운 삶이 다가오는 한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통해서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마음이 깃든다는 말과 너의 몸이 움직일때 너의 마음도 움직인다라는 신해철의 노래가 참 어울리는 책인듯 합니다.

먹어가는 나이에 뱃살만 늘어가서 고민인분들, 산행에 관심이 많지만, 혼자서 도전하기가 두려워 주저하시는 분들, 뭔가 생각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분들이 산행을 통해서 삶을 바꾸고, 새로운 출발을 하시는데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만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봄의 신록의 만연한 계절입니다.
피곤하다가 집에서 쉬지만 마시고, 등산을 통해서 산정상에서 느낄수 있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우리의 앞날을 생각해보는것은 어떨까요?



<도서 정보>
제   목 : 백수산행기 - 평일에 산에 가는 나, 나도 정상에 서고 싶다
저   자 : 김서정 저/지만 그림
출판사 : 부키
출판일 : 2009년 1월
책정보 : 92쪽 | 383g ISBN-13 9788960510432
구매처 : Yes24
구매일 : 2009
일   독 : 2010/5/3
재   독 :
정   리 :

<미디어 리뷰>
이 책은 불혹의 나이에 갑자기 백수가 된 저자가 어느 날 문득 북한산을 찾게 되고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든 이야기이다. 우스꽝스러운 초보 산행 장면은 한 편의 콩트고, 때로 산에서 떠올리는 저자의 추억은 산길에서 만난 인생길이며, 둔한 몸으로 힘겹게 지나간 등산 코스와 산행 노하우는 친절한 산행 가이드이다. 또 책 속에서 발견한 북한산의 역사, 귀동냥으로 전해들은 비사와 야사는 문화유적 답사기이기도 하다.

비록 같이 산에 오른 친구에게 산을 못 탄다고 면박당하고 집사람에게 여전히 백수 신세라고 구박받지만 저자는 책과 인터넷을 통해 북한산과 또 다른 사랑을 쌓아 갔다. 그렇게 한 해, 두 해, 5년 넘게 북한산에 오른 그에게 산이 준 선물은 놀랍다. 83킬로그램이던 몸무게는 65킬로그램으로 20킬로그램 가까이 줄었다. 입에 달고 살던 담배도 끊었다. 백수라는 자괴감을 벗고 일과 삶에 대한 열정도 되찾았다. 북한산 종주도 성공하면서 전문 산악인 못지않은 등반 실력도 갖추었다. 이제 산에서 누가 “어디가 길인가요?”라고 물어오면 이렇게 대답한다. “가면 길이죠.”

저 : 김서정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신채호』등을 썼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바쁘게 살고 있다. 2004년부터 매주 1회 이상 북한산에 오르고 있으며, 2006년부터 ‘북한산 고객만족 모니터링단’으로 활동하는 등 북한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림 : 지만  1975년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2007 KIAF young artists portfolio presentation에 선정되었고, 2006년부터 여러 개인전 및 단체전에 작품을 선보였다. 지금은 경기도 이천 금호창작스튜디오에서 작품 활동에 힘쓰고 있다.



<줄거리>
정말 말없이 나를 이해해 주는 건 너밖에 없구나!
평 생 산을 오르지 않아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고 장담하던 김 씨. 어느 날 백수가 되어 집에서 뒹굴다가 문득 산에 오를 결심을 한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삶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 그런 단순한 목적도 없었다. 그는 지금까지 다른 이들의 산행에 따라가서도 계곡에서 막걸리만 마시던 생초보 등산객. 산에 대한 아무 ‘개념’이 없기에 할인 마트에서 산 싸구려 등산복에 배낭도 없이 산행에 나선다. 검은 비닐봉지에 생수 한 병, 김밥 한 줄, 오이 하나 달랑 넣고.
얼마 지나지 않아 땀범벅이 된 김 씨. 그제야 자신이 목적지도 없이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묻는다.
“대남문까지는 얼마나 걸리나요?” “40분 정도요.”
하지만 그 길은 그에게 두 시간이 걸리고 만다. 가파른 오르막은 한 번에 열 발자국을 떼기도 힘들고 심장은 터질 것만 같다. 지나가던 등산객들은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라는 눈길로 흘끔흘끔 쳐다본다. 우여곡절 끝에 대남문에 오른 김 씨. 맑은 하늘 아래 저 멀리 보이는 서해를 본 순간, 그만 북한산과 사랑에 빠진다.
북한산의 감동을 맛본 김 씨. 이제 과감히 ‘나홀로 산행’에 나선다. 다른 이유는 없다. 아직은 도무지 동행을 따라잡을 수 없어서다. 북한산 정상 백운대에 오르는 게 두려워 한동안 주변 봉우리와 능선만 돌아다니기도 한다. ‘실력 키워서 갈게.’
비록 같이 산에 오른 친구에게 산을 못 탄다고 면박당하고 집사람에게 여전히 백수 신세라고 구박받지만 그는 책과 인터넷을 통해 북한산과 또 다른 사랑을 쌓아 간다. ‘북한산에 이렇게 많은 역사의 숨결이 살아 있을 줄이야!’ 급기야 북한산을 배경으로 베스트셀러 소설을 펴낼 생각에 행복에 젖지만 구상도 못하고 실패하고, 산행이 힘들 땐 ‘난 문화유적을 답사하고 있는 거야.’라며 핑계를 대지만 북한산 앞에서는 언제나 한없이 작아질 뿐이다.
평일 산행을 하다가 다른 이들의 주말 야유회 흔적에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며 한숨짓던 김 씨. 그렇게 한 해, 두 해, 5년 넘게 북한산에 오른 그에게 산이 준 선물은 놀랍다. 83킬로그램이던 몸무게는 65킬로그램으로 20킬로그램 가까이 줄었다. 입에 달고 살던 담배도 끊었다. 백수라는 자괴감을 벗고 일과 삶에 대한 열정도 되찾았다. 북한산 종주도 성공하면서 전문 산악인 못지않은 등반 실력도 갖추었다. 이제 산에서 누가 “어디가 길인가요?”라고 물어오면 이렇게 대답한다. “가면 길이죠.”

【 이 책을 읽으면 안 되는 분 】
★ 전문가 수준의 산악인―산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분은 바위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김 씨의 ‘후들후들 산행’에 아마 속이 터질 것이다.

★ 기초 체력이 좋은 분―가끔 산에 가도 정상에 쉽게 오르는 분은 ‘매주 산에 오른다’는데도 신통치 않은 김 씨의 ‘저질 체력’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것이다.

★ 탄탄대로의 회사원―회사에서 잘릴 걱정 없는 실력파 직장인은 평일은커녕 휴일에도 등산하기 어려울 테니 김 씨를 비웃기만 할 것이다


<책속으로>
1 난생처음 걸은 산성계곡 길 - 느닷없이 다가온 기쁨
2 바윗길이 적은 곳을 찾아 북악에서 대성문으로 - 책 속에는 없는 길
3 성벽 따라 대남문에서 대동문으로 - 실패한 문화유산 답사
4 네 발로 기어오른 족두리봉 - 과거의 길에 머물러 있네
5 진흥왕이 비봉 정상에 오르기는 했을까? - 도전하고 싶은 마음
6 비봉능선 바윗길을 완주하다 - 길 위의 슬픔들
7 위문 아래 돌계단은 정말 힘들어 - 흰 구름 속으로 들어갈 날은
8 숨이 멎어도 행복한 숨은벽을 보다 - 그를 만지니 더 경이로운 풍광이
9 의상능선이 잘 보이는 응봉능선 - 영원히 북한산을 타는 사람
10 오르락내리락 쉽지 않은 의상능선 - 부처님의 은덕일 거야
11 산성계곡 길이 한눈에 보이는 원효봉 - 고독의 길을 계속 가련다
12 산성주능선 주변을 맴돌다 - 산에도 내게도 봄이 왔네
13 진달래능선도 타고 상장능선도 타고 - 북한산 자락에 묻힌 이들
14 북한산을 떠나 도봉산으로 - 쉽게 길을 내주지 않는 산
15 도봉산을 거닐며 알피니즘을 생각하며 - 산이 그곳에 있으니 오른다
16 북한산을 종주하다 - 삶도 산행도 자신감이 붙다
17 백운대 아래를 돌고 도는 산행 - 산이 길이고 길이 산이네
18 다시 나 홀로 북한산행에 나서며 - 내 안의 검은 고독, 흰 고독
작가 후기


불혹의 나이에 나는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었는데 몸뿐 아니라 마음도 헤매고 있었다. 어떤 이는 30대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40대에 대통령이 되기도 하는데, 나는 내가 일해 온 분야에서 아무런 성과도 이루지 못한 채 물러나야 했다. 아니 회사에 손해만 잔뜩 끼친 채 물러나야 했기에 그 패배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내 분야에서 재기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 무렵 문득 북한산이 내 눈에 들어왔다. 운명처럼, 도둑처럼, 연인처럼, 분신처럼, 또 다른 삶처럼 내 안에 북한산이 쓱 비집고 들어와 똬리를 틀었다. --- p.11

나는 터벅터벅 산성매표소로 향했다. 힘없이 포장도로를 따라 걷다 보니 내가 등산객들과 뭔가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내 등에는 배낭이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산에 간다고는 했지만, 약간이라도 지쳤다 싶은 마음이 들면 여지없이 산을 등지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런 얄팍한 생각 때문이었는지 나는 물조차 챙기지 않았고, 내 자신의 무모함에 경악해 결국 물을 사러 가게에 들렀다. --- pp.12~13

내가 “어디가 길인가요?”라고 물을 때마다 그들은 늘 “가면 길이죠.”라고 대답했는데,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아니 북한산 길을 훤히 알고 있어서 하는 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게 되었다. (…) 어떤 방향으로 가든 길은 늘 있었고, 그 길을 찾기 위해 무슨 운명처럼 또 부지런히 산에 몸을 맡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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