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수첩 - 대한민국 마흔 살, 대통령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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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도 한참 시국이 혼란스러울때... 고등학교 1학년이였던 나는 솔직히 무슨 일인지.. 왜 그런지도 몰랐고..관심도 없었던것 같다...
하지만 그때... 잘못된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해서 뛰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몇몇 목숨을 희생당해가며 결국에는 직선제를 이끌어 내었지만.. 노태우의 당선으로 좌절한 그들... 그리고 20년후... 그들이 싸웠던 시청앞 광장은 붉은 악마의 응원장으로 변해있고.. 그들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며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민주화를 위한 당연한 권리의 취득... 하지만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민주화는 되가고 있지만... 제대로된 정치, 정부, 지도자는 보이지 않는다...
그 답답한 현실속에서 언젠가 메시아를 기대하는 듯한 나의 바램이자.. 사람들의 소망을 들어도본다...
무엇보다도 살기좋은 세상, 살만한 세상.. 열심히 일한자는 그만큼 댓가를 받고, 불신없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 언제나 그날이 올까... 그리고 그날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할수 있을까?

<대한민국 마흔 살, 대통령과 나>

 2007년은 87년 6월 항쟁이 일어난 지 꼭 20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직선제 개헌 이
후 다섯 번째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 해이기도 하다. 
  87년 6월 항쟁과 17대 대통령 선거. 2007년 한 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굴 두 가지 
화두다. 대선 1년을 앞두고 벌써부터 여야 대선주자들은 갖가지 공약과 정책을 펼치
는 등 본격적인 대권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화 20년. 그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그리고 다음 5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는 무엇일까? 우리는 20년 전, 스무 살의 나
이로 6월 항쟁을 겪었던 이들 스무 명을 만나 민주화 20년 후 삶을 밀착 취재해 봤
다. 군부정권에 맞서 거센 민주화의 물결을 만들어냈던 학생들, 학생은 아니었지만 
함께 시위에 참여하며 박수쳐주던 스무 살의 청년들.
  그들이 올해 꼭 마흔 살이 되었다. 사회의 중추세력으로 성장한 이들의 현재 삶을 
통해 앞서 던진 물음의 해답을 찾아보았다. 


▣ 20년 후, 그들의 삶.

  우리가 만난 마흔 살 중에는 87년 당시 총학생회 활동을 하며 투쟁의 선봉에 있었
던 청년도 있었고 이한열의 죽음을 겪고 난생 처음으로 시위라는 것에 나가본 여대
생, 취재를 목적으로 거리에 나섰다가 취재수첩을 던져버리고 시위에 참여한 학보
사 기자도 있었다, 배달을 나갔다가 분에 겨워 시위에 동참한 떡집 종업원, 반대로 
그들을 진압했던 전경, 그 뜨거웠던 여름을 알지 못한 채 지갑 공장에서 당선사례용 
지갑을 만들었던 노동자도 있었다. 또한 버스 안에 앉아 구경을 했던, 그저 놀기 좋
아하던 청년도 있었다. 20년 후 이들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취재 결과 이들은 국
회의원, 대학교수, 기자가 되었거나 자영업자, 특수교사, 미술가가 되어 있었다. 또
한 트럭운전사, 건설노동자, 농민. 그리고 전단지를 붙이며 생계를 이어나가는 이도 
있었다.

1. 민주화의 벽만큼 높은 생활 현실의 벽

"나이 마흔. 이제는 섣부름, 순수함 이런 것으로만은 살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
까 생활적인 것이나 정치적인 것에 대해서도 그 때와는 좀 다른 관심이 생기는 것 같
아요."
  87년, 남학생들 못지않게 열혈 여학생이던 박강희(40. 특수학교 교사)씨. 20년이 지
난 지금, 그녀는 87년의 그 정신이 무색하리만큼 세상일에 무관심해 졌다고 말했다. 
쌍둥이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혼까지 하게 되면서 생활과 육아, 그 현실
의 벽 앞에 부딪혀 그녀는 미처 다른 일에 관심 가질 여유가 없었다. 요즘 그녀의 과
장 큰 관심사는 아이들의 교육문제.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공동체의식을 심어주고 싶
었던 그녀는 대안학교를 찾았고 그곳에서도 끊임없이 아이들의 교육문제에 대해 고
민하고 있었다. 


"지금은 그냥 자기 생업하면서 옛날에 품었던 생각을 조금이라도 잃지 않고 연장하
겠다는 그런 소신으로 사는 거지."
  직접 화염병을 만들면서까지 투쟁의 선봉에 섰던 배영일(40. 자영업)씨. 최근 개업
한 가구점을 운영하는데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 그는 네 남매와 아내를 책임
져야 할 한 가정의 평범한 가장으로 살고 있었다. 나이 마흔. 지금 그에게는 더 나은 
세상 이전에 가족들의 더 나은 미래가 걸려 있었다.

  
"FTA가 협상되면 대한민국에서 농업이 아예 사라진다고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
금 FTA가 아니라도 간신히 생존선상에 있는데... 살기 위해 거리로 나서야 합니다."
  경기도 여주군 적금리의 막내인 최재관(40. 농민)씨. 서울대 농학과를 졸업한 후 농
사지으며 살겠다는 소박한 꿈을 안고 시골로 내려왔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에 휘둘
려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는 농촌 현실에 문제점을 느낀 그는 다시 거리로 나섰다. 20
년 전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치던 거리에 서서  'FTA 반대' 구호를 외쳐야만 했
다. 


"마흔 살은 어떤 사회의 문제, 이런 것들을 나와 분리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결혼하
고 애 낳고 애 키우고 거기에서 오는 문제, 자기 개인의 문제 이런 것들을 내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사회의 문제일 수도 있다 이렇게 연결해서 생각하는 그런 세대가 아
닌가. 40대라는 게."
-박영균(40. 미술가)
 

2. 20년 후 거리에 선 사람들

반면, 민주화 구호가 사라진 거리, 그곳에는 생존을 위한 구호가 자리하고 있었다.

"20년 전에 거기 몸 담고 있을 때는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 절대 생각 못했죠. 그냥 
평범하게 직장 잘 구해서 잘 다닐 줄 알았죠. 근데 세상은 그게 아니더만요. 20년 전
이나 지금이나..."
  87년 6월 항쟁이 한창이던 그 때 전경 생활을 하고 있던 김용철(40. 비정규직 노동
자)씨. 시위 현장에 나가 항상 막는 입장에 섰던 그는 왜 싸워야 하는 지, 그들이 요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국가에 충성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20
년이 흐른 지금, 용철씨는 대기업 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을 하고 있다. 그곳
에서 갖은 차별과 부당함을 피부로 느끼고 거리로 나간 그는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
며 20년 전과는 정 반대편에 서서 방패를 뚫어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옛날에는 사회적 약자니 뭐니 그런 것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런데 내가 이런 생활
을 하리라고는 상상을 못 했어요. 올해 나이 사십인데... 이제는 제가 사회적 약자가 
되었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판교신도시 재개발로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된 박정환(40. 철거민)씨. 나무 한
그루 없이 허허벌판이 되어 버린 그곳, 임시로 지은 컨테이너 박스에서 간신히 한 
몸 누이며 생활하고 있었다. 20년 전,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지나다니며 시위현장을 
구경하던 그가 이제는 자신의 삶과는 전혀 상관없을 줄 알았던 현장에서 생존의 구
호를 외치고 있었다.
 

"옛날에 민주화 이런 것에 목말랐다고 한다면 지금은 생존 자체에 목마른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이승우(40. 건설노동자)


▣2007년 시대정신은.
 
  민주화 20년. 한 때 우리 사회의 흐름을 바꿔놓았던 이들은 여전히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점은 날의 꿈을 빼앗긴 이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싸우고 있다. 마흔에 접어든 
그들의 꿈은 과연 어디로 갈까?
  흔히 역대 대선 때마다 시대정신이 있다고 말한다. 그 시대의 정신으로 문민정부
가 들어섰고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정치개혁이 이루어졌다. 이제 2007년, 다
시 한 번 우리 시대를 돌아볼 기회가 왔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우리가 만난 스무 명
의 마흔 살들에게 두 가지 공통된 질문을 던졌다. 2007년에도 투표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대권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적어도 그들의 대답 속에서 우리의 2007년의 시대적 과
제와 요구를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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