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우드 - 왜 남의 꿈을 만드는 데 인생을 낭비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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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남의 꿈을 만드는 데 인생을 낭비합니까? 라는 말 한마디에 보게된 영화...
그다지 재미있다거나 감동을 느낄수 있다기 보다는 팀버튼의 작품이라는것과 조니 뎁이 출연을 하고, 실제 존재했던 에드우드라는 감독이 살아남기위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이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버튼의 참패작중에 하나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흑백영화.

아무튼 침례교회에서 투자를 받아서 영화를 만들지만 너무 심한 간섭에 고민을 하던 에드우드가 대선배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묻는다.

웰스 씨, 그래도 해야 하나요?

좋은 작품이라면 해야죠.
소신이 있다면 싸울 가치가 있는 겁니다.
왜 남의 꿈을 만드는데 인생을 낭비합니까?


이 말만은 기억하자!

원 제 : Ed Wood
감 독 : 팀 버튼
주 연 : 조니 뎁 , 빌 머레이 , 마틴 랜도 , 사라 제시카 파커
각 본 : -
촬 영 : -
음 악 : -
편 집 : -
미 술 : -
장 르 : 드라마
개 봉 : 년 월 일
등 급 : 15세 이상 관람가
시 간 : 124 분
제작/배급 : -
제작국가 : -
제작년도 : 1994 년

허리우드 사상 최악의 감독이라 불리는 괴짜 감독 에드우드의 삶을 그린 영화로 그의 괴행 뿐만 흑백 영화 시절 허리우드 영화사의 한 단면을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여장을 즐기는 등 평범하지 않은 사생활로 세인의 비웃음을 받았던 에드우드 감독의 얘기를 시종일관 유쾌한 기분으로 풀어나간 감독의 솜씨가 엿보인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30대 청년 에드우드는 우연히 <드라큐라>로 명성을 날리던 왕년의 스타 벨라 루고시를 만나게 된다. 홀로 외롭게 살아가던 루고시는 아직도 자신에게 스타 대우를 해주는 에드가 고맙기만 하다. 한편 에드는 양면성을 지닌 사람의 이야기인 <글렌 혹은 글렌다>를 만들지만 비평가들은 지금까지 본 영화 중 최악이라는 혹평을 하고, 극장에 올리지도 못한다. 그후에도 에드는 실험적인 영화를 만들지만 역시 비난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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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은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능력이 있다. 그의 영화에는(그리 많이 본 건 아니다) 비정상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는 늘 그런 식이다. 하지만 영화를 계속 보다 보면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과연 ‘정상적’인 것은 무엇이고 ‘비정상적’인 것은 무엇일까. 누가 ‘정상’과 ‘비정상’이란 단어를 만들었고 누가 구분하는가? 그 기준은 바로 ‘집단’이 아닐까.
   미국의 과학자 라이언 왓슨은 『생명의 조류』라는 책에서 ‘어떤 행위를 하는 개체의 수가 일정량에 달하면 그 행동은 거리나 공간을 넘어 불가사의한 이유로 확산되어 간다’고 했다. 즉 어느 개체의 10%가 깨달으면 그 개체의 의식이 변한다는 것이다. 의식이 변한 개체의 수가 점점 늘어나면 그 변한 의식은 보편적인 법칙이 되고 사람들은 그 법칙을 ‘정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팀 버튼은 디즈니에서 애니메이터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귀여운 캐릭터로 ‘예쁜 게 정상이다’는 이념을 가진 디즈니가 팀 버튼과 어울릴 수 있었을까? 물론 아니다. 기괴한 상상력의 소유자 팀 버튼은 곧 디즈니를 뛰쳐나온다. 이후 팀 버튼은 1930년대 호러 영화에 열광하고 1950년대 B급 공포영화의 문법을 적절히 차용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첫 장편영화로 그는 상업적 성공을 이뤄냈고(대중도 그 동안 ‘정상’이라 일컫는 틀에 지쳐있었다) 워너브라더스는 「배트맨」의 감독을 그에게 맡겼다. 팀 버튼 최초의 블록버스터 영화 「배트맨」은 할리우드에서 만들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기괴하다. 이 영화는 1989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팀 버튼의 입지를 굳건히 해준다. 팀 버튼은 자신과의 불협화음을 이룬 할리우드와 미묘한 거리를 유지한다. 그는 이제 할리우드 자금을 적당히 끌어 쓸 만큼 영리해졌다.
   내가 팀 버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1950년대 실존했던 할리우드 최악의 감독 에드우드 때문이다. 팀 버튼은 살아있는 동안 단 한 번도 주목받지 못한, 그러나 끝내 소신껏(?) 찍고 싶은 영화만 찍었던 에드우드 감독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한 번도 영화 교육을 받지 못했고 여자 옷입기(그러나 호모는 아니었음)를 좋아했던 특이한 취향의 에드우드. 메이저급 스튜디오를 배회하며 영화감독을 꿈꿨지만 메이저에선 끝내 기회를 얻지 못했던, 그러나 죽을 때까지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 팀 버튼은 에드우드의 열정을 흠모했고 그의 일생을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에드우드 못지않게 열정을 불태운 팀 버튼의 극장판 시나리오는 제작자로부터 외면당했다. 결국 그는 한때 몸담았던 디즈니를 찾아갔다.
   그렇게 해서 조니 뎁 주연의 영화 「에드우드」가 탄생했다. 당시 할리우드에서는 에드우드가 문화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었다(아니 띄우고 있었다). 최악의 감독에 열광했던 마니아들은 심야영화로 에드우드 회고전을 선택했고 초등학교 수준의 연기와 기본적인 영화 문법 무시 그리고 논리적이지 못한 극적 전개에 열광했다. 하지만 영화 「에드우드」는 팀 버튼의 첫 번째 실패작으로 기록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평가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살아생전 시선 한 번 주지 않다가 죽고 나니까 최악이니 엉터리니 독특하니 평하면서 은근슬쩍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할리우드. 또 그 할리우드를 적당히 이용해가며 자신의 고집대로 영화를 만드는 팀 버튼. 둘 중 누가 더 악랄할까.

   최근 팀 버튼은 두 편의 영화로 돌아왔다. 우선 「찰리와 초콜릿 공장」. 세계 최고의 초콜릿 공장의 주인 윌리 웡카는 다섯 명의 어린이를 초대한다. 초콜릿 공장은 10년 동안 굳게 닫았던 비밀 공간이다. 찰리를 포함한 다섯 명의 어린이들은 말 잘 듣는 아이와 말 안 듣는 아이,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팀 버튼이 변했다. 그가 교훈적이고 할리우드적인 영화를 만든 것이다. 과연 그럴까? 예전의 팀 버튼이라면 그러지 않을 텐데…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윌리 웡카(조니 뎁)이다. 원작 동화에서 윌리 웡카는 과거나 동기가 없다. 팀 버튼은 윌리 웡카가 초콜릿에 집착하고 있는 것을 미루어 어린 시절을 상상한다. ‘분명 웡카의 부모는 초콜릿을 못 먹게 했을 거야.’라고. 머리보다 큰 치아교정기를 한 웡카의 어린 시절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의 유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웡카처럼 무서운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왜 어른들은 어린이에게 공포를 심어줄까?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었든 간에 어른들이 만든 이야기는 무서운 것들로 가득하다. 이 영화에도 화려한 초콜릿 공장이 무색할 만큼 무서운 사건이 벌어진다.
   팀 버튼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아니다. 그는 이번에도 돈 많은 사람들을 잘 꼬드겨 대중들의 취향대로 만드는 척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화 곳곳에 팀 버튼다운 면들이 숨어 있다.
   그의 최근작 「유령 신부」는 팀 버튼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이 죽으면 지하세계로 가서 자신들만의 공간을 갖는다. 영화 속에서 산 사람들은 허위와 욕심으로 가득 찼고 오히려 죽은 사람이 정의롭고 착하다는 설정. 돈 많은 집안의 빅터는 돈 없는 귀족 가문의 빅토리아와 정략결혼을 할 사이다. 사랑 없는 결혼에 한숨을 내쉬던 두 남녀는 첫 만남에서 서로에게 반한다. 하지만 결혼 리허설에서 실수만 연발하던 빅터는 숲 속에서 혼자 결혼 연습을 하다가 고목 가지에 결혼반지를 끼운다. 순간 두꺼비 왕자가 마법에서 풀려났던 것처럼,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왕자를 만난 것처럼, 비현실적인 상황이 이어진다. 고목나무는 시체의 손가락이 되고 땅속에서 유령신부가 나타난다. 지하세계로 끌려간 빅터는 그곳에서 죽은 자의 세계를 경험한다.
   사실 말이 유령신부지 내 눈에는 아름답고 자기주장이 강한 여자로 보였다. 지하세계는 팀 버튼의 기발한 상상력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역시 그는 유령 이야기에 강하다). 유령신부의 눈 속에 살고 있는 구더기는 걸핏하면 눈을 밀치고 튀어나와 유령신부에게 말을 걸고, 해골들은 케이크의 장식품으로 이용하고, 거미줄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한다.
   빅터는 원래의 신부와 유령신부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는 두 신부를 모두 좋아하는 것 같았다. 마침내 빅터는 유령신부와 진짜 결혼을 올리기로 한다. 지상세계에서 산 자와 죽은 자의 결혼식이 이어진다. 이 영화는 유대인 남자가 시체를 신부로 맞았다는 러시아의 민담에서 착안해 만들었다. 팀 버튼은 이 짧은 이야기에 상상력을 동원한다. 산 자는 어둡고 침체되었고 죽은 자는 밝고 활동적이다. “열정이 없이 산 사람은 시체보다 못하다.” 나의 친구는 이 영화를 본 후 이렇게 말했다.

   팀 버튼. 할리우드의 악동이라고 하기엔 인지도가 너무 높고 이제 블록버스터쯤은 마음만 먹으면 만들 수 있는, 하루 100장에 달하는 그림을 그리고 더벅머리를 고수하는, 고집쟁이 감독. 그가 내게 말을 건다.
   “소신이 있다면 싸울 가치가 있는 겁니다. 왜 남의 꿈을 만드는 데 인생을 낭비합니까?”
영화 「에드우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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