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산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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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일곱에 76일간의 백두대간 최초 단독 종주, 스물 아홉살에 여성으로서 세계 최초로 강가푸르나 등반 성공, 서른 두살엔 남자도 어렵다는 설악산 토왕성 폭포 빙벽 두 차례 등반. 화려한 등반 기록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여성산악인 남난희(48)씨. 하지만 그는 30대 한 가운데에 산을 버렸다. 정확하게 말해 더 높은 산을 오르겠다는 열망, 더 높은 산을 정복하겠다는 허허로운 욕망을 버렸다. 그는 산을 오르는 대신 산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이런 대략의 내용을 보고, 나도 산을 좋아하므로 산에 대해서 더 배울수 있지 않을까하고 책을 봤는데, 실질적인 내용은 산이라기보다는 자연에 대한 예찬과 무소유, 조화로운 삶 등에 대한 내용이다.
산이라는 주제보다는 자연이라는 넓은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저자가 무슨말을 하고 싶은건지 파악하기가 좀 그랬고, 수필처럼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
읽으면서 데니와 젬마, 법정스님 등이 생각이 날정도로 그들의 삶과 많이 닮았다.
닮고는 싶지만, 절대 닮을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도서 정보>
제   목 : 낮은 산이 낫다
저   자 : 남난희 저/이한구 사진
출판사 : 학고재
출판일 : 2004년 06월
구매처 : 오디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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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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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
이 책에는 한 때 독보적인 산악인이었던 중년여성이 시골 삶의 텃밭에서 일군 다정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저, 자연과 이웃과 아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일상이 몸을 낮게 하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실감’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봄이면 찻잎을 따고 덖고, 산에서 나물을 캐고, 가을이면 장을 담그는 그녀의 일상이 더 이루고, 더 가지려는 욕망에 놓쳐온 삶의 ‘실감’이 무엇인지, 과연 ‘잘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저절로 깨닫게 한다. 낮아서 높아지는 삶, 가진 것 없어도 풍요로워지는 삶, 그 ‘행복한 역설’을 여기 청정채소 같은 저자의 글이 증명하고 있다.

1957년 경상북도 울진에서 태어나 1981년 한국등산학교를 수료한 후, 1984년 1월 1일부터 76일 동안 백두대간 단독종주에 성공하였다. 1986년에는 여성으로서 세계 최초로 해발 7455미터 높이의 히말라야 강가푸르나 봉에 올랐고, 1989년에는 남자도 어렵다는 설악산 토왕성 빙벽 폭포를 두 차례나 등반하였다. 1991강원도 정선에서 일반인을 위한 자연생태학습장인 ‘정선자연학교’ 교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4년 현재는 아들과 함께 지리산 화개골에서 살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 백두대간 단독 종주의 기록을 담은 『하얀 능선에 서면』이 있다.



<정호의 정리>
네팔에 갔을 때는 그동안 신었던 고무신 뒤꿈치가 찢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뒤꿈치를 바늘로 꿰매어서 신고 다니기도 하였다. 하긴 가장 빨리 찢어지는 곳이 거기여서 평소에도 그렇게 해서 신었다. 포카라의 포근한 호숫가에서 거룩한 히말라야와 호수에 비치는 눈 덮인 산을 바라보며, ‘내가 오르지 않고 이렇게 바라만 봐도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 함께 여행 온 박완서 선생님께서 뒤꿈치를 꿰맨 내 고무신을 보시더니 발이 몇이냐고 물었다. 다 헤어진 고무신을 꿰매어 신고 외국에까지 나온 내가 가난해보였을까. “나중에 흰 고무신 하나 사줄게.” 하셨다.
--- p. 28-29


자연에 살면서 생활은 점점 더 단순해지고, 가능하면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어진다. 결국은 머리카락까지 번거로운 존재가 되어 버렸다. 삭발한 머리에도 다시 싹이 자란다. 맨 머리의 홀가분함이 좋아서 또 어느 날 아침 즉흥적으로 삭발을 해버릴지 모를 일이다. 지금은 짧은 머리도 그냥 저냥 괜찮다. 아무런 꾸밈도 없고, 어떻게 보여질지 따위를 전혀 문제 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참 홀가분한 일이다.

--- p. 141



☞ 2005-01-14에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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