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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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를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쓴 여행기라고 해야하나 에세이라고 해야하나?
예전에 한번 들었을때는 많이 어렵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속청 속도를 2배속에서 1.5배속으로 바꾸고 다시 들어보니까 정말 좋다.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고... 이걸 여행기라고 해야하나 소설이라고 해야하나 할정도였다.
보면 이것저것에 정말 해박한 지식으로 여행지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해주는데, 철저한 조사에 의한것인지, 정말 알고 있던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했다.
나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이책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읽었는데, 언젠가 나도 저자처럼 여유롭게 편하게 여행을 다니면서 생각하며 글을 쓰고 싶다.
길을 지나면서 과거와 미래를 느끼면서...
어디엔가 있을...
그 무언가를 찾아서...



<도서 정보>
제   목 : 자전거 여행
저   자 : 김훈
출판사 : 생각의나무
출판일 : 2004년 05월
구매처 : 오디오북
구매일 :
일   독 : 2005/5/16
재   독 :
정   리 :



<미디어 리뷰>
자전거가 저 앞에 한 대 있다. 바퀴에 굴러온 길의 온기가 아직 남아 있는. 떠나온 곳과 앞으로 발들이게 될 곳의 중간에서 그 자전거의 주인이 그 지나온 길들에 대한 이야기를 숨이라도 돌릴 듯 들려준다. 소음과 완벽하게 차단된 오직 바람을 가르는 숨소리를 동무 삼아 달리는 자전거 타기. 여행은 굳이 공간적 거리의 이동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저자의 처연하고 시구같은 문장들이 자전거 바퀴살에 걸려든 햇살처럼 반짝인다. 그래서 아름다운 여행과 아름다운 각성과 아름다운 글이 어우러져 저 앞에 서 있는 자전거 폐달에 발을 딛고 싶게 만드는 것일 게다.


김훈  
휘문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산악부에 들어가서 등산을 많이 다녔다. 인왕산 치마바위에서 바위타기를 처음 배웠다 한다. 대학은 처음에는 고려대 정외과에 진학했다.(1966년). 2학년 때 우연히 바이런과 셸리를 읽은 것이 너무 좋아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정외과에 뜻이 없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영시를 읽으며 영문과로 전과할 준비를 했다. 그래서 동기생들이 4학년 올라갈 때 그는 영문과 2학년 생이 되었다.

영문과로 옮기고 나서 한 학년을 다니고 군대에 갔다. 제대하니까 여동생도 고대 영문과에 입학했다.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집안이 어려운 상태라 한 집안에 대학생 두 명이 있을 수는 없었다. 돈을 닥닥 긁어 보니까 한 사람 등록금이 겨우 나오길래 작가는 "내가 보니 넌 대학을 안 다니면 인간이 못 될 것 같으니, 이 돈을 가지고 대학에 다녀라"라고 말하며 그 돈을 여동생에게 주고, 자신은 대학을 중퇴했다.

작가는 소방관을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재난을 보면 다 도망가는데, 소방관은 달려든다는 것이 이유이다. 소방관 이야기는 단편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1995)을 통해 했다.

김훈 씨는 모 월간지의 인터뷰에서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피력하기도 했다.

"나는 문학이 인간을 구원하고, 문학이 인간의 영혼을 인도한다고 하는, 이런 개소리를 하는 놈은 다 죽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이 무슨 지순하고 지고한 가치가 있어 가지고 인간의 의식주 생활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현실을 관리하고 지도한다는 소리를 믿을 수가 없어요. 나는 문학이란 걸 하찮은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 세상에 문제가 참 많잖아요. 우선 나라를 지켜야죠, 국방! 또 밥을 먹어야 하고, 도시와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애들 가르쳐야 하고, 집 없는 놈한테 집을 지어줘야 하고…. 또 이런 저런 공동체의 문제가 있잖아요. 이런 여러 문제 중에서 맨 하위에 있는 문제가 문학이라고 난 생각하는 겁니다. 문학뿐 아니라 인간의 모든 언어행위가 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펜을 쥔 사람은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생각해 가지고 꼭대기에 있는 줄 착각하고 있는데, 이게 다 미친 사람들이지요. 이건 참 위태롭고 어리석은 생각이거든요. 사실 칼을 잡은 사람은 칼이 펜보다 강하다고 얘기를 안 하잖아요. 왜냐하면 사실이 칼이 더 강하니까 말할 필요가 없는 거지요. 그런데 펜 쥔 사람이 현실의 꼭대기에서 야단치고 호령할려고 하는데 이건 안 되죠. 문학은 뭐 초월적 존재로 인간을 구원한다, 이런 어리석은 언동을 하면 안 되죠. 문학이 현실 속에서의 자리가 어딘지를 알고, 문학하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자기 자리에 가 있어야 하는 거죠"

그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나를 표현해 내기 위해서"이며 또 "우연하게도 내 생애의 훈련이 글 써먹게 돼 있으니까" 쓰는 것이라 한다.

그의 희망은 희망이 여러 가지 있는데 첫 번째가 음풍농월하는 것이라 한다. 또 음풍농월 하면서도 당대의 현실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훈이 언어로 붙잡고자 하는 세상과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선상에서 밧줄을 잡아당기는 선원들이기도 하고, 자전거의 페달을 밟고 있는 자기 자신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민망하게도 혹은 선정주의의 혐의를 지울 수 없게도 미인의 기준이기도 하다. 그는 현미경처럼 자신과 바깥 사물들을 관찰하고 이를 언어로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하며, 무엇보다도 어떤 행위를 하고 그 행위를 하면서 변화하는 자신의 몸과 느낌을 메타적으로 보고 언어로 표현해낸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남진우는 그를 일러 '문장가라는 예스러운 명칭이 어색하지 않은 우리 세대의 몇 안되는 글쟁이 중의 하나'라고 평하고 있기도 하다.



<정호의 정리>
꽃피는 해안선
흙의 노래를 들어라
지옥 속의 낙원
망월동의 봄
만경강에서
도요새에 바친다
가까운 숲이 신성하다
다시 숲에 대하여
찻잔 속의 낙원
숲은 죽지 않는다
땅에 묻히는 일에 대하여
그리운 것들 쪽으로
그곳에 가면 퇴계의 마음빛이 있다
무기의 땅, 악기의 바다
복된 마을의 매맞는 소
고해 속의 무한강산
태양보다 밝은 노동의 등불
원형의 섬
충무공, 그 한없는 단순성과 순결한 칼에 대하여
길들의 표정
산간마을 사람들
문경새재는 몇 굽이냐
가마 속의 고요한 불
가을빛 속으로의 출발
마지막 가을빛을 위한 르포
노령산맥 속의 IMF
시간과 강물
꽃피는 아이들
한강, 흐르지 않는 세월
강물이 살려낸 밤섬
조강에 이르러 한강은 자유가 된다
에필로그


자전거는 해남 우수영에서 출발해서 진도대교를 넘는다. 진도는 올망졸망한 작은 산을 수없이 품고 있다. 그 산들의 능선을 자전거로 오르고 내릴 때 산하는 음악으로 변한다. 나는 아직도 그 음악을 해독하지 못한다.--- p.189

손전등을 배낭 뒤쪽에 매달고 자동차 속에 섞여서 밤길 35킬로미터를 달렸다. 사람들은 신호에 신호를 잇대가면서 가로등 없는 밤길을 달려가고 있었다. 한밤중에 양양에 도착했다. 사람 사는 마음의 국물을 뜨거웠고, 양양은 살아서 돌아온 연어 떼를 위한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자전거와 연어는 양양에서 만났는데 그날 밤 여관에서, 산맥을 넘어온 자전거는 원양을 건너온 연어 떼 앞에서 수줍게 겨우 잠들었다.---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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