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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보았던 뿌리깊은나무가 어제부로 종영을...
초중반의 팽팽한 긴장감과 반전에 비하면 종반에는 대략적인 결과의 윤곽이 드러나고,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좀 느슨한면이 있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참 괜찮았던 드라마...
전체적으로 세종대왕측과 밀본의 치열한 대립구도속에서 긴장감을 유지한것이 이 방송의 성공요인중에 하나일것인데, 밀본이나 세종의 반대세력이라는것이 꼭 악이라는 측면이 아닌, 나름대로의 사명감과 목표의식을 가지고 팽팽한 구도로 이끌어간듯하다.
세종대왕 한석규와 밀본 본좌 정기준(윤제문)의 대립, 카르페이 테무칸, 무휼(조진웅)과 채윤(장혁), 운평등의 무사들간의 대립, 대제학과 부제학과의 대립 등 극명한 대립구도였지만, 한쪽을 악이라고 치부하기보다는 나름대로의 꿈과 희망, 사명감을 가지고 자신의 의지대로 최선을 다해서 싸우고, 죽어간 그들...
마지막 편에서 가장 인상깊게 남았던 장면은 독화살을 맞고 죽기직전에 훈민정음의 해례(解例, 이해하기 쉽도록 보기를 들어서 풀이함)본을 만들기위해서 죽음을 각오하고 최후의 작품인 해래본을 만드는 소이(신세경)의 동굴속에서의 장면...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의 詩 너에게 묻는다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의 詩 너에게 묻는다
혼자서 술한잔을 하면서 이 장면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인생에 저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적이 있었나....
목숨을 각오하고, 내 인생의 최고의 최후의 작품을 만들기위해서...
아니 그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러한 각오속에서 살아온적이 있었을까?
뭐 굳이 한글 훈민정음같이 세상을 바꾸는 작품이나 세상을 깜짝놀라게 할만한 물건은 아니더라도, 내 인생에서 이거 하나 정도는 해냈다하는것을 만들어낸적이다.
그러한 각오의 도전을 해본적이 있었나...
방송중의 멋진 대사가 기억이 나는것이 체윤이 그랬고, 채윤의 스승 이방지도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우물쭈물 하다가 이럴줄 알았다.
영혼이나 사후세계를 믿지는 않지만, 만약 있다면 소이는 아마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안타깝기도 하지만, 뿌듯한 기분을 느낄수 있었을것이고, 그래서 편히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서 죽을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죽는 순간에 뿌듯한 마음..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며 다 이루었다고 말한 예수님처럼 이 세상을 끝 맺을지...
아니면 버나드쇼의 묘비명처럼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지라고 삶을 맺을지...
그건 바로 이순간의 우리의 선택과 결정.. 그리고 행동으로 정해진다는것을,
뿌리 깊은 나무 마지막회를 보면서 다시금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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