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 우리는 왜 술을 용서하는가? (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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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술문화에 대해서 얼마나 관대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돌아본 방송....
성폭행 가해자들이 엄청난 감형을 받고, 심지어는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도 많다는데, 왜 이러한 일이 생겨날까?
방송에서 실험을 했는데,
1. 술먹고 자동차를 부수는 사람
2. 자동차의 주인
3. 그걸 지켜본 제삼자
이런 경우에 누가 가장 관대하게 볼까... 당연히 1, 3, 2 의 순서로 생각을 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제삼자가 가장 관대하게 느낀다고....-_-;;
자동차주인이야 열받는거야 당연하지만, 자동차를 부순 사람은 수치심을 느끼기때문에 조금은 엄격하지만, 제삼자는 일회성으로 느끼고, 수치심이 없기때문에 아주 관대하게 보고, 법원 판결도 이러한 영향이 있지 않나 싶다...

우리의 대표적인 술자리 문화인 수작(잔돌리기)는 세계적으로 거의 없고, 강권하는 분위기로 더욱 이러한 병폐를 가지고 있고, 외국인들은 더욱 이해를 할수 없어 한다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문화를 용인하고, 처벌을 낮추는것이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것이 아니라, 더욱 이런 문화를 부추기므로,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임을 감안해서 술로 인한 실수에 대해서 관대하게 대하지 말고, 사회가 제도적으로 술로 인한 실수에 수치심을 줄수 있는 더욱 강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방송을 보면서 어느정도 왜 이러한 문화가 생겼는지 이해가 가기도 하고,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는 공감이 가지만, 참 쉽지 않은 문제일듯하고... 또 연말이다...-_-;;
우선은 나부터, 내 주위부터 조금씩 바꾸어보는것은 어떨까?


그것이 알고 싶다(739회) 2009-11-21

우리는 왜 술을 용서하는가?
방송 : 2009년 11월21일(토) 밤 11시 20분

분노... 유기징역 12년형
지난 2008년 12월 11일 아침, 한 남자가 등교하는 8살 초등학생을 성폭행하고 아이에게 마구 폭행을 가했다. 성폭행으로 인해 조그마한 8살 아이는 항문은 물론 대장까지 잃었다. 이 끔찍한 사건을 일으킨 범인은 바로 올해 57세의 조두순. 검찰은 아동성폭행범 조두순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유기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조두순은 술을 마셔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 인정되어 감형을 받았다. 조두순 사건과 그의 형량이 세상에 알려지자 온 국민은 분노했다. 정말 술은 죄를 용서하는가?

조두순을 추적하다- 그는 정말 술 때문에 죄를 지었나?
우리는 피해 아이의 아빠를 만났다. 아이의 아빠 김우진(가명)씨는 법원에서 처음 선고를 듣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고 한다. 재판 내내 한 번도 피해자 가족에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에 아빠의 좌절감은 더 컸다. 조두순은 체포되어 경찰에서 조사를 받는 내내 자신의 범죄를 부인했다. 재판과정에서도 술을 핑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정말 술을 마셔 정신이 없는 상태였을까? 사실, 그는 전과 18범의 기록을 갖고 있다. 그 전과에는 강간치상, 상해치사 등의 사건이 포함되어 있다. 그 사건들을 통해 ‘술 때문에’라는 그의 말이 납득할 수 있는 것인지 추적해 본다.


술은 최고의 변호사... “술을 먹인다?”
술로 인해 죄인이 형량 감경을 받는 일은 비단 조두순 사건만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다룬 성폭력 범죄 판결문을 분석한 이경환 변호사에 따르면 술로 인한 21건의 성폭력사건 중, 놀랍게도 20건의 사건에서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라는 핑계가 받아들여져 감형이 이뤄졌다.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용철 교수는 조두순 사건만의 문제가 아니라 법원이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감경을 기계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법조인들 사이에는 ‘술을 먹인다’라는 은어가 있다. 어렵게 변호하기보다 피고인을 음주자로 만들어 쉽게 감형을 얻어낼 때 쓰는 말이다. 재판에서 술은 최고의 변호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술이 죄지 사람은 죄가 아니다? - 술 권하는 사회, 술 봐주는 사회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윤성 소장은 법이 술에 관대한 이유는 단 하나, 사회가 술에 관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법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서울 시내 한 복판의 한 지구대, 밤이 되면 지구대의 주요 업무는 주취자 처리이다. 술에 취해 택시비를 내지 않는 승객부터, 술에 취해 기물을 파손하고 싸우는 사람까지 술 때문에 벌어지는 모든 일이 지구대로 신고 된다. 술 취해 난동을 부리는 사람들에게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술이 깨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술이 죄지 사람이 죄는 아니다’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이다. 우리 사회는 왜, 언제부터 술에 관대해진 것일까?

대한민국에서의 음주, 그 만취의 매커니즘
‘술의 사회학’을 쓴 인태정 교수는 한국의 음주는 사회문화적으로 ‘절제의 메커니즘’보다는 ‘만취의 메커니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태원 거리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만취할 때 까지는 마시는 한국인들을 보고 놀랐다는 얘기를 전해주었다. 과거에도 마찬가지, 1898년 한국을 방문하고 여행기를 쓴 영국인 비숍여사는 ‘한국에서는 어떤 사람이 이성을 잃을 정도로 곡주를 마신다 하더라도 누구도 그를 짐승처럼 여기지 않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렇듯 음주만취의 전통은 오랜 기간 그것이 관행이 되어 술자리의 웬만한 실수나 주정은 다 이해하고 덮어두는 경향을 만들어 냈다. 우리는 음주만취의 메커니즘 때문에 술로 인한 실수를 쉽게 눈감아주는 공범자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술 때문에...’- 누구를, 무엇을 위한 관용인가?
가장 엄정해야 할 재판정에서도 정확한 확인없이 기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술때문에’라는 핑계.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정승윤 교수는 기준 없고, 관행적인 음주감경으로 인해 우리 국민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피해자가 되었을 때 억울한 만큼 법의 판단과 심판을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만취를 서로 권장하고, 취중실수를 용서하는 그 관대함이 우리에게 더 큰 상처로 되돌아올 수 있다. 술에 관대한 문화는 이대로 방치해도 문제가 없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조두순 사건을 통해 문제가 된 주취감경 관행에 대해 취재하고, 그 관행을 가능하게한 관대한 술 문화의 정체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로 인해 우리 사회가 되짚어 봐야 할 문제는 없는지 고민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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